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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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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LG도 투자 나선다…5년간 각각 247조·106조원 푼다

산업 일반

재계 2위 SK그룹과 4위 LG그룹이 향후 5년간 각각 247조원, 106조원의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지난 24일 삼성, 현대자동차, 롯데, 한화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600조원에 가까운 투자를 발표한 지 이틀 만에 나온 재계의 추가 투자 소식이다. 이로써 국내 그룹 투자 규모는 향후 5년간 1000조원 수준에 육박하게 됐다. ━ SK, 247조원 가운데 179조원 국내 투입 SK그룹은 차세대 성장동력인 반도체(Chip)와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 이른바 ‘BBC 산업’에 향후 5년간 총 24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우수인력 5만 명을 추가 채용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반도체다. 전체 투자액의 절반 이상인 142조2000억원을 반도체 및 반도체 소재에 투입하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집중할 전망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비롯해 반도체 팹(Fab·제조시설) 증설, 특수가스와 웨이퍼 등 소재·부품·장비 관련 설비 증설 등이 투자 대상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수소, 풍력,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미래산업에는 67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최 회장은 지난해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인 210톤(t)의 1%인 2억t의 탄소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밖에 디지털에는 24조9000억원, 바이오 등 사업에는 12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SK는 이번 투자 중 179조원을 국내에 투입해 국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간 미국과 유럽 등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신성장동력 관련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투자를 이어왔던 SK그룹이 국내 탄소 중립 생태계 조성 등에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 LG, 2026년까지 106조원 투자…국내에만 전액 집행 LG그룹도 100조원이 넘는 투자 결정을 단행했다. LG그룹은 앞으로 5년 동안 106조원을 투자하고 5만 명을 직접 채용한다. 이번 LG그룹의 투자는 모두 국내에서만 집행될 예정이다. 특히 투자액 중 48조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하기로 했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주요 경영진이 참여하는 전략보고회에 앞서 이 같은 중장기 투자·고용 계획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고히 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 LG측의 설명이다. 향후 5년 동안 LG는 국내투자 가운데 40%가량인 43조원을 미래성장 분야에 집행할 예정이다. 그중 절반에 가까운 21조원을 배터리·배터리소재,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AI·데이터, 바이오, 친환경 클린테크 분야의 R&D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LG는 우선적으로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분야에 5년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충북 오창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를 단행해 원통형 배터리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LG는 전자, 화학, 통신 등 주력사업을 고도화하고 AI, 바이오, 친환경 클린테크 등 미래성장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26년까지 매년 약 1만명을 직접 채용할 계획이다. 특히 신규 첨단사업을 중심으로 앞으로 3년간 AI, 소프트웨어(SW), 빅데이터, 친환경 소재, 배터리 등의 R&D 분야에서만 전체 채용 인원의 10%가 넘는 3000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2022.05.26 15:35

3분 소요
바이든 방한 첫 일정,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

산업 일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오는 20~22일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행선지가 삼성전자 평택공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한국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삼성 평택공장으로 방문해 최신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볼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일정에는 미국의 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도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바이든 대통령 안내를 위한 리허설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직접 생산시설을 소개하고 한·미 공급망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한 미국대사관 등 미국 측 방한준비팀은 이미 평택공장을 답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하는 삼성전자 평택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라인으로, 총 부지 면적이 289만㎡(87만5000평)에 이른다. 이는 여의도 면적(약 290만㎡)과 비슷하며, 축구장으로 환산하면 축구장 약 400개에 해당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2015년 5월 착공해 2017년 7월 첫 생산라인(P1)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P2는 2020년 가동에 들어갔고 P3가 2020년 4월 착공해 올해 하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P3는 클린룸(먼지·세균이 없는 생산시설) 규모만 축구장 면적 25개 크기로, 현존하는 단일 반도체 라인 중 세계 최대다. 정치권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이 해외순방에서 현지 기업의 제조시설을 방문하는 것은 극히 드문 사례다. 반도체가 갈수록 ‘전략자원화’가 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평택공장 방문은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꾸준히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해왔다. 지난해 4월과 5월에는 백악관에 주요 업계 대표들이 참석한 반도체 회의를 열었고 같은 10월에도 공급망 대책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이 회의에 삼성전자는 계속 참여해왔다. 이에 부응하듯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내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새로 짓겠다고 발표했고, 같은 해 11월 신규 공장 부지로 오스틴에 인접한 텍사스주 테일러를 확정했다. 다만 변수가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부터 3주에 한 번씩 금요일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재판을 받고 있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 본인은 반드시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재판과 겹쳐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2022.05.18 11:46

