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보다 더 ‘완벽한’ 스타?…‘가상 아이돌’ 돌풍 이유는
[가상 아이돌에 빠지다]①
K-팝 시장서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차트 1위 기록도
비용 절감 장점 있지만, 윤리적·기술적 한계도 지적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버추얼(가상) 아이돌’이 현실 아이돌과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기술의 발전으로 가상 인간이 대중과 소통하며 음악, 광고, 이커머스 등 다양한 산업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시대가 된 셈이다. 기업들은 비용 절감과 글로벌 확장성을 이유로 가상 아이돌을 적극 육성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버추얼 휴먼(가상 인간) 시장 규모는 2023년 433억 달러(약 63조2700억원)에서 2033년까지 1조8276억5000만 달러(약 2670조3794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CAGR)이 45.1%에 달하는 초고속 성장세다.
이런 시장 성장의 배경에는 AI 기술의 발전, 메타버스의 확산, 디지털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 등이 있다.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는 “머신러닝·AI와 같은 기술의 확대로 가상 인간이 다양한 환경에서 인간 활동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며 “가상 인간은 여러 문제를 동시에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답할 수 있어 병원이나 사무실부터 게임과 엔터테인먼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가상 아이돌, 현실을 넘어 새로운 스타로
가상 인간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가상 아이돌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현재는 아이돌 강국인 한국에서 가장 크게 꽃을 피우고 있다. 지난 2021년 국내에서 ‘이터니티’(Eternity), ‘한유아’ 등 AI 기술로 탄생한 가상 아이돌이 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AI와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부상하면서 반짝 화제를 모으긴 했으나, 코어(핵심) 팬덤을 형성하고 인기를 지속하는 진정한 아이돌로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노하우를 갖춘 연예 기획사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특히 블래스트의 가상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PLAVE)는 2023년 3월 데뷔 후, 단순한 가상 캐릭터를 넘어 실제 K-팝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3D 모델링과 AI 기술을 접목해 사실적인 표정과 움직임을 구현했으며, 뛰어난 음악성과 퍼포먼스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 3일에는 타이틀곡 ‘대시’(Dash)가 멜론 톱 100에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첫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nævis)는 걸그룹 에스파(aespa)의 세계관 속 주요 인물로 자리 잡으며 차별화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나이비스는 가상 아이돌을 넘어 그룹의 스토리라인을 강화하는 캐릭터로, 메타버스 콘텐츠와 연계해 팬들과의 상호작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SM은 나이비스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며 향후 메타버스 내에서의 확장성을 실험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새로운 형태의 가상 아이돌 모델을 개척할 계획이다.
이 같은 가상 아이돌의 등장은 기존의 팬덤 문화까지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팬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가상 아이돌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메타버스에서 직접 콘서트를 관람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팬 활동을 경험한다. 여기에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굿즈 판매 ▲AI 기반의 실시간 음성·영상 커뮤니케이션 등은 기존의 팬덤 문화를 더욱 확장한다. 가상 아이돌 팬들은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이는 전통적인 연예 산업과는 차별화된 경험이 된다.
‘돈이 되는’ 가상돌, 걱정되는 것은…
가상 아이돌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 입장에서도 여러 이점이 있다. 우선 인건비와 운영 비용이 대폭 절감된다. 실제 아이돌 그룹을 운영하려면 연습생 육성, 숙소 제공, 스태프 운영 등의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지만, 가상 아이돌은 초기 개발 비용만 들고 이후 유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또한 가상 아이돌은 스캔들 리스크가 없고 일정이 유동적이므로 기업이 원하는 시기에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 아울러 특정 지역에 한정되지 않으며, AI 번역·음성 합성 기술을 통해 다국적 팬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어 글로벌 진출도 용이하다. 한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가상 아이돌은 시공간 제약이 매우 작아 마케팅 활용도가 높다”며 “이 덕분에 연예 산업뿐만 아니라 광고, 패션, 게임 등 다양한 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상 아이돌이 급부상하면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본질적으로 아이돌 팬들은 현실 아이돌과의 직접적인 소통과 자연스러운 감정 공유를 중시하지만, 가상 아이돌은 가상을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이는 팬덤이 형성되더라도 장기적인 애정을 유지하기 어려운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즉흥적인 반응이나 성장 과정이 부족하다는 점도 약점이다. 아울러 가상 캐릭터의 외모와 목소리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저작권 문제와 기술적 조작 가능성 역시 중요한 윤리적 문제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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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버추얼 휴먼(가상 인간) 시장 규모는 2023년 433억 달러(약 63조2700억원)에서 2033년까지 1조8276억5000만 달러(약 2670조3794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CAGR)이 45.1%에 달하는 초고속 성장세다.
