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7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나비효과…인터넷에 국경 그어질까?

전문가 칼럼

인터넷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세계를 묶는 하나의 네트워크를 지향한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는 정보와 의견이 국경을 넘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게 했고, 구글은 모든 사람이 모든 지식에 접근하게 했다. 아마존은 거래의 물리적 제약을 줄였고, 넷플릭스는 한국 아이들의 놀이를 모티브로 한 드라마를 남미에서 볼 수 있게 했다. 이들 빅테크 기업의 정책은 세계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고, 때로는 개별 국가의 법과 제도를 무력화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과거 우리 정부는 인터넷 실명제를 구글에 관철시키지 못했다. 이들 거대 플랫폼 기업의 정책이 개별 국가의 문화나 상황에 맞지 않는 것을 강요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빅테크의 방침이 국민의 자유를 억누르려는 권위주의 정부에 맞서 보편적 가치를 지킬 수 있게 하는 방패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권위주의 국가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해외 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차단하거나, 인터넷 기업을 옥죄는 법을 만들거나, 심지어 유사시 통신망 접속 자체를 끊어 버리기도 한다. 이는 국경 없는 인터넷에 조금씩 담장을 만들어 왔다. 그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여론이 들끓는 지금, 러시아와 글로벌 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이런 갈등이 가장 극명하게 일어나고 있다. ━ 빅테크의 대러 민간 자율 제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세계는 전방위 제재를 쏟아부었다. 주요 금융 기관의 자산을 동결하고, 서구 자금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 주요 금융 기관을 국제금융결제망(SWIFT)에서 퇴출했고, 미국 기술이 사용된 반도체의 러시아 수출을 제한했다. 이에 발맞춰 주요 테크 기업들도 러시아 제재에 나섰다. 메타는 러시아 국영 매체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광고를 싣거나 수익을 창출하지 못 하게 막았다. 폭력을 조장하는 발언을 금지하는 콘텐츠 정책도 러시아에 대해서는 완화했다. 트위터도 허위 정보를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광고를 중단했다. 러시아 국영 미디어기사를 링크한 트위터에는 경고 딱지를 붙이고, 조직적으로 친러 트윗을 올린 계정은 정지시켰다. 구글과 유튜브도 러시아 국영 미디어 계정의 수익화를 차단했다. 넷플릭스는 러시아 서비스를 중단했다. 애플, 삼성전자, 인텔도 러시아에서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도 러시아 사업을 멈췄다. 글로벌 기간 통신사 중 하나인 코젠트는 러시아 국영 통신기업 로스텔레콤과 트랜스텔레콤과의 접속을 끊었다. 코젠트는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25%를 처리한다. 유럽연합(EU)의 대러 제재를 따른 코젠트를 제외한 다른 기업은 대부분 정부의 직접적 요구가 없는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러시아 제재를 결정했다. 비인도적 전쟁에 대한 항의 표시일 수도 있고, 사이버 공작에 능한 러시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 공작을 하지 못 하게 막으려는 것일 수도 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가 미국 여론 분열을 일으키기 위해 페이스북 등을 활용했다는 의혹이 있었고, 이후 소셜미디어들은 가짜 뉴스의 온상이 되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비판을 감내해야 했다. 테크 기업들은 이번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생각일 것이다. 특히 상대가 자국 정부와 시민, 세계 대부분 이용자가 한결같이 비판하는 러시아라면 더욱 부담 없이 사적 제재(?)를 부과할 수 있을 것이다. ━ 권위주의 국가들의 인터넷 독립 인센티브 높아져 하지만 빅테크 기업의 이러한 행동은 서방 세계의 영향력 밖에 있는 국가들, 특히 권위주의적 정치 체제를 가진 국가들이 외부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자신만의 인터넷을 구축하려는 마음을 먹게 할 수도 있다. 빅테크의 ‘글로벌’ 기준이 사실상 서구의 가치를 말하는 것이고, 필요한 경우 언제든 네트워크에서 내쳐질 수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빅테크 기업의 조치에 맞서 자국 내 페이스북과 트위터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해외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불리한 정보가 흘러 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러시아에 대한 폭력 조장 발언규제를 완화한 메타를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사실 러시아는 이미 까다로운 인터넷 규제 정책을 진행해 왔다. 자국 내 50만 명 이상 사용자를 가진 해외 인터넷 기업은 반드시 러시아에 지사를 설립하게 하는 법을 제정했다. 사이버 공격 방지를 명분으로 인터넷 망을 해외 망과 분리해 운영할 수 있게 한 ‘인터넷 주권법’과 국내 판매되는 모든 스마트폰에 러시아산 앱을 반드시 탑재하게 하는 법도 통과시켰다. 넷플릭스에게는 러시아 국영 TV 채널을 의무 송출하게 만들었다. 러시아는 외롭지도 않다. 이집트, 나이지리아 등 여러 나라들이 트위터 접속을 막은 적 있고, 반정부 시위가 거세게 일었던 카자흐스탄이나 미얀마 정부는 아예 인터넷 접속을 차단해 버렸다. 인도는 중국과 갈등이 심화되자 틱톡 등 중국 앱들을 대거 몰아냈다. 액세스나우에 따르면, 정부가 인터넷을 차단한 사례는 최근 10년 간 850건에 이르렀고 그중 768건은 최근 5년 사이 일어났다. 이미 자신만의 디지털 만리장성을 쌓은 중국에 러시아와 다른 권위주의 국가들이 동참하면, 디지털 세상은 ‘자유’ 인터넷과 ‘통제’ 인터넷으로 갈라질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 정책 NGO 프리덤하우스에 따르면, 지난해 테크 기업 콘텐츠나 데이터, 경쟁 상황을 규제하는 법을 만든 나라는 48개에 이른다. ━ 디지털 세계 갈라놓은 신냉전 오나? 이번 전쟁 이후 러시아에 부과된 주요 제재인 금융 동결이나 SWIFT 퇴출, 반도체 수출 규제, 그리고 민간 디지털 기업에 의한 제약들을 살펴보면 결국 자유무역, 개방된 시장, 산업화된 첨단 과학기술, 디지털 공간에서의 자유로운 표현 등 서구 민주주의 세계의 가치에 기반해 만들어진 네트워크에서 러시아를 배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냉전 종식 이후 세계는 이러한 질서를 중심으로 운영됐다. 중국도 러시아도 냉전 시대와 달리 이 질서 안에서 최대한 유익을 얻으려 노력해 왔다. 하지만 이들이 더 이상 이 질서에 머무르기를 거부한다면?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떨어져 나감으로써 디지털 기술의 ‘해방’ 효과는 가로막고, 디지털 기술을 국민 통제에 활용하며 정권의 핵심 이익을 지키려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서구 세계로서는 시장이 축소되고 비효율이 커진다는 문제가 생긴다. 이를 막기 위해 제재를 하려니 장기적으로 권위주의 국가가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자립하려는 동기를 키운다는 우려가 생긴다. 성과야 어떻든 간에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SWIFT의 대안도, 반도체 자립 노력도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아마도 세계 인구의 상당수가 ‘디지털 억압’ 아래 살아가게 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 이것은 우리가 꿈꾸던 디지털 세상이 아니었다. ※ 필자는 전자신문 기자와 동아사이언스 데일리뉴스팀장을 지냈다. 기술과 사람이 서로 영향을 미치며 변해가는 모습을 항상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다. 을 지었고, 을 옮겼다. 한세희 칼럼니스트

