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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 민주‧공화 접전…미국 이민정책 전진할까 후퇴할까

이민 국경, 공화당 “폐쇄” VS 민주당 “개방”
세계 경제 침체 속 미국 이민정책 변화 바람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미국 뉴욕 항구 전경. 이곳은 과거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들의 관문이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미국 뉴욕 항구 전경. 이곳은 과거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들의 관문이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심판의 장’이라는 ‘11‧8 미국 중간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글로벌 경제의 가늠자'라 할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기 침체의 소용돌이를 헤쳐나가는 지라 그 어느 때보다 이목이 집중되는 게 현실이다.  
 
이 선거에서는 바이든 정부의 임기 후반부에 상원과 하원을 주도할 정당이 판가름날 예정.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현재 그동안 바이든이 속해 있는 민주당을 도와주던 낙태 이슈나 지난해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의 진상조사 등은 가을로 접어들면서 이미 빛이 바랬다고 한다. 요즘 미국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경제와 범죄 등 민생 이슈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워싱턴 정가의 시각이다.  
 
11‧8 미국 중간선거의 사전선거는 주에 따라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50개주의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 상원의원의 3분의 1인 35명 그리고 주지사 전원인 36명을 새로 뽑는다. 이번 중간선거에도 어김없이 공화‧민주 양대 정당 지지자들이 강하게 결집하고 있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거의 2년 전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치열하게 경합을 벌였던 '대선 수준'의 선거 분위기라고 전한다. 현재 미국 상원은 100석 중 50대 50으로 민주당과 공화당이 사이 좋게 나눠가지고 있다. 하원의 경우 의석 435석 가운데 민주당이 220석으로 212석의 공화당을 8석 앞지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2일 워싱턴 미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2일 워싱턴 미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핵심이슈로 먹고 사는 경제와 낙태 외에 이민 정책도 떠오르고 있다. 현재 미국은 구인난에 외국인 노동자 부족이 겹쳐졌기 때문이다.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이 17.2%에 달했던 보건복지 분야는 현재 9%의 일자리가 비어있는 상태이다.  
 
외국인 노동자가 28%에 달하는 건설 인력도 4.8%가 부족한 실정이며, 운송·창고·유틸리티 업종의 비어있는 일자리도 6.6%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노동인력의 부족을 초래한 정책으로 외국인 이주자 즉각 추방정책으로 알려진 ‘타이틀 42호’(Federal Title 42)가 꼽힌다.  
 
타이틀 42호는 트럼프 정부를 내내 관통했던 '뜨거운 감자'였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의 미국 연방정부가 제정한 이 법령은 반(反)이민 정책으로 비판 받았는데, 불법 체류자와 이민자에게는 ‘언제 자유와 희망의 나라 미국에서 추방될까’하는 끔찍한 트라우마였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5월23일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불법 입국자들을 강제추방하도록 허용한 연방 공중보건법 타이틀 42를 점진적으로 폐기할 것을 서명했다. 그러나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 모두를 쌍끌이로 장악한다면 판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공화당은 바이든 정부의 대법원 인사를 늦추고 민주당의 열린 이민정책에 직격탄을 날려서 트럼프 시절의 반이민 정책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크다.  
 
또 하나 공화당이 승리를 거둔다면 바이든이 정책 폐기 선언을 한 ‘이민자 보호 협약’(Migration Protection Protocols : MPP)과 ‘멕시코 대기’(Remain in Mexico) 프로그램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확률이 높아진다. 트럼프가 실행했던 이 강경 이민 정책은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이민자에 대해 그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멕시코에서 기다리게 해 미국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한 것. 지난해 이 반이민 정책은 미국 대법원이 폐기를 허용한 바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코리아타운 표지판. [AF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코리아타운 표지판. [AFP=연합뉴스]

기로에 선 바이든 정부의 열린 이민 정책

최근 여성의 낙태금지법 등 공화당 입맛에 맞는 보수 편향 판결로 비판 받는 미국 대법원이 유일하게 내놓은 민주당 지향의 판결로 평가받고 있다. 미 대법원이 반이민 정책에 제동을 걸어 얼어붙었던 ‘열린 이민 정책’이 가까스로 희망의 싹이 돋운 가운데 이번 중간 선거의 결과에 따라 다시 뜨겁게 달아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논쟁도 불을 지핀 상태다.  
 
또 하나 미국의 이민 정책과 관련하여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다카’(DACA) 제도가 과연 어떤 방향으로 갈지도 관심이다. DACA 프로그램은 오바마 정부 때 시작된 이민 구제 프로그램이다. 미성년자로 불법체류자가 된 서류 미비 불법이민자가 그 대상이다. 대부분 중남미 출신이 수혜자이지만, 아세안국가에서는 한국 출신이 가장 많은 수혜자이기도 하다.  
 
이 다카에 대한 미국인 유권자의 생각은 확연하게 갈린다. 공화당 지지자 10명 중 9명이 미국‧멕시코 국경 안보 문제가 중요한 이슈라고 보는 반면 민주당 지지자는 10명 중 6명만이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한 공화당 측은 남미 불법 체류자의 추방과 더욱 철저한 국가 안보에 초점을 둔다면 민주당 측은 불법 체류자에 대해 관대하면서 합법적인 방안 모색과 제시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게 특징이다.  
 
또 불법체류자나 합법적 이민자에 대한 관점 또한 뚜렷하게 나뉜다. 지난 10월 21일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인 NPR과 마케팅 여론조사 기관인 입소스(IPSOS)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5명이 이민자 증가에 반대했고 4명이 찬성, 1명이 중립적 입장이었다고 한다.  
 
미국의 중간 선거에서 상원, 하원 모두 공화당에게 과반수를 빼앗겨 의회 주도권을 상실한다면 바이든의 정부는 정지 상태에 빠지고 심지어는 탄핵의 대상이 되는 끔찍한 시나리오에 직면한다.   현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후보들이 대거 경선을 통과하면서 일부 후보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도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버지니아주의 밥 굿(57) 공화당 하원의원의 경우 “바이든 정부의 의도적이고 열린 이민 정책으로 불법 이민자들이 급증해서 국가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면서 “이로 인한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어 바이든에게 오히려 가장 큰 탄핵 명분이 될 것”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의로 국경을 개방해 미국민을 덜 안전하게 만들기 때문에 탄핵 당했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해왔다”면서 “의회는 대통령이 헌법적 책무 수호에 실패할 경우 책임을 물을 의무가 있다. 공화당이 새 다수당이 되면 첫날부터 공격적으로 정부 감독 의무를 수행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현재 판세로는 상원은 팽팽한 접전 속에 민주당의 아슬아슬한 우위, 하원은 공화당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둘 다 차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미국 언론은 일제히 전망한다. 역사적으로 거의 임기 전반부 때 과반수이던 정당은 중간선거에서 패했으며, 상대당의 주도권 탈환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민주당이 추구하는 '열린 이민 정책'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판세와는 다른 ‘민주당 싹쓸이 승리’라는 소설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바이든 정부의 '열린 이민 정책' 행진이 계속될 것이고 트럼프를 다음 대선후보에서 아예 거론조차 못하게 하는 것까지도 가능한 일이다. 미국의 이민정책은 중간선거 때 공화당이 압승을 거두던 민주당이 가까스로 신승을 하든 변화의 바람은 어쨌든 불어닥칠 것이다. 이민정책에 햇살이 한껏 비춰지기를 희망하는 모두에게 진전을 거듭했던 미국의 이민 정책들이 다시 뒷걸음치지 않을까 우려되는 요즘이다.
 

김지영 국민이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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