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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 일색 보고서는 가라”…독립리서치를 아시나요

2016년 리서치알음 이후 지난해부터 설립 늘어
중소형 기업 분석, 공매도 폐지 등 차별화 리포트 인기
자본시장법상 규제 사각지대…공신력·불공정거래 우려도

 
 
특정 증권사나 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리서치가 개인투자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증시의 ‘아웃사이더’로 여겨졌던 독립리서치(IRP·Independent Research Provider) 인기가 뜨겁다. 특정 증권사나 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리서치는 공매도 폐지 등 국내 증시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매도’ 의견도 서슴지 않으면서 개인투자자의 지지를 얻고 있어서다. 시장 안팎에선 ‘매수’ 일색인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긍정 의견과 함께 자본시장법상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만큼 공신력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독립리서치는 지난 2016년 국내 최초의 독립리서치로 출범한 리서치알음을 필두로 최근 1년 새 늘었다. 지난해 설립된 퀀트케이, CTT리서치를 비롯해 올해 밸류파인더, FS리서치, 바바리안리서치, 한국IR협의회 리서치센터 등이 새롭게 등장했다. 이들의 대부분은 유료 멤버십에 가입해야 보고서를 볼 수 있다. CTT리서치와 FS리서치는 각 사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확인이 가능하다.
 
독립리서치가 주로 다루는 분야는 중·소형주(스몰캡)다. 제도권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대형주, 그중에서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위주의 분석을 담당하는 만큼 틈새를 공략했다. ‘스몰캡 특화’를 전면에 내세운 밸류파인더, FS리서치는 물론 나머지 독립리서치들도 공모주, 비상장기업 등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독립리서치만의 ‘소신 발언’ 호평 

 
독립리서치의 강점은 ‘소신 발언’이다. 투자의견이 ‘매수’ 일색 리포트만 내는 증권사와 다르게 거침없이 ‘매도’ 보고서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리서치알음은 지난해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의 기업상장(IPO)을 앞두고 고평가 의견을 내고 ‘묻지마’ 공모주 투자를 유의하라고 경고했다. 퀀트케이는 지난 7월 ‘공매도 한시적 폐지 촉구-이러다 개미 다 죽는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해 호평을 받았다.  
 
국내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리서치센터가 매도 보고서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특정 하우스(증권사) 소속이다 보니 기업탐방이나 투자은행(IB) 업무에서의 불이익을 우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독립리서치는 상대적으로 그런 부분에서 자유롭게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스닥 종목토론방에선 독립리서치의 신간 소식을 알리는 투자자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개인들이 직접 독립리서치 홍보 창구를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지노믹트리 주주 A씨는 “대부분 증권사는 코스닥 상위 기업만 리포트를 내지만 독립리서치 회사는 스몰캡 관련 자료도 낸다”며 “주주들 입장에선 독립리서치 보고서에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독립리서치 필요성에 공감하는 목소리는 있지만 한계는 있다. 가장 먼저 인식 개선이 급선무다. 현재 자본시장법상 독립리서치는 금융투자업이 아니라 유사투자자문업에 속한다. 유사투자자문업자는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어서 인가도 필요 없고, 금융투자업자의 의무를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 이렇다 보니 불법 리딩방 같은 취급을 받는 게 현실이다.
 
일부 독립리서치의 경우 자체 메신저나 텔레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폐쇄성이 짙은 메신저 특성상 불공정거래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외부에서 포착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 독립리서치 관계자는 “국내 최초 독립리서치인 리서치알음의 경우 2016년 설립된 후 5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는데 이는 독립리서치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는 증거”라면서 “독립리서치에 대한 별도 업종 지정이나 등록제 도입, 내부통제 적용 등이 뒷받침된다면 독립리서치에 대한 우려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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