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T)이 최근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 1조원 규모의 고객 보상안과 정보보호 강화 대책을 내놨다.SK텔레콤은 4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객 위로 차원의 요금 할인 및 데이터 제공 등 약 5000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와 향후 5년간 7000억원을 투입하는 정보보호 혁신안을 발표했다.정부가 요구한 위약금 면제와 관련해서는, 사고가 발생한 4월 18일 자정 기준으로 약정 기간이 남아 있는 가입자 중 해지했거나 7월 14일까지 해지 예정인 고객에 한해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단말기 지원금이나 선택약정 할인 금액을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단말기 할부금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고객 감사 패키지에는 SK텔레콤 이용자뿐만 아니라 SKT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이용자까지 포함된다. 8월 한 달간 별도 신청 없이 요금의 50%를 할인해주며, 9월부터 연말까지는 전 고객에게 매달 50GB의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한다. 이 밖에도 뚜레쥬르, 도미노피자, 파리바게뜨 등 제휴처 할인 혜택도 함께 제공된다.또한, 해킹 사고 이후 해지한 고객이 6개월 내 재가입할 경우, 별도 절차 없이 기존 가입 연수와 멤버십 등급을 복원해줄 계획이다.정보보호 측면에서는 5년간 총 7000억원을 투자해 사이버 보안 역량을 대폭 강화한다. 보안 전담 인력을 기존의 2배 수준으로 늘리고, 최고 수준의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할 예정이다.하반기부터는 모바일 보안 솔루션 ‘짐페리움’을 모든 고객에게 1년간 무상 제공한다. 유심 복제 등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사이버 침해 보상 보증 제도’를 도입하고, 관련 기업 보험 한도도 기존 1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확대한다.국내 정보보호 생태계 강화를 위한 1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기금도 출연한다. 또 SK텔레콤 이사회에는 외부 보안 전문가를 새로 영입하고, 보안 취약점을 점검하는 레드팀도 신설한다. 고객관리망 중심이었던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조직은 CEO 직속으로 개편된다.이와 함께, 이동통신 인프라 전반에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 인증을 확대 적용하고, 현재 공공기관에만 적용 중인 개인정보 영향평가 제도를 SK텔레콤에도 자발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SK텔레콤은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사이버 보안 프레임워크(CSF)를 기준으로 보안 체계를 분석해, 3년 내 국내 최고 수준, 5년 내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번 사고로 불편과 걱정을 끼쳐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리며,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정보보호 체계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