2022.03.19 18:00

5분 소요
[속보] 일촉즉발 우크라이나…푸틴, 친러 반군 독립 승인 파병 지시

국제 이슈

미국·유럽과 러시아 간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기름을 부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돈바스(도네츠크·루간스크 지역)를 점유하고 있는 친러시아 반군들의 독립을 승인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에게서 돈바스 지역을 갈라서게 함으로써 미국·유럽·나토 등 서방세계와 연대하려는 우크라이나와 전면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 러시아 진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돈바스 지역은 친러 반군(분리주의자)들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을 세우고 우크라이나 정부와 대치하고 있는 곳이다. 이들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자신들도 독립하겠다며 두 공화국을 수립했다. 이로 인해 돈바스 지역에선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 간에 충돌이 계속돼왔다. 우크라이나·러시아· DPR·LPR 간에 민스크 협정을 맺고 평화를 선언했으나 지금까지 산발적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달 중순엔 러시아 침공설에 휩싸인 가운데 지난 17일과 18일엔 우크라이나 군과 친러 반군 간에 교전이 발생했다는 러시아 뉴스 미디어들의 보도가 잇따랐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영토 침공 명분 확보 푸틴은 21일(현지 시간) 친러 반군들이 세운 두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고 이곳에 평화유지군 파견을 지시했다. 푸틴은 이날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를 연 뒤 DPR과 L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는 내용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푸틴은 이와 함께 DPR·LPR 지도자들과 러시아·공화국들 간 우호·원조·협력을 맺는 조약에도 서명했다고 전했다. 푸틴은 이어 러시아 국방장관에게 DPR과 LPR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라는 후속 조치를 지시했다. 이 지시는 러시아와 대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 안에 러시아군을 공식적으로 배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러시아가 분쟁 지역인 돈바스에 러시아 군을 공개적으로 파견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유럽과 러시아 간에 무력 충돌을 피하는 것이 더욱 어렵게 됐다.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평화 유지를 명분 삼아 러시아 군대를 보낼 경우 결국 양국 간 경계선인 우크라이나 영토 안으로 진입하게 된다. 즉, 우크라이나 정부와 미국·유럽도 군사력을 동원할 수 밖에 없어 우크라이나 사태는 앞으로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오는 24일 예정된 미·러 외교장관 회담에도 먹구름이 드리울 전망이다. 프랑스가 주선하려는 미·러 정상회담도 성사될지 불투명하게 됐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2022.02.22 09:57

2분 소요
우크라이나 사태 소식 때마다 달러 환율 들썩들썩

은행

19~20일 주말에도 계속되는 교전과 가스관 폭발 등 우크라이나 사태 소식이 이어진 가운데 21일 환율이 또 다시 상승세로 출발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16분경 1달러(미국)당 원화 값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3.0원 오른 1198.9원을 나타냈으며, 오전 11시42분경 소폭 하락한 1194.0원에 머물고 있다. 지난 주말(현지 시간)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준비 태세를 점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유럽·나토는 러시아의 철군 발표에 불신하고 있으며, 여러 정보 입수를 통해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러시아와 친러 반군의 군사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화 대비 달러 환율은 지난주엔 1200원 선을 넘으려는 상승 기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냈다. 일주일 전인 14일에만해도 장이 시작되자 1.5원 오른 1200원에서 출발했다. ━ 지난 일주일에도 장중 한때 1200원 돌파하기도 다음날 15일엔 1200원 턱밑까지 재차 치솟았다. 이날 달러 환율은 1197.0원에 시작해 전날 종가보다 8.7원 오른 1199.8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는 이날 장중에 1190원대 후반에서 횡보하다 한때 1200원 선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1200원을 넘어서 안착엔 실패했다. 17일에도 달러는 1,197.0원에 출발해 1197.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촉발할만한 사건 소식이 전해지자 달러는 강세를 띄었다. 이날 러시아 뉴스 미디어가 ‘친러시아 반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 지역에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박격포와 수류탄 공격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달러 환율이 장중 1200원 선을 넘어 급등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18일에도 달러 환율은 1199.0원으로 개장하며 강세를 지속했다. 우크라이나 사건 소식이 러시아 국영 미디어들에게서 계속 보도되자 미국•유럽 등 서방세계는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킬 명분을 찾기 위해 벌이는 자작극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경계감이 풀어지자 달러 환율은 하락하며 진정되는 분위기를 나타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2022.02.21 12:16

