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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글로벌 4세 경영 본격화, 인적분할 통한 경영승계 '신호탄'

이웅열 명예회장 장남 이규호, 첫 대표 맡아
“그룹 승계 위한 본격적 발걸음” 분석
캐시카우 자동차 사업, 덩치 키우기 포석도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사진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그룹이 본격적인 경영승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오롱그룹의 핵심 계열사 코오롱글로벌을 건설과 자동차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하며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코오롱가(家) 4세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을 자동차 부문 대표로 내정했다. 본격적인 4세 경영체제 시작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0일 이사회를 통해 자동차 부문을 신설회사 코오롱모빌리티그룹(가칭)으로 인적분할한다고 공시했다. 건설과 상사는 존속법인인 코오롱글로벌에 남기고, 자동차 부문을 신규법인으로 나누는 분할이다. 지난 2012년 건설, 상사, 자동차 부문을 모두 합병하면서 한 데 묶었지만, 그 이후 약 10년 만에 자동차 부문만을 다시 분할하는 셈이다.
코오롱글로벌 인적분할 설명도[자료 코오롱글로벌]
인적분할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이 부사장이 올린 성과에 대한 평가이자 보상이다. 이제는 당당히 대표라는 자리를 맡아도 된다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2018년 이웅열 명예회장이 퇴진 당시 “(자식이라도)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주식을 한 주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한 공언에 대한 후속 절차로 보여진다.
 
실제로 이 부사장 그동안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줬다.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 부문을 이끌며 2012년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12% 이상 성장하는 차량 판매실적을 올리며, 자동차 부문을 그룹 내 안정적인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키워냈다.
 
또한 이 부사장은 지난해 15개 기업이 모여 출범한 수소 기업협의체에 코오롱그룹 대표로 참여하며 그룹 내 수소 사업도 이끌었다. 아울러 코오롱 최고전략책임자(CSO)로서 그룹 전반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사업구조 혁신을 이끄는 '구조혁신단'도 총괄하며 전방위적인 경영 능력을 보여왔다.
 
현재 코오롱그룹은 2018년 이 전 회장 퇴진 이후 4년째 총수가 공석이다. 특히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그룹 특성상 이 부사장이 이 전 회장의 뒤를 이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물론 아직 이른감은 있다. 지분 문제다. 이 전 회장이 보유한 지주사 코오롱의 지분은 49.74%에 달하는데, 이 부회장은 코오롱그룹 지분을 일체 보유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도 이 명예회장은 지분 증여에 대해 묻는 질문에 "자기가 빼앗아 가야 한다"며 일관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이 부사장은 현재도 회사의 지분이 전혀 없고, 신설법인에서도 지분 배정이 안 된 상태로 경영 승계 작업의 일부라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둘째, 자동차 부문의 적정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다. 그동안 코오롱글로벌 내에서 자동차 부문은 큰 성과를 올렸음에도 주력 섹터인 건설의 그늘아래 놓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의 지난 1분기 자동차 부문은 5297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매출 중 46%를 차지한다. 주력 사업인 건설 부문의 매출은 4812억원을 뛰어넘었다.
 
범위를 넓혀 살펴보면 자동차 부문은 성장세, 건설 부문은 정체를 보이며 전체 매출에서의 비율이 꾸준히 좁혀졌다. 2019년 건설 부문 52%, 자동차 부문은 33%로 격차를 나타냈지만, 2021년에는 각각 47% 대 43%대로 줄어들다가 2022년 1분기 역전됐다.
 
최근 몇 년 새 코오롱글로벌이 주력 사업인 건설 분야보다 이 부사장이 속한 자동차 부문 인사에 큰 힘을 실어오며 덩치를 키웠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연말 코오롱글로벌은 조직개편을 통해 전철원 BMW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 부사장과 함께 자동차 부문에만 부사장급 2명을 두기도 했다. 앞서 이 부사장은 2020년 11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장을 맡아 왔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이규호 부사장이 미래 성장 전략 수립 및 신사업 발굴, 재무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기존 사업 중심의 판매 및 A/S네트워크 관리 등 분야는 전철원 부사장이 맡는다”라고 밝혔다.

김두현 기자 wannaD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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