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춘 대표이사' 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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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기업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수장 교체다. 국내 한 기업은 최근 6년간 5명의 수장을 신규 선임했다. 현재 기업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다. 지난 2019년부터 식품 사업 부문 대표를 별도로 선임하며 가정간편식(HMR) 사업에 공들이고 있는 하림산업의 얘기다. 이 회사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종합식품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계속된 대표 교체…1년 버티기 힘들다하림산업은 하림지주의 100% 자회사로 지난 2012년 설립된 식품 전문 기업이다. 하림산업은 2019년과 2023년에 각각 하림식품, HS푸드를 흡수합병하는 등 지속적으로 식품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현재는 부동산 개발 사업과 함께 식품 제조업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하림산업 식품 제조업의 핵심 브랜드로는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고가 라인 ‘더(THE)미식’이 있다.하림산업의 특이점은 최근 대표이사 교체가 잦다는 것이다. 부동산 개발 사업 부문을 이끌고 있는 김기만 대표는 건재했지만, 식품 사업 부문 대표가 임기 1년 내외로 교체됐다. 지난 2019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총 5명의 인사가 하림산업 식품 사업 부문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하림산업을 거쳐 간 대표는 이강수(선임일 2019년 12월)·윤석춘(2021년 1월)·허준 직무대행(2022년 1월)·민동기(2023년 2월) 등이다.현재 하림산업 식품 사업 부문은 올가홀푸드 대표 출신인 강병규 부사장이 맡고 있다. 아직 공시가 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강 부사장이 김기만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하림산업 관계자는 신규 선임된 강병규 대표에 대해 “식품 부문 부사장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선임 배경이나 업무 개시 시점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하림산업의 잦은 대표 교체 이유는 회사 실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하림산업의 감사보고서(2017~2023년)를 살펴보면 회사 매출은 매년 증가세를 보였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림산업의 영업손실 규모는 2016년 116억원에서 지난해 1096억원으로 10배가량 늘었다. 제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얘기다.사실상 하림산업은 자체 생존이 불가능한 상태다. 운영 자금도 없어 그룹 계열사로부터 돈을 빌려 쓰는 실정이다. 하림지주가 지난 한 해 하림산업에 출자한 금액은 총 1300억원이다. 하림지주는 올해 1월에도 300억원의 자금을 하림산업에 수혈했다. 하림그룹 계열사인 NS홈쇼핑은 지난달(10월) 하림산업에게 시설투자자금 명목으로 280억원을 분할 대여한다고 공시했다. NS홈쇼핑은 지난달 1차로 180억원을 하림산업에게 빌려줬다. 나머지 100억원은 내년 1월에 대여한다는 것이 NS홈쇼핑의 계획이다.
흑자 전환 DNA, 위기의 하림에도 적용될까문제는 이 같은 자금 수혈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하림산업이 현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식품 부문 사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하림산업의 부동산 개발 사업은 하림그룹 및 계열사의 사옥과 공장 건설 공사 등 대부분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다.김홍국 회장도 식품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그는 지난 10월 서울 성수동에 마련된 용가리 치킨 25주년 기념 팝업스토어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미식’ 브랜드는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투자를 지속해 라인도 증설하고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새로 부임한 강병규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하림산업 내부에서도 강 부사장에 대한 기대감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까르푸, 올가홀푸드, CJ올리브영 등을 거친 유통 전문가이기 때문이다.특히 강 부사장이 올가홀푸드에서 이룬 성과는 만성 적자로 허덕이는 하림산업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강 부사장은 최근까지 대표로 있던 올가홀푸드의 경영 실적 흑자 전환을 이뤄낸 인물이다. 그는 2018년부터 올가홀푸드를 맡아 이듬해(2019년)부터 손실을 줄여갔다. 대표 취임 3년차인 2020년에는 매출 771억원, 영업이익 13억원, 당기순이익 5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강 부사장 체제의 하림산업 식품 사업 부문은 신규 브랜드 등 제품 라인업 확장으로 HMR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하림산업은 지난해에만 스트릿푸드 브랜드 멜팅피스와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 등 2개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며 HMR 라인업 확장에 집중해 왔다.하림산업 관계자는 “HMR 사업의 경우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제품 라인업을 계속해서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4.11.