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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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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캅스 보던 서울극장 추억 속으로”…사라지는 그 시절 데이트 장소

산업 일반

1970년대를 빛내던 서울 종로의 극장가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다. 그 시절 나팔바지와 백구두를 신은 신사·숙녀들로 바글바글했던 영화관은 이제 한적하고 낡은 건물로 여겨지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추억의 공간으로 남겨지고 있다. 올해로 개관한 지 42년 된 서울극장 역시 오는 8월 31일을 기준으로 문을 닫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지난 3일 서울극장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폐관 소식을 알렸다. 서울극장 측은 “1979년부터 약 40년 동안 종로의 문화중심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서울극장이 2021년 8월 31일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하게 됐습니다”라며 “오랜 시간 동안 추억과 감동으로 함께해 주신 관객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작별 인사를 내걸었다. 서울극장은 폐관 이유에 대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영난 악화”로 설명했다. 서울극장은 단성사와 피카디리, 허리우드, 국도극장, 대한극장 등과 함께 우리나라 70년대 영화관 전성기를 이끌었던 극장이다. 서울극장은 1989년에 상영관을 3개관으로 늘려서 ‘한국 최초의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라는 타이틀도 지니고 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멀티플렉스가 전국적으로 생겨나면서 서울극장은 점차 쇠락했는데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결국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 ━ 70년대 낭만 책임지던 ‘피카디리’ ‘허리우드’ 서울극장이 8월에 문을 닫음으로써, 70년대 젊은이들의 낭만을 채워주던 영화관 중 대한극장만이 영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913년에 세워진 국도극장은 1999년도에 허물어지고 현재는 호텔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호텔국도’가 운영되고 있고, 1960년에 개관한 피카디리는 현재 CGV로 흡수돼 ‘CGV 피카디리 1958’로 변신했다. 1969년에 문을 연 허리우드 극장은 2009년 실버 영화관으로 바뀌어 노인 관객들을 위한 영화관이 됐다. 일명 ‘추억의 흥행작 전용 극장’으로 70년대 종로 극장가에서 상영하던 옛 영화를 다시 상영한다. 7월에 상영하는 추억의 흑백영화로는 ‘피크닉’ ‘노다지’ ‘파리의 연인’ 등이 있다. ━ 4차 대유행으로 정부 지원 절실 1907년에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 영화관인 단성사는 2008년 부도를 겪으면서 문을 닫았다. 이후 2019년에 한국 영화 탄생 100돌을 맞아 ‘단성사 영화역사관’으로 탈바꿈했다. 단성사는 최초 한국 영화 ‘의리적 구토’를 상영한 극장이었다. 현재까지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대한극장은 1958년에 세워진 영화관으로 2001년에 멀티플렉스로 재개관하고, 최신 영화를 상영하며 운영되고 있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형 멀티플렉스 또한 어려운 상황 속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극장의 영업 종료 소식은 영화관 사업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는 현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거리두기로 극장 내 좌석 띄어 앉기, 취식 금지, 영업시간 단축 등 극장 운영의 악재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지속 가능한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서울극장 폐관은 시대를 상징하는 영화로운 장소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대 속 극장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할 때를 의미하고, 그 가운데 지원 예산을 확보해 영화 산업을 지켜나가야 하는 골든타임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2021.07.10 10:00

2분 소요
“충무로를 韓流 메카로 만들어요”