2분 소요
[속보] “루간스크 가스관 폭발” 러 보도…우크라이나 “자작”

국제 이슈

러시아와 대치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돈바스 루간스크에 있는 ‘드루즈바 가스관’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드루즈바 가스관은 러시아에서 동유럽 여러 국가들로 가스를 공급하는 관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유럽을 위협하는 수단 중 하나로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을 차단하는 방안이 제기되면서 주목 받았다. 영국 뉴스미디어 로이터 통신이 18일(현지 시간) 러시아 미디어 러시아 RIA 통신을 인용해 이날 오후 드루즈바 가스관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지역인 루간스크의 가스관이 큰 폭발 후 화재가 발생했다고 러시아 RIA 통신을 인용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비정부 미디어 인테르팍스 통신도 현지 천연가스 공급 업체 등을 인용해 드루즈바 가스관에서 큰 폭발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미디어들은 루간스크에서 폭발이 두 번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소셜미디어에선 거대한 불덩이가 밤하늘을 환하게 비추는 모습을 담은 관련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고도 전했다. 프랑스 미디어 AFP 통신은 루간스크 지역에 있는 친러 분리주의자들과 관련된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루간스크 외곽의 한 주유소에서 두 번째 폭발이 발생했다는 내용이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이후 러시아 국영 미디어 스푸트니크 통신이 현지 통신원을 인용해 가스관 화재가 거의 진화됐다고 보도했다. ━ 미국·유럽 “러시아가 전쟁 명분 찾는 중”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인 보안국(SBU)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 ‘러시아군 특수부대가 친러 반군이 점령하고 있는 도네츠크 지역의 다수 시설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SBU는 이어 ‘이는 반군이 일시 점령한 우크라이나 국토의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우크라이나가 테러 행위를 저질렀다고 덮어씌울 근거를 만들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은 이번 가스관 폭발 화재가 친러 반군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명분을 만들기 위한 행위의 일환이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철군을 약속하며 대화를 제안했음에도 미국은 러시아가 뒤에서 전쟁을 일으킬 단초를 찾고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운은 잠시 소강을 보이다 다시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친러 반군은 17일에 이어 18일에도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동부 도네츠크(친러 분리주의자들 점유) 지역을 공격했다”며 “박격포와 수류탄으로 마을을 겨냥해 포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을 인용한 로이터 통신의 이 보도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이 돈바스 지역에서 상대가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나왔다. 도네츠크 주와 루간스크 주를 통칭하는 ‘돈바스’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분리주의자(친러 반군)들이 대립하고 있는 분쟁 지역이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도네츠크 주와 루간스크 주를 점령한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자신들도 우크라이나에게서 독립하겠다며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이라는 정부 수립을 선언한 뒤 반군을 조직해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대치해오고 있는 곳이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2022.02.19 11:38

2분 소요
[속보] 잇따른 교전…우크라이나 전운, 전쟁으로 확산하나

국제 이슈

우크라이나 전운이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러시아 지원을 받고 있는 분리주의자)이 17일(우크라이나 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동부쪽 돈바스(도네츠크·루간스크 주) 지역에서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러시아 국영 미디어 타스 통신이 전했다. 타스 통신은 ‘휴전·전선 안정화 문제 감시·조정 공동센터’(JCCC)에 파견돼 있는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대표들을 인용해 교전 소식을 보도했다. 타스 통신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도네츠크 지역으로 공격을 확대했으며, 이에 반군도 대응 공격하면서 교전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JCCC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의 휴전 상황을 감시하기 위해 2014년에 공동 설립한 기구다.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인 DPR·LPR은 2014년 러시아가 주민 투표 결과를 근거로 우크라이나 소속이었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하자 자신들도 독립하겠다며 DPR과 LPR 수립을 선포하고 무장독립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국제사회와 러시아는 DPR과 LPR의 독립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국·유럽 등 서방은 “러시아가 DPR과 LPR을 비공식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 지역(돈바스) 분쟁에는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날 타스 통신 보도에 따르면 DPR·LPR 대표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현지 시간 오전) 약 2시간 동안 도네츠크 공화국과 루간스크 공화국의 9개 마을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9곳은 DPR의 코민테르노보·옥챠브리·노보라스파·페트롭스코예 마을과, LPR의 소콜니키·졸로토예-5·베셀렌코예·니즈녜예로조보예·도네츠키 마을이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120㎜와 82㎜ 박격포, 유탄발사기, 대구경 기관총 등으로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DPR 대표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포진한 지역에서 도네츠크 외곽에 있는 만드리키노 마을 방향으로 포격한 것을 확인했다”며 “82mm 박격포를 5차례나 발사했다” 주장했다. LPR 대표도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LPR 지역에 4차례나 공격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어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휴전 협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우리도 대응 공격할 수밖에 없었다”며 “적에게 조준 공격해 도발을 차단하고 교전에 따른 사상자와 피해를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이들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 공보관은 “(오히려) 우리 진지가 (친러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대응하지 않았다”며 DPR·LPR 대표들의 주장과 상반된 입장을 전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도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돈바스·크림반도 등을 수복하기 위한 어떠한 무력 행동이나 군사작전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누구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우호적인 러시아와 친러 반군과는 달리 우리는 인명을 중시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러시아 국영 미디어인 스푸트니크 통신은 ‘DPR 민병대 대변인이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도네츠크 지역에서 아조프해 연안을 포위하기 위해 상륙작전을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며 “우크라이나 군이 이를 통해 우리 군의 후방을 공격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아조프해는 우크라이나의 남동부에 있는 지역으로 러시아·크림반도와 맞닿아있는 내해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DPR 민병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상륙 공격이 도네츠크의 도시 마리우폴의 사르타나와 코민테르니보 등을 겨냥하는 것”이라며 “이 공격이 실패할 경우 우크라이나 군이 대통령집무실·의회·정부부처 등을 서쪽 지역 리비우로 대피시킬 것이라는 첩보도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역시 우크라이나 측은 부인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반군의 포격으로 (우크라이나의) 유치원 건물 등이 파손됐으나 인명 피해는 아직 없다”며 “반군에 대한 우크라이나 군의 포격 사실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유럽·미국 등 서방 진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 자작극을 벌인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스푸트니크·리아노보스티·타스 등 러시아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는 러시아 국영 뉴스 미디어들이 교전 소식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어서다.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6일(러시아 현지시간 15일)까지만 해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한 직후 “우리(러시아)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상황 전개에 따라 행동하겠다”는 전제 하에 (서방과의) 대화와 협상을 제안했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2022.02.17 21:52

