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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근로자 사망사고에 현대엔지니어링 흔들…신임 대표, 위기 관리 능력 시험대

부동산 일반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4위에 이름을 올렸던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위기에 빠진 모습이다. 지난 2월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 교량 붕괴 사고에 이어 2건의 근로자 사망 사고가 더 발생하면서 지난해 11월 취임한 주우정 대표 역시 중대재해 리스크에 봉착하게 됐다.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엔지니어링 실적 개선을 위해 그룹의 대표 재무통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주우정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주 대표는 기아 부사장(재경본부장) 재임 시절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한 인물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영업손실 1조2401억원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23년만에 최대 규모 적자였다. 이런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주 대표가 현대엔지니어링의 방향키를 잡게 된 것이다. 당시 현대자동차차그룹은 “실적 부진 타개와 함께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을 가속화할 예정”이라며 주 대표의 선임 이유를 밝혔다.연이은 근로자 사망 사고 발생주 대표는 1964년생으로 서강대 경제학과 졸업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계열사에서 재무관리 전문가로 활약했다. 기아에서는 ▲슬로바키아법인 경영관리실장 ▲유럽법인 재무실장 ▲본사 재무관리실장을 맡았다. 이후 현대제철로 이동해서 ▲재무관리실장 ▲원가관리실장 ▲경영관리실장을 지냈다. 2019년부터는 기아 재경본부장으로 임명돼 CFO로 활약했다. 주 대표는 기아 CFO 재직시절 기아가 코로나 위기 등을 거치면서도 호실적을 유지한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주 대표는 철저한 재무 관리를 바탕으로 기업의 전반적인 살림을 책임지며 기아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러나 취임 100일도 지나지 않아 대형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비건설인’ 출신인 주 대표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들어서만 3건의 대형 사고로 13명의 사상자를 냈다.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2월) ▲평택 주택공사 추락 사고(3월) ▲아산 오피스텔 공사 추락 사고(3월) 모두 현대엔지니어링이 주관한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다.앞서 주 대표는 지난 2월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건설 현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직접 사과했다. 그는 “회사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피해자 지원 및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필요한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 대표는 “공사 현장에서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을 입은 결코 일어나선 안 될 사고가 발생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를 드린다”고 했다. 그는 “모든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향후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하고 철저히 이행토록 하겠다”고 말했다.현대엔지니어링은 유가족에 대한 장례절차와 정신적 충격 완화를 위한 심리 상담 지원, 부상자를 위한 부상 및 재활치료 지원 계획을 밝혔다. 피해 가구당 300만원의 긴급 생계비를 지원하고 인접 가옥의 피해를 조사해 불편 사항을 해소하는 등 주민 지원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이후 지난 3월 국회에 출석한 주 대표는 교각 재시공 계획과 관련해 “사고조사 결과에 따라 저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주 대표는 추후 대응에 대해 “사고 이후에 계속 조사를 하고 있다”며 “안전사고가 없도록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고,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하지만 주 대표의 사과와 국회 출석 이후 또다시 근로자 사망사건이 발생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다. 고용노동부는 현대엔지니어링 본사와 전국 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4월 말까지 기획 감독을 실시, 최근 일어난 사망사고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수사할 예정이다. 감독 대상은 현대엔지니어링이 현재 시공 중인 87개 현장 중 25곳이다. 고용부는 사망 사고 발생 시 ▲경고 공문 발송 ▲일부 현장 점검 ▲전국 단위 기획 감독 등 단계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안전 관리 수준을 점검하고 있는데, 이번 조치는 가장 강도 높은 조치에 해당한다.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 중 한 가지를 충족하면 중대산업재해로 본다. 이 법은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이런 상황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신용등급 전망까지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대규모 해외 사업 손실과 잇따른 건설현장 사고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NICE신용평가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신용등급(원·외화 기준) AA-를 유지하면서도 등급전망을 기존 ‘하향검토’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이는 ▲높은 원가 부담으로 예상되는 중단기간 낮은 영업 수익성 ▲최근 국내 사업 환경 저하세 ▲대규모 손실로 저하된 재무 안정성 ▲낮은 현금 창출력에 따른 차입 부담 증가 추세 등의 원인에 따른 것이다.또한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 등 산업 재해 발생으로 인한 국내 사업 환경 저하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의 경우 도급액 2053억원으로 회사 참여 지분(62.5%) 고려 시 사업 규모는 크지 않다”면서도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영업 정지 등 행정 처분 발생 가능성이 존재하며, 이로 인한 대외 신인도 및 수주 경쟁력 저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2025.04.20 09:01

4분 소요
향후 3년이 국내 반도체 시장 골든타임인 이유 [스페셜리스트 뷰]

