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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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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피엠지, UAE MJ에셋과 스테이블코인 사업 협력키로

IT 일반

블록체인 기업 비피엠지는 아랍에미리트(UAE)의 투자회사 MJ에셋인베스트먼트(MJ Asset Investment, 이하 MJ에셋)와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대한 전략적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MJ에셋은 UAE 왕자 셰이크 마제트(Sheikh Majid Rashid AL Mualla)가 설립한 기업으로,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전문 투자사로 폭넓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두바이에서 추진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운영에 필요한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공동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또 UAE 현지 라이선스 취득과 관련 규제 대응을 위해서도 긴밀하게 협력키로 했다. 특히 두바이에 구축된 결제 시스템을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의 실사용 및 스왑(교환) 서비스, 해외 송금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비피엠지는 이번 협약으로 태국에 이어 두바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위한 협의체 확대에 나서며, 동남아에 이어 중동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차지훈 비피엠지 대표는 “글로벌에서 가장 활발한 크립토 비즈니스가 전개되고 있는 두바이에서 한국 블록체인 기술의 경쟁력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며, “태국에 이어 중동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참여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UAE에서 처음으로 암호화폐 펀드를 설립하는 등 크립토 투자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온 MJ에셋 공동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조조 장(Jojo Jiang)은 “우리는 메타버스, 블록체인, 문화 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많은 한국 기업들과 웹3 분야의 파트너십을 확대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한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는 정부 차원의 우호적인 정책 아래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기반 스타트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바이낸스 등 글로벌 크립토 기업들이 두바이에 본사를 두는 등 ‘크립토 기업의 성지’로 불리고 있다.

2025.08.01 11:06

2분 소요
키움증권, 키움 디지털 아카데미 1기 성료…2기 여정 시작

증권 일반

키움증권은 ‘키움 디지털 아카데미’ 1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29일 밝혔다. 키움 디지털아카데미는 취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 금융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10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교육생 가운데 29명이 수료했다. 총 568시간의 실무 중심 커리큘럼을 통해 금융 데이터 분석, 파이썬 및 SQL 프로그래밍, 챗봇 및 AI 기반 서비스 설계 등 산업 현장 중심의 역량을 체계적으로 습득했다.프로젝트 발표에서는 메타버스 기반 챗봇형 주식 모의투자 게임 ‘영웅의 길’이 최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게임 형태로 제작된 해당 서비스는 투자 경험이 적은 MZ 세대도 자연스럽게 주식 구조와 투자 전략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감나는 몰입도와 구현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1기 수료식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진행했다. 조윤혁 교육생이 최우수상, 안정우·한민서 교육생이 우수상을 수상했다.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출석률, 수업 태도, 협업 역량, 성장 가능성 등 전체 교육과정을 종합 평가했다. 수상자에게는 키움증권 채용시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제공하며,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장학금 100만원이 추가로 지원한다.키움 디지털 아카데미의 성과는 2기로 이어진다. 다음 달 1일 키움 디지털 아카데미 2기 발대식을 개최한다. 2기는 총 37명이 최종 선발됐다. 교육과정은 1기와 동일한 구성으로 8월 1일부터 11월 19일까지 진행된다.키움증권 관계자는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실전형 교육과 프로젝트 기반 교육을 제공해 디지털 금융 분야의 차세대 인재를 양성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2025.07.29 15:48

1분 소요
두나무, ‘업비트 D 컨퍼런스 2025’ 온라인 무료 등록 시작

가상화폐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가 오는 9월 9일 열리는 ‘업비트 D 컨퍼런스 2025(이하 UDC 2025)’의 온라인 패스 등록을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UDC 2025 온라인 패스는 7월 1일부터 9월 9일까지 공식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무료로 등록할 수 있다.온라인 패스 등록자에게는 ▲컨퍼런스 주요 키노트 세션 온라인 시청권 ▲온라인 실시간 이벤트 참여권 ▲연사에게 질문할 수 있는 기회 ▲행사 안내 정보 등이 제공된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국내 대표 블록체인 컨퍼런스 UDC 2025는 ‘블록체인, 산업의 중심으로(Blockchain, to the Mainstream)’를 주제로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다.UDC 2025 키노트 세션에서는 21세기 금융 혁신법 등 미국 디지털 자산 친화 정책을 이끈 대표 인물인 패트릭 맥헨리 전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장과 하버드대 로스쿨과 케네디스쿨을 졸업한 뒤 쿠팡을 공동 창업하고 메타버스 기업 짠컴퍼니를 설립한 윤선주 두나무 최고브랜딩책임자(CBIO)가 기조 대담을 진행한다.이어 미국의 정책 현황과 주요 아젠다를 짚어보는 정책·규제 세션과 데이터를 통해 크립토 트렌드를 알아보는 금융 세션이 키노트 패널 토론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추가 연사 및 프로그램은 순차적으로 공개된다.오프라인 티켓도 지난 6월 2일부터 선착순으로 한정 판매 중이다. 스탠다드 티켓 구매자에게는 컨퍼런스 입장권을 포함해 ▲한정판 NFT ▲특별 프로그램 참여권 ▲럭키드로우 응모권 ▲‘BTCON 2025’ 무료 입장권 ▲스페셜 굿즈 ▲호텔 중식 및 다과 등 풍성한 혜택이 제공된다.