2분 소요
신성장 사업화 범위에 탄소중립·바이오·자원순환 추가

정책이슈

정부가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신성장 사업화 시설 범위에 탄소중립·바이오·자원순환 분야를 추가했다. 이와 함께 높은 세액 공제를 제공하고 있는 3대 국가전략기술(반도체·배터리·백신) 사업화 시설에 대해 적용 대상 범위를 세부적으로 명시했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세법 후속 시행규칙 개정안을 9일 발표했다. 이 개정 시행규칙을 입법 예고, 부처 협의, 법제처 심사 등의 행정 절차를 거쳐 3월 중 공포·시행할 계획이다. ━ 신성장·국가전략 시설 투자에 세액 공제 혜택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신성장 사업화 시설 범위를 미래형 자동차, 차세대 방송통신 등 현행 10개 분야 155개 시설을 앞으로 11개 분야 181개 시설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탄소중립 분야를 신설하고 바이오·자원순환 등의 분야 시설을 추가했다.(신설28, 삭제2) 이와 함께 일반 기업보다 높은 세액 공제를 받는 반도체·배터리·백신 등 3대 국가전략기술 사업화 시설에 대해 세부 범위를 확정했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15nm(나노미터) 이하급 D램과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제조 시설 ▶차량용·에너지효율향상·전력반도체·DDI칩 제조시설 ▶반도체용(16nm이하 D램, 128단이상 낸드 등) 웨이퍼 제조시설 등이다. 배터리 부문에선 ▶초고성능 전극 또는 고체전해질 기반 차세대 이차전지 제조시설 ▶고용량 양극재(니켈함량 80% 이상)와 장수명 음극재(충방전 1000회 이상) 제조시설 등을 포함했다. 백신 부문은 ▶항원·핵산·바이러스벡터 등 방어물질을 적용한 백신 제조시설 ▶백신 개발·제조에 필요한 원료·원부자재와 면역보조제 제조시설 등이 적용 대상이다. 이들 시설에 투자하면 대기업에게는 6%, 중견기업에겐 8%, 중소기업엔 16%의 세액 공제율을 적용한다. 이와 함께 ▶그린·블루수소 등 생산 시설 ▶수소전기자동차용 고밀도·고효율 연료전지 시스템 제조시설 등을 신성장기술 사업화 시설에 새롭게 포함한다. 이 시설에 대한 투자 역시 대기업에게는 3%, 중견기업에겐 5%, 중소기업엔 12%의 시설 투자 세액 공제 혜택을 각각 제공한다. ━ 결산보고서 제출기한, 공익단체 취소요청 등 명시 정부는 이번에 개정한 소득세법 시행규칙에서 공익단체의 결산보고서 등 제출기한과 지정 취소 절차를 규정했다. 공익단체가 결산보고서와 수입명세서를 정해진 기한 안에 제출하지 않으면 관계기관장이 제출을 요구하고, 그래도 제출하지 않으면 공익단체 지정을 취소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시행규칙은 결산보고서와 수입명세서 제출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땐 2개월 안에 제출하도록 추가 제출기한을 규정했다. 공익단체 지정 취소사유가 발생했을 때 국세청은 매년 11월 30일까지 기획재정부에 공익단체 지정 취소를 요청하도록 규정했다. 법인세법 시행규칙은 상장주식 거래 때 시가를 할증하는 경영권 이전 거래 예외 사유를 규정했다. 지금은 상장주식 거래 때 사실상 경영권 이전을 수반하는 경우에는 상속세·증여세법을 준용해 20% 할증했다. 그런데 앞으로는 회생계획 등을 이행하기 위해 상장주식을 거래하는 경우 사실상 경영권 이전을 수반하는 거래에서 제외한다. 상속세·증여세법 시행규칙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도 시행 관련 세부절차를 마련했다. 총 자산가액이 큰 공익법인에 감사인 지정점수가 높은 감사인을 지정하고, 지정 공익법인이 6개 연도(자유선임 4년 + 지정 2년)에 균등 배분되도록 지정 수를 조정했다. 감사인 사전신청 요건은 최근 2년 내 공인회계사 3인 이상 공익법인 감사교육 이수 또는 최근 5년 내 3개 과세연도 이상 공익법인 감사 실적 보유를 충족해 국세청에 신청한다. 이밖에 정부는 당초 리보금리(런던은행 간 거래 금리)를 적용했던 국내 거주자와 국외 특수관계인 간 금전대차거래에 적용하는 정상이자율도 주요 통화별 지표금리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거주자가 국외특수관계인과 원화 거래를 할 경우 정상이자율은 리보금리에 1.5%를 가산해 산출했다. 하지만 이번에 개정한 시행규칙은 리보금리 대신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를 사용할 계획이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2022.02.10 05:01