산업 일반

정동일 서울 중구청장과 배우 이덕화 씨가 ‘충무로 구원투수’로 나섰다. 이들은 각각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의 조직위원장과 집행위원장을 맡아 충무로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두 사람은 영화제를 기회로 충무로가 다시 한국 영화는 물론 한류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중구청에 마련된 무대에 선 이덕화 씨(왼쪽)와 정동일 구청장. 정동일(55) 구청장에겐 여러 수식어가 따른다. 먼저 ‘CEO 출신’ 구청장이다. 1990년 명동의 한 구석에서 지금은 전국 500여 곳과 세계 7개국에 체인점을 둔 프랜차이즈 기업이 된 둘둘치킨을 창업했다. ‘노래하는 구청장’은 그의 또 다른 애칭이다. 정 구청장은 2007년 말 중구가 한국효도회로부터 전국 최초로 ‘효도특구’로 지정되자 효(孝)를 주제로 한 트로트 앨범을 선보인 것. 현직 구청장이 가수로 데뷔한 최초 사례다. 요즘 정 구청장에겐 CEO나 가수보다 더 자주 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충무로영화제 조직위원장’이다. 그는 “2006년 구청장에 취임하자마자 충무로를 다시 영화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공표했다. 충무로영화제는 정 구청장이 취임한 이듬해 출범해 8월 24일 제3회가 개막될 예정이다. 제1회 충무로영화제에선 초청작품 144편이 242회에 걸쳐 상영됐다. 평균 좌석 점유율 71%로 국내에서 개최되는 수많은 그저 그런 영화제 중 하나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열린 영화제엔 총 40개국으로부터 173편을 초청해 298회에 걸쳐 상영했다. 1회 34회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98회의 매진을 기록할 만큼 영화 관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좌석 점유율도 83.4%로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영화제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배우 이덕화(57)의 힘이 컸다.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은 그는 원로 배우부터 젊은 스타까지 모조리 충무로의 레드 카펫으로 불러 모았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영화제 홍보와 운영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 결과였다. 제3회 집행위원장까지 맡은 그는 얼마 전 대상포진에 걸려 한 달 동안 고생을 했다. 드라마 출연에 영화제에 대한 스트레스까지 겹친 결과였다. 6월 15일 서울 중구청에서 정 구청장과 함께 만난 그는 “이 정도면 나의 업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들이 충무로영화제에 대해 이처럼 애착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충무로는 영화인의 마음의 고향올해 충무로영화제의 주제가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입니다. 두 분이 보는 충무로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은 무엇입니까.정동일 어제의 충무로는 ‘꿈의 거리’였습니다. 팍팍하고 고단한 일상에서 벗어나 스크린의 삶을 만끽할 수 있는 동네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충무로는 사람들에게 점점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구청장에 취임하자마자 겁도 없이 내세운 것이 충무로의 부활이었습니다. 컬처노믹스가 화두인 요즘, 콘텐트가 풍부한 충무로를 활용해야겠다고 여겼죠. 자본과 문화가 어우러진 영화제를 연다면 충무로가 다시 부활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1회와 2회에서 기반을 닦았다면 이젠 세계적인 영화제로 가는 도약의 단계입니다.이덕화 제게 충무로의 어제는 세월의 추억이 서린 곳이죠. 아버지가 충무로에서 영화를 시작한 것이 1950년대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72년부터 배우 생활을 했습니다. 우리 부자가 충무로에서 보낸 세월을 합치면 반세기가 넘습니다. 충무로는 지금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고향입니다. 그런데 요즘 충무로를 보면 영화인 거리가 아니라 인쇄소 거리 같습니다. 저녁이 되면 불빛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래서 충무로영화제를 연다고 들었을 때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영화제의 성공으로 충무로가 예전의 명성을 되찾았으면 좋겠어요. 충무로를 제 자식 세대에선 마음껏 영화 판을 벌일 수 있는 자리로 남겨주고 싶습니다. 국내에 이미 영화제가 많은데 충무로영화제만의 경쟁력은 무엇일까요.정동일 충무로영화제가 주목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고전 영화부터 동서양의 다양한 장르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앞으로 충무로영화제는 세계 문화 교류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국제영화제가 될 것입니다. 중구의 지역적 축제가 아닌 국민 모두가 세계인과 즐길 수 있는 영화제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이덕화 사람들은 영화제가 많은데 또 영화제를 만들었다고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전 대한민국이 영화제 공화국이 됐으면 좋겠어요. 모든 영화제의 취지는 똑같습니다. 좋은 영화를 가져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나아가 국가 위상을 높여주는 건 기본입니다. 충무로영화제는 여기에 ‘화합’이 추가됐습니다. 이해관계를 떠나 모든 영화인들이 즐기는 축제죠.