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고 매수심리 위축에 부동산 매매‧경매 시장 '찬바람'
8월 부동산 거래회전율, 0.39%로 9년7개월 만에 최저
아파트 경매낙찰가율도 2년11개월 만에 가장 낮아
부동산 매매시장과 경매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8월 전국 부동산 집합건물 거래회전율이 9년7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아파트 법원경매 낙찰가율도 2년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집값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이 하락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8월 전국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연립주택·오피스텔) 거래회전율은 0.39%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1월(0.32%) 이후로 가장 낮은 수치다. 거래회전율이 0.39%를 기록했다는 것은 거래 가능한 부동산 1만개 가운데 39건을 거래한 것에 그쳤다는 의미다.
지역별로보면 ▶대전이 0.21%로 가장 낮았고 ▶서울(0.26%) ▶울산(0.29%) ▶부산·경북·경남(각각 0.33%) 등 순이었다. 서울에서는 ▶노원구가 0.08%로 가장 낮았고 ▶양천구(0.15%) ▶성북구(0.16%) ▶중구(0.19%)가 뒤를 이었다. ▶종로구(0.72%) ▶마포구(0.53%) ▶금천구(0.45%) ▶용산구(0.38%)는 상대적으로 거래율이 높은 편이었다.
부동산 매매시장에서 부는 찬바람은 법원 부동산 경매 시장에도 이어지고 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8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469건으로, 이 가운데 610건이 낙찰(낙찰률 41.5%)됐다. 낙찰률은 전월(43.3%) 대비 1.8%포인트 하락했다. 낙찰가율은 전월(90.6%) 대비 4.7%포인트 하락한 85.9%로, 2019년 9월(84.8%)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평균 응찰자 수는 5.6명으로, 지난 4월(8.0명)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달(96.6%) 대비 2.9%포인트 하락한 93.7%를 기록하면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매수심리가 위축된 것이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로 들어선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허준열 투자의 신 대표는 "금리가 많이 올라가면서 매수자가 우위에 오른 시장 분위기가 거래절벽의 원인"이라며 "대출 규제도 있고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6.5% 정도로 올라왔기 때문에 당연히 사자는 사람보다 팔자는 사람이 더 많을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판단했다. 허 대표는 "분양 시장 역시 지방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고 손님이 없이 한산한 견본주택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앞으로 부동산 시장 전반적으로 하락세는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행당동지점장은 "이전 정부에서 부동산 시장이 단기적으로 과열되면서 집값이 대략 2배 넘게 올랐다"며 "올해 상반기에는 다시 금리가 내려올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 달리 미국에서 올해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국내 주택담보대출이 8%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지점장은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면 영끌족이나 부동산을 제외하고 여유 자산이 없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매물이 많이 쏟아질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장 초기에 들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주변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급등했었는데 최근 하락세가 커지고 있고, 청약 시장과 경매 시장 역시 좋은 지표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들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한 차례 이상 유찰된 아파트 가운데 일부 단지는 경쟁률이 높았지만 매매시장 위축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 탓에 낙찰가율은 하락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박지윤 기자 jypark9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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