2025.07.01 08:25

1분 소요
‘시장은 이미 반응했다’…블록체인·AI로 쏠리는 자본의 속도

IT 일반

지난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 종가는 전 영업일 대비 1.5% 오른 2,812.05포인트로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2,810선 위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7월 18일(2,824)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기간 밝힌 증시부양 공약이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는 분석이 나온다.정부는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와 자본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상법 개정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주가조작 세력에 대한 강력한 처벌, 소액주주 권익 강화를 위한 이사 선임 제도 개선 등이 함께 논의되면서, 오랜 기간 국내 증시를 억눌러온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코스피 5000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주주 경시 문화를 극복했을 때 가능한 미래”라며 투명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한 시장 체질 개선 의지를 밝힌 바 있다.유가증권시장과 함께 이 대통령의 핵심공약 중 하나인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선거기간 '대한민국을 디지털 자산 허브로 만들겠다'는 제목의 공약을 통해 당선 이후 가상자산 산업 육성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원화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과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 현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성장지수펀드(ETF) 도입 역시 핵심 공약으로 꼽힌다.이에 따라 블록체인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모바일게임 개발사 액션스퀘어에서 출발한 넥써쓰는 지난 2월 장현국 단독 대표 체제 전환과 함께 사명을 변경하고 블록체인을 핵심 사업으로 삼아 속도감 있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블록체인 통합 앱 ‘크로쓰x’ 출시, 게임 최적화 메인넷 ‘어드벤처’ 구축, 첫 게임 ‘라그나로크: 몬스터월드’ 출시를 통해 4개월 만에 플랫폼 기반을 완성했다. 최근에는 오픈게임 재단을 통해 오픈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크로쓰(CROSS)'의 유틸리티 토큰 크로쓰의 퍼블릭 세일을 마쳤다. 세일을 통해 전체 발행량 10억 개의 9.6%에 해당하는 9천600만 개를 별도 할인 없이 참여자 모두에게 동일한 조건으로 선착순 판매했다.장현국 넥써쓰 대표는 "이번 세일은 전례 없는 실험이며 퍼블릭과 프라이빗 투자자, 심지어 창립자와 팀도 같은 가격에 참여했다”고 밝혔다.아울러 “우리는 늘 그래왔듯이 개발과 실행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언젠가 이 모든 점들이 연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 다음 이정표인 TGE(Token Generation Event)를 향해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넥써쓰는 블록체인에 AI를 접목한 신사업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 AI 기반 게임 개발사 원유니버스에 1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일본 리듬게임 전문 개발사 엔티엔트(ENTIENT)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탈중앙화 금융 프로토콜 ‘클레바 AI(Kleva AI)’에도 투자하며 AI 에이전트 기술 도입에 나섰다. AI 에이전트는 크로쓰 플랫폼에서 토큰 거래, 커뮤니티 운영, 길드 관리 등 게임 활동 전반을 지원하며 보다 직관적이고 쉬운 블록체인 게임 환경을 제공할 방침이다.원유니버스는 KAIST 신진우 석좌교수가 설립한 AI 전문기업 젠리얼(Genereal)과 AI 신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신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AI 강국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임됐으며, 넥써쓰의 주요 관계사인 원유니버스의 사외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공간 컴퓨팅 기술을 보유한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비트맥스는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본 사업인 메타버스 플랫폼과 함께 가상자산 매입을 주요 사업으로 이어간다는 이른바 BTC(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이다. BTC(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은 암호화폐를 재무 전략의 핵심으로 삼는 것을 의미한다. 스트레티지는 2020년부터 기업 보유 자산을 비트코인으로 전환해온 대표적인 기관 투자자다. 현재 스트레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 수량은 총 58만250개로, 이는 기업 단위에서 세계 최대 수준이며 미국과 중국 정부가 보유한 공식 비트코인 수량을 합친 것보다 많다. 지자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비단)는 부산시 조례 근거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협의를 통해 출범한 국내 유일의 실물자산 기반 4세대 블록체인 거래소다. 비단은 부동산과 예술품, 탄소배출권 등 다양한 실물자산을 디지털화해 거래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디지털금융 거점도시 부산의 대표 앵커기업으로 자리 잡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지난달 개최된 ‘경기도 미래기술 AI 게임 활성화 포럼’ 현장에서는 네오위즈, 엑소게임즈, 반지하게임즈, NC소프트 등이 자사 AI 적용 전략을 공유하며 산업 내 AI 열기를 증명했다. 대형 게임사뿐 아니라 인디 개발자, AI 연구자, 예비 창업자까지 261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한편,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대한민국 인구 3분의 1이상인 약 1,800만 명이 디지털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도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가상화폐 보유 규모는 약 10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06.08 10:00

4분 소요
미래에셋, TIGER ETF 2종 명칭 변경

증권 일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 대상에 대한 직관성을 높이기 위해 타이거(TIGER) 상장지수펀드(ETF) 2종의 명칭을 변경한다고 11일 밝혔다.이날부터 ‘TIGER 투자등급회사채액티브 ETF’ 종목명은 ‘TIGER 우량회사채액티브 ETF’로 변경된다. 해당 ETF는 국내 기타금융채 및 회사채 중 A- 이상 등급의 우량 채권에 선별적으로 투자한다. 지난 2022년 상장 이후 철저한 크레딧 분석에 기초한 종목 선별로, 저평가된 만기 및 섹터에 투자해 기초지수를 상회하는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이번 명칭 변경은 ‘투자등급(=BBB- 이상)’ 보다 높은 신용 퀄리티인 ‘A-이상’ 채권에 투자하는 해당 ETF의 특징을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며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추구하는 해당 ETF의 성격을 보다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명칭 변경와 함께 분배 방식도 변경된다. 그동안 분배금을 재투자하는 구조였으나, 채권 특성상 꾸준히 발생하는 이표수익을 고려해 월배당형으로 전환한다. 최진영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1본부장은 “최근 월배당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을 기록 중인 국내 대표 액티브형 회사채 투자 ETF로서 향후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TIGER 글로벌 메타버스액티브 ETF’는 ‘TIGER 글로벌AI플랫폼액티브 ETF’로 명칭을 변경한다. 2021년 상장한 해당 ETF는 국내 최초 글로벌 메타버스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이후 시장 및 산업 변화로 해당 기업들은 AI 플랫폼 업체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은 현재 AI 시장의 트렌드인 추론(Inference) 영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유의형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은 “이번 명칭 변경으로 투자대상에 대한 직관성을 높이고, 변화하는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해당 ETF를 통해 현재 AI 시장 트렌드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AI 플랫폼 혁신 성장 업체들에 투자 가능하다”고 말했다.