3분 소요
[장기 집권 노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경제 등에 업고 거침없는 군사굴기

국제 이슈

10월 당대회 앞두고 군의 충성 다짐 받아... 강력한 당주석제 부활 제안 보도 나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군사굴기’ 행보가 거침없다. 시 주석은 지난 7월 30일 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 기념 열병식을 네이멍구(內蒙古) 주르허(朱日和) 사막의 훈련기지에서 열었다. 전투태세가 완비된 정예 장병 1만2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핵미사일과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한 첨단 장비를 총동원해 행사를 열었다. 해방군은 장시(江西)성 난창(南昌) 봉기 개시일인 1927년 8월 1일을 창군기념일로 삼는다. 이날은 중국 공산당이 국민당에 대해 처음으로 무장봉기를 일으켜 군사적으로 대응한 날이다. 1912년 신해혁명을 일으켜 청나라를 무너뜨린 중국 혁명가 쑨원(孫文, 1866~1925)의 국민당은 원래 공산당에 너그러웠다. 소련의 지원을 받으면서 1924년 1월 공산당원의 개별적인 국민당 입당을 허용하는 제1차 국공(국민당과 공산당)합작을 했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황포 군관학교를 세워 군사지도자를 양성했는데 국민당과 공산당 군사지도자가 모두 이곳에서 배출됐다. ━ 1949년 건국 이래 첫 건군절 열병식 하지만 쑨원 사후 국민당의 당권을 장악한 장제스가 1926년 시작한 북벌이 성공해 여러 지역을 할거하던 군벌을 제거하면서 우경화됐다. 장제스는 1927년 4월 12일 상하이에서 노동조합 지도자를 포함한 공산당원을 대거 숙청했다. 4.12사건 또는 상하이 쿠데타로 불리는 이 사건에서 300~4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공산당은 난창에서 무장봉기를 일으켜 국민당에 군사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난창봉기 당시 구성된 중국 공산당 공농홍군은 팔로군 등을 거쳐 오늘날 중국 인민해방군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 공산당은 8월 1일 벌어진 난창봉기를 기념해 휘장과 깃발에 팔일(八一)이라는 숫자를 새기고 있다. 난창봉기를 시작으로 그해 장시성성·후난(湖南)성의 추수봉기와 광둥성 광저우 봉기 등 공산당 무장투쟁이 연이어 벌어졌다. 무장봉기는 훗날 중국 공산당이 전국을 석권하고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하는 기틀이 됐다.이날 주르허 사막기지에서 열린 행사는 1949년 건국 이래 건군절에 맞춰 벌어진 열병식으로는 처음이다. 이례적인 행사인 것이다. 열병식이 열린 장소도 독특하긴 마찬가지다. 1949년 신중국 건설 이후 중국의 열병식은 주로 베이징 중심부인 천안문 광장과 그 주변에서 열렸다. 이번처럼 베이징 밖에서 열린 대규모 열병식은 36년 만이다. 이번 행사 이전 베이징 바깥에서 열렸던 마지막 열병식은 지난 1981년 6월 29일 당시 개혁·개방을 지휘하던 덩샤오핑(鄧小平)이 허베이(華北) 군사훈련에 맞춰 개최했던 열병식이었다. 덩은 그해 6월 29일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취임했으며 그 자격으로 열병식에서 군대를 사열했다.당시 덩은 군사위 주석이었지만 시 주석은 군사위 주석은 물론 당 총서기에 국가주석까지 맞고 있다. 이에 따라 1981년의 열병식은 ‘군대급 열병식’이었으며 2017년 행사는 ‘국가급’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행사 참석자들도 차이가 있다. 1981년 행사 때는 거의 모든 정치국 상무위원이 모두 참석했지만 이번 행사에는 시 주석과 군 고위층만 등장했다. 시 주석이 주인공으로 ‘단독 출연’한 행사라는 이야기다. 올 가을로 예정된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대)를 앞두고 군 내부의 충성 맹세를 받는 행사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 최고지도자 시 주석 개인이 당의 무력인 인민해방군과 사막의 훈련장에서 ‘독상’을 받은 셈이다. ━ 군을 앞세운 공산당 지배와 개인 통치 강화 이번 열병식에 참석한 각급 부대의 군인들과 사열을 하는 시 주석이 공식적으로 주고받는 공식 인사말도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이전까지 천안문 광장 등에서 열렸던 열병식에서는 최고지도자는 자동차를 타고 각 부대 앞을 지날 때마다 ‘퉁즈먼하오(同志們好, 동지들 안녕하신가)’라고 인사하면 해당 부대원들이 일제히 ‘서우장하오(首長好, 지도자님, 안녕하십니까)’라고 대답한다. 그 다음에는 최고지도자가 다시 ‘퉁즈먼 신쿠러(同志們辛苦了, 동지들 수고했다)’라고 인사하면 해당 부대원들이 입을 모아 ‘웨이런민푸우(爲人民服務, 인민을 위해 복무합니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앞부분 인사말이 ‘서우장하오’ 대신 ‘주시하오(主席好, 주석님, 안녕하십니까)’로 바뀌었다. 자신이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 주석, 즉 인민해방군의 군 통수권자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구호가 바뀐 셈이다. ‘주시하오’를 사용한 것은 지난 6월 말 홍콩 주권 회귀 20주년에 맞춰 현지에서 벌어졌던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열병식에 이어 두 번째다. 이제 이 용어는 중국 열병식의 공식 용어로 굳어지게 됐다.이례적인 것은 이것뿐이 아니다. 이날 시 주석은 얼룩무늬 위장전투복 차림으로 위장도색이 된 해방군 야전지프에 타고 도열한 장병을 사열했다. 이전 천안문 광장에서 벌어졌던 열병식에서 시 주석을 포함한 중국 최고지도자들이 통상 중산복 차림에 일반 의전차량을 이용하던 것과 확연히 구별됐다. 게다가 열병식에 참가한 장병은 완보가 아닌 속보로 이동했다. 열병식이 의전용이 아니라 실전용임을 강조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실제로 이날 행사에 참가한 군인들은 보병·전차·포병·로켓 등 전투병과 일색이었다. 군악대도 없이 모든 음악은 녹음된 것을 사용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등장했는데도 그 흔한 의장대도 등장하지 않았다. 권력의 기반이 군임을 확실히 하면서 군의 충성을 다짐 받고 이를 바탕으로 인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포석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중국 경제는 날로 글로벌화, 고도산업화, 네트워크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시 주석은 군을 앞세운 공산당 지배와 개인 통치 강화로 향후 통치의 방향을 잡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시 주석이 이렇게 군사굴기로 매진할 수 있는 배경에는 세계 2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의 경제가 자리잡고 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16년 국제통화기금(IMF) 통계로 명목금액 기준 11조2182억 달러로 미국(18조 5691억 달러)에 이른다. 3위인 일본(4조9386억 달러)의 2배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1인당 GDP는 아직 8113달러 수준으로 러시아(8929달러)·브라질(8727달러)·멕시코(8555달러)와 같은 8000달러대다. 하지만 중국이 1인당 GDP 1만 달러 시대에 접어드는 일은 이제 시간 문제일 뿐이다. 