산업 일반

바야흐로 인공지능(AI)과 반도체의 시대다. 생성형 인공지능인 ‘OpenAI’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등장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함과 동시에, 인간의 삶을 한층 더 안락하게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AI 반도체 설계 기업인 엔비디아 ▲시스템 반도체 제조사 TSMC ▲AI용 메모리인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의 선두 주자인 SK하이닉스 ▲반도체 장비 기업인 한미반도체 등은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반면, 한때 전통의 강자였던 인텔의 몰락과 글로벌 1위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의 부진은 업계의 명암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韓 반도체, 반전의 기회는 지금이다삼성전자는 1974년 12월 6일 ‘한국반도체’를 인수했다. 이날을 기준으로 지난해 말은 한국 반도체 산업 50주년이었다. 그러나 기념식은 조촐하게 치러졌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 반도체를 이끄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전영현 부회장은 주주와 임직원들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압도적인 기술력을 회복하고 품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 실적을 보면 SK하이닉스가 23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15조1000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AI 반도체용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엔비디아의 공식 승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적자 상태인 파운드리 산업의 시장 점유율은 8.1%라는 충격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결국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월 말, 9년 만에 부활한 삼성 임원 교육에서 반도체 산업의 위기를 직접 언급하며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을 강조했다. 이는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사안이다.본 글에서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골든타임이 향후 3년이라는 전제하에, 경영·기술·산업 생태계의 세 가지 관점에서 견해를 제시하고자 한다. 3년으로 설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첫째, AI 반도체 기술 수요의 승부처가 향후 3년 안에 결정되기 때문이다. OpenAI를 비롯한 인프라 기반의 AI 기술 투자의 방향성은 2027년 말에 결정된다. 이러면 엣지 컴퓨팅·온디바이스 AI의 어떤 제품군이 주류로 자리 잡을지 윤곽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 시기는 다양한 기술들이 각축을 벌인 끝에 과점 형태로 재편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둘째, 향후 3년이 삼성전자 중심의 파운드리 산업이 좌초할지, 혹은 TSMC와 겨룰만한 기업으로 성장할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지금이 마지막 반전의 기회일 수 있다.셋째, 현재 메모리 반도체 기준으로 약 2.5년에서 3년 정도의 기술 격차를 보이는 중국이 본격적으로 추격해 올 가능성이 커지는 시기가 향후 3년이기 때문이다. 그 격차를 유지하거나 다시 벌려야만 한국의 메모리 주도권이 유지될 수 있다. 반도체 승부수, 세 가지 관점을 보라이처럼 골든타임인 향후 3년 안에 국내 반도체 산업이 승부를 보려면 세 가지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들이 있다. 첫 번째 관점은 반도체 기업의 경영 패러다임 변경이다. 국내 반도체는 1960년대의 미국이나 1970년대의 일본보다 늦어진 약 20년 후에나 관련 사업에 착수했다. 후발주자로서 추격하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1974년 1월 26일 삼성에 인수된 한국반도체의 사업은 답보상태였다. 그러다 1983년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도쿄선언’을 통해 사업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이 회장은 일본이 미국에게 이긴 유일한 산업이 반도체임을 알고 있었다. 이에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그룹의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라고 주문했다.이후 용인시 기흥구에 반도체 생산단지 1라인 조기 착공에 돌입했다. 1987년 초 전자산업 수요 감소로 반도체 사업 자체의 위기감이 고조됐던 시기에도 이 회장은 생산단지 3라인 투자를 지시했고 결국 이는 결실을 맺었다. 이와 같은 주문들이 현재의 메모리 반도체 산업 성공을 이끌었던 원동력이었던 셈이다. 이후 10년 만인 1993년, 국내 반도체는 디램(DRAM)분야 세계 1위에 오르며 현재까지 메모리 분야 1등을 지키고 있다. 보통 반도체는 ‘설계’와 ‘생산’, 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삼성과 인텔은 설계와 생산을 모두 내부에서 처리하는 종합 반도체 회사를 표방했다. 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기업 내부에서 모두 운영하는 것은 내부 기술 협력이 가능할 때의 이야기다. 다른 회사들은 쉽지 않은 일인 셈이다.하지만 시간이 흘러 제품군이 PC에서 모바일, 그리고 AI까지 확대되는 시점에서 한 회사가 모든 반도체의 설계와 생산을 장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각 분야에서 모두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인텔은 삼성전자와 달리 모바일 부문에서 반도체 사업의 한계를 드러냈다. 결국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인텔을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1등 기업으로 올라섰다. 당시 인텔의 최고경영자(CEO)는 기술에는 문외한인 사람이었다. 결국 CEO의 의사결정 실패로 위기에 몰린 셈이다.종합 반도체 회사에서 설계와 생산을 나누는 방식을 창안한 곳은 TSMC다. 특히 TSMC에는 여러 반도체 설계회사들이 몰렸다. TSMC가 반도체 설계 특화 회사로 올라선 배경이다. 자연스레 TSMC는 반도체 시장 장악에 성공했다. 하지만 몇 가지 사건에서 보듯 설계 분야에 있어 삼성전자의 성과는 요원하다. TSMC와 삼성이 애플 아이폰 생산으로 경쟁하던 지난 2014년, 삼성은 설계 분야의 핵심 기술 기업인 ARM의 기술까지 내재화하려는 전략을 세웠지만, 실패했다. 결국 아이폰 생산 수주를 TSMC에 내어주는 단초를 제공하게 됐다. 또한 삼성전자는 모바일 반도체 설계 기업인 퀄컴의 스냅드래곤 설계의 핵심을 알아내고자, 퀄컴의 기술을 삼성 모바일폰 설계에 활용했다. 그리고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핵심 부품인 코어까지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몽구스 프로젝트’를 극비에 운영했지만 2019년 결국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두 번째 관점은 생산에 있어서 ‘삼성전자는 모두의 적, TSMC는 모두의 친구’라는 일갈을 냉정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고객과 경쟁하지 않는 TSMC는 설계 회사의 기술 보안을 위해 생산 라인을 따로 지정하고, 내부 직원의 정보 유출마저 강력히 단속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핵심 기술을 제외하면 고객이 요청하는 정보에 대한 문서가 체계화돼 있고, 고객 대응 조직이 상당히 두터운 편이다.반면 삼성전자는 이미 선단 공정의 첨단 기술 문제나 수율이라는 생산성 문제에 뒤처져 있음에도 내부 기술보안 정책을 기준으로 정보 공개에 서툴거나, 내부 의사결정 구조를 이유로 대응이 늦은 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업의 개념에 대한 성찰이 요구됨을 보여준다.세 번째 관점은 반도체 산업 생산체계에서 상생협력의 기조를 재수립해야 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산업 후발주자로 제품 개발에 집중하며 반도체 생산을 위한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를 해외에서 주로 조달하는 방식으로 운영했었다.국내 대기업들은 주로 수입 대체를 위한 협력사를 양성해 국산화를 달성하는 전략을 썼고 이는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특히 일부 산업의 경우 완전 국산화를 달성할 수 있었다.