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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의 과감한 투구에 신세계백화점 수요 증가율 선두

[빅데이터로 보는 경제 동향]
TDI 상반기 차량도착·앱설치 집계
롯데·현대 백화점 증가율 앞질러
야구단·이베이코리아·W컨셉 인수
소비자와 접점 확대 관심 이끌어

 
 
정용진 SSG 랜더스 야구구단주이자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올해 4월 11일 신세계이마트배 고교야구 결승 경기(장충고 대 천안북일고) 앞서 시구를 하고 있다. [사진 SSG랜더스]
신세계 백화점에 대한 소비자 접근 증가량이 롯데를 앞질렀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체감 중심의 오프라인 유통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전략이 빛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 전문 기업 TDI가 롯데·현대·신세계 국내 3대 백화점의 차량도착수와 애플리케이션(앱) 설치기기수의 올해 상반기(1~6월) 변화를 분석한 결과 신세계백화점의 증가폭이 롯데백화점의 증가폭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내비게이션 티맵(Tmap) 사용자를 대상으로 차량도착수를 분석한 결과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상반기 295만7000대→올해 상반기 372만1000대(증가율 20.5%) ▶현대백화점 같은 시기 259만6000대→296만3000대(12.4%) ▶신세계백화점 193만→255만대(24.3%)로 집계됐다.  
 
백화점별 지점 수는 롯데백화점(32곳)이 국내 백화점 전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다. 이어 현대백화점(16곳), 신세계백화점(13곳) 순으로 신세계백화점이 3대 백화점 중 가장 적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방문객 증가율만 놓고 보면 신세계백화점이 롯데백화점을 앞선다.  
 
앱 설치기기수 증가율도 신세계백화점이 롯데백화점을 앞지른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상반기 940만7000개→올해 상반기 1204만8000개(증가율 28.1%) ▶현대백화점은 같은 기간 201만개→266만2000개(32.4%) ▶신세계백화점 357만6000개→464만8000개(30%)로 집계됐다.  
 
롯데백화점이 규모의 경제를 자랑하는 만큼 앱 사용자 수도 3대 백화점 중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증가율만 놓고 보면 신세계백화점 앱 이용이 공격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백화점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5월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등 정부가 올해 들어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완화한 영향이 크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의 두드러진 수요 증가에 대해 업계에선 코로나19 대유행 중에도 정용진 부회장이 단행한 체감 중심 마케팅과 과감한 투자가 소비자의 발걸음을 끌어들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롯데·현대·신세계 국내 3대 백화점의 올해 상반기와 지난해 상반기 차량도착수 앱설치기기수 비교. [TDI]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월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던 SK와이번스 야구단 지분 100%를 약 1352억8000만원에 인수해, 야구단 이름을 ‘SSG랜더스’로 바꿔 새롭게 출범시켰다. 이와 함께 추신수·김광현 등 스타 선수들 영입, 비FA 다년 계약 체결, 클럽하우스 리모델링 등 후속 투자를 이어갔다. 신세계·신세계티비쇼핑·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SSG닷컴·SCK컴퍼니(스타벅스커피코리아) 등 그룹 계열사들의 분담금과 광고 후원도 이어졌다.  
 
정 부회장은 “본업(유통)과 스포츠(야구)를 연결하겠다”며 신세계 계열사들과 야구단을 연계한 다각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파급 효과를 키웠다. 야구단 랜더스의 이름을 활용한 제품들을 개발하고 이마트·스타벅스·편의점 등 소비자와의 접점이 많은 채널을 통해 유통시킴으로써 신세계그룹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정 부회장이 “(사업 시스템을) 디지털로 피보팅(pivoting·전환)하라”며 신세계그룹의 디지털·온라인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 점도 수요를 끌어들이는데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 신세계 영향력을 키우는데 집중한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약 3조5591억원(지분 약 80%)에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글로벌)를 인수하고, 약 2700억원에 패션 플랫폼 ‘W컨셉’(더블유컨셉코리아)을 인수해 네이버·쿠팡·에이블리·무신사 등이 지배하고 있는 e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 부회장의 과감한 행보에 힘입어 신세계그룹은 최근 상위 10대 아시아 유통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이 해마다 직전연도 소매 판매액을 기준으로 집계해 지난 6월 ‘2022 아시아 100대 유통기업’ 순위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489억1000만 달러(약 63조2300억원)로 7위를 기록했다. 한국 유통업계에선 선두다. 뒤를 이어 쿠팡(약 311억3000만 달러) 11위, 롯데(약 249억3000만 달러) 12위, 네이버 (220억5000만 달러) 15위를 차지했다.
 
신세계그룹 순위는 지난 2년 사이 꾸준히 상승해 경쟁업체를 앞질렀다. 아시아 100대 유통기업 2020년 발표에선 롯데 9위, 신세계 10위, 쿠팡 19위였다. 2021년 발표에선 신세계 9위, 롯데 11위, 쿠팡 12위 순서였다.  
 

박정식 기자 tang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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