참고로 2016년 기준 세계 평균 GDP는 1만38달러이니 중국 인민의 평균적인 삶도 이제 전 세계의 가난한 절반에서 살 만한 절반으로 접어드는 셈이다. 경제가 이렇게 받쳐주니 시 주석은 군사력으로 아시아 지역은 물론 글로벌 세계에서 제 목소리를 내고 싶을 것이다. 이런 중국의 군사몽(軍事夢)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것이 네어멍구 열병식일 것이다. ━ 측근 등용해 권력 집중 노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이 올 가을의 중국 공산당 당대회에서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유지해온 집단지도체제의 전통을 깨고 1인 지배를 본격적으로 강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이 장기 집권을 위한 포석에 들어간 셈이다. 시 주석이 장기 집권을 한다면 정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부정부패를 더욱 강력하게 다스리면서 고도경제를 위한 기반을 닦을 것이란 전망도 가능하다. 물론 반대파의 불만을 사서 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사정을 보면 그럴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전반적으로 시 주석의 페이스다.시 주석이 가장 먼저 손댈 부분은 과거 마오쩌둥이 맡다가 1982년 폐지된 공산당 주석 자리의 부활로 예상된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월 30일 당 관계자를 인용해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가 참가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공산당 주석 직의 부활을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런 제안이 시 주석 장기 집권의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의 총서기인 시 주석이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올 가을로 예정된 공산당 당 대회를 노린 권력 개편을 시도할 것이란 보도다. 이를 위해 당 대회 이후의 새로운 체제를 협의하는 중요 회의를 이른 시일 안에 열고 강한 권한을 지닌 당주석의 부활을 제안한다는 이야기다.중국 공산당 중앙위 주석은 1949년 10월 1일 신중국을 세운 건국의 아버지인 마오쩌둥이 그해 6월 19일부터 1976년 9월 9일 세상을 떠날 때까지 27년 넘게 한시도 놓지 않았던 자리다. 마오쩌둥이 휘두른 막강한 권력의 핵심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무소불위의 권력과 개인숭배 수준의 권위를 누렸다. 이를 바탕으로 1958년부터 1962년 초까지 농공업 대증산정책인 대 약진운동을 밀어붙였으나 실패로 끝나면서 약 2500만~3000만 명이 굶어죽었다. 마오의 권위를 찾기 위해 1966년 5월~76년 12월 벌인 문화대혁명으로 다시 2000만~3000만 명의 인명 피해를 초래했다. 하지만 지금도 마오에 대한 향수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마오와 다른 노선으로 중국을 재건한 덩샤오핑도 마오에 대한 평가를 ‘공7 과3’ 정도로 했을 정도이지 않은가.시 주석이 그런 마오의 ‘공산당 주석’ 자리의 부활을 노리는 것은 권력 집중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과거 마오가 차지했던 그 막강한 권력을 21세기에 재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할 수밖에 없다. 신문에 따르면 5년에 한 차례 열리는 당대회에서 68세 이상의 간부를 은퇴시켜온 정년제도를 수정하는 논의도 하게 된다. 현재 시 주석을 포함해 7인으로 이뤄진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시 주석의 오른팔로 부패청산을 주도해온 왕치산(王岐山) 정치국 상임위원이 69세로 정년에 걸린다. 정년제도를 수정하면 그의 임기 연장을 꾀할 수 있게 된다. 시 주석은 아울러 측근인 리잔수(栗戰書) 정치국원을 7인 상무위원의 한 사람으로 발탁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리잔수 정치국원은 헤이룽장성 성장과 구이저우성당위원회 서기를 지낸 인물이다.허베이(河北)성 출신인 리 정치국원은 2012년 11월 15일 정치국원이 되면서 동시에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를 맡아왔다. 같은해 8월 31일부터는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도 겸하고 있다. 중앙판공청은 과거 중앙비서국으로 불리던 기관으로 당의 최고 지도자인 중앙위원회 총서기의 비서 역할을 맡는다. 총서기를 포함한 당 중앙위원회 주요 지도자들의 의료·보안·통신 등을 책임진다. 중앙판공청 주임은 빠짐없이 최고지도자의 자리에 올라왔다. 이번에 시주석의 이런 제안이 실현된다면 개혁개방 이후 확립돼온 중국의 집단지도체제는 대대적인 전환을 맞게 된다. ━ 올 가을 당대회에서 시 주석 운명 갈릴 듯 중국 공산당은 매년 7월 말부터 8월 상순까지 허베이성 친황다오(秦皇島) 시에 있는 보하이(渤海)만 연안의 해변 리조트인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당의 현역 지도자와 은퇴한 원로들, 그리고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회의를 연다. 베이다이허에서는 간부 인사와 주요 정책을 주요 의제로 삼아 서로 의견을 교환하기 때문에 중국 정치에 큰 영향을 준다. 하지만 비공식 회의라는 점 때문에 협의 내용과 일정은 물론 참가자들도 전혀 공표하지 않는다. 수영을 좋아했던 마오쩌둥이 여름철 피서지로 이곳에서 머물면서 당과 정부, 군의 간부들을 불러 모았던 것이 회의의 기원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진타오 주석 시절에는 일시 폐지되기도 했지만 이후 부활됐다. 이미 물러난 원로들이 발언권을 행사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2015년 여름에는 당과 정부 미디어들이 베이다이허 회의의 존재 의미에 의문을 던지는 내용의 평론을 게재하기도 했다. 원로들과 전문가들은 현역 당 간부들보다 한 발 앞서 7월 중순에 베이다이허에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다. 베이다이허는 경비가 엄격하며 검은색 차량 행렬이 종종 목격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올해는 8월 1일 인민해방군 창군 90주년 기념행사가 끝난 뒤 베이다이허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위한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베이다이허 회의 결과를 반영할 올 가을 당대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따라 시 주석의 운명이 좌우될 수밖에 없다. 중국의 미래와 중국 경제의 전망도 이에 따라 출렁일 수밖에 없다. 중국의 내부 정치가 경제를 흔드는 왝더독(Wagthedog,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의미) 현상이 과연 나타날 것인가. 아니면 중국의 정치와 무관하게 경제는 계속 전진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간에 중국 정치와 경제의 오묘한 함수관계를 올 가을 전 세계가 목격하게 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의 상황은 한국 경제, 아시아 경제, 나아가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2017.08.06 15:33