이런 시장 성장의 배경에는 AI 기술의 발전, 메타버스의 확산, 디지털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 등이 있다.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는 “머신러닝·AI와 같은 기술의 확대로 가상 인간이 다양한 환경에서 인간 활동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며 “가상 인간은 여러 문제를 동시에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답할 수 있어 병원이나 사무실부터 게임과 엔터테인먼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가상 아이돌, 현실을 넘어 새로운 스타로
가상 인간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가상 아이돌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현재는 아이돌 강국인 한국에서 가장 크게 꽃을 피우고 있다. 지난 2021년 국내에서 ‘이터니티’(Eternity), ‘한유아’ 등 AI 기술로 탄생한 가상 아이돌이 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AI와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부상하면서 반짝 화제를 모으긴 했으나, 코어(핵심) 팬덤을 형성하고 인기를 지속하는 진정한 아이돌로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노하우를 갖춘 연예 기획사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특히 블래스트의 가상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PLAVE)는 2023년 3월 데뷔 후, 단순한 가상 캐릭터를 넘어 실제 K-팝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3D 모델링과 AI 기술을 접목해 사실적인 표정과 움직임을 구현했으며, 뛰어난 음악성과 퍼포먼스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 3일에는 타이틀곡 ‘대시’(Dash)가 멜론 톱 100에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첫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nævis)는 걸그룹 에스파(aespa)의 세계관 속 주요 인물로 자리 잡으며 차별화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나이비스는 가상 아이돌을 넘어 그룹의 스토리라인을 강화하는 캐릭터로, 메타버스 콘텐츠와 연계해 팬들과의 상호작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SM은 나이비스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며 향후 메타버스 내에서의 확장성을 실험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새로운 형태의 가상 아이돌 모델을 개척할 계획이다.
이 같은 가상 아이돌의 등장은 기존의 팬덤 문화까지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팬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가상 아이돌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메타버스에서 직접 콘서트를 관람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팬 활동을 경험한다. 여기에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굿즈 판매 ▲AI 기반의 실시간 음성·영상 커뮤니케이션 등은 기존의 팬덤 문화를 더욱 확장한다. 가상 아이돌 팬들은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이는 전통적인 연예 산업과는 차별화된 경험이 된다.
‘돈이 되는’ 가상돌, 걱정되는 것은…
가상 아이돌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 입장에서도 여러 이점이 있다. 우선 인건비와 운영 비용이 대폭 절감된다. 실제 아이돌 그룹을 운영하려면 연습생 육성, 숙소 제공, 스태프 운영 등의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지만, 가상 아이돌은 초기 개발 비용만 들고 이후 유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또한 가상 아이돌은 스캔들 리스크가 없고 일정이 유동적이므로 기업이 원하는 시기에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 아울러 특정 지역에 한정되지 않으며, AI 번역·음성 합성 기술을 통해 다국적 팬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어 글로벌 진출도 용이하다. 한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가상 아이돌은 시공간 제약이 매우 작아 마케팅 활용도가 높다”며 “이 덕분에 연예 산업뿐만 아니라 광고, 패션, 게임 등 다양한 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상 아이돌이 급부상하면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본질적으로 아이돌 팬들은 현실 아이돌과의 직접적인 소통과 자연스러운 감정 공유를 중시하지만, 가상 아이돌은 가상을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이는 팬덤이 형성되더라도 장기적인 애정을 유지하기 어려운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즉흥적인 반응이나 성장 과정이 부족하다는 점도 약점이다. 아울러 가상 캐릭터의 외모와 목소리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저작권 문제와 기술적 조작 가능성 역시 중요한 윤리적 문제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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