2025.04.11 13:15

2분 소요
소프트 AI 시대, 투자 접근은 어떻게 해야 할까 [스페셜리스트 뷰]

증권 일반

주식시장에서의 ‘인공지능(AI) 관련주’와 실물시장에서의 ‘AI 생산성’은 약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주식시장은 ‘미래 가치’를 ‘현재 가격’으로 할인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 전반부에서는 ‘주식시장에서의 AI’를 다루고, 말미에 가서는 ‘실물시장에서의 AI’에 대해 다뤄보겠다. 현재 주식시장은 ‘버블’이 나타날 환경이 조성돼 있다. 그 이유는 ‘과잉완화’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중앙은행의 과잉완화는 거의 항상 금융시장에 ‘버블’을 만들었다. 이게 무슨 얘기인지 살펴보자.중앙은행은 언제 금리 인하를 할까? 당연히 경기사이클이 위축될 때 금리를 인하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정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하면,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방어하려고 한다. 반대로 경기가 좋을 때는 금리 인상을 통해 경기과열을 막는다. 통화정책에 아주 기본이 되는 사항이다. 과잉완화는 이것을 거스르는 상황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경기가 확장되는데도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하는 것을 과잉완화라고 한다. 얼핏 생각하면 말이 안 되는 일이다. 경기가 좋으면 금리를 인상해야지, 왜 인하를 한다는 말인가? 그런데 실제로 지금 그런 일이 벌어졌다. 미국의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 전후를 기록했다. 그런데 연준은 작년 9월 50bp(bp=0.01%포인트)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3차례에 걸쳐 75bp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그리고 추가 금리 인하 여지도 남겨놓은 상황이다. 그런데 과거에도 매우 드물지만 과잉완화가 있었던 적이 있다. 과거 40여년 동안 2번 있었는데, 1998년 하반기와 2021년 초다. 그러면 연준은 왜 과잉완화의 유혹에 빠지는 것일까? 과잉완화가 있었던 시기에는 두 가지 매크로 공통점이 있다. 첫째, 이 시기엔 모두 물가가 낮거나 낮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1998년에는 아시아 금융위기와 유럽 경기침체(동유럽 붕괴)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며 물가가 낮았다. 2020년에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발생으로 세상이 격리에 들어갔다. 그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물가가 낮아졌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있다. 둘째, 실업률이 상승했다. 이 시기엔 GDP 성장률이나 기업이익 증가율이 높았지만, 실업률도 상승하는 특이한 일이 벌어졌다. 1998년과 2024년에 경기가 좋았음에도 실업률이 상승한 원인은 기업 간 거래(B2B) 투자에 있다. 이 시기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이클은 매우 부진했던 반면, 대규모 B2B 투자(인터넷 투자·AI 투자)가 경기를 이끌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B2C는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반면, B2B는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작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경기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상승하는 일이 벌어진다. 이런 현상은 연준이 경기를 오판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낮은 물가와 반등하는 실업률은 연준을 과잉완화 유혹에 빠트린다. 이런 과잉완화는 잘못된 통화정책이지만, 어쨌든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몫이다. 그리고 이미 단행된 과잉완화는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잉완화, “금융시장에 버블을 낳다”그렇다면 과잉완화는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 이를 알기 위해 1998년 하반기와 2021년 초 과잉완화 이후 주식시장을 살펴보자.1997년 3월 연준은 2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이때 ‘인상’은 단발에 그쳤다. 왜냐하면 당시 금리 인상이 ‘달러 초강세’를 불렀고, ‘달러 초강세’는 ‘아시아 외환위기’를 야기했기 때문이다. 아시아 경제가 침몰하자,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은 급락했고, 달러 초강세로 미국 수입물가가 하락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대까지 하락했다. 아시아 외환위기에도 불구하고 홀로 강세를 이어가던 미국증시에 뜻하지 않던 충격이 닥쳤다. 1998년 10월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가 파산한 것이다. 당시 LTCM 파산은 월가 투자은행(IB)들로 번질 조짐을 보였다. 공포에 질린 연준은 ‘긴급 금리 인하’(FOMC가 열리는 날이 아닌데, 긴급하게 모여서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 것)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과잉완화였다. 당시에는 단순 ‘유동성’ 문제였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아닌 ‘지급보증’ 정도로 충분했다. 하지만 당시 CPI가 1%대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이 과잉완화의 유혹을 불렀다. 결국 이후 3차례 금리 인하(75bp)가 진행됐고, 과잉완화는 주식시장에 버블을 불렀다. 그리고 이는 ‘닷컴버블’의 시작이 됐다. 닷컴버블을 단순히 90년대 후반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엄밀히 말하면 틀린 것이다. 왜냐하면 1998년 긴급 금리 인하가 있기 전까지는 S&P 500과 나스닥의 상승률에는 큰 차이가 없었으며, 나스닥 주가수익비율(P/E)도 25~30배 수준에서 움직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1998년 중반까진 실적장세였지, 버블이 존재하진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잉완화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나스닥 지수가 급등했고(1년 5개월간 약 4배 상승), 나스닥 P/E가 25배에서 75배까지 오버슈팅했다. 다시 말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확대가 주식시장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닷컴버블이 무서운 기세로 시작된 것이다. 2021년의 과잉완화도 주식시장에 버블을 불러왔다. 2020년 팬데믹 이후 급등하던 주식시장은 2021년 초에 급격히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 조정의 원인은 ‘긴축 우려’였다. 당시 주식시장에는 ‘경기과열과 인플레’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곧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고, 이것이 주가 조정으로 이어졌다.