8분 소요
영국이 팔려 나간다?

산업 일반

영국은 어떤 면에서는 참으로 이상한 나라다. 나라의 핵심을 온통 외국 자본에 내주고 있으니 말이다. 영국을 상징하는 축구 프리미어 리그의 명문 구단부터, 자동차 산업, 런던 시내 중심지 부촌의 저택과 백화점, 심지어 유력 신문과 방송까지 외국 자본에 내주지 않은 부문이 별로 없다.영국이 노동당 정권이든 보수당 정권이건 가리지 않고 지난 수십 년 동안 자본 이동을 자유롭게 하고, 외국에서 오는 자본투자에 대한 규제를 없애고 세금을 줄이는 등 적극적인 유인책을 쓴 덕분이다. 그 결과는 아주 독특한 개방 국가 영국을 만들어가고 있다.프리미어 리그 축구팀 과반수가 외국인 소유영국은 축구의 발상지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흥행이 잘된다는 프리미어 리그를 운영하는 나라다. 영국인들의 축구 사랑은 너무도 유명하다. 그런 프리미어 리그의 20개 팀 가운데 영국인이 단독 또는 대주주로 소유하고 있는 팀은 9개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11개는 외국인이 단독 소유하거나 1대 주주다.영국인 지분 없이 외국인들이 소유한 팀이 8개, 외국인과 영국인이 공동 투자한 팀이 3개다. 공동 투자 가운데 영국인이 1대 주주인 팀은 하나도 없다. 외국인이 단독 소유한 팀 가운데는, 심지어 최고의 프리미어 팀으로 인정받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들어 있다. 미국인 맬컴 글레이저가 14억 파운드를 투자했다.식품가공업과 부동산업을 하는 재력가다. 올해 우승팀인 첼시는 러시아인 올리가르히(과두재벌)인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7억 파운드를 주고 사들였다. 그는 소련 붕괴 뒤 국유기업을 불하 받아 석유 등으로 큰돈을 벌었다. 애스턴 빌라는 미국인 은행가 랜디 러너가, 버밍엄 시티는 홍콩인 투자가이자 엔터테인먼트 사업가인 카슨이 각각 소유하고 있다.풀럼은 해러즈 백화점을 소유했다가 얼마 전 카타르 국영기업에 넘긴 모하메드 알파예드 소유다. 리버풀은 미국인 톰 힉스와 조지 질레트가 지분을 반반씩 소유하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왕족인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이 주인이다. 아부다비의 지도자이자 아랍에미리트 대통령인 칼리파 빈 자이드 알나하얀의 배다른 동생이다.아스널은 미국인 스탠 크로잉크가 29.9%의 지분을 보유, 최대주주로 자리 잡고 있다. 부동산과 스포츠 프랜차이즈로 돈을 번 인물이다. 2대 주주도 광산과 투자은행으로 재산을 모은 러시아인 실업가 알리셔 우스마노프(지분 26%)다. 나머지를 영국인 세 명이 나눠 갖고 있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는 아이슬란드 은행이 지분의 절반을 갖고 있다.나머지를 잉글랜드인 데이비드 골드와 웨일스인 데이비드 설리번이 보유 중이다. 포츠머스도 인도계 홍콩인인 바를람 차인라이가 90% 지분을 갖고 있다. 2부 리그라고 할 수 있는 챔피언스 리그는 외국인 주인이 별로 없다. 퀸스파크 레인저스의 지분 50%를 인도 출신의 세계적 철강재벌 락시미 미탈이 100억800만 파운드에 구입한 게 눈에 띄는 정도다.세계 1위 철강 회사인 아셀로 미탈의 소유주인 락시미 미탈이 챔피언스 리그 팀을 구입하는 데 그치는 걸 보면 모든 걸 알 수 있다. 잉글랜드 축구의 자존심인 프리미어 리그가 자금이 부족해 외국 자본에 넘어간 게 아니고, 외국 자본이 투자하고 싶어 안달이라는 사실을 말이다.287억 달러 재산으로 유럽 최고의 부자로 꼽힌 미탈은 영국의 부동산 역사를 새로 쓰기도 했다. 그는 2004년 영국 런던의 부자 동네인 사우스켄싱턴의 켄싱턴 가든 18~19번지에 있는 저택을 5700만 파운드에 구입했다. 당시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집이었다. 그는 같은 거리 6번지와 9번지의 저택도 1억1700만 파운드와 7000만 파운드에 구입해 각각 아들과 딸에게 주었다.6번지의 저택도 구입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집의 기록을 깼다. 미탈 덕분에 그와 자식들의 집이 있는 켄싱턴 가든은 ‘억만장자의 가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중동과 러시아, 인도의 신흥 부호들이 너도나도 집을 산 덕분에 런던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영국 소유 자동차 브랜드는 역사 속으로 20세기 초 400개가 넘었던 영국의 자동차 브랜드는 남은 게 별로 없다. 그나마 제대로 된 것은 모두 외국 자동차 회사의 자회사로 넘어갔다. 영국은 G7(주요 7개국) 가운데 캐나다와 함께 자동차를 외국에 수출하지 못하는 ‘유이’한 나라였다.애스턴 마틴은 2007년 7월 문을 닫았다. MG 로버는 2005년 4월 공장을 폐쇄했다. 최고급차의 대명사인 벤틀리는 폭스바겐 그룹에 팔렸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인도의 타타 그룹으로 넘어갔다.