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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서 장 보는 ‘장포족’…4000원 도시락 구독하며 고물가 ‘버틴다’

고물가에 편의점서 구독 쿠폰 서비스 이용하는 소비자들
CU, 구독 쿠폰 서비스 사용량 지난해보다 49% 증가
편의점·마트·온라인서 소포장 상품 판매, 물가 잡기 나서

 
 
20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 따르면 올해 1~5월 구독 쿠폰 서비스 사용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 BGF리테일]
 
치솟는 외식 물가에 ‘점심값 1만원 시대’가 도래하자 식비를 줄이려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편의점으로 향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물가가 들썩이면서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이란 합성어까지 등장한 가운데 학생들과 직장인들은 편의점에서 구독 쿠폰을 이용하고, 소포장 상품 등을 찾으며 고물가를 버텨내고 있다.
 

월 4000원 내고 편의점 도시락 ‘구독’…오피스·대학가서 인기

 
CU 구독 쿠폰은 멤버십 앱 ‘포켓CU’에서 구독을 원하는 카테고리의 월 구독료 1000~4000원을 결제하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정해진 횟수만큼 할인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사진 BGF리테일]
 
20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 따르면 올해 1~5월 구독 쿠폰 서비스 사용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쿠폰 사용량은 지난해보다 무려 68.9% 증가했다.  
 
CU 구독 쿠폰은 멤버십 앱 ‘포켓CU’에서 도시락, 샐러드, 즉석원두커피 등 20여 종의 카테고리 중 구독을 원하는 카테고리의 월 구독료 1000~4000원을 결제하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정해진 횟수만큼 할인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CU에 따르면 최근 가장 판매량이 높은 카테고리는 도시락,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 간편 식사류다. 이 카테고리는 구독 쿠폰을 통해 한 달 동안 20% 할인된 가격으로 10회 이용할 수 있어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단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구독 쿠폰 사용량 신장률은 오피스가와 대학가가 각각 126.1%, 98.4%로 가장 높았다.  
 
CU 관계자는 “구독 쿠폰 서비스는 2~3년 전에 처음 시작했는데 최근 물가 상승 영향으로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이 늘면서 서비스 이용량이 급증했다”며 “구독 쿠폰 인기 순위 1위는 도시락이고 다음으로 커피와 컵라면, 샐러드 순이다”라고 밝혔다.
 
2개 이상의 구독 쿠폰을 구매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 CU 관계자는 “지난해 5월 기준 구독 쿠폰을 2개 보유한 고객은 15.1%였으나 지난달에는 이 비중이 27.1%로 급증했고, 3개 이상 보유자도 13.1%에 이른다”며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구독 쿠폰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어 이달 한정 수량으로 선보인 제로탄산, 다이어트 구독 쿠폰은 하루 만에 완판됐다”고 설명했다.
 

‘장포족’ 겨냥 소포장 상품 파는 편의점…물가 잡기 ‘총력’

 
편의점업계가 초저가 자체브랜드(PB)와 가격을 낮춘 소포장 채소 판매로 고물가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외에도 편의점 업계는 소포장 형태의 식재료 판매에도 나서며 물가 안정을 돕고 있다. 최근 물가 인상이 계속되며 ‘장포족(장보기를 포기한 사람)’들이 생겨나자 이들을 겨냥해 소포장 제품 등을 판매하기에 나선 것이다. CU는 지난 13일 소포장 채소 시리즈를 출시했다. 채소 15종을 1~2끼 양으로 소분해 판매하는 ‘싱싱채소’ 시리즈의 가격은 최소 900원에서 최대 4500원(모둠쌈) 수준으로 업계 평균가보다 30%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GS리테일의 슈퍼마켓 ‘GS더프레시’의 초저가 PB(자체브랜드)인 ‘리얼프라이스’ 상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리얼프라이스는 GS더프레시가 중소업체를 발굴해 일반 상품 가격보다 70~80% 수준의 가격에 판매하는 초저가 브랜드다. 이 브랜드의 상품들은 기존 GS25에서 판매하던 것보다 용량은 2배 이상 많고 가격은 약 20% 저렴하다.  
 
세븐일레븐도 이달 말 식품 카테고리 중심으로 초특가 할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마트24는 아이스크림 등 여름에 수요가 높은 상품을 중심으로 5월부터 미리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높아만 가는 물가에 고객 장바구니 부담을 더는 것은 물론 음식이 빨리 상하는 여름철을 앞두고 잔반 걱정없이 한번에 해결 가능한 ‘소포장 상품’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6.7% 올라 2008년 7월(7.1%)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이달 16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7%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가 거시경제 전망에서 물가상승률을 4.0% 이상으로 제시한 건 2011년 말 당해 물가 상승률을 4.0%로 예상한 이후 약 11년만이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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