그런데 2분기부터 증시는 되레 반등하기 시작했다. 바로 파월의 연설 때문이었다. 2021년 파월은 IMF 연설에서 시장 우려와는 정반대로 긴축이 아닌 완화를 선언했다. 그 유명한 ‘노숙자 텐트촌’ 발언이었다. 파월이 출근하는 길에 공원이 있었는데, 팬데믹 이후 노숙자들이 급격히 늘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파월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그래서 그는 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 바로 통화정책 완화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경기가 과열로 향하고 있었음에도 통화완화정책을 선택한 것이다. 그 결과 증시에서는 ‘하락장 진행’이 멈추고 그해 가을까지 ‘버블장세’(메타버스 랠리)가 펼쳐졌다.경기가 좋은데도 중앙은행이 돈을 퍼부었으니, 주식시장에 버블이 발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버블장세’에서의 주도주우리는 과잉완화는 버블장세를 낳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렇다면 이런 버블장세에서는 어떤 주식들이 시장을 주도할까? 이를 알기 위해 2021년과 1999년 버블장세를 되돌아보자. 2021년 버블장세를 이끈 것은 ‘메타버스 관련주’였다. 그러면 그때 우리는 왜 메타버스 세상을 상상하게 됐을까?메타버스라는 생각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2020년에는 ‘언택트 시대’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 경험이 확장돼 우리가 ‘메타버스 세상’을 상상하게 만든 것이다. 다만 2020년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언택트 관련주의 랠리’와 2021년에 있었던 ‘메타버스 관련주의 랠리’의 주가 동력은 완전히 다르다. 언택트 시대를 주도한 주식들, 예를 들어 아마존·줌·페이스북 등의 주식은 언택트 시대에 이익이 급증했다. 즉, 이익성장이 주가를 이끈 실적장세였다. 반면 메타버스 랠리는 실제 이익증가는 거의 없었고, 밸류에이션 확장이 이끈 버블장세였다. 물론 ‘내러티브’(이야기 구조)만으로 주가가 그렇게 급등한 것은 아니다. 몇몇 데이터와 새로운 기술이 상상력을 자극했다. 예를 들면 ‘제페토(네이버에서 만든 가상현실 게임) 가입자 증가 추이’ 혹은 ‘로블록스 액티브 유저’ 등 데이터들이 메타버스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역할을 했다. 다만 이것들이 실제로 기업들의 실적을 급등시킨 것은 아니다. 실적이 급등할 수 있다는 믿음이 밸류에이션 확장을 가져왔을 뿐이다. 이번에는 1999년을 살펴보자. 1990년대 중후반까지 증시를 이끌었던 주도주는 잘 알려져 있듯 ‘시스코’였다. ‘인터넷 인프라 투자’에 통신장비를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던 기업이었다. 이런 점 때문에 지금의 엔비디아가 종종 닷컴버블 당시 시스코와 비교된다. 하지만 1999년에 버블장세가 시작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물론 시스코도 1999년에 100% 가까이 급등했지만, 주도주로 는 어림도 없는 수익률이었다. 당시 주도주는 ‘인터넷 인프라’를 활용한 기업들이었다. 다시 말해서 이미 대규모 투자가 단행된 인터넷 인프라가 미래에 ‘어떻게 활용될까’에 관련된 기업들이 주도를 했다는 것이다. 그중 주도주는 ‘퀄컴’이었다. 1999년에 퀄컴 주가는 27배나 급등했다. 퀄컴의 이런 주가랠리를 이끈 것은 주당순이익(EPS)이 아닌 밸류에이션이었다. 1999년은 휴대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퀄컴의 실적이 좋았을 리 없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대규모로 투자된 인터넷 인프라가 어떻게 쓰일지 상상했다. 결국 투자자들은 인터넷 투자가 곧 ‘무선통신 시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꿈을 꾸게 됐고, 이것이 시장의 버블을 만들었다. 물론 투자자들의 꿈은 틀린 것이 아니었다. 이 꿈은 그로부터 수년 뒤에 현실이 됐지만, 1999년 주가랠리는 분명 실적 급증을 동반하지 않았던 버블장세였다. 당시 퀄컴 주가가 27배 올랐는데, 이것을 현재 시점에서 계산하면 이미 1999년에 퀄컴의 20년치 이익을 당시 주가에 반영한 것이었다. 실제로 퀄컴 주가는 2000년 고점을 2021년에서야 다시 넘게 된다. 이런 사실들을 기반으로 본다면, 버블장세에서의 주도주 특징을 몇 가지 도출할 수 있다. 첫째, 이익증가보다는 밸류에이션 확대를 기반으로 주도주가 형성될 것이란 점이다. 둘째, 밸류에이션 확대는 기존에 있었던 현상이 확대되며 적용될 것이란 점이다. 예를 들면 언택트 시대가 메타버스 세상을 상상하게 했고, 인터넷 인프라 투자가 인터넷 활용을 상상하게 했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하드’에서 ‘소프트’로 넘어간다고 이름 붙일 것이다. 예를 들어 초기에 실적 급증을 기반으로 주가가 랠리 하는 주식은 ‘하드 인터넷·하드 AI’, 후기에 밸류에이션 확장을 기반으로 가는 주식은 ‘소프트 인터넷·소프트 AI’로 부른다. ‘소프트 AI’, 선택은 국가마다 다르다결국 버블장세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소프트 AI’ 주식들이다. 다만 국가와 증시 특성에 따라 어떤 소프트 AI를 사야 하는지는 좀 달라진다.미국의 경우 소프트웨어 등 선진화된 첨단 AI 기술을 비롯한 대부분의 AI 기술에 강점이 있다. 따라서 ‘AI 소프트웨어’ 등 첨단 AI 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된다. 하지만 한국기업이 AI 산업의 핵심을 이끌 가능성은 별로 없다. 예를 들어 인터넷 시대에 한국에서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기업을 만들어 낼 가능성은 낮았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제조업이 강했다. 따라서 인터넷 시대에 휴대폰·반도체·부품소재 등 제조업과 관련된 것을 담당했다. AI 시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소프트 AI 중에서 제조업과 관련된 산업이 좀 더 한국증시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우주·방산·로봇·원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물론 소프트웨어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상대적으로 후순위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중국증시 등에서도 어떤 기업을 선택해야 하는지 대략적인 그림이 나온다. 중국의 경우 정보통신기술(IT) 플랫폼과 전기차 등에 강점이 있다. 따라서 소프트 AI 관련 투자도 IT 플랫폼과 전기차 관련 주식들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증시 급등에서 주도주를 보면, 전기차와 IT 플랫폼 기업들이 대부분임을 알 수 있다.소프트 AI 중에서 투자할 주식을 고를 때 또 한 가지 생각할 것은 이익이다. 아이러니하지만, 이익이 적게 날수록 더 큰 상승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예를 들어 테슬라를 생각해 보자. 테슬라는 소프트 AI로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소프트 AI 주식 중에서는 후순위에 둔 바 있다. 그 이유는 이익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두 가지 측면이다. 만약 자동차 판매가 예상치를 하회하면 자율주행에 대한 추정치도 하향 조정될 수밖에 없다. 