반도체 설계도는 이미지에 불과할 뿐, 반도체는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인 원자를 조절해야 할 정도로 극단적인 미세 공정을 통해 만들어 내야 한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방해하기 위해 글로벌 장비사의 수출 금지를 전략으로 세웠듯이, 장비가 없다면 유려한 설계도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만큼 반도체 제조에서 장비업체가 중요하다는 얘기다.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사태 이후 국내에는 소부장 업체들이 생겨났으며 국산화 비율이 상승했다. 하지만 2023년 산업연구원의 통계를 보면 장비 국산화는 22%, 소재 국산화는 34%에 그친다.또한 반도체 장비 기업은 ‘슈퍼을’의 위치에 있다. 국내 장비회사들은 독자적인 기술력 개발이 어려운 상황에서 때로는 글로벌 장비사와 특허소송에 휘말리기도 하며, 장비의 단가를 낮추는 전략적 도구로 오용될 위험에 노출돼 있다.결국 전략적 협력을 통해서 글로벌 1등 기업들과 함께 과점의 형태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살아남는다. SK하이닉스는 소재 회사를 중심으로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수출 규제 항목이었던 극자외선용 감광액(PR, Photo resist)을 SK머티리얼즈에서 국산화에 성공했고, HBM의 핵심소재 EMC(Epoxy Molding Compound·반도체 방습·발열을 하는 탄소 물질) 관련 일본회사와 독점적 계약을 맺고 경쟁력을 확보했던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또한 대만의 사례도 눈에 띈다. 대만은 산업 정책상 반도체 장비 기업을 양성하는 것보다는 글로벌 회사의 장비 구매 방식을 활용했다. 구매 이후 품질 보증기간이 끝난 뒤 장비 유지보수와 개조개선 회사를 자국 내에서 양성해 ‘장비사 수입대체’ 방식을 피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전략이다. 중요한 것은 기술 인재와 기본기최근 글로벌 인재 유치를 위해 모든 기업이 발 벗고 나서는 상황에서 ‘국내 1등 기업’이라는 타이틀은 더 이상 인재들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아니다. 기술로 창업에 성공한 이들이 새로운 세대로 등장한 상황에서는 여전히 사업의 의사결정 방향이나, 세부적인 연구개발을 위해 재무 담당자에게 기술인력이 허락을 받는 의사결정 방식은 개편돼야 한다.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는’ 스탭 조직과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기술부서의 의사결정 구조 및 권한 배분 방식도 변경돼야 한다.결국 기술에 대한 면밀한 존중이 필요하다. 또 기술 인력을 중시해야 한다. 故이병철 회장은 1976년 상공회의소 기고문에서 ‘인재 확보와 양성을 못하는 것은 부실 경영만큼 기업인의 범죄’라고 강조했다.수율을 중심으로 하는 반도체 제품 생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업의 ‘현재’가 무너진다. 수율은 투입 수에 대한 완성된 양품(良品)의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 불량률의 반대어다. 수율은 특히 반도체의 생산성, 수익성 및 업체의 성과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다른 산업과 달리 반도체 수율은 특정 연구개발 조건을 바꾼다고 해서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연구소에 천여개에 달하는 공정 조건을 만들면, 제조센터에서 수많은 장비로 동일한 공정 결과를 구현해야 수율 확보가 가능하다. 말하자면 수천대의 장비가 똑같이 움직일 때만 가능하다는 얘기다.현재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TSMC, 인텔 등의 모든 반도체 기업들은 90% 이상 동일한 글로벌 장비를 쓰고 있다. 왜 같은 장비를 쓰는데 수율에서 차이가 있을까?삼성전자는 반도체 핵심 제작 신기술을 먼저 개발하고도, 수율을 확보하지 못해 결국 TSMC 추격에 실패하기도 했다.수율 문제는 단품 중심 경영에서는 이익 창출의 문제겠지만,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비즈니스 기회 창출과 연결되는 핵심 사항이다. 이 문제는 천재급 인재를 데려와도 해결되는 부분이 아니다. TSMC는 어떻게 수율을 확보한 신규 제품을 꾸준히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이는 결국 기술의 기본기를 강조하고 존중했다는 데 있다. 최근 반도체 칩을 이어 붙이는 ‘패키지 공정’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HBM의 성공과 실패에는 패키지 공정 개발을 단시간에 추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품 개발 중심 기술 임원들의 오판이 작용했다.TSMC가 삼성전자에게서 애플 수주를 빼앗아 올 때도 패키지 공정의 진일보가 있었다. 이후 TSMC는 패키지 공정마저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설계 회사들은 고비용을 지불해야 함에도 TSMC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SK하이닉스 또한 상대적으로 전략적 움직임보다는 기술 인재들을 존중했고, 설계와 제품 중심이 아니라, 공정과 장비기술 및 웨이퍼 공정과 패키지 공정의 수평적 위계를 통해서 미세공정에 대한 대응력을 높였다. 반도체, 안정된 생태계 확보돼야최근 대기업에서는 시니어 인력들을 ‘뒷방 늙은이’라고 힐난하면서 그들의 숙련을 고임금의 저성과자로 간주하며 쫓아내기 바쁘다. 생태계 확보가 돼 있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모욕을 감내하며 버티고 있다. 대기업은 인력 순환의 정점이 돼 산업 인력 양성소가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들어간 인재들은 대기업이라는 온실에서 중산층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천천히 썩어가고 있다.국내에서 적절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결국 기술 유출의 혐의를 받으며 해외 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도 생긴다. 반면 중견기업에서는 신입사원의 절반이 중고신입으로 1년 만에 퇴사하는 등 인력난을 겪는다. 중견기업의 신입 직원들은 1년 전후로 다닌 경력을 없애더라도 취업시즌이 되면 대기업 신입 채용에 눈길을 돌린다. 대기업이 최종 종착지가 돼버린 지금, 산업 생태계 확보 및 중견기업 이하 처우 개선은 국가 차원에서 돌아봐야 하는 문제다. 반도체 산업협회의 2022년 통계에 따르면, 2030년까지 반도체 인력은 약 30만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양성되는 방식으로는 약 7만7000명 정도가 부족한 실정이다.특히 대기업들은 ‘계약학과’ 방식으로 우수 인력들을 미리 확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반도체 계약학과의 경우 실제 현장과 동떨어진 수업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계약학과 학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 인재 확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반도체 장비는 정밀한 ‘기계 설계’와 ‘가공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우수 기계공학 전공자들이 필요한 분야지만 많은 이들이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에서 화학 반응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음에도 유관된 전공에서 관련 지식체계를 습득하지 못하는 실정이다.기술인재 양성 대학인 폴리텍 대학은 최근 반도체 전공을 강화하고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등에서도 반도체 학과가 생겨나고 있지만 여전히 숙련 기술직에 대한 선호도는 낮다. 정부가 인력 양성의 미스매치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연한 정책을 펴야 할 때다. 또한 반도체 생태계 안에서 더 취약한 위치에 놓인 기업들에게 두터운 지원이 필요하다. 반도체 수율의 핵심적인 기능은 아주 작은 볼트·너트의 품질에 달려 있다. 체결과 구동의 미묘한 품질 변화가 곧 기술력이다.그렇지만 볼트·너트 등 값싼 소모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은 매우 영세하다. 국가 단위에서 반도체 신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개발 지원은 당연한 과제이지만 기술의 근간을 이루는 정밀 기계 공업, 소재의 순도에 영향을 미치는 정밀 화학 공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과 회사를 위한 기술 인프라 확보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향후 반도체 미래 3년에 가장 단단한 뿌리며 줄기가 될 것이다. 이처럼 국내 반도체 산업은 기술 인재의 존중과 중요 기술에 대한 재정의가 시급히 요구된다. 또 생태계 확보를 위한 전 국가적 노력은 몇몇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두텁게 쌓아가야 한다. 한국 반도체의 명운이 걸린 앞으로의 3년을 위해 이제 하루에 한 걸음씩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해야 할 때다.

