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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외제차가 유독 많았다”…침수차 손해액, ‘역대 최고’ 이유

11일 낮 12시 기준 1200억 피해…2020년 1157억원 넘어서
고가 외제차 침수 늘며 피해액↑…흑자 ‘빨간불’ 켜진 손보사들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 일대에서 전날 내린 폭우에 침수됐던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 일대에서 전날 내린 폭우에 침수됐던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연합뉴스]

올 상반기 안정적인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유지하던 손해보험사들이 ‘물폭탄 변수’를 맞게됐다. 지난 8일부터 쏟아진 폭우 차량 침수 피해액이 고가 외제차의 피해가 컸던 여파로 최근 20년간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심지어 아직 집중호우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피해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약 3800억원 흑자를 냈던 손보사들의 표정이 굳어지고 있다.
 

역대급 물난리...20년간 피해액 최고치 

11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12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집중 호우 등에 따른 차량 피해 현황(비래물 및 침수 피해)은 지난 8일부터 11일 낮 12시까지 총 9189건, 추정 손해액은 1273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피해액은 지난 2002년 이후 역대 최고액이다.  
 
매년 태풍이나 장마 등으로 차량 피해는 발생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피해 양상이 조금 다르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 20년간 태풍이나 장마로 가장 큰 피해액이 발생한 해는 지난 2020년이다. 7~9월 당시 장마와 태풍 ‘바비’, ‘마이삭’, ‘하이선’ 등의 영향으로 2만1194대의 차량이 피해를 입었다. 추정 손해액은 1157억원이다.
 
이날까지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 피해 차량대수는 9000여대 정도다. 피해 차량대수는 2020년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지만, 손해액 규모는 오히려 이를 뛰어넘었다.  게다가 2020년 통계는 7~9월까지 약 석달간의 피해량이지만 이번 집중호우 피해 통계는 8~11일까지 3일에 불과하다. 3일 만에 2020년 피해액을 능가한 셈이다.  
 
[자료 손해보험협회, 각사 취합]

[자료 손해보험협회, 각사 취합]

서울 지역에 올해와 비슷한 집중호우 피해가 발생했던 2011년 6~8월에는 1만4602대의 차량이 피해를 입었고 피해액은 993억원이었다.  
 
당시와 비교하면 올해 집중호우가 얼마나 큰 피해를 발생시켰는지 짐작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자연재해로 인한 차량 피해액이 1000억원을 넘은 것은 2020년이 유일하다”며 “심지어 올해는 태풍이 아직 본격적으로 한반도에 피해를 입히지도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업계에서는 예년과 올해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규모가 다른 것에 대해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고가 외제차 여파가 크다고 말한다.  
 
10일 서울의 한 외제차 정비센터에 수리가 필요한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10일 서울의 한 외제차 정비센터에 수리가 필요한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고가 외제차 구입이 늘어나고 차값도 꾸준히 상승하다보니 예년과 비슷한 피해를 입어도 수리비 자체가 달라진다”며 “특히 올해 고가 외제차주가 많은 강남 지역 피해가 커 피해액이 더 상승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2개 손보사 전체로 보면 국산차 피해건수는 6156건, 추정 손해액은 528억원이다. 하지만 외산차 피해건수는 3033건으로 국산차보다 적지만 추정 손해액은 745억원으로 오히려 더 높았다.  
 

올해는 흑자 어려울까 

이번 집중호우 피해로 올해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 무조건 흑자를 자신하기 어렵게 됐다. 
 
올 상반기까지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손보사 4곳(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76.6%로 매우 안정적이다. 보통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80% 사이면 흑자를 낸 것으로 본다. 이 상태로 가면 올해도 흑자가 유력하다.  
 
다만 ‘물폭탄 변수’가 생겼고 폭우 지속 여부가 매우 중요해졌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상반기 대비 여름휴가나, 장마, 태풍, 폭설 등으로 하반기에 더 오르는 경향이 있다.  
 
[자료 손해보험협회]

[자료 손해보험협회]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2019년 상반기 87%에서 하반기 95.5%로 8.5%포인트 상승했다. 2020년과 2021년 상반기에는 84.3%, 79.1%였지만 하반기 86.9%, 84.6%로 각각 2.6%포인트, 5.7%포인트 상승했다. 다른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도 하반기에 상승하면 현재 평균 76%대 손해율이 80%대를 넘어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단순 피해액이 커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지난해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3891억원의 흑자를 냈는데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액이 84억원에 그친 덕도 봤다. 올해는 3일만에 피해액이 1200억원을 넘어선 상황이라 전체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은 이번 집중호우로 이달 손해율이 상승하겠지만 연간 손해율 수치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회사마다 월별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고려해 손해율 예상치라는 게 있는데 이번 집중호우는 이를 크게 벗어났다”며 “이상기후가 계속되고 있어 하반기에 또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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