이는 투자자들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요인이 된다. 어차피 버블장세에서는 멀티플(주가수익배율) 확대가 주가를 이끌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상상력의 천장이 없는 주식들이 더 긍정적이다. 또한 본업에 대한 실적이 주가를 가르는 또 하나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새로운 AI 비즈니스가 미치는 영향이 반감될 수 있다.따라서 한국증시에서 소프트 AI 우선순위를 본다면, 제조업을 베이스로 하면서, 멀티플의 무한 확장성을 가진 방산·로봇 등이 가장 선호될 수 있다. 방산에서도 우주가 조선보다는 더 확장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조선은 상상을 하다가도 그만큼 생산능력(도크)이 있는지 하는 생각이 들면 현실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원전 등은 그다음으로 주목해 볼 수 있는 업종이며, 그 다음은 AI 소프트웨어가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버블장세에서 주의해야할 것들 하지만 버블장세에서는 주의해야 할 것들도 있다. 첫째, 버블장세에서는 ‘단기 급락’이 자주 나타난다. 왜냐하면 버블은 실적보단 ‘밸류에이션 확대’(미래 기대수익을 현재 가격에 반영)를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미래에 대한 낙관이 ‘위험선호도’를 극단으로 끌어올리며 버블을 만든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작은 리스크에도 쉽게 주가가 급락한다.1999년 버블장세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1991~1998년에 나스닥은 450% 급등했지만, 단기급락(약 10% 이상 급락)은 1년에 0.8회로 매우 드물게 나타났다. 하지만 1999년 버블장세 땐 1년 3개월 동안 무려 8회나 단기급락이 발생했다. 거의 2달에 한 번 꼴이다. 하락의 주된 요인은 위험 선호도를 후퇴시키는 리스크 요인들이나 연준의 긴축 우려다.둘째, 버블은 반드시 붕괴한다. 과잉완화는 주식시장에 상승을 가져오지만, 버블에 올라타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왜냐하면 버블은 결국엔 붕괴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증시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버블이 주는 열매는 매우 달콤하지만, 음악이 멈추기 전에 먼저 뛰어내리지 못한다면 결국 쓰디쓴 잔을 마셔야 한다. 버블이 끝나는 시기를 정확히 전망할 ‘비밀의 법칙’ 같은 건 없다. 하지만 몇 가지 추론을 통해 우리는 그 끝을 알 수 있는 시그널들을 개발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버블 붕괴의 시그널은 무엇일까?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연준의 긴축’이다. 연준의 긴축이 하락장의 시그널이라고 생각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첫째, ‘고물가 시대’에는 금리 인상이 하락장의 트리거다. 작년 여름,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하락장이 올 거란 주장이 많았다. 하지만 이는 논리적으로 어색하다. ‘돈을 푸니까 하락장이 온다’는 것은 이상한 논리다. 물론 ‘저물가 시대’에는 금리 인하가 하락장의 트리거가 맞다. 다만 이는 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이 아니라, 경기가 꺾였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금리는 경기가 꺾였기 때문에 인하한 것이지, 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에 증시에 하락장이 시작된 것이 아니다. 선후 관계가 잘못된 것인데, 어쨌든 저물가 시대에는 금리 인하 시기에 하락장이 펼쳐지는 것이 맞다.하지만 고물가 시대에는 반대다. 금리 인하가 아니라, 금리 인상이 하락장의 시그널이 된다. 저물가 시대와 완전히 반대가 되는 것이다. 1965~1985년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시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고물가 시대였던 당시에는 금리 인상이 하락장을 불러왔음이 명확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인데, 2022년 하락장도 금리 인상이 트리거가 됐으며, 물가가 꺾인 후 2022년 4분기에 증시 바닥이 나왔다. 분명 고물가 시대의 반응이다.그렇다면 우린 아직 고물가 시대에 살고 있는가? 그렇다. 고물가 시대의 구분에는 ‘CPI가 얼마인지’가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이 중요하다. 즉, 사람들이 여전히 인플레에 집중하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이를 알기 위해 구글 트렌드를 참고할 수 있다. 검색량을 보면 2020년대 이전까지 사람들은 물가(inflation)에 관심조차 없었다. 하지만 최근 CPI 안정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에 대한 관심은 과거보다 훨씬 높다. 우리가 아직 고물가 시대에 살고 있다는 증거다.둘째, 밸류에이션 버블을 붕괴시키는 극약은 바로 긴축이다. 과잉완화가 버블장세를 만든다면, 버블붕괴는 과잉긴축이 만든다.과잉긴축이란 과잉완화의 반대 현상이다. 과잉완화는 경기가 확장되는데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라면, 과잉긴축은 경기가 꺾이는데도 금리를 계속 인상하는 것을 말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추세적 긴축’에 대한 시장의 ‘전망’(expectation)이 형성될 때 버블이 붕괴한다. ‘이제 모두 틀렸어. 앞으로는 계속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어’라는 절망이 생기면 버블은 붕괴한다. ‘희망’이 버블을 만든다면 ‘절망’이 버블을 붕괴시킨다. 그런데 왜 경기가 꺾였는데도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오히려 금리 인상을 선택하게 되는 것일까? 이런 경우의 수는 딱 한 가지밖에 없다.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하면, 경기가 꺾여도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하할 수 없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다시 살아날 것이냐가 투자자들이 지켜봐야 할 매우 중요한 포인트 중에 하나가 되는 것이다. 다만 아직 너무 빨리 버블붕괴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당분간은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기는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트럼프의 관세와 감세 정책은 모두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쪽으로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은택 연구원은_ KB증권 리서치본부 주식전략가 (Strategist)이다. 연세대학원 경제학과 (석사)를 졸업했다. 삼성 반도체사업부를 거쳐 2008년부터 DB투자증권에서 애널리스트를 시작했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매경, 한경, 조선일보 등 각종 언론에서 선정하는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5년 연속으로 선정되었으며, 2021년에는 대한민국 증권대상을 수상했다.