정동일 사실 저도 몇 년 전 영화를 제작해 본 경험이 있는 영화인입니다. 이덕화 씨를 알고 있었더라면 망하진 않았을 텐데요.(웃음)이덕화 음반까지 내신 것을 보면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정말 많으시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구청장님께서 영화에 대한 열정이 없었다면 이런 영화제가 나올 수가 없었을 겁니다.올해 영화제에서 눈여겨볼 만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정동일 그동안 영화제에서 소외됐던 액션 영화를 많이 선보일 겁니다. 영화 속 영화제로 대학생영화제도 준비했습니다. 젊은이다운 재기 발랄함과 실험성을 찾아 영화계에 활력소가 되고 젊은 영화인을 발굴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 무료 야외 상영도 준비했고, 야외에서 열리는 축제를 통해 시민 누구나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대한극장에서 명보아트홀을 잇는 거리를 영화인의 거리로 지정해 다양한 이벤트도 개최할 것입니다. 개막식에선 세계적인 게스트도 초청할 예정이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이덕화 올해 영화제는 한국 영화인들의 ‘재기’를 알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배우뿐만 아니라 스태프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늘릴 계획입니다.충무로영화제의 경제적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요.이덕화 이 부분은 CEO 출신인 구청장님이 대답해야겠습니다. 전 경제나 재테크는 몰라요. 30년 동안 방배동에 살면서 이사를 가본 적이 없습니다. 집이 오래돼서 집을 허물고 그 터에 새로 지었죠. 몇 십 년 전 산 땅도 가격이 똑같아요.(웃음)정동일 처음 구청장에 취임했을 때도 행정에 경영을 접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예산을 집행할 때도 투자 대비 수익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죠. 충무로영화제는 직접적인 운영수익을 논하기보다는 미래 가치와 부가가치에 주목해야 합니다. 지난해만 해도 영화제가 주최한 다양한 행사에 300만 명 이상이 참여했습니다. 서울의 명소들과 관광벨트를 형성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이덕화 한류의 경우 충무로는 쏙 빠졌어요. 외국인들은 명동과 청계천에 갔다가 동대문에서 티셔츠를 사 입지, 충무로엔 오질 않아요. 전 충무로가 세계 속에서 한국의 할리우드로 불릴 만큼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정동일 영화제를 앞두고 다양한 부가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로 100대 중소기업과 100명의 영화배우를 연결시켜 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업으로선 홍보 효과를 누릴 수도 있고, 배우들도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보람을 찾을 수 있겠지요. 이 일은 지금 배우협회장을 맡고 있는 이덕화 씨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이덕화 요즘 배우들이 말을 잘 안 들어요.(웃음) 지난해 영화제에 참가한 배우들이 어찌나 고맙던지 결초보은이라는 말까지 썼어요. 제 꿈이라면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존경 받고 행복하게 사는 겁니다. 강수연 씨나 박중훈 씨가 대통령이 되는 게 바로 제 꿈입니다. 머리가 더 빠지고 대상포진으로 죽을 뻔 했지만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입니다.(웃음) 충무로의 미래 가치에 주목해야최근 한국 영화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이덕화 얼마 전 프랑스 칸에서 한국 영화가 각광을 받은 것이나 한국 영화인들이 해외로 활발히 진출하는 것을 보면서 이보다 더 뿌듯할 수 없습니다. 모두가 박수를 쳐줘야 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 모든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밥을 굶어가며 충무로에서 영화를 찍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젊은 영화인들이나 관객들 모두 지금의 성과엔 충무로라는 토대가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정동일 영화의 시작이 충무로였던 것처럼 영화제를 통해 충무로가 부활한다면 한류의 메카로도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앞으로 충무로영화제가 어떻게 발전하면 좋겠습니까.이덕화 얼마 전까지만 해도 100억 원을 들여 만든 한국 영화에 1000만 명이 왔지만 지금은 다시 위기라고 말합니다. 맥주 컵의 거품이 빠지듯 순식간에 사라진 거예요. 충무로영화제가 성공해서 떠나간 영화사와 프로덕션, 배우 사무실이 모두 충무로로 돌아와야 이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30만 명이 넘는 영화 종사자들이 거리에 북적거리는 세계적인 명소가 되면 좋겠습니다.정동일 영화인들이 충무로를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영화제 외에도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생각입니다. 한류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한류 문화 센터도 건립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선 영화제를 단발성이 아니라 영원불변의 축제로 만들어야겠지요. 후대에도 좋은 영화, 좋은 환경, 좋은 문화가 어우러진 뜻 깊은 영화제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2009.06.30 11:17