3분 소요
제조업 국가로 부활하는  일본

산업 일반

Made in Japan 도쿄 북부의 소도시 쓰루오카(鶴岡)에서 공장과 일자리란 잘사는 나라에서 못사는 나라로 이동하게 마련이라는 탈공업화 시대의 철칙을 거스르는 현상이 벌어졌다. 켄우드는 2002년 말레이시아에 휴대용 미니 디스크(MD) 공장을 지었으나 지난해 쓰루오카로 생산라인을 옮겼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한 라인을 가동할 때 22명이 필요했지만 쓰루오카에서는 4명만으로 족했다. 5주나 걸리던 각 점포로의 물건 배달도 이틀로 줄었고 자재를 저장하는 평균 시간도 18일에서 3일로 줄었다. 제조비가 말레이시아에서보다 총 10% 절약됐다. MD를 생산하는 켄우드 자회사의 사토 가즈히로 상무는 “우리의 복귀를 소비자들도 반기는 듯하다. 다른 아시아인들과 마찬가지로 일본인들도 ‘메이드 인 재팬’이라는 글자를 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쓰루오카를 비롯해 그 비슷한 이야기들이 일본인들의 사기를 북돋운다. 도쿄의 한 일간지는 최근 일본이 위대한 제조국가로 부활하고 있다고 대서특필했다. 경제주간지 위클리 도요 게이자이(週間東洋經濟)는 일본으로 돌아오는 제조업의 움직임을 환영했다. 켄우드처럼 가난한 아시아 국가로부터 실제로 공장을 철수한 기업은 몇 안된다. 그러나 일본의 다국적 기업들은 본국에서 새삼 제조업 기지의 가능성을 찾았다. 지난해 시작된 경제회복은 자신감을 갖기 시작한 일본 기업들의 지출 증가에 힘입은 것이다. 도요 게이자이는 일본에서 건설 중인 1백개의 공장 목록을 발표했다. 상당수가 여러해 동안 일본 시장에 크게 투자하지 않았던 기업들이다. 놀라운 점은 10억달러 이상의 비용이 드는 공장 프로젝트도 네개나 진행 중인데 모두 일본 ‘디지털 경제’의 부활을 선도하는 다국적 기업들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14년 동안의 세차례 가짜 경제회복은 정부가 아무 데나 다리를 짓게 해 빚어진 일시적 현상이었다. 최근의 건설 붐은 그보다 훨씬 생산적이다. 도시바는 19억달러짜리 웨이퍼(얇고 둥근 실리콘 원판) 공장을, 마쓰시타는 12억달러짜리 첨단 컴퓨터 칩 공장을, 후지쓰는 15억달러짜리 로직 칩 공장을, 샤프는 14억달러짜리 TV 공장을 짓고 있다. 이들 기업이 계속된 적자 추세를 뒤집고 2003년에 많은 수익을 올린 주요 기술기업이라는 점은 우연이 아니다. 이같은 공장 설립 붐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80년대 이래 수백개의 공장을 동남아와 중국으로 옮긴 일본 기업들은 비용절감의 효과뿐 아니라 기술을 외국 기업들에 노출시킬지 모를 위험비용에 대해서도 재검토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의 한 고위관리는 “최근 일본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투자는 기업들이 핵심 기술을 본토의 블랙박스에 보관해두고 싶어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또 긴 불황 끝에 요즘 다시 지갑을 열기 시작한,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소비자인 일본인들 곁에 가까이 있고 싶어한다. 일본인들은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탐나는 세가지 소비재를 가리켜 ‘3보’라 불러왔다. 60년대에는 세탁기·냉장고·흑백 TV였지만 지금은 디지털 카메라·DVD 리코더·플라스마, 또는 액정디스플레이(LCD) TV 스크린이다. 이런 ‘3보’의 수요 때문에 가전제품의 생산이 급증하고 3월 한달에만 LCD TV의 판매량이 72% 늘었다. 그런 히트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이 “일본에 제조시설을 짓기 시작했다”고 노무라 증권 금융경제연구센터의 선임 연구원 기우치 다카히데는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회귀 현상이 일본 기업들의 명운에 결정적 고비였던 2001년 시작됐다고 본다. 당시 많은 기업이 빚에 허덕였고 다른 나라에 기술우위를 빼앗길지도 모르는 위험에 처해 있었다. 다이와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 미우라 가즈하루는 “일본 기업들은 강한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한국과 대만을 비롯한 나라들이 일본을 따라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기술 변화의 속도는 나날이 빨라져 신모델 출하 주기가 약 3개월로 줄었고 고객들은 양질의 맞춤화된 제품을 요구했다. 