2025.04.06 08:00

12분 소요
사티아 나델라 만난 유일한 K-엔터사 갤럭시코퍼레이션…협업 내용도 눈길

IT 일반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3월 25일 방한해 LG전자·KT·아모레퍼시픽·HD현대 등의 대기업 인사들과 만나 인공지능(AI) 협업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드래곤 소속사인 갤럭시코퍼레이션이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나델라 CEO와 만나 눈길을 끌고 있다. 2년 만에 한국을 찾은 나델라 CEO는 2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AI 투어 인 서울’ 행사 키노트를 위해 이뤄진 것이다. 25일 입국하자마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김영섭 KT 대표,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등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MS와 AI 관련 협업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26일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AI 서밋’에 참여한 나델라 CEO는 이후 국내 스타트업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 ▲이세영 뤼튼 테크놀로지 대표 ▲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김진우 라이너 대표 ▲이용재 콴다 대표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가 비공개로 이뤄져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MS가 한국을 파트너로 ‘AI 공동 작업’을 진행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간담회에 참가한 기업인 중 눈길을 끄는 이는 최용호 대표다. 나델라 CEO와 만난 유일한 엔터테인먼트 기업 대표이기 때문이다.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지드래곤 소속사로 잘 알려졌지만 '글로벌 AI 엔터테크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단순하게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아닌 기술력을 결합한 신산업 동력의 선두 주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과거에는 ▲피지컬100 ▲뭉쳐야찬다 ▲미스터트롯 등을 제작한 기업이지만, 지드래곤이 합류하면서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확장했다.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때도 AI를 활용한 망자(亡者) IP·메타버스 등의 기술을 활용해 엔터테인먼트와 기술을 결합하는 시도를 해왔다. 지드래곤 합류 이후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엔터테크 기업이라는 행보를 강화했다. 카이스트와의 협업을 진행했고, 이번 지드래곤 월드투어에서는 MS의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년 라스베이거스에 스피어 돔에서 열리는 지드래곤 단독 콘서트에서 MS의 AI 기술을 결합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나델라 CEO가 한국의 엔터 기업인 갤럭시코퍼레이션과 비공개 간담회를 연 것은 MS의 AI 기술을 공연에 적용하는 거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엔터 기업과 글로벌 AI 기업과의 만남에 엔터테인먼트 및 AI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갤럭시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나델라 CEO와 최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 “"AI는 지드래곤과 같은 아티스트의 창의성과 더해졌을 때, 전에 없던 획기적인 콘텐츠의 생산과 함께 인류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향후 MS와 협업을 통해 AI와 엔터테크가 융합하는 무한한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2025.03.2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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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행자는 '소비자'가 아니라 '큐레이터'다[스페셜리스트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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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旅行·Travel)은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지역 또는 국가로 떠나는 행위를 말한다. 이 행위를 통해 우리는 일상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여러가지 삶의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이처럼 여행이 우리에게 주는 경험적 가치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얼마 전까지 전 세계를 뒤흔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춤했던 여행 산업은 다시 한번 기지개를 켤 준비 중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외 항공 여객 수는 1억2000만명에 달했다. 코로나19 이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다. 이제 다시 여행의 시대가 온 셈이다.이 시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여행의 관점’이다. 코로나19라는 폭풍우를 버티면서 여행의 방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제 단순히 유명한 관광지를 방문하고, 사진을 찍고 돌아오는 시대는 끝났다.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가 아니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이 된다. 여행자는 더 이상 소비자가 아니다. 이들은 자신만의 해석과 취향을 반영하며 공간과 경험을 선택하는 큐레이터(기획자)가 되고 있다.과거 여행 산업은 대량 생산된 패키지 투어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오늘날 여행자는 보다 개인화된 경험을 원하며, 자신이 선택한 콘텐츠를 통해 여행의 의미를 찾는다. 같은 도시라도 누가 해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일본 교토를 방문하는 여행자 중 한 명은 전통적인 와비사비 철학을 탐구하는 여행을 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은 현대 건축과 전통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새로 발견하는 여정을 떠날 수도 있다.이런 변화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이 여행자의 성향을 파악하고, 맞춤형 여행 경로를 설계하는 시대가 왔다. 특정 스타일의 디자인을 선호하는 여행자에게는 관련된 건축물과 전시 공간을 추천하고, 지역의 로컬 셰프가 해석한 음식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여행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큐레이션’(가치 전파)으로 변모하는 순간, 여행 산업의 경제적 가치 또한 달라진다.큐레이션 여행의 경제적 확장 가능성맞춤형 여행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전 세계 여행 시장의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통적인 패키지 여행이 한계를 보이고 있어서다.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에 따르면 전 세계 여행 산업은 연평균 5.1% 성장해 오는 2033년에는 약 15조5000억달러(한화 약 2경11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이런 상황 속에서 맞춤형 여행 시장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글로벌 맞춤형 여행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1899억4000만달러(약 275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개인화된 여행 경험에 대한 수요 증가에 기인한다. 개인 맞춤형 여행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50억달러(약 7조원) 규모로 평가됐다. 오는 2032년에는 120억달러(약 17조원)에 도달해 예측 기간 동안 연평균 약 10.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여행자들이 점점 더 개인화된 경험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맞춤형 큐레이션 여행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여행자는 단순히 관광지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자신만의 관점을 담은 여행을 설계하고 경험하고자 한다. 1인 가구의 변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인구 통계를 보면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5.5%를 차지한다. 이는 2000년 15.5%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이런 변화는 여행 산업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1인 가구는 ‘나를 위한 소비’를 중요하게 여기며, 개별 맞춤형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로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 중 음식·숙박 관련 지출 비중은 17.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기존의 패키지 여행이 아닌 보다 깊이 있는 개인화된 경험을 중심으로 한 여행 방식이 주목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고부가가치 여행 시장의 확대개인화된 경험이 중심이 되는 여행 방식이 주목을 받음에 따라 고부가가치 여행 시장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예의주시해야 할 것은 크게 세 가지로 ▲프리미엄 맞춤형 여행 ▲럭셔리 숙박 및 체험 상품 ▲디지털 큐레이션 기반 여행 서비스 등이다.먼저 ‘프리미엄 맞춤형 여행’이다. 이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여행 서비스를 말한다. 최근 여행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행 방식 중 하나다. 이 같은 방식의 여행 서비스는 기업의 고객당 지출 금액(ARPU·Average Revenue Per User)이 점차 높아지는 결과를 낳는다. 이로 인해 여행 산업의 경제적 가치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최근에는 ‘럭셔리 숙박 및 체험 상품’도 증가하는 추세다. 해당 상품의 대표적인 예가 아만 교토(Aman Kyoto)와 같은 맞춤형 숙박 서비스다. 이 호텔은 일본의 전통 정원과 현대적인 건축이 결합된 공간으로 구성된다. 여행자가 와비사비 미학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건축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한적한 명상 여행으로도 적합한 곳이다.아만 교토의 맞춤형 서비스는 기존 호텔보다 객단가가 2~3배 높다. 대신 차별화된 고급스러움과 위치적 특별함, 각 손님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맞춤형 숙박 서비스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디지털 큐레이션 기반 여행 서비스도 고부가가치 여행 시장의 대표적인 예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여행 산업에도 관련 기술이 적용되는 추세다. AI 기반 큐레이션 여행 플랫폼이 활성화됨에 따라 맞춤형 추천 서비스가 새로운 시장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예를 들어보면 컬처 트립(Culture Trip)과 같은 플랫폼은 여행자의 성향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추천을 제공한다. 이에 따른 데이터 시장 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오픈AI의 챗GPT 역시 개별 여행에 대한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 중이다. 이 대목에서 한 번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디지털 기술과 여행의 상관관계다. 디지털 기술과 이로 인한 경제적 확장성도 최근 여행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이를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면 ▲AI 및 데이터 기반 여행 시장의 성장 ▲블록체인과 스마트 계약을 통한 예약 시스템의 혁신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 체험 여행의 가능성 등이다.여행 산업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AI 및 데이터 기반 여행 시장의 성장이다. AI를 활용한 여행 맞춤형 추천 시스템이 점점 정교해지면서, 여행자는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경험을 더욱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여행 관련 광고 및 마케팅 시장 또한 확대되고 있다.블록체인과 스마트 계약을 통한 예약 시스템의 혁신도 눈여겨봐야 한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스마트 계약 시스템을 도입하면 어떤 점이 좋을지 생각해보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여행 예약의 투명성 확보일 것이다. 이는 중개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는 여행 업계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마지막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 체험 여행의 가능성이다. 물리적인 이동 없이도 여행을 경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 기반 관광 콘텐츠가 부상하면서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19를 전후로 관련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고, 기업들 또한 많은 관심을 가졌던 부문이다. 메타버스 기반의 여행은 역사적 장소를 가상으로 재현하거나, 맞춤형 문화 체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여행 산업의 미래...맞춤형 경험이 주도하는 경제적 가치이처럼 여행 산업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이동을 넘어 개별 맞춤형 경험을 통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여행 산업이 나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의 대량 패키지 관광이 줄어드는 대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고급 숙박과 맞춤형 여행 서비스, 그리고 첨단 기술을 활용한 여행 콘텐츠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분명한 것은 AI와 데이터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여행 소비 패턴이 더욱 개인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맞춤형 여행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지속 가능한 여행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지역 경제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형태의 관광 모델도 더욱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결국 큐레이션 기반 맞춤형 여행 시장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는 것이다. 여행 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이미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개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들은 더욱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여행 산업 전반의 경제적 구조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우리가 꿈꾸는 미래의 여행은 이동과 특정 여행지를 방문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여행의 경험 전체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이를 공유하며 소통하는 문화도 경제적 가치를 지니며 점차 확장될 것이라 믿고 있다. 이상묵은_공간과 여행의 경계를 확장하는 기업가다.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한 후 도시계획과 설계를 경험하며 공간의 가치를 연구했다. 2015년 ‘머무는 것만으로 여행이 되는 공간’을 모토로 스테이폴리오를 설립했다. 2018년 첫 투자 이후 2022년까지 110억원의 VC 투자를 유치하며, ‘FINE STAY’라는 새로운 숙박 카테고리를 개척했다. 단순한 숙박 예약을 넘어, 건축·디자인·브랜딩을 결합한 큐레이션 스테이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으며, 사업을 한국에서 일본·대만·동남아시아까지 글로벌로 확장했다. 2024년, 스테이폴리오를 떠난 후 제주에서 눈먼고래·조천마실을 운영하며, 새로운 여행 경험을 탐구하는 디자인 트립(Design Trip)을 기획 중이다.

