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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한은, 나는 연준’…한·미 금리 격차는 더 커진다

美 연준, GDP 역성장에도 두 번의 자이언트스텝 결정
한은은 점진적 0.25%p 예고해
금통위원들은 “한미 금리 격차 확대” 우려 표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월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대해 설명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월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대해 설명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보이는 통화정책 속도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갈수록 한미 금리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수출 둔화, 저소득층과 한계기업의 이자 확대, 부동산 가격 급락 우려 때문에 현재로선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인데, 미 연준은 과감한 통화정책을 이어가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美 연준, 경제 역성장에도 자이언트스텝 연속 단행

3일 한은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한미 금리는 7월 27일(현지시간)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의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으로 역전됐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0%로 한국보다 0.25%포인트 높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진 것은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특히 미 연준이 두 달 연속 0.75%포인트 인상(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앞서 지난 5월에도 빅스텝을 단행했는데,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서 더 강한 통화정책의 일환으로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현재 미국은 경기침체에 돌입하고 있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연율 기준)은 -0.9%를 기록해 지난 1분기의 -1.6%에 이어 2분기 연속 GDP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 [EPA=연합뉴스]

미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 [EPA=연합뉴스]

하지만 연준은 여전히 노동시장이 탄탄하다는 이유로 물가 상승세부터 잡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월 빅스텝에도 전년 동기보다 9.1% 급등해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찰스 에번스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8월 2일(현지시간) 올 9월에 있을 FOMC에서 빅스텝 또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증거를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 “0.25%p씩 인상이 적절하다”

이처럼 미 연준이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로 강력한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어, 한미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금통위원들 사이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이 8월 2일에 공개한 ‘2022년도 제13차 금융통화위원회(7월 13일 개최) 의사록’에 따르면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5명은 7월 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0.50%포인트 인상이 적절하다 혹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의사록은 금통위 의장인 이 총재의 개별 의견은 따로 담지 않는다.  
 
금통위원들은 특히 한미 금리 차 역전에 대해서 우려를 표했다. 한 위원은 “(국)내외 금리 차가 확대돼 원화 금융자산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하락한 상황에서 미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이 예상보다 커지고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자본유출 규모가 단기간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며 “따라서 내외 금리 차가 우려할 만큼 확대되지 않게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른 위원도 “올해 들어 단기외채비율이 높아지고 외국인의 증권투자자금도 순유출을 지속해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외환부문 건전성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거시경제안정 등 양호한 펀더멘탈이 중요하나, 최근과 같은 글로벌 금리 급등기에는 내외 금리 차의 빠른 역전을 방지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8월 25일 한은의 기준금리 발표가 예정돼 있고, 미 연준 FOMC는 9월 20~21일(현지시간)에 열리는 만큼 그 사이 한은이 빅스텝 등을 통해 한미 간 금리 역전을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예를 들어 8월에 한은이 0.25%만 금리를 인상하는 데 그치고 9월에 연준이 빅스텝을 단행하면 한미 금리 차는 기존 0.25%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확대된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잡히지 않아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면 이 격차는 더 벌어진다.  
 
다만 한은은 가계부채 부실 위험, 기업 영업 위축 등이 한층 커질 수 있는 만큼 금리 인상 가속이 아닌 점진적 인상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8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에 참석해 “기준금리의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물가와 성장 흐름이 기존의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6.3%를 기록하며 2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한은의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 총재는 “물가 오름세가 예상 기조를 벗어날 경우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시장도 대체로 8월 금통위의 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기준금리를 8월과 10월 두 차례 0.25%포인트 인상해 2.75%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높은 인플레 부담에도 0.25%포인트의 점진적 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실질적으로는 경기에 초점을 맞춘 통화정책으로 점차 옮겨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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