2025.04.19 10:00

9분 소요
1593% 폭등한 상지건설…정치 테마주 '과열 주의보'

증권 일반

건설기업 상지건설(042940)이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18일 오전 11시 4분께 상지건설은 전장 대비 1만 700원(24.65%) 상승한 5만4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5만3400원에 거래를 시작한 상지건설은 장중 한때 1만3000원(29.95%) 오른 5만64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주가는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매매 정지일 제외) 11거래일 동안 무려 1593.27% 상승했다. 투기성 매수세가 몰리면서 두 차례 매매가 정지됐다. 거래가 정지됐던 10일과 15일을 제외하고 모두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만약 18일에도 다시 가격제한폭까지 오른다면 11거래일 연속 상한가 기록을 세우게 된다. 국내 주식 가격제한폭은 30%이다.이 같은 ‘폭등세’에 상지건설은 현재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10일 상지건설은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다. 폭등세를 이어가자 상지건설은 15일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됐다. 이 때문에 주식 거래가 두 차례 정지된 거다. 상지건설은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또 매매가 정지될 전망이다. 이날 종가가 전날 종가보다 상승할 경우 오는 21일 하루 거래가 정지된다.상지건설은 임무영 전 사외이사가 과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경선 후보 선거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른바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됐다. 다만 임무영 전 사외이사는 지난해 3월 임기 만료로 퇴임한 상황이다. 오는 6월 3일 ‘조기 대선’이 예정된 만큼 당분간 정치 테마주를 둘러싼 수급 쏠림 현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업계의 조언이 나오고 있다.한편 지난 1979년에 설립된 상지건설은 부동산개발업, 건설업, 부동산 관련 용역업 등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하는 기업이다. 고급 빌라 및 오피스텔 관련 토목건축공사업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국군 전기공사 수주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0년 10월에 코스닥에 상장했다. 시가총액은 1955억원이다.

