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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에 연어, 퇴행성 질환에 감태…바다서 원료 찾는 기업들

해조류, 물고기에서 얻은 성분으로 의약품 개발
정부 지원 확대…2027년까지 R&D 투자 규모↑

 
 
최근 정부가 국내 해양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5개년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를 늘리고 인프라를 구축해 초기 단계인 국내 시장을 5년 내 1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미래 자원인 해양 자원을 활용해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 늘고 있다. 해양 바이오 산업은 해양 생물에서 바이오 소재나 원료를 추출해 식품과 산업 소재,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을 생산하는 것이다.
 
해양수산부(해수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국내 해양 바이오 기업은 400여 곳으로, 매출 규모는 1년 전보다 4.1% 증가한 6405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기업 중 의약 관련 기업은 106곳으로 2019년 84곳과 비교하면 26.2% 늘었다. 1년 새 20여 개 기업이 해양 바이오의약 산업에 새롭게 뛰어든 셈이다.
 
의약 관련 기업은 매출 규모도 식품, 화학 등 다른 분야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지난 2019년 556억원에 그쳤던 해양 바이오의약 관련 기업의 매출은 이듬해 1135억원으로 2배 수준 이상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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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양 바이오 기업은 대부분 화장품과 건강기능성 식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불가사리로 화장품 원료 시장에 진출한 스타스테크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불가사리에서 얻은 콜라겐을 원료로 기능성 화장품을 개발해 지난 5월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했다.
 
해양 바이오 기업 비앤에프솔루션도 송어에서 세포 재생 물질인 폴리디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PDRN)를 추출해 기능성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PDRN은 조직과 각막을 재생해 피부 질환과 관절염, 안구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활용된다.
 
비앤에프솔루션은 일찍이 제약사와 손잡고 부가가치가 높은 바이오 의약품과 의료기기로 사업 부문을 확대했다. 지난 2020년 이연제약에 PDRN 상업화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이연제약은 비앤에프솔루션이 개발한 PDRN 원료의 독점 공급권과 전문의약품 제조, 판매 실시권을 확보했으며, 현재 비앤에프솔루션과 사업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신약 개발사 보타메디는 해조류에서 추출한 천연 물질을 원료로 노화와 난치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 중이다. 도이치자산운용을 포함한 글로벌 투자회사의 이목을 끌어, 올해 상반기 약 8000억원의 투자금도 유치했다. 보타메디는 노화 치료제는 물론 당뇨 환자의 심혈관 합병증 치료제도 함께 개발 중이다. 또한 퇴행성 질환과 전신 염증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파마리서치는 관절강 주사 ‘콘쥬란’과 피부 재생 의료기기 ‘리쥬란’을 앞세워 해양 바이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콘쥬란과 리쥬란은 연어에서 추출한 세포 재생 물질 폴리뉴클레오티드(PN)가 주요 성분이다. 회사는 연어에서 PN을 얻어 다양한 재생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개발했고, 지난해 연간 매출 1541억원, 영업이익 52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콘쥬란은 지난 2020년 3월 골관절염 환자 일부를 대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지난 한해만 300억원가량의 매출을 책임졌다. 콘쥬란의 PN 성분이 손상된 무릎 연골을 감싸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을 줄인다. 리쥬란은 파마리서치의 특허 기술인 DOT가 적용된 스킨부스터로, 국내 피부 개선 시장을 이끌고 있다. 피부에 PN을 주사해 재생 능력을 높이고, 피부 탄력과 수분 문제를 개선하는 의료기기다.
 

“2027년까지 해양 바이오 산업 1조2000억원으로 확대”

해양 바이오 사업을 추진 중인 국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도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전 세계 해양 바이오 시장이 5년 뒤 11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국내 시장은 임상 정보가 부족하고 연구 기간도 짧아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7월 해양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5개년 전략을 발표하며 지원에 시동을 걸었다. 우선 현재 630억원 수준인 해양 바이오 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를 2027년까지 1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양 자원을 분석해 기업이 다양한 물질을 사업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해양바이오센터를 구축해 5년 후 국내 해양 바이오 시장을 현재의 2배 수준인 1조2000억원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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