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훈련이 답"…통신 장애 해결사 만드는 LG유플러스 품질안전 종합훈련센터
광케이블 끊김 사고 대비해 1박 2일 복구 교육 진행
통신주 추락·사다리 전도 등 통신업 특화 안전교육도
5월 26일 오후 LG유플러스 대전연구개발(R&D)센터 품질안전 종합훈련센터에서는 LG유플러스 로고가 새겨진 안전모를 쓴 10명 남짓한 작업자들이 끊어진 광케이블을 연결하는 데 여념이 없다. 이들은 모두 LG유플러스 소속 직원으로, 1박 2일 일정의 광케이블 복구 교육에 참여하기 위해 대전을 찾았다.
광케이블은 빛을 이용해 신호를 보낼 수 있는 광섬유를 모아 케이블 형태로 만든 것이다. 신호를 먼 곳까지 손실 없이 전송할 수 있어서 장거리나 초고속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주로 활용된다. 통신 신호를 전달하는 광케이블이 끊기면 종종 통신 장애도 발생한다. 지난해 12월 서울 구로구와 영등포구 일대에서 발생한 KT의 무선통신 장애는 작업자가 실수로 광케이블을 절단해 일어난 사고다. 도로 굴착 공사를 하던 작업자가 땅속에 묻힌 광케이블을 끊는 사고도 빈번하다.
광케이블이 끊어지면 빠르게 광케이블을 복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광케이블 하나당 수십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가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통신 장애가 발생하면 피해 규모가 막대하다. 광케이블 복구 작업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작업자는 색깔이 각기 다른 수백 개의 코어를 직접 연결해야 한다. 야간작업을 할 때는 안전모에 달린 플래시에만 의지하기 때문에 복구 작업이 더디다.
김창용 LG유플러스 네트워크교육훈련팀 책임은 "광케이블을 신속하고 빠르게 복구하려면 반복 훈련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케이블 복구 작업은 얇은 코어를 일일이 접속기로 이어주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사람 손을 거쳐야 해서 아직까진 작업자의 숙련도를 높이는 것이 작업 효율을 높이는 길이다. 김 책임은 "1분에 코어 1개를 연결한다 치면 코어가 288개인 광케이블을 연결할 땐 288분이 걸린다"며 "복구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전국 35개 팀을 대상으로 1년에 최소 1번 이상 교육을 하고 있고, 지난해 교육생 중에선 36개 코어를 26분 만에 복구한 팀도 있었다"고 했다.
LG유플러스 대전R&D센터 품질안전 종합훈련센터에서는 광케이블 복구 작업 외에도 작업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가상현실(VR) 기기를 통해 통신주 추락을 체험해볼 수 있는 네트워크 안전체험관 교육이다. 이곳에선 지붕재와 지붕의 경사에 따라 작업자가 미끄러지는 정도를 체험할 수 있는 실습장도 마련돼있다. 안전보호구를 직접 착용하거나 화재 신고와 진압, 심폐소생술 등을 훈련할 수도 있다. 네트워크 안전체험관은 LG유플러스의 네트워크 부문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간 교육프로그램 약 40개 과정을 제공 중이다. 지난 2020년 센터를 개관한 이후 2년 동안 약 2500여 명이 이곳에서 안전 훈련을 받았다.
방송 중단에 대비해 장애 복구 훈련을 할 수 있는 네트워크 장애 복구 실습장과 기지국 안테나 등 각종 유무선 장비를 직접 교체, 복구할 수 있는 무선·광동축혼합망(HFC) 실습장도 있다. 이곳에는 HFC 분배센터와 동축 케이블 구간에 사용되는 광통신장치(ONU), 간선분배증폭기(TBA), 전원공급기(UPS) 등이 설치돼, 교육생이 실제 장애를 처리하고 장비를 복구해보는 교육을 받는다. 무선환경시험실에선 홈 와이파이 공유기가 전파 간섭에도 잘 작동하는지 측정하는 설비가 마련돼있다. LG유플러스 관계사는 물론 중소 협력사도 기기 품질을 시험할 수 있는 공간도 조성돼있다.
LG유플러스는 임직원에게 주로 제공하고 있는 교육을 지역과 공공 기관 등에도 개방할 계획이다. 또한, 안전 보건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고객 서비스 관점의 통합 품질 관리 체계를 구축해나갈 예정이다. 양무열 LG유플러스 네트워크인사지원담당은 "센터를 설립할 당시 안전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묻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성됐고, 현장에서 일하는 작업자의 역량을 어떻게 키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이곳에서 진행되는 교육은 우선 회사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비슷한 교육 환경을 구축하려는 기업이 있다면 벤치마킹 기회와 조언을 줄 것"이라고 했다.
선모은 기자 seon.moeu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한화자산운용, ’PLUS 한화그룹주’ ETF 상장
2한남3구역, 6천세대 '미니 신도시급'으로 탈바꿈
3포스코, 15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1위
4‘집중투표제’ 카드 꺼낸 최윤범…고려아연 분쟁 뒤집을까
5"도미노피자, 감사합니다"...연말, 환아들에게 받은 감사 편지 공개
6엔화, 美 장기금리 오르자 1달러=157엔대 전반 하락 출발
7'억대 연봉 킹산직'은 넘사벽인가.. 빌런 전문 배우도 '서류 광탈' 왜?
8 박찬대 "한덕수 탄핵 절차 바로 개시할 것"
9하나금융그룹, 벤처기업협회와 ‘맞손’...“금융지원 인프라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