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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균우유부터 PB우유까지”…치솟는 우윳값에 ‘대체재’ 찾는 소비자들

원유 가격 상승에 흰 우유 가격 일제히 상승
일반 우유 가격의 절반 수준, 멸균우유 각광
브랜드 우유보다 30% 저렴한 PB우유도 주목

 
 
 
지난 3일 낙농진흥회는 우유 원유 기본가격을 L(리터)당 999원으로 올려 연말까지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흰 우유 가격이 일제히 오르며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우유보다 가격이 저렴한 수입 멸균 우유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우유 가격 인상으로 일반 우유 대신 멸균 우유를 대신 사용해도 되는지 등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멸균우유 1L당 1000원대, 일반 우유의 ‘반값’

 
멸균 우유는 고온에서 가열해 미생물을 없앤 우유로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일반 살균우유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사진 네이버 캡쳐]
 
업계에 따르면 국내 우유 가격 인상에 수입 멸균 우유가 주목받고 있다. 멸균 우유는 고온에서 가열해 미생물을 없앤 우유로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일반 살균 우유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보관 기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수입산 멸균 우유 가격은 1L당 1000원대 초중반으로 국산 우유보다 저렴해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규모 젖소 목장을 운영하는 폴란드와 호주 등에서 수입하는 멸균우유는 L당 가격이 1500~2000원으로 국산 냉장 우유보다 가격이 절반 가까이 싸다. 멸균 우유 수입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멸균 우유 수입량은 올해 상반기 1만4675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멸균 우유와 함께 대체 우유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체 우유는 콩·아몬드·귀리 등 식물성 원료에서 단백질과 지방을 추출해 우유 맛을 낸 음료다. 대표적으로 두유, 아몬드, 귀리(오트), 코코넛 등이 있다. 우유 가격 인상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비슷한 맛을 내는 대체 우유를 찾고 있단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대체 우유 시장 규모는 2015년 3억9000만달러에서 지난해 5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35%를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오는 2026년에는 6억9000만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소비자들이 수입산 멸균 우유와 대체 우유 등 대체식품을 찾고 있는 가운데 카페 자영업자들은 우유 종류에 따라 커피나 음료의 맛이 바뀔 수 있어 쉽사리 대체재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소비자들이 수입산 멸균 우유와 대체 우유 등 대체재를 찾고 있는 가운데 카페 자영업자들은 우유 종류에 따라 커피나 음료의 맛이 바뀔 수 있어 쉽사리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선 멸균 우유 활용을 두고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쏟아지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멸균 우유는 호불호가 심해서 활용해도 될지 걱정”이라며 “연유 가격도 오른다고 하는데 연유도 종류에 따라 맛 자체가 달라져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멸균 우유도 종류에 따라 일반 우유보다 맛이 더 괜찮은 것이 있다”며 “조만간 운영하는 카페에서 카페라떼를 만들 때 멸균 우유를 활용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PB우유도 인기, 대형마트 3사 가격 동결

 
원유 가격 인상으로 업계는 유제품, 빵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형마트 PB(자체 브랜드)우유를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PB우유는 마케팅 비용 절감과 유통 구조 단순화 등의 이유로 일반 브랜드 우유보다 30%가량 저렴하다. 특히 매일유업·남양유업 등 일반 제조사들이 제조했어도 PB우유 라벨이 붙은 우유는 훨씬 더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특히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자사 PB우유의 가격을 당분간 동결하기로 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부산우유농협이 생산하는 ‘심플러스 1등급 우유’ 900㎖ 2개입을 3490원에 판매하고, 롯데마트의 PB우유 ‘온리프라이스 1등급 우유’는 930㎖ 2개입을 3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와 피코크에서 각각 ‘굿모닝 굿밀크’ 1ℓ에 1580원, ‘더 클래스’ 900㎖가 1984원에 판매하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유업체 ‘빅3’라 불리는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과 매일유업, 남양유업은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흰 우유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서울우유는 대표 제품인 흰 우유를 비롯한 전체 제품 출고 가격을 지난 17일 평균 6% 인상했다. 이에 ‘나100% 1000㎖’는 대형마트 기준 2710원에서 2800원대로 올랐다.  
 
매일유업도 같은 날 출고가를 인상하면서 대표 흰 우유 제품인 ‘매일우유 900㎖’의 소비자 가격이 대형마트 기준 2610원에서 2800원대로 인상됐다. 남양유업 ‘맛있는우유GT 900㎖’의 대형마트 판매 가격도 2600원대에서 2800원대로 올랐다.  
 
동원F&B도 17일부터 우유 제품을 평균 5% 인상해 ‘대니쉬 더(The) 건강한 우유 900㎖’ 가격은 11% 올라 2490원이 됐다.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 편의점 가격을 1500원에서 1700원으로 13%가량 올렸다.
 
이에 우유를 활용하는 유제품과 빵, 아이스크림, 커피 등 다른 식품의 가격 인상도 현실화되고 있다. 가장 먼저 ‘야쿠르트’, ‘윌’ 등을 생산하는 hy가 발효유 일부 제품에 대해 가격을 올리면서 밀크플레이션 신호탄을 쐈다.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소비자 가격 기준 1500원에서 1600원으로 올리고, ‘메치니코프’는 1300원에서 1400원으로 각각 100원씩 인상하기로 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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