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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이마트 자사주 매입에 수천억 들여도 효과는 ‘글쎄’

자사주 매입 후 소각여부가 주가에 영향 미쳐
자사주 매각한 엘앤에프 주가 나흘째 12% 떨어져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이마트가 1343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예고했고, 셀트리온(713억원), 한솔케미칼(570억원) 등도 수백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공시를 냈다.[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셀트리온은 올해 들어 총 2500억원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다. 주가가 52주 신저가로 떨어지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꺼내 든 카드다. 하지만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에도 올 초 19만8500원에 출발한 주가는 현재는 15만원선을 맴돌고 있다. 연초 이후 주가 하락률만 21%에 달한다. 
 
최근 상장사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잇달아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부양 효과는 미미했다. 사들인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으면 중장기적인 주가 부양을 기대할 수 없는 데다, 일부 기업들은 매입한 자사주를 다시 시장에 내놓으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올해 자사주 매입 공시 175건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국내 상장사들이 발표한 자사주 매입 공시는 총 175건이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에서 61건, 코스닥에서 114건이 나왔다. 5월에는 이마트가 1343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예고했고, 셀트리온(713억원), 한솔케미칼(570억원), 한샘(500억원), 키움증권(348억원), DL이앤씨(290억원) 등도 수백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공시를 냈다.  
 
임원진 차원의 회사주식 매입도 잇따르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3일 우리금융 주식 5000주를 장내 매수했고 임성훈 DGB대구은행장(6500주), 임재영 애경산업 대표(6000주) 등도 이달 회사주식을 사들였다. 롯데지주의 이동우, 송용덕 부회장을 포함한 임원 16명은 총 3억9300만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하기도 했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 효과가 있어 대표적인 주주환원책으로 꼽힌다. 자사주를 매입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며 주당순이익(EPS), 주가수익비율(PER) 등이 상승할 수 있다. 특히 개별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 주가가 충분히 떨어졌다는 의미로 흔히 ‘저점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에 나선 기업들의 주가는 유의미한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월 28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자기주식 총 1343억원(100만주) 취득을 마쳤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 기간 주가는 13만원에서 3월 중 14만2500원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우하향해 전날 52주 신저가인 11만3000원으로 추락했다.  
 
셀트리온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총 3차례에 걸쳐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시했다. 지난 1월 54만7946주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예고했고, 2월 50만7937주, 5월 50만주를 추가 취득하기로 했다. 오는 8월까지 계획대로 자사주를 모두 사들일 경우 매입 규모는 총 2512억원에 달한다.  
 
공교롭게도 셀트리온 주가는 자사주 매입 공시가 나올 때마다 오히려 하락했다. 1월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다음 날 주가는 5% 상승했지만 일주일 뒤 14% 하락했다. 2월엔 1.59% 소폭 오르긴 했지만 5월엔 장중 13만90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로 떨어졌다. 셀트리온 주가가 장중 13만대를 기록한 건 지난 2017년 9월 29일(13만7100원) 이후 4년 8개월 만이다.  
 

자사주 취득이 무조건 주가 부양은 아냐 

 

증시 전문가들은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 여부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회사가 매입한 물량이 시장에 다시 풀릴 경우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 2차전지 기업 엘앤에프는 보유 중이던 자사주 100만주를 매각하면서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 엘앤에프는 지난 24일 투자금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약 2700억원 규모의 자사주 100만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공시 직전인 23일 종가(27만6600원) 대비 주가는 나흘새 12.8% 하락하며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코스닥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줬다.  
 
곡물가 인상에 최근 주가가 급등한 사조동아원은 지난달 자사주 총 1000만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로 처분했다. 4월 19일(500만주)과 25일(500만주) 이틀에 걸친 자사주 매각으로 회사는 약 190억원을 확보했다. 사조동아원의 이인우 부회장 역시 지난달 20~21일 보유 지분 18만720만주를 전량 매각해 총 3억3761만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모든 자사주 취득이 동일한 효과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업이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일정 기간이 경과한 후에 시장에 처분할 경우 일시적인 효과를 내는 데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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