6분 소요
충무로를 영화 메카에서 관광 명소로

산업 일반

"상영작의 60% 이상이 고전 영화입니다. 발견·복원·창조라는 키워드에 잘 드러나듯이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신작 위주의 다른 영화제들과 달라요. 경쟁 부문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영화축제를 지향합니다.”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동일(55) 중구청장은 “한국 영화의 메카인 충무로의 역사성과 중구의 관광 인프라를 접목해 이 영화제를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축제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3회를 맞는 충무로국제영화제는 오는 9월 초순 국립극장, 대한극장, 남산골 한옥마을 등 중구 일원에서 열린다. 2회 때 좌석 점유율은 84%, 약 300만 명이 찾았다. ‘닥터 지바고’ ‘엄마 없는 하늘 아래’ 같은 추억의 영화들도 걸렸다.정 구청장은 도심의 가로수를 소나무로 바꾸고 있다. 우리 민족의 기상을 상징하는 소나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는 양이 가로수의 주종인 은행나무·플라타너스보다 월등히 많아 대기 개선 능력이 뛰어나다. 정 구청장은 “역내 기업들에 협조를 요청했더니 조경하는 셈 치고 소나무를 심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중구는 이렇게 기증 받은 소나무에 기증자 이름을 새긴 표석을 설치해 주고 있다. 정 구청장은 자수성가했다. 전북 무주 출신인 그는 열다섯 살에 상경해 자동차정비공장에서 일했다. 30대 중반에 중·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치고 동국대에 진학했다. 1980년 치킨집을 차린 그는 1990년대에 이 치킨집을 프랜차이즈 치킨점 둘둘치킨으로 키웠다. 둘둘치킨 체인점 수는 전국적으로 500곳에 이른다. 1998년 중구 구의원에 뽑힌 그는 두 번의 서울시의회 의원을 거쳐 2006년 중구청장이 됐다. 지난해 열린 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남산 자락에 대규모 휴식 공간을 만드는 게 골자인 ‘꿈의 동산’ 사업은 10여 년 전 구의원 시절의 구상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지난해 이와 관련한 용역을 마친 그는 구의원 시절 이런 구상을 털어놓으면 “제정신이 아니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 시절에 구상해 뒀기에 마스터플랜 용역까지 짧은 기간에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쌓은 전문성이 구정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정 구청장은 남산고도지구 건축물 높이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초고층 건물을 짓는 기술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입니다. 현존하는 저층 건물과의 부조화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도심을 되살리는 길은 초고층으로 짓는 것밖에 없습니다.”