2025.03.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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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시공능력 평가 11년째 1위 자리 고수…비결은?

부동산 일반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국내 시공능력평가 1위를 11년째 지켜오고 있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실적·경영상태·기술능력 및 신인도를 종합 평가하는 제도다. 국토교통부는 발주자가 적절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시공능력 평가를 실시하며, 매년 7월 말 결과를 공시한다. 지난해 기준 신청한 건설업체는 모두 7만3004개사로, 전체 건설사 8만5642개사의 85.2%다. 지난해 국토부가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등록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평가한 ‘2024년도 시공능력 평가’에서 삼성물산은 1위를 차지했다. 현대건설 2위, 대우건설 3위, 현대엔지니어링 4위로 최상위권은 전년도와 순위가 동일했다.건설경기 침체 속 나홀로 호실적 거둬지난해 시공능력 평가액 31조8536억원을 기록한 삼성물산은 2014년부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물산의 경우, 공사실적평가액과 경영평가액에서 각각 1위, 기술능력평가액 4위, 신인도평가액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삼성물산 평가액은 지난 2023(20조7296억원)보다 10조원 넘게 늘었다. 삼성물산은 최근 건설 시장 침체로 수많은 건설사들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속에서도 호실적을 기록 중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년 연속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매출액으로 전년 대비 6650억원 감소한 18조6550억원, 영업이익은 330억원 줄어든 1조10억원을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삼성물산 관계자는 “대외 환경 변화 등으로 전년 대비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으나,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견고한 실적을 유지했다”고 밝혔다.지난해 수주실적은 총 18조420억원으로 전년(19조2280억원) 대비 1조원 이상 감소했다. 다만 이는 당초 전망치인 17조9000억원을 웃도는 실적이다. 사업부별 수주 실적은 ▲건축 11조4650억원 ▲토목 3200억원 ▲플랜트 6조2570억원이다. 전년 대비 건축 부문 수주 실적이 6조원 가량 감소했으나 플랜트 부문에서 5조원 이상 늘었다. 지역별로는 국내 10조5290억원, 해외에선 7조5130억원을 각각 달성했다.대표적인 수주 계약은 ▲카타르 퍼실리티(Facility) E 복합 담수 발전 사업(3조9000억원) ▲사우디 주베일(Jubail) 열병합발전소(1조2000억원) ▲삼성전자 평택 4공장(1조7000억원) ▲삼성서울병원 리모델링(4000억원)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R&D단지(8000억원) ▲대만 가오슝 복합개발(3000억원) 등이다.특히 지난해 삼성물산 건설부문 영업이익률은 5.4%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공사비 상승 등으로 국내 건설사 대부분이 부진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가운데 거둔 성과다. 특히 시공능력평가순위 2위인 현대건설이 23년만에 영업손실 1조2209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눈에 띄는 실적이다.삼성물산은 올해 공항, 데이터센터, 메트로 등 기술 특화 상품과 신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체 수주 목표액은 18조6000억원이다. 기술 특화 상품 분야 수주 목표액은 1조9000억원, 에너지솔루션과 플랫폼 사업 등 신사업 분야 수주 목표액은 1조7000억원으로 잡았다. 아울러 도시정비사업 등 주택 시공권 확보 목표를 5조원으로 늘렸다.삼성물산은 ‘플랫폼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삼성물산은 홈플랫폼 ‘홈닉’에 이어 상업용 빌딩에 필요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빌딩 플랫폼 ‘바인드’(Bynd)를 선보였다. 전통적인 시공 중심 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소프트 비즈니스를 확대해 지속성장을 이뤄 나간다는 계획이다. 플랫폼 확장에도 공들이는 삼성물산지난 2023년 8월 출시한 홈플랫폼 홈닉은 래미안 원베일리에 최초 적용한 이후 입주민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홈닉은 디지털 스마트홈 서비스와 더불어 주거 서비스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에 모았다. 개별 세대를 넘어 커뮤니티 시설 등 단지 전체로 연결을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입주민들은 홈 사물인터넷(IoT)뿐 아니라 건강상담과 관리를 받는 헬스케어 서비스, 메타버스 기술로 집안을 꾸미고 제품을 구매하는 홈스타일링, 청소·방역을 제공하는 홈케어, 식음료 배달 등을 누릴 수 있다.삼성물산은 홈닉 이용 세대수가 5만 가구를 넘어섰다고 최근 밝혔다. 삼성물산은 최근 영등포구에 위치한 구축 아파트인 문래 힐스테이트에 홈닉을 적용하기로 했다. 문래 힐스테이트는 지난 2003년에 준공한 단지로, 홈닉 도입으로 최신 스마트 주거 트렌드를 반영한 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입주민들은 홈닉 앱을 통해 신규 단지에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앱 하나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홈그라운드 메뉴를 통해 관리비 확인, 설문 조사 등도 가능하고, 입주자대표회의 소통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첨단 보안 시스템 '홈닉 원패스'도 도입해 편리하고 안전한 출입 환경을 제공한다. 신축단지 중심으로 홈닉을 확대해 온 삼성물산은 문래 힐스테이트를 비롯해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등 기존 단지에도 홈닉 플랫폼올 적용해 현재 구축 단지 적용 가구 수만도 8개 단지 6000가구를 넘어섰다. 삼성물산은 향후에도 홈닉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신축 단지와 구축 단지를 비롯해 현재 입찰이 진행 중인 한남4구역, 여의도, 압구정 등 입찰 예정단지에도 홈닉 도입을 적극 제안해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삼성물산은 지금까지 신규 래미안 단지를 포함해 약 5만여 세대에 홈닉을 적용해 입주민들에게 혁신적인 스마트 주거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주택 사업 입찰에도 홈플랫폼 홈닉의 명성을 활용할 계획이다. 실제 한남4구역 재개발에도 홈닉 플랫폼 적용을 제안해 스마트 주거 경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25.0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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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보다 더 ‘완벽한’ 스타?…‘가상 아이돌’ 돌풍 이유는