2025.04.18 11:33

2분 소요
박상우 국토부 장관 “국민의 삶 흔들리지 않도록…안전 관리 최우선”

부동산 일반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 이후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항공·철도 등 교통수단과 건설현장 안전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조기 대선 과정에서 부동산값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불공정 행위가 없도록 시장 점검 활동에도 집중하기로 했다.박 장관은 4일 오후 3시30분 국토부 1·2차관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 실·국장 등이 참석하는 긴급 간부회의를 열었다.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국민 삶과 경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기본에 충실하게 업무에 임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안전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국토부는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마련 중인 항공안전 혁신방안을 예정대로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침체한 건설경기를 보완하기 위한 공공부문 발주와 예산 집행도 차질 없이 해달라고 당부했다.박 장관은 "재정 조기 집행, 건설경기 보완 방안, 지방 미분양 해소 등 주요 민생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고, 주택 공급 확대, 안정적 시장관리와 산불 피해지역 이재민들을 위한 실질적인 주거지원 대책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건설 수주 지원을 위한 정부 간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대외 신인도 유지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2025.04.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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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는 한화오션, ‘오르카 프로젝트’ 협력 조선소 방문

산업 일반

한화오션이 폴란드 해군의 잠수함 전력 현대화를 위한 ‘오르카(ORKA) 프로젝트’ 수주를 목표로 현지에서 협력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 폴란드 그단스크와 그디니아 지역의 대표 조선소레몬토바와 나우타를 잇달아 찾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30일 밝혔다.이번 방문은 폴란드 내 함정 건조,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와 친환경 기술 개발 등 다양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를 위해 한화오션은 ▲특수선 해외 영업 ▲전략 ▲구매 ▲생산 부문 등 총 17명의 실무진으로 방문단을 구성했다.먼저 레몬토바 조선소와의 논의에서는 일반 상선 등 선종 다각화와 친환경 기술 협력에 대해 협의했다. 나우타 조선소와는 함정 신조 및 MRO 사업을 제안하고 협의를 진행했다.레몬토바 조선소는 연간 약 200척 이상의 선박 건조 및 수리 실적을 가진 유럽 내 대표 MRO 전문 조선소다. 상선부터 특수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기술을 갖추고 있다.나우타 조선소 역시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의 계열사로, 오랜 군수 함정 설계 및 건조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폴란드 해군의 MRO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방산 전문 조선소로 통한다.이날 양사 대표들은 한화오션과의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다리우스 레몬토바 조선소 사장은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의 장기적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면서 구체적인 사안들이 정리되면 다음 단계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혀 다른 형태의 사업 기회를 함께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했다.모니카 코자키에비츠 나우타 사장은 “한화오션과의 협력 기회를 기쁘게 생각하며, 상호 신뢰와 기술 교류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고 싶다”며 “나우타와 PGZ그룹은 폴란드 내 역량 강화를 위한 공통의 비전을 공유하면서 MRO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한화오션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한화오션은 오르카 프로젝트의 수주를 위해 폴란드 내 산업 파트너들과의 연계와 기술 이전, 그리고 현지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는 폴란드 방산 기업 WB와 업무협약을 맺었고, PGZ 및 영국 밥콕(Babcock)과도 MRO 협력 모델 구축에 나선 바 있다. 이와 함께, 200여 개에 달하는 국내 우수 중소기업들과 함께 잠수함 정비 기술을 현지화해 폴란드 조선 산업 전반의 성장에도 기여할 방침이다.박성우 한화오션 해외사업단 상무는 “오르카 프로젝트는 현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전 단계로, 당사도 강력한 경쟁자로 검토되고 있다”며 “양국의 경제·산업 협력을 넘어 해군력 강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현지 접점을 넓혀가겠다”고 전했다.

2025.03.3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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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수주 확대 나선 대우건설…글로벌 시장 본격 공략