2009.03.02 16:21

2분 소요
비장의 육수와 면발에 더위 싹~

산업 일반

시원한 육수에 쫄깃한 면발로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여름철 별미인 냉면. 함흥식 · 평양식을 두고 최고를 가리던 대결구도에 최근엔 중국냉면까지 가세했다. 새콤달콤한 양념과 화려한 고명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담박한 육수에 구수한 메밀면의 평양냉면, 눈물나도록 매운 양념장에 쫄깃한 면발의 함흥냉면, 이국적인 맛과 화려함을 보여 주는 중국냉면까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냉면으로 여름철 무더위를 잊어보자. 평양면옥 평양 ‘대동면옥’후손의 30년 손맛 담박하다 못해 심심한 육수, 끈기는 없지만 구수한 메밀면. 원조 평양냉면 그 맛이다. 동치미를 섞지 않고 사태 · 차돌박이 · 설깃 · 양지머리 등 소고기 특수부위를 2시간30분 정도 고아 만든 육수가 특징이다. 간장 없이 소금으로 간을 해 ‘맹물’로 착각하는 손님도 있다. 그래서 돼지고기를 육수에 넣고 40분 정도 삶아내 옅은 갈색 빛을 입혔다. 다 끓인 육수는 불 끄기 전 · 식기 전 · 식은 후 · 차게 한 후 등 모두 4번에 걸쳐 기름기를 제거해 그릇 바닥이 또렷이 보일 만큼 맑다. 겨울에는 햇메밀을 사용할 수 있지만, 여름은 저장메밀을 써 끈기와 맛이 그만큼 떨어진다. 이를 보강하기 위해 메밀껍질을 그만큼 더 벗겨 낸다. 60㎏짜리 1포대 중 실제 사용하는 것은 30㎏ 수준. 따라서 메밀면을 삶아 낸 물인 면수의 맛과 향이 일품이다. 메밀면에 애착을 갖는 사람이라면 따끈한 온면을 시키는 것도 좋다. 연변냉면 과일 넣고 국자로 먹는 독특한 냉면 흔히 알려진 중국냉면이 육수에 얇고 가는 밀가루 면을 말아먹는 것과는 달리 연변냉면은 메밀에 10여 가지 곡물가루를 섞어 만들어 평양식 냉면과 흡사하다. 연변냉면은 중국으로 이주한 한국인들이 개발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면은 메밀과 도토리 전분을 섞어 뽑고, 육수는 소고기와 한약재를 함께 넣어 끓여낸 것이 특징. 메밀의 찬 성질을 보완해 줘 소화도 잘 되고 더위로 잃은 기력을 회복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고명. 중국산 은이버섯을 비롯해 고기완자 · 메추리알 · 게살 · 등 육 · 해 · 공을 망라한 재료를 고루 쓴 것은 물론 수박 · 토마토등의 과일을 얹어 화려하게 장식했다. 먹는 방법도 특이해 국자에 면 · 육수 · 고명을 적당히 얹어 한입에 들이킨다. 입안을 꽉 채우는 포만감에 이어 재료 간의 조화가 맛깔스럽다. 물냉면엔 배와 소고기를 갈아 만든 다대기를 곁들이기도 한다. 함흥곰보냉면 군더더기 없는 매운맛과 육수의 조화 한국전쟁 당시 함흥에서 피난 온 냉면기술자 내외가 광장시장 맞은편 좌판에서 시작한 것이 벌써 48년째다. 함흥곰보냉면이라는 이름은 간판 하나 없이 장사하던 시절, 주인 내외 모두가 곰보라는 데서 단골들이 붙여준 이름. 주방장은 여전히 곰보 내외의 후손이 맡고 있다. 육수는 사골과 잡뼈를 뽀얀 국물이 우러날 정도로 장시간 고아낸 후 기름기만 제거하고 대파 · 양파 · 무 · 생강 등을 넣어 재탕하면서 느끼한 누린내를 없앤다. 고구마 전분으로 면을 뽑아내므로 면수는 따로 내지 않는다. 끓는 물에 면이 가장 맛좋게 익는 타이밍을 맞춰 내는 것과 차가운 물에 얼마나 잘 헹궈 쫄깃한 상태를 유지하느냐가 명가의 노하우다. 눈물 나도록 매운 비빔면의 짜릿함과 뜨거운 육수의 절묘한 조화, 절반 정도 남은 비빔면에 육수를 말아 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매화 화려한 고명과 야채즙 첨가한 건강면 매화의 중국냉면 역사는 해방 전 시할아버지가 경영했던 명동 ‘금락원’에서 시작된다. 그 뒤를 2대인 시어머니가 이어오다 지난해엔 3대인 며느리가 손맛을 전수받았다. 여름철 간편식이지만 이곳에선 육수부터 면 · 고명까지 고급화했다.보통 간장, 소금, 설탕에 약간의 향신료를 곁들이는 게 일반적인 중국냉면 육수지만 여기서는 소고기 · 닭고기 · 해물을 고은 후 몇 가지 향신료가 첨가된 육수를 쓴다. 또 시금치겲?등 야채즙을 첨가해 얇고 쫄깃한 건강면을 개발했다.고명도 오향장육 · 오이채 · 당근채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우 · 해삼 · 갑오징어 · 해파리 등 다채롭다. 보양식으로도 손색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5,000원이라는 가격이 싸게 느껴질 정도. 명동함흥냉면 유난히 입 안 가득 침샘을 고이게 하는 함경도식 냉면. 양념장의 매콤함이 코끝을 자극할 때마다 들이키는 소꼬리 육수가 일품이다. 02-776-8430 / 09:30∼22:00 / 물냉면 · 비빔냉면 · 회냉면 섞기미 5,500원, 홍어회 수육 1만6,000원, 수육 1만6천원 / 명동 유투존 후문 뒷길 맞은편 상가 뒤 대원옥 메밀 함량이 높은 면발 덕에 식후에도 입안에 메밀 향이 풍긴다. 평양식 냉면답게 면발이 굵고 부드럽다. 육수 역시 담백하고 시원한 것이 특징, 돼지고기 수육과 콩나물 무침이 별미다. 031-255-7493 / 11:00∼21:00 / 물냉면 비빔냉면 5,000원 / 수원 팔달문(남문)에서 서울 방면으로 300m 직진 백내과 맞은편 삼익피아노 뒤 필동면옥 연하디 연한 고기 맛이 입안에 느껴질 듯한 육수. 그 안에 메밀 향을 다치지 않게 끌어 내는 맛이 좋다. 오래오래 씹을수록 그 맛의 깊이가 점점 더해가는 게 매력적이다. 02-2266-2611 / 09:00∼21:00(매월 둘째, 넷째주 일요일 휴무) / 물냉면 비빔냉면 6,000원, 만두 6,000원, 수육 1만3,000원, 제육 8,000원, 사리 3,500원 / 충무로 역 2번 출구 10m 직진 대한극장에서 행복웨딩홀을 끼고 좌회전 50m 직진 삼거리에서 좌회전 5m 직진 화원 토종닭으로 1차 육수를 뽑은 후 마늘, 대파, 당근 등을 첨가해 깔끔하고 시원한 맛을 살리는 게 포인트. 먹기 전 마늘 · 참기름 · 땅콩버터를 첨가하면 느끼한 맛을 잡을 수 있다. 02-323-2010 / 11:00~21:30(매월 첫째, 셋째 일요일 휴무) / 중국냉면 6,000원 / 홍대입구역 하차, 서교호텔 뒤 서교쇼핑을 끼고 우회전 10m

2003.08.1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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