유통

‘버추얼(가상) 아이돌’이 현실 아이돌과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기술의 발전으로 가상 인간이 대중과 소통하며 음악, 광고, 이커머스 등 다양한 산업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시대가 된 셈이다. 기업들은 비용 절감과 글로벌 확장성을 이유로 가상 아이돌을 적극 육성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버추얼 휴먼(가상 인간) 시장 규모는 2023년 433억 달러(약 63조2700억원)에서 2033년까지 1조8276억5000만 달러(약 2670조3794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CAGR)이 45.1%에 달하는 초고속 성장세다. 이런 시장 성장의 배경에는 AI 기술의 발전, 메타버스의 확산, 디지털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 등이 있다.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는 “머신러닝·AI와 같은 기술의 확대로 가상 인간이 다양한 환경에서 인간 활동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며 “가상 인간은 여러 문제를 동시에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답할 수 있어 병원이나 사무실부터 게임과 엔터테인먼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가상 아이돌, 현실을 넘어 새로운 스타로가상 인간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가상 아이돌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현재는 아이돌 강국인 한국에서 가장 크게 꽃을 피우고 있다. 지난 2021년 국내에서 ‘이터니티’(Eternity), ‘한유아’ 등 AI 기술로 탄생한 가상 아이돌이 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AI와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부상하면서 반짝 화제를 모으긴 했으나, 코어(핵심) 팬덤을 형성하고 인기를 지속하는 진정한 아이돌로 보기는 어려웠다.그러나 노하우를 갖춘 연예 기획사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특히 블래스트의 가상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PLAVE)는 2023년 3월 데뷔 후, 단순한 가상 캐릭터를 넘어 실제 K-팝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3D 모델링과 AI 기술을 접목해 사실적인 표정과 움직임을 구현했으며, 뛰어난 음악성과 퍼포먼스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 3일에는 타이틀곡 ‘대시’(Dash)가 멜론 톱 100에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첫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nævis)는 걸그룹 에스파(aespa)의 세계관 속 주요 인물로 자리 잡으며 차별화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나이비스는 가상 아이돌을 넘어 그룹의 스토리라인을 강화하는 캐릭터로, 메타버스 콘텐츠와 연계해 팬들과의 상호작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SM은 나이비스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며 향후 메타버스 내에서의 확장성을 실험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새로운 형태의 가상 아이돌 모델을 개척할 계획이다.이 같은 가상 아이돌의 등장은 기존의 팬덤 문화까지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팬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가상 아이돌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메타버스에서 직접 콘서트를 관람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팬 활동을 경험한다. 여기에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굿즈 판매 ▲AI 기반의 실시간 음성·영상 커뮤니케이션 등은 기존의 팬덤 문화를 더욱 확장한다. 가상 아이돌 팬들은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이는 전통적인 연예 산업과는 차별화된 경험이 된다.‘돈이 되는’ 가상돌, 걱정되는 것은…가상 아이돌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 입장에서도 여러 이점이 있다. 우선 인건비와 운영 비용이 대폭 절감된다. 실제 아이돌 그룹을 운영하려면 연습생 육성, 숙소 제공, 스태프 운영 등의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지만, 가상 아이돌은 초기 개발 비용만 들고 이후 유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또한 가상 아이돌은 스캔들 리스크가 없고 일정이 유동적이므로 기업이 원하는 시기에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 아울러 특정 지역에 한정되지 않으며, AI 번역·음성 합성 기술을 통해 다국적 팬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어 글로벌 진출도 용이하다. 한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가상 아이돌은 시공간 제약이 매우 작아 마케팅 활용도가 높다”며 “이 덕분에 연예 산업뿐만 아니라 광고, 패션, 게임 등 다양한 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상 아이돌이 급부상하면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본질적으로 아이돌 팬들은 현실 아이돌과의 직접적인 소통과 자연스러운 감정 공유를 중시하지만, 가상 아이돌은 가상을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이는 팬덤이 형성되더라도 장기적인 애정을 유지하기 어려운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즉흥적인 반응이나 성장 과정이 부족하다는 점도 약점이다. 아울러 가상 캐릭터의 외모와 목소리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저작권 문제와 기술적 조작 가능성 역시 중요한 윤리적 문제로 지적된다.

2025.02.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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