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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압박에 보조금 축소까지…전기차 더 비싸진다

리튬 가격 지난해 4배 수준…배터리 가격 고공행진 지속
테슬라·포드 등 美브랜드 중심으로 전기차 인상 움직임

 
 
 
지난 5월 3일 오전 서귀포시 중문동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9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EVE)에서 참가자들이 테슬라 부스를 찾아 차량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원자잿값 인상과 고환율 여파로 전기차 가격이 강한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이미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가격 인상에 적극 나서고 있어 국내 업체들도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전기차 보급 확대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보조금 규모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31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인 탄산 리튬의 가격은 전날 기준 kg당 475.5위안(한화 약 9만2763원)을 기록하며 지난 4월 기록한 전고점인 472위안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8월 가격인 110위안 대비 4배 이상 오른 것이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를 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수입 원자잿값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전기차 가격도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에서 배터리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만큼 원재룟값 상승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차량의 종류와 배터리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전기차에서 배터리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을 30~40%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글로벌 배터리 시장 1위인 중국 CATL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3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올해 2분기에도 가격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일부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가격 상승에 발맞춰 전기차 가격을 올리고 있다. 특히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 브랜드들이 전기차 가격 인상을 주도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1년간 가장 기본 모델인 ‘모델3’의 가격을 여섯 번이나 인상하며 공산품인 자동차를 ‘시가’에 판매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포드 역시 최근 전기차 머스탱 마하-E의 출고 가격을 트림에 따라 3000~8000달러(약 400만~1000만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GM은 올가을 출시 예정인 픽업트럭 허머EV의 가격을 기존에 안내했던 것보다 6~8% 올렸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가격 인상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아이오닉5의 연식변경 과정에서 트림당 최소 310만원에서 최대 430만원까지 가격을 올렸다. 기아 EV6의 경우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았지만 올해 9월 예정인 연식변경에서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보조금 마저 축소...구매요인 현저히 떨어져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고민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당초 전기차는 보급이 확대되면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해 실질적인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물가상승과 함께 가파르게 상승하며 부담을 키우고 있다. 저렴한 유지비가 강점인 전기차가 구매 단계에서 비용이 크게 증가한 셈이니 구매요인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그동안 전기차 판매 촉진제 역할을 했던 정부 보조금 규모가 축소됐다는 점에서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개편을 통해 1대당 보조금을 8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내렸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부 교수는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 가격이 오르며 전기차 가격 역시 크게 오르고 있다”며 “보조금이 축소된 만큼 소비자가 느끼는 인상 폭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물가상승과 자국 우선주의에 따른 자원 확보 경쟁이 확대됨에 따라 리튬을 비롯한 배터리 원재룟값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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