부동산 일반

대우건설이 해외수주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은 체코 원자력발전소, 베트남 신도시 등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를 잇달아 추진하며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팀코리아’ 시공 주간사로 참여한 체코 상용원전 건설사업 수주가 9부 능선을 넘은 모습이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지식재산권 분쟁 절차를 중단키로 하면서 오는 4월 최종 계약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이 사업이 순항하면 대우건설은 올해 안에 수조원 규모 시공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대우건설은 지난해 7월 체코전력공사(CEZ)가 발주한 체코 원전 입찰에 ‘팀코리아’로 참여해 프랑스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체코 정부는 한수원 컨소시엄(한수원·한전기술·한전원자력연료·한전KPS·두산에너빌리티·대우건설)인 ‘팀 코리아’를 24조원 규모의 신규 원전 건설 사업(두코바니 5·6호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국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이후 15년 만에 해외 원전 수출의 명맥을 다시 이어가게 됐다.체코 원전 시공 주간사로 참여체코 신규 원전 건설은 두코바니와 테믈린 지역에 1000MW 이하 원전 최대 4기를 짓는 사업이다. 팀 코리아는 두코바니에 추가로 건설되는 원전 2기(5,6호기)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공식 선정됐다. 추후에 체코 정부가 테믈린에 추가 원전 2기 건설 추진을 결정할 경우 팀코리아가 발주사와 단독 협상할 수 있는 우선협상권까지 확보하게 됐다. 2029년 공사를 시작해 2036년부터 상업 운전하는 게 목표다.대우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해 75명의 직원을 투입했다. 투입된 직원들이 21회에 걸쳐 체코 현지 출장을 다녀왔고, 2019년 6월부터 체코 프라하사무소에 1명, 2021년 1월부터 경주 합동사무소에 10명의 직원을 파견해 팀 코리아의 일원으로 긴밀하게 협력했다. 대우건설의 원자력 경력 보유 직원은 15년 이상이 450명, 10년 이상이 710명에 이른다.대우건설은 월성 원자력발전소 3,4호기 및 신월성 원자력발전소 1,2호기 주설비공사와 같은 대형 상용원전 시공을 필두로 국내 건설사 최초로 요르단에 연구용원자로를 일괄 수출한 경험이 있다. 또 방사능폐기물처리장 및 원전해체 분야도 수행하는 등 ▲설계 ▲시공 ▲유지보수 ▲해체에 이르는 원자력 전 분야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번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계기로 향후 발주 예상되는 폴란드와 네덜란드, 핀란드, 슬로베니아 등 다른 해외 원전 시장에도 국내 업계의 진출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대우건설은 폴란드원전에도 한수원과 팀 코리아로 참여 중이다.대우건설은 체코 원전 외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앞두고 있다. 우선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 비료공장’ 프로젝트가 올해 본계약 체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미네랄비료공장 프로젝트는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 아슈하바트 동쪽으로 약 450㎞ 떨어져 있는 투르크 제 2의 도시 투르크메나밧에 위치한 ‘투르크메나밧 미네랄비료 플랜트’로 연산 35만 톤의 인산비료, 황산암모늄 연산 10만톤의 생산설비 및 부대시설을 건설하는 공사다. 대우건설은 이번 지난해 10월 낙찰자 선정을 통해 신규 시장인 투르크메니스탄에 본격 진출하며 중앙아시아 지역에 첫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국가로, 대우건설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현지 시장을 적극 개척하여 향후 석유화학 및 비료관련 사업의 추가 기회를 모색할 뿐만 아니라 인프라, 신도시개발 참여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신규사업 발굴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이라크 해군기지 건설 프로젝트도 주요 인프라 사업 중 하나다. 이라크 해군 기지 건설 프로젝트는 이라크 알포(Al Faw) 신항만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1조8000억원 규모다. 현재 이라크 항만공사(GCPI)와 협의를 진행 중이며 연내 수주가 목표다. 대우건설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라크를 중동 지역의 거점 시장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북미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2023년 말 미국 뉴욕에 투자법인 ‘대우이앤씨USA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며 미국 및 캐나다 부동산 개발 사업에 진출했다. 베트남 시장 공들이는 대우건설대우건설은 베트남 시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 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지난해 8월 베트남 타이빈성에서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 투자자로 승인받아 신규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은 베트남 타이빈성의 성도 타이빈시 일대에 약 96만3000㎡ 규모의 주거·상업·아파트·사회주택 등이 들어서는 신도시로 오는 2025년부터 2035년까지 10년에 걸쳐 약 3억 9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통해 신도시로 조성될 예정이다. 타이빈성은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해안도시다. 2018년 경제특구로 지정되며 신흥 산업도시로 급속히 변모하고 있으며 가장 빠른 속도로 산업화를 이뤄가고 있다. 특히 대우건설은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의 경험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번 신도시 개발계획을 직접 주도해 주거·상업·교육·녹지·문화 등이 통합된 균형적인 신도시로 만들어갈 예정으로 전체 개발 컨셉과 아이덴티티를 수립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성과가 가시화된 배경엔 정원주 회장의 적극적인 해외 세일즈 전략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원주 회장은 최근에도 일주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은 대우건설이 2단계 개발을 추진 중인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 사업과 올해부터 투자를 시작하는 타이빈성 끼엔장 신도시 사업 협력을 모색하는 한편 베트남 정부가 향후 추진하는 각종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참여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목적이 크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 체류 기간 중 하노이시 인민위원장 등 현지 주요 인사들을 만나 베트남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대우건설은 국내 건설경기 위축 속에 나이지리아, 이라크, 리비아 등 해외로 시장 확장을 추진 중이며 특히 베트남을 주된 전략 시장으로 선택해 공을 들이고 있다. 정 회장이 최근 3년간 모두 6차례 베트남을 방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025.03.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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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주한 태국 대사와 해양안보 협력 논의

산업 일반

한화오션이 태국 정부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며 지속 가능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한화오션은 지난 10일 서울사무소에서 특수선사업부장 어성철 사장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이 타니 쌩랏(Tanee Sangrat) 주한 태국 대사와 만나 해양안보 및 조선 산업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11일 밝혔다.타니 대사는 지난해 4월 부임 후 처음으로 한화오션과 공식 교류를 가졌다. 이번 만남에서 한화오션은 태국 조선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장기 비전과 현지 조선소와의 협업 확대 계획을 제시했다. 이에 타니 대사는 한화오션의 함정 건조 기술과 현지화 전략, 기술 이전 가능성 등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인 논의를 이어갔다.특히 타니 대사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의 기술교육원에서 연수 중인 태국 교육생들과 화상으로 소통하며 실질적인 협력의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타니 대사는 “태국 해군의 현대화를 위해 한화오션과 방산 협력을 강화하고, 한화오션의 조선 기술을 태국 산업에 접목해 양국의 경제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싶다”며 “이러한 노력이 태국의 해양안보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화오션이 건조한 태국 해군 호위함(HTMS Bhumibol Adulyadej)에 대해 “태국 바다를 지키는 이 호위함을 볼 때마다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어성철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장은 “이번 방문은 태국의 해양안보를 위한 믿음직한 동반자로서 한화오션의 의지를 공유하는 중요한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함정 수출 및 협업을 통해 태국 조선 산업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경제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한화오션은 지난 2013년 태국으로부터 3700톤급 호위함 1척을 수주해 2018년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다. 태국 정부는 해당 함정의 명칭을 자국의 국부(國父)로 불리는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며 국가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2025.03.1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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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차세대 함정용 ‘고내후성 차열도료’ 개발

