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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환경 친화적 AI반도체 기술에 미래 좌우 [유웅환 반도체 열전]

메모리 편중 대한민국은 불안한 반도체 강국
AI반도체, 기존의 1000배 인공지능 연산 전력효율
미국·중국·대만 등 장기 R&D에 대대적 투자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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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21년 삼성전자는 3년 만에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매출 1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는 4위였다. 두 회사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반도체는 1280억 달러를 수출해 666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체 무역흑자가 295억 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반도체 흑자 없이는 대한민국은 무역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다.
 
이 정도로 우리 산업과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반도체는 메모리 부문에만 편중돼 있고 시스템 부문(팹리스+파운드리) 세계 시장점유율은 미미하다. 앞선 자료에서 상위 17개 반도체 기업 중 TSMC는 순수 파운드리만으로 3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팹리스 반도체기업이 상위 17개 반도체 기업 중 6개를 차지했다. 시스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2030년 70%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한민국은 불안한 반도체 강국인 셈이다.
 

시스템 부문 세계 시장점유율 미미

미래의 반도체 산업은 사물인터넷(IoT) 성장과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 가속, 신메모리 시대 진입 등과 발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IoT 기술이 지금보다 널리 도입되면 반도체 산업도 가파른 성장세를 띌 수 있다. 세계 모든 나라에서 IoT 기술을 도입해 인구 증가와 고령화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을 펼치기 때문이다.
 
AI반도체 개발도 가속화된다. 인간의 뇌처럼 정보를 처리한다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방식인 노이만 아키텍처 방식으로 뇌를 모방한 컴퓨터를 구축할 경우 원자력 발전소 1기에 해당하는 소비 전력이 발생한다. 흔히 기술 개발의 장밋빛 꿈만 꾸는데, 사람이 하루에 0.5kg만의 탄소배출만으로도 많은 일을 하는 것에 비하면 막대한 탄소배출량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다. 탄소배출량을 감안해 살피면 이세돌은 알파고를 이긴 것이나 다름 없다. 따라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감안할 수밖에 없고, 저소비 전력이 가능하게 하려면 AI반도체 및 그 서브시스템 개발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현재 IBM에 이어 다수의 대학이나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신메모리 반도체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현재 주력 메모리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은 미세화 가공의 한계점이 있어 3D형의 칩 적층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텔·삼성 등 글로벌 업체들은 3차원 패키징 후단공정 기술을 활용해 반도체의 단위 면적당 계산 능력이나 성능, 용량 및 파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신메모리로서 기대되는 품목은 FeRAM(강유전체 메모리), STT-MRAM(스핀 주입형 자기저항 메모리), PRAM(상변화 메모리), ReRAM(저항 변화형 메모리), FeFET(강유전체 게이트 전계효과 트랜지스터) 메모리 등이다. 이 중에서 올 1월 네이처에 발표된 삼성전자 연구진이 MRAM을 기반으로 한 인-메모리(In-Memory) 컴퓨팅 세계 최초 구현이 주목된다. 최첨단 칩 기술인 인-메모리 컴퓨팅은 메모리 내에서 데이터의 저장뿐 아니라 데이터의 연산까지 수행한다. 메모리 내 대량의 정보를 이동하지 않고도 메모리 내에서 병렬 연산하는 원리로 전력 소모를 현저히 적게 한다. 차세대 저전력 AI칩을 만드는 유력한 기술이 될 것이다. 
 
인텔과 마이크론이 개발한 3DXP (3-D cross point) 비휘발성 메모리(NVM)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바일과 클라우드에 의해서 메모리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듯이 앞으로의 시대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자율주행, 로보틱스, 클라우드 게임 등 초저지연 지능형 엣지 클라우드를 활용한 서비스들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다. 여기에 제일 적합한 메모리 형태로 3DXP가 shared memory 형태로 DRAM+SSD 기능을 대신할 가능성이 있다. 3DXP는 D램과 비슷한 성능이지만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비휘발성 메모리라 SSD 기능도 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단, 적층을 할 때 수율이 떨어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반도체는 계속 진화해왔다. 조금 더 편해지고자 기술이 발달하고 기계는 진화한다. 여기에 핵심은 반도체 기술의 성장이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메모리반도체 소형화가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핵심 기술이었다. 1990년대에는 고속화 기술이 수요 제품을 선도해 나갔다. 2000년대에는 녹색성장 정책과 맞물려 저소비전력화 기술이 주목받았다. 초연결시대가 현실화하는 지금은 사람·환경 친화적인 AI반도체 기술을 누가 얼마나 어떻게 고도화하느냐가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AI반도체, 즉 인공지능 반도체란 학습·추론 등 인공지능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높은 성능과 높은 전력 효율로 실행하는 반도체를 뜻한다. 시스템 반도체는 데이터의 수집→전송→연산 등 모든 과정에 활용된다. 이 가운데 AI반도체는 데이터의 학습·추론 등 인공지능의 핵심 연산을 담당한다. AI반도체는 인간의 뇌처럼 낮은 전력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해 기존 반도체보다 약 1000배의 인공지능 연산 전력 효율을 구현할 수 있다. AI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高)집적·AI최적화 ‘설계’, 저전력 ‘신소자’, 원자 수준 ‘미세공정화’ 등 총체적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 
 
맥킨지는 오는 2030년 세계 70%의 기업이 AI를 활용할 것이며 AI가 세계 국내총생산(GDP)에 이바지할 금액이 무려 13조 달러에 달한다고 바라봤다.응용 분야별로 살펴보면 소비자 디바이스(스마트폰·가전 등)와 서버(데이터센터 등) 분야가 초기 시장을 주도한 뒤 자동차·IoT 분야로 확대 적용될 전망이다. 이러한 AI반도체 시장은 아직 지배적 강자가 존재하지 않는 초기 단계다. 영국 팹리스 ARM에 대한 전세계적인 쟁탈전이 벌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부터의 국가적 대응 노력이 글로벌 주도권 경쟁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AI반도체 시장에 지배적 강자 아직 없어

미국의 경우 지난 2019년부터 NEXT캠페인을 통해 인공지능과 이종 칩의 적층·통합, 뉴로모픽 칩 등 정부 주도의 차세대 R&D 및 기업의 장기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텔·엔비디아·구글·애플 등)은 M&A와 R&D 투자 등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중 인텔의 경우 2017년 모빌아이를 153억 달러에, 2019년에는 이스라엘 AI반도체 스타트업 하바나랩스를 20억 달러에 인수했다.
 
중국의 경우 지난 2017년 차세대 AI 발전 계획 등을 세우는 등 정부의 육성 의지에 더해 화웨이·알리바바와 같은 주요 기업의 인공지능 기술 혁신으로 AI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대만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1억3200만 달러를 투자해 정부 주도로 AI 프로세서 칩과 차세대 반도체 설계·공정기술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 대표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미국의 팹리스와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다음 회에서는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역사를 살펴보려 한다.
 
*필자는 27년 경력의 반도체 열사(烈士)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후 인텔에서 수석매니저를 지냈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 스카웃돼 최연소 상무로 재직했다. 현대자동차 연구소 이사, SKT 부사장(ESG그룹장) 등을 거쳐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으로 활동하며 반도체 정책 보고서 등을 작성했다. 반도체 분야 90여 편의 국제 논문과 Prentice Hall과 고속반도체 설계에 관한 저서를 출간했다.  

유웅환 전 SK텔레콤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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