영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였는데도 생산량이 30만 대가 채 안 된다. 007 영화에 나오던 롤스로이스도 BMW 소유다. 팬텀 모델을 1000대 정도 만든다. 복스홀은 GM 소유다. 12만 대 미만을 생산한다. 영국의 국민차로 코미디물 ‘미스터 빈’에 단골로 등장했던 초소형 자동차 미니도 독일 BMW에 넘어갔다. 여러 모델을 합쳐 23만 대 정도를 생산한다.영국에는 대신 내수를 노린 외국 자동차 회사의 생산기지가 여럿 있다. 남부 사우샘프턴에는 포드 공장이 들어서 연 7만~8만 대를 생산한다. 런던 근처 루턴에는 GM 루턴 공장이 세워져 연 7만여 대를 만든다. 일본차도 빠질 수 없다. 닛산은 35만 대 생산 규모의 영국 공장을 두고 있다. 도요타가 28만 대를 현지 생산한다.산업혁명이 시작됐던 영국에서 이제 산업이란 게 별로 남은 게 없다. 조선소는 최고급 요트를 만드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폐쇄됐다. 한국과 일본의 조선 산업이 활기를 띠면서 1980년대에 이미 몰락했다. 제철소도 별로 남은 게 없다. 제철소에 석탄을 공급하던 탄광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보조금으로 버티다가 마거릿 대처 총리에 의해 대부분 폐쇄됐다.제조업의 상징이라는 자동차 산업이 이렇게 외국 자본에 의해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영국은 어떻게 생각할까? BBC 보도에 따르면 “외국이 자금을 투자해 우리의 자동차 브랜드와 공장을 매입해 가동해 주니 고마울 뿐”이라는 게 영국인들의 입장이다.영국 브랜드를 외국 자동차 회사가 사가고, 외국 자동차 회사가 영국 현지 공장을 세움으로써 투자가 들어오고, 고용이 이뤄지지 않느냐는 것이다. 문제는 공장 가동과 고용이지, 브랜드의 소유자가 누구인지가 아닌 것이다. 자동차만이 아니다. 현재 영국 상장기업의 절반은 외국계다.런던 럭셔리의 상징인 해러즈 백화점의 비애 ‘럭셔리 런던’의 상징으로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쇼핑지의 하나인 해러즈 백화점은 지난 5월 8일 주인이 바뀌었다. 새 주인은 페르시아만의 산유국 카타르의 투자청 산하 카타르 홀딩스다. 이 나라가 국왕이 다스리는 왕국이니 사실상 카타르 왕족들에게 넘어간 것이다.가격은 15억 파운드에 이른다. 이 백화점의 새 주인이 된 카타르 홀딩스의 회장인 셰이크 하마드 빈 자심 알사니(카타르의 총리이기도 하다)는 “영국인과 런던을 찾는 외국 관광객을 위해 해러즈 백화점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말했다.영국을 상징하는 유통업체와 부동산을 구입한 그는 이를 바탕으로 런던에 오는 관광객을 겨냥해 영업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 백화점이 중동 카타르인에게 넘어간 것은 놀랄 만한 일도 아니다. 직전 주인이 이집트인 모하메드 알파예드였기 때문. 알 파예드는 1985년 이 백화점을 6억1500만 파운드에 매입했다.런던의 부촌인 나이츠브리지에 자리 잡은 이 백화점은 오랫동안 부자들의 쇼핑지로 각광 받았다. 영국 왕실은 이 백화점을 공식 물품 납품처로 지정했다. 하지만 1997년 다이애나비가 모하메드 알파예드의 아들 도디와 파리의 리츠 호텔에서 나오다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지위가 흔들렸다.영국 왕실은 이 백화점에 발을 끊었고, 알파예드는 영국 왕실과 정보기관의 음모로 아들이 죽었다며 고발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알파예드는 자신이 개발했던 런던 시내의 최고급 레지던스와 개인 항공기로 VVIP를 모시는 항공사도 함께 매각했다. 런던을 찾는 부자들은 영국 기업이 아닌 중동 아랍계 업체의 최고급 서비스를 받아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된다는 뜻이다.파이낸셜타임스는 카타르가 해러즈를 매입한 뒤 거액을 들여 백화점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데 주목했다. 런던에 외국 자본이 들어와 백화점을 사들이고 관광객 수요를 겨냥해 거액을 들여 개조 작업까지 하는 것은 영국이 투자지로 매력적이라는 소리다. 외국 자본이 들어오는 것은 투자지로서 영국의 장점 때문에 돈이 몰리고 있다는 증거지, 영국의 기업이 외국에 팔려 나가는 걸로 보는 건 곤란하다는 인식이다.미디어에도 외국 자본 대거 투자 2010년 4월 21일 오후, 영국 런던의 일간지 ‘인디펜던트’ 편집국에선 해프닝이 있었다. 호주 태생의 미국 국적 미디어 재벌인 루퍼트 머독의 아들인 제임스 머독이 고성을 지른 것이다.머독은 호주는 물론 영국과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의 수많은 신문, 방송, 잡지를 거느린 글로벌 미디어 그룹 뉴스코프의 대표다. 아들 제임스는 뉴스코프 유럽, 아시아 대표를 맡아 후계자 수업을 하고 있다.그가 목소리를 높인 것은 그 날짜로 배포된 인디펜던트 특별판 30만 부의 1면에 난 ‘루퍼트 머독은 이번 선거를 결정하지 않는다-당신이 결정한다’는 제목의 사고 때문이었다. 