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이 최근 유저 소통에 힘을 쏟는 이유는? [원태영의 서대문 오락실]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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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들이 최근 유저 소통에 힘을 쏟는 이유는? [원태영의 서대문 오락실]

국내 게임사들, 과거 ‘불통’으로 유명…‘트럭시위’ 이후 변화 보여

 
 

금강선 전 총괄 디렉터 [사진 스마일게이트]

금강선 전 총괄 디렉터 [사진 스마일게이트]

과거 ‘불통’의 대명사였던 국내 게임사들이 최근 유저 소통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무엇이 이들을 변하게 만들었을까요?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벌어진 ‘트럭시위’ 열풍과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의 유저 소통 행보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물론 국내 게임사들이 유저와의 소통을 완전히 등한시했던 것은 아닙니다. 오래전부터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개최했으며, 여러 루트로 유저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문제는 유저들의 체감이 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집니다. 과거에는 게임사들이 일방적으로 게임 패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패키지 게임 시절에는 이런 방식이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당시의 패치는 유저들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추가 서비스 개념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관련 커뮤니티가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던 까닭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 커뮤니티가 토론의 장이자 정보 공유의 장이 된 지금, 유저와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패치를 단행할 경우 여론의 뭇매를 맞기 십상입니다. 특히 PC 온라인게임 시대를 거쳐 모바일게임 시대에 접어들면서 유저와의 소통은 더욱더 중요해졌습니다.
 
현재 모바일게임의 경우 매일 매출 순위가 실시간으로 공개됩니다. 매일 성적표를 받는 셈이죠. 성공한 패치를 통해 매출 순위가 크게 오를 수도, 잘못된 패치로 매출 순위가 크게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유저들의 피드백을 얼마만큼 잘 수용하느냐입니다.
 
사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게임사들이 유저들의 피드백을 잘 수용했다고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수많은 잘못된 업데이트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게임사들은 ‘사과문’ 올리기에 급급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게임업계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유저들이 온라인에서 항의를 하는 것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트럭’을 보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번 시작된 ‘트럭시위’ 열풍은 수많은 게임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이에 수많은 언론과 대중들이 주목하기 시작했고 게임사들의 불통 행보가 낱낱이 드러나게 됐습니다.  
 
평소 게임에 무관심하던 정치권도 이를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대권주자들이 ‘확률형 아이템’ 개선 등 유저 친화적인 정책을 발표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게임사들이 유저 소통을 강화하게 된 또 다른 계기로는 로스트아크 금강선 전 총괄 디렉터의 남다른 소통 행보가 꼽힙니다.
 
지난해 12월 열린 온라인 모험가 축제 ‘로아온 윈터’에서 금강선 디렉터는 게임 속 캐릭터인 ‘이고바바’ 인형탈을 쓰고 깜짝 등장해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를 선보이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금강선 디렉터의 ‘매출 17% 포기’ 발언은 게임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는 게임 내 ‘골드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당시 금강선 디렉터는 “‘군단장 레이드 보상 더보기’를 포기하면 매출의 17%가 날아간다. 수요가 높지만 아바타 상품 판매 증가로 매출이 상승한 만큼 깔끔하게 포기하기로 했다. 이것이 로스트아크가 게임에 투자하는 방식”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에도 금강선 디렉터는 유저들과 진심어린 소통을 이어나갔고, 메인 디렉터의 적극적인 소통에 감동 받은 유저들은 자발적 기부 릴레이로 이에 보답했습니다.  
 
게임을 만드는 것은 개발사지만 게임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아 붓는 쪽은 유저들입니다. 게임을 만들었다고 해서 게임 내 모든 문제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결국 게임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금강선 디렉터가 유저들에게 ‘빛강선’으로 불린 것도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들을 이해하고자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들은 각종 SNS에 익숙한 만큼, 정보를 공유하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데 거리낌이 없습니다. 게임사들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유저와의 소통 창구를 더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유명한 속담이 있습니다. 게임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유저가 떠난다면 그 게임의 의미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한번 떠난 유저는 웬만해서는 그 게임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유저들이 떠나고 사과문을 올릴 것이 아니라, 유저들이 게임에 애정을 갖고 있을때 그들과의 소통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까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최근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소통 행보가 일회성 보여주기 식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원태영 기자 won7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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