산업 일반

한화오션이 함정 운용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차세대 도료 개발에 성공했다. 한화오션은 국내 도료 전문업체와 협력해 함정 전용 고내후성 차열도료를 공동 개발하고, 자체적인 성능 평가를 완료했다고 10일 밝혔다.새롭게 선보인 도료는 극한의 해양 환경에서도 높은 성능을 유지하며, 함정의 작전 수행 능력과 생존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이 도료는 자외선·강풍·고온·저온 등 다양한 해양 환경에서 함정의 내구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현재 글로벌 주요 방산 선진국들은 스텔스 기능 강화를 위해 함정이 방출하는 적외선 신호를 줄이는 특수 도료를 채택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개발한 차열도료는 이러한 기술적 요구를 충족하면서도, 기존 도료 대비 한층 뛰어난 성능을 제공한다.특히, 근적외선 반사율을 80% 이상 높이는 기술이 적용돼 업계 평균 대비 최대 60% 향상된 효과를 보인다. 또한, 함내 온도 상승을 최대 40%까지 억제할 수 있어 냉방 시스템의 가동 부담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함정의 에너지 효율을 최대 14%까지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이번에 개발된 차열도료는 단순한 열 차단 효과를 넘어, 함정의 스텔스 성능 강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선체 온도를 낮춤으로써 함정이 방출하는 적외선 신호를 감소시켜 적의 탐지 가능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폴리실록산(Polysiloxane) 기반의 고분자 수지를 활용해 기존 도료보다 내구성이 크게 향상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물질은 고온, 염분, 산성 환경에서도 뛰어난 저항성을 갖춰 함정 외판 보호 효과를 극대화한다.한화오션 관계자는 “이번 차열도료는 차세대 함정 운영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신기술 개발을 지속해 함정 설계 및 방산 분야에서 수주 경쟁력을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03.10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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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닌 한국 선택한 美...MRO 역량 살펴보니

산업 일반

미국의 구애에 한국이 웃는다. 특히 한국 조선업계의 미소가 밝다. 한국 조선업은 선박 건조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지·정비·보수(MRO) 시장에서도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이 손에 쥔 무기는, 미국이 필요한 무기다. 미국이 한국을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한국 조선업체들은 높은 품질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MRO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주요 경쟁상대인 일본은 정밀 유지보수 및 고효율 엔진 개조 기술 등을 통해 영향력을 뽐내고 있지만, 한국은 디지털 유지보수 기술과 친환경 개조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일본의 ‘장인 정신’ MRO​일본 조선업계의 MRO 산업은 오랜 역사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특히, 미 해군 7함대가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에 주둔하고 있어,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MRO 용역을 일본 조선사들이 주로 담당해 왔다. ​일본의 MRO 기술력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정밀 유지보수 및 고효율 엔진 개조 기술 ▲자동화 유지보수 기술 ▲친환경 개조 기술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일본 조선업체들은 정밀한 유지보수 기술을 활용해 선박의 수명을 연장하고 연비를 향상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먼저 미쓰비시중공업(MHI)다. 일본조선공업협회(JSIF) 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미쓰비시중공업의터보차저 개량 기술은 기존 선박 엔진의 연료 효율을 극대화하고 배출가스를 저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세계적인 선박 엔진 및 터보차저 기술 보유을 보유하고 있는데, MET 터보차저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며 친환경 성능을 개선 중이다.자동화 유지보수 기술도 눈길을 끈다. 자동화 유지보수 기술은 로봇을 활용한 정비로, 선체 검사 및 용접 공정을 자동화하여 정밀성과 효율성을 개선한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자율 로봇을 활용한 선박 유지보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마바리조선도 인공지능(AI) 기반 자동 용접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선박 주요 부품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한다. 스마트 센서 기반 진단 시스템 덕이다. 해당 시스템은 AI 및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예측 정비를 수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센서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엔진 및 추진 시스템의 이상 상태를 조기에 감지하는 것이 특징인데, 일본우선은 AI 기반 스마트 유지보수 시스템을, 미쓰이 O.S.K. 라인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엔진 진단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LNG 추진 개조 기술도 연마 중이다. 이는 기존 디젤 선박을 LNG 추진 방식으로 개조해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기술인데, 가와사키중공업이 LNG 추진 선박의 설계 및 개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더 똑똑한’ 한국의 MRO한국의 MRO 기술은 똑똑하다. 과거 단순한 정비와 수리에 그쳤던 MRO 기술은 이제 ▲인공지능(AI) 기반 예측 유지보수 ▲디지털 트윈 ▲친환경 개조 기술을 통해 한층 스마트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는 이러한 ‘똑똑한’ MRO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한국 조선업계는 AI와 사물인터넷(IoT)를 활용한 예측 유지보수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기존의 정비 방식은 문제가 발생한 후 수리하는 사후 유지보수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선박 내 센서에서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AI가 이를 분석해 고장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한화오션은 엔진과 추진기, 연료 시스템 등 핵심 설비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는 AI 예측 유지보수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불필요한 정비를 줄이고, 선박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HD현대중공업은 클라우드 기반의 스마트 유지보수 시스템을 구축해 전 세계 어디에서든 선박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원격으로 유지보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AI 기반 유지보수는 예상치 못한 선박 결함 및 고장을 방지하고, 불필요한 정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다음은 디지털 트윈 기술이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실제 선박과 동일한 가상 모델을 만들어 실시간으로 선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기술이다. 선박에 예상되는 문제를 사전에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한화오션은 선박 운영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한 선박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실제 장비 형상 정보를 기반으로 제작된 3D 모델과 실선 데이터 연동을 통해 정확한 모니터링과 시뮬레이션 기능을 제공한다.HD현대중공업은 미래 첨단 조선소(FO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가상 조선소 ‘트윈포스’(TWIN FOS)를 구축했다. 이 플랫폼은 실제 조선소를 3D 모델로 구현한 것이 특징인데, 이를 통해 작업자는 건조 공정의 상황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기 시간 절감과 중복 업무 감소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똑똑한 MRO 기술을 보유한 만큼, 다양한 성과도 이루고 있다. 지난해 8월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의 4만톤급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함’의 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미국 해군 7함대에 속한 3만 톤급 급유함 ‘유콘’의 정기 수리 사업을 추가로 수주했다.HD현대중공업도 같은해 미국 해군 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해 미국 해군 함정의 MRO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2~3건의 미국 해군 함정 MRO 사업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 내 조선소 투자도 검토 중이다.

