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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자이언트 스텝…한은 7월 기준금리 어디까지 올릴까

물가 폭등에 극약 처방…1994년 이후 첫 자이언트 스텝
투자은행들 “연준, 7월도 0.75%p 인상 가능성”
한미 금리 상단 동률…한은도 빅스텝 나설 조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 연합뉴스/REUTERS]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 연합뉴스/REUTERS]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 카드를 꺼냈다. 극약 처방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보여줬다. 여기에다 물가 안정화를 위해서라면 7월에 자이언트 스텝을 또 단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에 연준의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다음 달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인플레이션 2% 목표치로 되돌리는 데 전념”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종전 0.75∼1.00%에서 1.50∼1.75% 수준이 됐다.
 
이번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결정은 199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초강수 금리 정책의 이유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이 너무 높았다”며 “계속되는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오늘 관점으로 볼 때 다음 회의에서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가능성이 가장 높다”라고도 전했다.
 
특히 연준은 정책결정문에서 기존에 “통화정책 기조를 적절히 강화하면 인플레이션이 2%의 목표치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한다”는 표현을 삭제하는 대신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문구를 추가하며 강한 금리 정책을 이어나갈 것을 시사했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이코노미스트]

한·미 기준금리 추이 [이코노미스트]

연준이 파격적인 금리 정책을 내놓은 이유는 5월에 빅스텝(한 번에 0.5%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동기 대비 8.6%를 기록하면서 1981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CPI는 올해 1월 7.5%에서 3월 8.5%까지 높아진 뒤 4월 8.3%로 다소 낮아진 바 있다. 
 
이에 물가가 고점을 쳤다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었지만, 다시 물가 상승률이 8.6%로 높아져 시장의 공포가 커졌고 이에 연준의 금리 정책에도 변화를 줬다. 이번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올해 말 금리 수준은 3.4%로 전망됐다. 지난 3월 때보다 1.5%포인트 높아졌다. 연준 의원 5명 이상은 2023년 기준금리를 4% 이상으로 예측했다. 
  

투자은행들 “연준, 7월에도 자이언트 스텝” 전망

시장에서는 이번만 아니라 다음 달도 미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이 물가목표치 2%를 달성할 때까지 고강도 금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16일 내놓은 ‘6월 FOMC 회의결과에 대한 금융시장 반응 및 시장참가자들의 평가’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투자은행들은 이번 연준의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은 대체로 예상에 부합했다고 평가했다. 다음 달에도 같은 정책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 자료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정책금리 전망 점도표는 ▶7월 0.75%포인트 ▶9월 0.5%포인트 ▶11월과 12월 0.25%포인트 인상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특히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되돌리기 위해 ‘강력히 전념(strongly committed)한다’는 문구를 추가한 데 주목한다”고도 전했다. 씨티그룹도 “7월 FOMC에서 한 번 더 0.75%포인트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고, 웰스파고는 “인플레이션이 높다면 한 차례 더 0.75%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 7월 금통위서 빅스텝 결정할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번 연준의 금리 발표에 따라 한국과의 기준금리 상단은 1.75%로 같아졌다. 7월 미 연준이 빅스텝 이상의 금리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다음 달부터 한미 금리 차가 역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총재도 16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 14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 이후 브리핑에서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에 대해 “지금 미국이 파월 연준 의장이 얘기한 대로 연말까지 금리를 3.4%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 속도가 저희보다 빠른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미 금리 역전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총재는 6월 임시 금통위 개최 가능성에는 “고려한 바 없다”며 “금리 자체에 중점을 두기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외환·채권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시장 영향을 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빅스텝 여부에 대해서도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7월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국내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로 인해 한은이 연준과 같은 강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국제금융협회(IIF)가 내놓은 세계부채(Global Debt)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세계 36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한국이 104.3%로 가장 높았다. 조사 대상국 중 가계부채가 GDP를 넘는 경우는 한국이 유일했고, 미국(76.1%)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았다.  
 
이 총재도 이런 이유로 지난 4월 취임사에서 “부채의 지속적 확대가 자칫 붕괴로 이어지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는 점을 과거 경험으로 알고 있다”며 “거시경제 안정을 추구하는 한은은 부채 연착륙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은도 현재 연속 0.25%포인트 인상만으로는 기대 인플레를 통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근거해 7월 0.5%포인트, 8월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민 연구원은 “대출금리 상승세에 따른 가계 부채 부담이나 고유가 흐름 지속 및 인플레로 인한 가계 실질구매력 위축 등 연말 국내 경기 둔화 흐름을 고려하면 한은이 물가 안정만을 고려해 4분기에는 연속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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