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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고금리 속 이례적 대출금리 인하…‘관치금융’ 작용했나

신한은행, 주담대 금리 ‘연 5% 상한 캡’ 발표
하나銀, 개인사업자대출 금리 7% 넘지 않게 상한선 설정
업계에선 “고객의 혜택 체감 낮고, 관치 영향” 지적도

 

서울 시내 은행 창구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은행 창구 모습. [연합뉴스]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금리 인하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 이자에 ‘5% 상한 캡’을 씌워 그 이상 넘어가는 이자에 대해선 은행이 부담한다고 밝혔고, 하나은행도 개인사업자대출에 비슷한 금리 감면 계획을 내놨다. 다만 업계에선 이 같은 은행들의 결정이 최근 정치권과 당국의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도 큰 부담이 없는 선에서 대출 이자를 낮춰 당국의 입장을 반영했다는 해석이다.  
 

금리상한 만들어 “취약 차주 고통 분담”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취약 차주 지원 프로그램 중 하나로 6월 말 기준으로 연 5%초과 주담대를 이용하는 고객의 금리를 연 5%로 일괄 감면해 1년 간 지원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주담대를 이용하는 고객의 금리를 연 5.6%로 가정하면 고객은 연 5% 금리를 부담하고 은행이 연 0.6%를 지원하는 식이다.  
 
업계에서는 신한은행의 대출 금리 감면의 경우 현 신용도를 따지지 않고 변동금리로 대출 이자가 높아지는 고객에게 혜택이 바로 주어지는 만큼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비슷한 정책을 내놨다. 하나은행은 ‘HANA(하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해 오는 11일부터 실행되는 연 7%를 초과하는 개인사업자대출에서 만기 도래 시 연 7%를 초과하는 금리에 대해 최대 1%포인트까지 감면한다고 밝혔다. 개인사업자의 대출금리가 기한연장 시점에 연 8%로 산출될 시에 1%포인트가 지원된 7%가 적용되는 식이다. 
 

대출 실수요자 체감 크지 않을 수도

하지만 은행들의 이런 결정에도 전체 대출 고객들이 느낄 금리 인하 체감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에서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고객이 많지 않은 만큼, 금리 혜택을 보게 될 고객 규모가 전체로 보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의 ‘대출금리 비교’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5월 중 신한은행에서 취급된 만기 10년 이상의 분할상환식 주담대 중 1~10등급까지 연 5%가 넘는 경우는 없었다. 7~8등급, 9~10등급 등 대출 부실 우려가 높은 등급의 금리도 각 4.41%, 3.86%를 기록했다.  
 
연 금리가 5%를 넘는 경우는 올 4월에 신한은행이 취급한 해당 주담대의 9~10등급에서 5.19%가 유일했다. 3월도 같은 등급의 금리가 7.27%를 기록했다. 2월과 1월에는 연 5%대로 취급된 해당 주담대 등급이 없었다.  
 
신한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신용등급별 금리현황 [사진 이코노미스트]

신한은행의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신용등급별 금리현황 [사진 이코노미스트]

반면 일반신용대출 취급 금리를 보면 다수 등급에서 연 5%가 넘었다. 5월에 취급된 신한은행의 신용대출 신용등급별 금리현황을 보면 1~2등급의 4.21%를 제외하고 ▶3~4등급 6.00% ▶5~6등급 7.55% ▶7~8등급 10.10% ▶9~10등급 12.69% 등을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5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봐도 5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는 연 3.90%를 기록했다. 전달과 같은 수치다. 반면 일반신용대출은 0.16%포인트 오른 5.78%였다. 그만큼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대부분 5% 이내에서 관리되고 있고, 신용대출 금리는 6%에 근접해 이자 부담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주담대 금리 인하 조정보다 신용대출 금리 인하 조정이 다수 고객에게 필요한 상황인 셈이다. 
 
다만 신한은행은 변동금리 대출 규모가 큰 데다 최근 기준금리의 빠른 인상에 따라 향후 대출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아 선제적으로 금리 감면에 나선 것이라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연 금리가 5%를 넘는다는 것은 신용이 낮은 다중 채무자나 취약차주인 만큼 이런 고객을 중심으로 지원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금리가 상승하면 실질적으로 피해를 보는 고객은 신용이 낮은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긍정적인 선순환과 함께 금융권의 메기 효과가 기대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용대출로 관련 혜택을 넓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신용대출로 확장하는 것은 아직은 계획이 없다”며 “시스템을 구축하고 순차적으로 가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은행 대출금리 인하에 ‘관치’ 작용했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7월 5일 오전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사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7월 5일 오전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사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권에선 은행들의 이례적인 대출금리 인하를 두고 당국과 정치권의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6월 20일 17개 은행장과 가진 간담회에서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들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금리를 보다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산정·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도 “금리 상승 시기에 금융 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크게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 당국과 금융기관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6월 28일엔 국민의힘 물가민생안정특위에서 "금융기관들이 예대마진에 대한 쏠림 현상이 없도록 자율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부탁한다"는 발언이 나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발표하면서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이 많았고, 대통령의 대선 금융공약으로 예대금리차 투명 공시가 나오면서 은행들의 대출 이자 감면이 나온 것”이라며 “정치권에 ‘보여주기’ 측면이 없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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