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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성↓성공 가능성↓ 그럼에도 코로나19 치료제 도전 계속된다[기로에 선 K바이오①]

치료제 개발 도전, 기술력 시험하는 기회
“치료제 개발 성공하면 K바이오 수준 높아질 것”

대웅제약의 연구실 모습. [사진 대웅제약]

대웅제약의 연구실 모습. [사진 대웅제약]

코로나19 변이 확산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7월 들어서면서 오미크론 변이인 BA.5로 인해 7월 18일 하루 전국에서 7만3500여 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일주일 전보다 약 2배로 늘어났다. 7월 13일까지만 해도 정부는 정점 시기를 9월이나 10월, 규모는 최대 20만명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정점 시기를 8월로, 규모는 28만명으로 전망할 정도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와 맞물려 관심을 끄는 것은 K바이오가 도전했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성공 여부다. 지난해 2월 허가를 받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를 이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치료제 개발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개발을 포기한다’는 한숨 소리가 더 많이 들리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이 지지부진했던 K바이오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도전에 기회가 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는 데 2~3년 전부터 시작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계속하는 게 맞느냐는 의문부터 나온다.
 

코로나19 치료제 변이에도 효과 있다는 의견 높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치료제는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머크사와 글로벌 제약사 MSD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국내에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에 대해서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팍스로비드의 작용기전 등을 고려할 때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발표했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하는 일동제약 관계자도 “현재 변이에 대해 임상을 하지는 않았지만, 실험실 결과는 좋다. 다만 확인 절차는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걸림돌은 아니다.
 
2020년 7월부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도전했다. 그해 말까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부광약품·엔지켐생명과학·신풍제약·종근당·크리스탈지노믹스·대웅제약·셀트리온·제넥신·녹십자·셀트리온·대웅제약·뉴젠테라퓨틱스·동화약품·이뮨메드 등 14곳에 이른다. 마치 치료제 개발 붐이 일어난 것처럼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뛰어들었다.
 
부작용도 나왔다. 업계에서는 준비되지 않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것을 의심하기도 했다. ‘주가 부양을 위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자본과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 초기에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뛰어든 측면이 있다”면서 “당시 언론에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다’라는 문구가 나오면 주가가 올랐던 시기다. 지금이야 관심이 줄어들어서 그런 부작용은 많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관계자의 분석처럼, 2021년을 기점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기업도 늘어났지만, 개발 포기를 선언하는 기업도 나오기 시작했다.
 
2020년 5월 임상2상을 허가받은 엔지켐생명과학은 2021년 2월 식약처가 작성한 ‘국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임상시험 승인 현황’에서 빠졌다. 당시 엔지켐생명과학은 치료제 임상 진행 계획이 없음을 밝히기도 했다. 대신 녹십자웰빙은 2021년 2월 라이넥주라는 제품명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2a상을 승인 받았다. 판매되고 있는 간기능개선약이 코로나19 치료제 효능을 가졌는지 확인하는 임상에 돌입했다.
 
지난해 엔지켐생명과학처럼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가 중도에 포기한 제약·바이오기업으로는 일양약품과 GC녹십자, 부광약품 등이다. 일양약품은 임상 3상에서 치료제로 개발했던 백혈병 치료제의 효능 입증에 실패했다. 부광약품도 B형 간염 치료제를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했지만, 임상시험에서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새롭게 도전하는 플레이어는 없는 상황이지만, 포기를 하는 기업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 큐리언트·종근당·크리스탈지노믹스 등이 임상 진행을 철회했다. 지난 2월 11일 큐리언트는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의 어려움으로 텔라세벡의 임상2상 진행을 중단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6월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도전했던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종근당은 임상3상을 진행했던 나파벨탄주의 임상을 중단한다고 지난 7월 1일 공시했다.
 
25개가 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현재는 17개 기업만 남은 상황이다. 임상을 지속하고 있는 기업 관계자에게 “치료제 개발에 성공할 수 있느냐”는 본지 질문에 선뜻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신약 개발에 최소 10년 이상, 확률은 수만분의 1에 그치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미국 제약사가 2년 만에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할 수 있던 데는 미국 정부가 180억 달러(약 20조4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치료제와 백신을 2년 만에 만든 미국이 비정상적인데, 그게 가능한 게 막대한 투자금을 정부가 지원했기 때문”이라며 “신약 개발에 성공하는 경우는 그만큼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치료제 개발 성공하면 수출 가능성 높아  

또한 시장성 역시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에서 팍스로비드는 머크사의 ‘라게브리오’의 처방량이 10배를 넘어섰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화이자는 팍스로비드와 코로나19 백신을 등에 업고 올해 매출이 100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올 정도다. 후발 주자들이 세계 바이오 시장의 중심이라는 미국 시장을 뚫는 게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면서 중증이 아닌 경증 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환자 모집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치료제 개발을 중단한 종근당 관계자는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일단 중증 환자가 없어서 임상이 어렵다”면서 “임상을 진행하고 싶어도 진행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가 진정세에 들어간 이후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개발을 어렵게 한다. 그럼에도 “치료제 개발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한 국가는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서 몇 개국이 안된다. 심지어 시장 규모가 크다는 일본도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는 것은 그만큼 신약 개발 제조 기술력에 상징성을 가질 수 있는 기회다.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성공한다면 앞으로 나올 다양한 변이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사업성도 상황에 따라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상을 진행 중인 기업들도 “사업성보다는 기술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치료제가 다양할수록 환자의 선택지는 늘어난다는 의미가 있다. 사업성만 생각하면 치료제 개발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도 “환자를 모으는 것도 힘들고 시장성도 높지 않지만, 제약사의 사회적책임을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K바이오에 큰 상징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영진 기자 choiyj7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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