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의향 '쑥쑥'…전기차로 고개 돌리는 소비자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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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의향 '쑥쑥'…전기차로 고개 돌리는 소비자

[결전 앞둔 전기차 시장, 최후 승자는①]
올해 상반기 전기차 누적 대수 30만대 육박
연말까지 45만대 전후 도달할 것으로 예상
학계 “시간의 문제, 결국 피할 수 없는 숙명”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 누적 대수는 29만8633대로 집계됐다. 하반기 들어서면서 3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한 빌딩에서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민들.[연합뉴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 누적 대수는 29만8633대로 집계됐다. 하반기 들어서면서 3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한 빌딩에서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민들.[연합뉴스]

한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2016년 1만대 수준에 불과했던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올들어 30만대를 넘어섰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완성차뿐 아니라 수입차 브랜드까지 전기차 라인업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전기차를 두고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가 경쟁하는 한국 시장을 들여다본다.
 

내연기관 줄고 전기차 늘어난다

한국 전기차 시장은 단기간에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 자동차 시장의 누적 배터리 전기차(BEV) 등록 대수는 29만8633대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던 2016년 1만855대와 비교하면 2651% 늘어난 것이다.
 
현재 한국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자동차 제조사는 현대차와 기아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누적 등록 상위 전기차 모델은 현대차 아이오닉5(점유율 12.3%, 3만6740대), 포터2(11.4%, 3만3934대), 코나 일렉트릭(10.8%, 3만2341대), 테슬라 모델3(8.7%, 2만6143대), 봉고3(7.8%, 2만3404대) 순이다. 테슬라 모델3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현대·기아의 전기차라는 얘기다.
 
올해는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45만대 전후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정부는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2022년까지 45만대의 전기차(누적 등록 기준)를 보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전기차 시장이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뭘까. 타 국가에 비해 높은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과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등이 꼽힌다. 실제 한국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미국, 동남아, 중국, 인도, 독일, 일본 등과 비교해도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딜로이트가 발간한 ‘2022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다음 구매할 차량의 파워트레인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23%가 전기차 구매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5%), 동남아(5%), 중국(17%), 인도(5%), 독일(15%), 일본(11%)와 비교하면 국내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기차에 대한 중요도가 크지 않았지만, 최근 국내외 제조사의 전기차 모델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모습”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전기차에 대한 니즈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한몫

 
국토부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 친환경차 등록 현황. [국토교통부]

국토부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 친환경차 등록 현황. [국토교통부]

친환경차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정부는 전기차 관련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으로 정부가 책정한 예산은 약 1조7200억원이다. 전기차 한 대에 돌아가는 혜택을 축소하는 대신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의 폭을 넓혔다. 정부의 목표는 올해 총 20만7500대의 전기차를 보급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의 전기차에 대한 지원은 특별하다. 자동차 선진 시장인 독일은 전기차 구매 시 소비자에게 별도의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현지 생산 차량에만 보조금을 적용하기로 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생산지와 상관 없이 차량 가격을 기준으로 보조금을 책정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 정부는 규제 개선안까지 마련했다. 국토교통 규제개혁위원회는 지난 1일 전기차 배터리 구독서비스의 시장 진출이 가능하도록 자동차 등록원부를 개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전기차 보급 확산에 따라 여신전문금융업계가 전기차의 핵심장치인 배터리 관련 구독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하면서 규제개혁에 나선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안으로 자동차등록령 제8조의2 제6항 개정(2022년 12월)을 통해 배터리 소유자가 자동차 소유자와 다른 경우 그 사실을 등록원부에 기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배터리 구독서비스가 출시되면 소비자의 초기 전기차 구매비용 부담이 대폭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례로 기존 판매 가격이 4530만원인 기아 니로EV에 전기차 보조금(국비 700만원+지방비 평균 300만원) 1000만원과 배터리 비용(2100만원)을 제외하면 1430만원에 구매가 가능해진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번 규제 개혁과 관련해 “작은 건의사항일지라도 지속적으로 많은 과제들이 개선되면 국민들이 느끼는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기도 한다. 친환경차로 주목받는 전기차가 실제 환경 친화적인지에 의문이 붙는다는 것이다. 전기차가 주행 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지만, 생산 과정에서는 내연기관차보다 10~20%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다는 것이 전기차 회의론자들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학계에서는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전환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시간의 문제일뿐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제너럴 모터스(GM), 포드(Ford) 등 글로벌 제조사들은 내연기관차 퇴출을 공식 선언한 상태다. 현대차, 기아를 비롯한 국내 제조사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2035년을 전후로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다. 늦어도 2040년까지는 100% 전동화 전환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은 “반도체도 그렇지만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도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싸움으로 가는 추세”라며 “제조사 입장에서는 당장의 전기차 전환이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고 배터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각종 변수가 등장해 반발이 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환경 문제의 20~30%를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가 늦춰지면 세계는 공멸하게 될 것”이라며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전기차 회의론까지 등장하면서 당초 시장의 예측보다 전동화 전환이 늦춰질 가능성은 있지만, 결국 시간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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