게이오(慶應)대의 오노 게이노스케 교수(경제학)는 기업들이 “일본 밖에서 물건을 만든다고 한들 정말로 비용이 줄겠느냐고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해외 조립라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외국으로 파견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외국산 제품의 결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늘었다. 사토는 켄우드가 말레이시아에서 선적된 제품으로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신속히 충족시킬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일본의 디플레이션 덕택에 일본산 원자재를 구매할 수 있는 금전적 여유도 생겼다. 그때부터 다국적 기업들은 어디서, 어떤 식으로 사업하느냐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재검토해왔다. 비용 삭감으로 수익이 늘고 일본에 투자할 수 있는 돈도 벌었지만 이제 기업들은 좀더 현명하게 돈을 쓴다. 기우치는 “기업환경이 전과 크게 다르다. 기업들은 잠재적 구매자들을 주의깊게 연구한 뒤 공장을 지으며 수요를 신중히 계산한 뒤 생산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켄우드는 2003년 1월 일본으로의 공장 이전을 고려하기 시작했고 8개월 뒤 쓰루오카에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재발견이 곧 해외 시장 철수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2003년 일본의 대중국 투자는 51억달러로 2002년보다 21% 늘었으며, 일본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서 계속 가전제품과 컴퓨터 및 주요 소비재를 만들 것이다. 일본 기업들이 본국에 공장을 지을 분야는 기술이 급변하고 이윤폭이 큰 LCD 등의 분야다. 샤프는 73년 전자계산기의 첫 LCD를 생산한 뒤 본국 공장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샤프는 하청업자들과 함께 자체 생산설비를 개발했는데 이들은 90년대가 되자 대만과 한국의 라이벌 기업들에 그 노하우를 전수하기 시작했다. 샤프는 이제 비밀기술을 ‘블랙박스’에 보관하려 한다고 한 회사 대변인은 말했다. 그 노력의 결실이 미에(三重)현에 새로 지어진 14억달러짜리 공장이다. 그곳에서는 대형 LCD TV와 거기에 필요한 모든 부품이 생산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새 공장들이 만성화된 제조업 분야의 고용 감소를 완화하리라고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샤프의 새 LCD TV 공장은 이제 ‘크리스털 밸리’로 알려진 그 지역에 10여개의 납품회사와 1천개 이상의 일자리를 몰고 왔다. 쓰루오카는 공장 신축 바람의 중심지다. 켄우드 공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는 트럭들이 NEC의 5억7천1백만달러짜리 신축 웨이퍼 조립시설의 청정실로 장비를 나른다. NEC는 그곳에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 사이토 히사시 대변인은 “최첨단·고기술 분야의 제품은 항상 일본에서 생산해왔다. 지난 몇해는 투자여건이 성숙하지 못했던 것뿐”이라고 말했다. 선진국들의 공통 병리현상인 제조업의 하향세를 일본이 뒤집으리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많은 일본인들은 고급 기술 분야를 너머 다른 분야의 부흥도 기대한다. 그들은 최근 중국에서 일본으로 다시 공장을 옮겨 봉제선이 없는 니트웨어를 만든 한 의류회사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온워드 가시야마는 올해 (총 주문량 3백40만점 중에서) 약 15만점을 ‘메이드 인 재팬’으로 주문했고 특히 1백달러가 넘는 고가의 옷을 중심으로 그 수량을 늘려갈 계획이다. 시라이 히데키 대변인은 “일본에서도 중국에서와 같은 비용으로 니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수요를 빨리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물건을 들여오는 데는 한달이 걸리기 때문에 일본에서 만드는 옷만이 빠르게 변하는 패션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다. 섬유업은 가장 먼저 해외의 싼 공장을 찾아 나간 산업이다. 누가 알리오? 그들은 어쩌면 새 유행의 첨단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2004.06.0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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