2025.03.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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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장관까지 한국 찾는다...화두는 조선 MRO

산업 일반

미국이 한국을 찾는다. 목적은 한국 조선업계와의 협력이다. 특히 미국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오는 3월 말 방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한이 성사될 경우, 한미 간 방산 협력과 조선업계를 중심으로 한 군함 건조 및 유지·정비·보수(MRO) 협력 방안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전망이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줄곧 한국 조선업계에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다. 이토록 미국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미국 조선업의 ‘흥망성쇠’에서 살펴볼 수 있다.흥망성쇠 美-조선...기댈 곳은 K-조선한국 조선업계를 향한 미국의 본격적인 애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직후 시작됐다. 지난 11월 6일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에 대한 한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MRO 분야에 있어서도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왈츠 하원의원도 해군력 강화를 위해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왈츠 하원의원은 지난해 10월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 대담에서 “선박 건조 전문성과 중국 외 대규모로 건조할 능력은 일본과 한국에 있다”며 “그들이 우리와 협력하게 하는 것 외에는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전한 바 있다.미국 국방부와 관련 연구소들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안보 강화를 위해 동맹국과의 방산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의 MRO 협력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한국 방문의 주요 목적도 조선업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 논의로 예상된다.미국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미국 조선업의 흥망성쇠에서 유추할 수 있다. 미국은 20세기 초반부터 조선업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1920년 제정된 ‘존스법’(The Jones Act) 통해 미국 내에서 생산된 선박만이 자국 내 화물 운송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면서, 자국 조선산업을 적극적으로 보호했다.또한,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미국은 전 세계 선박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해상 패권을 확고히 했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바로 리버티 선(Liberty Ship)과 빅토리 선(Victory Ship) 생산으로, 대량 생산 체계를 통해 빠르게 선박을 건조하며 전시 물류를 원활하게 지원했다. 1970년대까지 미국 조선업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생산량을 자랑하며, 매년 수십 척의 대형 선박을 건조하며 18만 명 이상의 조선업 종사자를 고용했다.승승장구 하던 미국 조선업이 급격한 쇠퇴를 맞이한 시기는 1980년대부터다. 1981년 레이건 행정부는 건조 차액 보조금(CDS)을 폐지하며 조선업계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을 중단했다. 이는 미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아시아 국가들은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한국, 일본, 중국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조선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했다. 특히 한국은 LNG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을 장악하며 글로벌 조선업계를 선도하기 시작했다. 중국 또한 2000년대 이후 국가적 지원을 통해 대형 조선소를 건설하고, 세계 최대 조선 강국으로 도약했다.결국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1981년 69척이었던 미국의 대형 선박 건조량이 1989년 0척으로 급감했다. 1980년대 말까지 46개 조선소가 문을 닫고 관련 노동자 4만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길게 꽃피웠던 미국 조선의 흥망성쇠다. 이빨 빠진 美-조선에 웃는 韓-조선 미국 조선업은 오랜 기간 쇠퇴의 길을 걸어왔지만, 최근 국가안보와 경제적 필요성으로 인해 다시 부활을 위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동맹국들과의 협력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돌파구를 찾는 미국 앞에서 웃는 국가는 한국이 됐다.특히 미국이 자국 조선업 재건을 위해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한국 조선업체들은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수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미국 해군의 함정 유지·보수·정비연간 약 2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에 한국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으로부터 함정정비협약(MSRA)을 획득하여 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MSRA는 미국 해군이 민간 조선업체들과 체결하는 MRO 및 개량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협정이다. MSRA를 획득한 업체는 미 해군의 함정 유지·보수 사업에 입찰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되는데, 장기적으로 미 해군의 함정 유지보수 작업을 수행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MSRA는 입찰을 위한 필수 요건으로 작용한다.업계는 미국 해군과의 MRO 계약 체결은 한국 조선업체들의 기술력과 신뢰도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 평가한다. 미국과의 견고한 MRO 협력 프로세스를 구축한다면, 추가적인 글로벌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장원준 전북대 글로벌융합대학 방위산업융합과정 교수는 “미국과 한국 조선업계가 MRO 관련 협력 프로세스를 탄탄하게 구축할 경우 이는 자연스럽게 국제적인 신뢰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한국의 입장에서는 강력한 무기를 들고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이어 “미국은 현재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분주한 실정”이라며 “MRO에서 더 나아가 LNG선, 쇄빙선, 상선, 전함 등 수주 영역을 확대할 수 있어 미국의 적극적인 구애는 한국에게는 큰 기회”라고 덧붙였다.

2025.03.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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