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툴젠 대표 "소진 비용 절반이 법무 비용…기술이전 속도낼 것"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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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툴젠 대표 "소진 비용 절반이 법무 비용…기술이전 속도낼 것"

[인터뷰] 김영호 툴젠 대표
유전자 가위 기술 적용한 치료제 개발 박차
그린바이오 키우고 해외 시장 확대도 검토

 
 
 
 
 
김영호 툴젠 대표 [사진 툴젠]

김영호 툴젠 대표 [사진 툴젠]

"지난해 100억원가량의 비용을 소진했는데, 절반은 법무 비용, 나머지는 연구개발(R&D) 비용입니다."
 
김영호 툴젠 대표가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에서 실적 개선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R&D 비용 외 법무 비용과 특허 연차료 등 투입해야 하는 비용이 많아 당분간 수익성이 개선되긴 어렵다는 의미다.
 
툴젠은 유전자의 특정 염기서열을 잘라내거나 교정할 수 있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1세대 유전자 가위를 만들기 위한 징크핑거 기술, 2세대 탈렌에 이어 3세대 기술이라고 불리는 크리스퍼-카스9의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유전자 연구 분야 석학인 김진수 박사가 1999년 회사를 창업했고, 이후 소속 연구자와 임원들이 20년 이상을 유전자 가위 기술 연구에 집중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질병의 원인이 되는 DNA의 특정 부위를 절단하거나 교체해 다양한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특히 유전적 요인에 의한 눈질환이나 혈우병, 황반변성 등 유전질환을 해결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크리스퍼-카스9 기술은 1, 2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보다 투입 비용이 적고 단백질 구조도 복잡하지 않아 유전자 가위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망 기술에 대한 특허를 차지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툴젠도 브로드연구소, CVC 등과 미국에서 수년째 크리스퍼-카스9 기술을 어느 기관이 먼저 개발했는지를 두고 분쟁 중이다. 김 대표는 "(저촉심사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변호사는 물론 미국의 로펌 1~2곳과도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법무 비용과 R&D 비용 등을 고려하면 흑자전환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허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도 만만찮다. 툴젠은 올해 2분기 기준 20건의 원천 특허와 개량 특허 43건을 가지고 있다. 크리스퍼-카스9 기술을 활용한 치료제와 종자 기술 등을 합하면 전 세계에서 140여 건의 특허를 유지 중이다. 김 대표는 "크리스퍼-카스9 기술을 적용한 치료제와 종자 개량 등 성과가 나오면 특허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해외에서 특허 1건을 출원하는데 2000만원가량이 필요한데, 특허를 유지하기 위한 연차료도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유전질환 치료제 개발 속도…기술이전·파이프라인 확대

툴젠은 특허 분쟁 추이를 지켜보며 우선 유전자와 세포치료제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대부분 전임상 단계지만 원천 기술을 확보한 툴젠이 직접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의미가 크다. 주요 파이프라인이 개발 성과를 내면 빠르게 기술이전도 추진할 예정이다. 툴젠은 지난 7월 기준 국내외 신약 개발사와 종자 기업 등에 18건의 기술이전을 했다.
 
툴젠이 유전자 가위 기술을 수출한 기업들이 성과를 내고 있는 점도 향후 실적에 긍정적이다. 차세대 CAR-T 플랫폼 Styx-T가 대표적이다. 툴젠은 호주의 세포치료제 전문기업 카테릭스와 고형암에 대한 차세대 CAR-T 기술을 개발 중이다. 툴젠은 앞서 카테릭스에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한 CAR-T 기술을 수출했다. 이 플랫폼은 올해 미국 임상 1상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이외 샤르코마리투스병 1A형 치료제인 TGT-001과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인 TG-wAMD, 만성 HBV 감염 치료제 TG-HBV 등이 툴젠의 주요 파이프라인이다. 김 대표는 "카테릭스와 개발 중인 차세대 CAR-T 프로그램이 임상 단계에 가장 먼저 진입할 것"이라며 "고형암을 목표로 하는 CAR-T이기 때문에 개발 성과가 나오면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또한, "전임상 단계에서 글로벌 바이오 기업에 적극적으로 기술이전을 추진해 R&D에 더 큰 비용을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툴젠은 유전자 교정 기술로 농작물의 형질을 개선한 그린바이오 시장에서도 활약 중이다. 콩(대두)과 옥수수, 감자 등을 가뭄이나 제초제에 잘 견디도록 개량해 성과를 내고 있다. 바이엘에 인수된 미국의 농업기업 몬산토가 일찍이 툴젠의 유전자 가위 기술을 콩, 옥수수 등 주요 작물의 종자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 이전받은 바 있다. 회사는 현재 올레산 함량을 높여 올리브유만큼 콩기름이 나올 수 있게 만든 콩을 키르기스스탄에서 생산 중이며, 올해 30ha 규모의 작물도 수확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유전자 가위 기술로 개량한 돼지나 작물 등을 해외 시장에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유전자 편집 기술에 친화적인 일본이 유력한 시장이다. 일본은 최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한 토마토를 세계 최초로 상업화했다. 근육량이 늘어나도록 개량된 물고기도 시장에서 판매 중이다. 김 대표는 "중국 연변대와 개발한 근육강화돼지를 일본에 판매하는 등 여러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며 "국내외 협력사를 확대해 농업, 가축, 축산 기업과 기술 발전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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