제임스 머독은 이를 두고 자기 아버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항의한 것이다.인디펜던트는 한 달 전 러시아 재벌 알렉산드르 레베데프가 인수했는데, 그럼에도 자신들은 편집권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이 같은 사고를 냈다. 따지고 보면 외국인이 소유한 미디어들끼리 서로 다툰 셈이다.머독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언론 재벌로, 영국에서도 그의 입지는 독보적이다. 그가 소유한 미디어 모기업 뉴스코프는 영국에 뉴스 인터내셔널이란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엔 대중지인 ‘더 선’과 이 신문의 일요신문인 ‘뉴스 오브 더 월드’, 권위지인 ‘더 타임스’와 그 일요신문인 ‘선데이 타임스’, 그리고 영국 최고 인기 위성방송인 ‘스카이스포츠’를 비롯해 수많은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BSkyB 방송이 속해 있다.이 가운데 BSkyB는 그 하나만으로도 거대한 제국이다. 2010년 3월 말 기준으로 가입자가 977만 명, 브로드밴드(인터넷) 고객 250만 명에 이른다. 1년 매출(6월 말 결산 기준, 2009년 6월까지)은 63억2300만 파운드로 7억8000만 달러의 이익을 냈다. 직원이 1만6000명이나 된다. 이 방송의 필살 무기는 프리미어 리그 중계권이다.이 때문에 영국 내 1위 스포츠 채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219년 전통의 더 타임스도 그가 낸다. 영국을 지배하는 사람들이 본다는 신문이다. 2004년부터는 젊은 세대에 호감을 사기 위해 판형을 콤팩트 사이즈로 바꾸었다. 50만 부를 찍는다. 사실 권위지인 ‘더 타임스’보다 더욱 큰 힘이 있는 매체가 ‘더 선’이다.1963년 창간된 대중지 ‘더 선’은 69년 머독의 손으로 넘어갔다. 더 선은 300만 부가 넘게 팔린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선 별도로 ‘스코티시 선’을 발행하고 있는데 35만 부를 발행한다. 매일 770만 명이 이 신문을 읽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모든 언어를 다 합쳐 전 세계 10위에 든다. 1970년부터 3면에 항상 가슴을 드러낸 여성의 사진을 싣는 것으로 악명 높다.물론 상당수 지식인이나 진보인사, 보수인사, 여성계에서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벌거벗은 여성의 몸을 보느라 매일 수많은 사람이 이 신문을 사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이 신문의 논조나 지지 정당을 따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영국에선 총선에서 신문이 특정 정당을 지지할 수 있다.호주 출신의 미국인인 머독은 1997년 총선부터 노동당을 지원해 이 정당이 집권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하지만 올해 총선에선 말을 갈아타 보수당을 지지해 이 정당을 제1당으로 만드는 데 1등 공신이 됐다. 외국인 머독이 매체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영국 정치에 실질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일간 ‘인디펜던트’를 매입한 러시아인 레베데프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이 회사를 단돈 1파운드에 인수했는데, 빚을 갚아주고 10년치 인쇄 대금 1500만 달러도 내고 앞으로 5년간 5000만 달러를 투자해 신문 경영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직원들의 고용과 임금도 보장하기로 했다. 상당한 투자다.그는 이미 지난해 1월 유명 석간신문인 ‘이브닝 스탠더드’를 인수했다. 이 신문은 퇴근길 영국인을 노려 지하철과 기차역에 쌓아두고 파는 전형적인 석간신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를 무가지로 전환해 발행 부수를 이전의 4배로 늘렸다.그는 과거 KGB(소련 보안국) 요원으로 런던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냉전 시절 영국에 스파이로 파견됐던 인물이 러시아의 개방 이후 갑부가 되어 영국 미디어의 일각을 차지하고 정치적인 입지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신문사 직원들의 반응은 “고용을 보장하고 급여가 제대로 나오고 회사가 생존한다면 주인이 누가 돼도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2010.05.26 14:20

8분 소요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MAGAZINE

MAGAZINE

1781호 (2025.4.7~13)

이코노북 커버 이미지

1781호

Klout

Kl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