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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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이 오너·경영진 리스크로 홍역을 앓고 있다. 고가의 프리미엄 라면으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하림은 제품 출시 3개월 만에 이를 담당하던 수장이 물러났다. 하림그룹 계열사들은 지난해 총수 아들 회사를 부당지원한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적발되면서 과징금을 물게 됐고, 경찰은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과 관련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프리미엄 라면 사업 이끌던 윤석춘 대표 사임 하림은 지난해 12월 31일 윤석춘 대표이사가 사임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하림은 김홍국, 박길연, 윤석춘 각자대표 체제에서 김홍국, 박길연(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윤 전 대표는 하림그룹의 라면사업 진출이라는 중책을 맡으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지만, 임기를 2년이나 남기고 물러났다. 장인라면은 개당 2200원의 고가 제품으로 출시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장인라면 출시 미디어데이에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직접 나와 라면을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윤 전 대표가 책임을 떠안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윤석춘 대표의 사임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신상 사유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대표의 사임이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신제품 출시와 성과, 이에 대한 책임 등 복합적인 평가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CJ씨푸드 대표, CJ제일제당 영업총괄 부사장, SPC삼립 대표 등을 역임한 윤 전 대표는 식품업계 전문가로 2018년 하림에 합류했다. 그룹이 라면사업을 막 시작한 상황에서 이를 책임지던 수장이 물러나면서 향후 회사의 사업 방향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총수 일가에 일감 몰아주기, 불법 승계 의혹 남아 대표이사 사퇴 외에 하림그룹의 총수 일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공정위는 하림그룹 계열사들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장남 회사에 부당하게 이익을 제공했다고 발표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하림 계열 8개사(팜스코, 선진, 제일사료, 하림지주, 팜스코바이오인티, 포크랜드, 선진한마을, 대성축산)와 올품에 시정 명령 및 과징금 48억88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하림 계열사들이 김홍국 회장과 그룹본부의 개입 아래 김홍국 회장 아들 회사에 구매물량을 몰아주거나 제품을 고가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2021년 12월에는 경찰이 김홍국 회장 등 하림 그룹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에 따르면 55개 계열사를 거느린 하림그룹의 자산총액은 2021년 10월 기준 13조1000억원으로, 재계 순위 31위다. 하림지주는 하림(57.37%), 제일사료(88.11%), 엔에스쇼핑(47.96), 선진(50%), 팜스코(56.34%), 팬오션(54.70%) 지분을 보유한 하림그룹 지주회사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일가다. 지난해 9월 기준 김홍국 회장이 보유한 하림지주 지분은 22.95%, 한국인베스트먼트(주)와 올품은 각각 20.25%와 4.36%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베스트먼트(주)가 올품의 100% 자회사이고, 올품의 지분 전량을 김홍국 회장의 장남 김준영씨가 갖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하림 지주 최대주주는 김준영씨가 되는 셈이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하림그룹 계열사들은 최대주주 회사에 이익을 안겨주기 위해 일감 몰아주기 등의 부당한 혜택을 줬다는 해석이다. 공정위는 하림그룹 계열회사들이 올품에서 제품을 시장가보다 비싼 값으로 사들이거나 올품을 거쳐 제품을 구매해 올품에 이익을 올려주는 방식으로 올품을 부당 지원했다고 판단했다. 일감 몰아주기는 그 자체로도 문제가 되지만, 대기업 오너나 그 일가가 이렇게 얻은 이익을 기업 승계에 활용하는 사례도 있어 ‘부당 승계 지원’ 수단으로 지적받기도 한다. 공정위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이 사건 지원행위는 하림그룹 내에서 동일인 2세가 지배하는 올품을 중심으로 한 소유집중 및 자신의 경쟁력과 무관하게 올품의 사업상 지위를 강화하는 시장집중을 발생시킬 우려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조사하는 부분도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한 지원 등에 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과거 재벌 승계 논란 답습 지적도 이런 논란은 과거 대기업 오너 일가의 승계 과정에서 문제로 불거진 바 있다. 일부 대기업 총수가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비상장회사를 키워 승계 자금을 마련했다는 의혹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994년 고 이건희 회장에 증여받은 61억원을 불려 삼성그룹 정점에 있던 에버랜드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으로 연결되는 지배구조 정점에 선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도 비슷한 논란을 겪었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회장이 지분(23.29%)을 가장 많이 보유한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하나다. 향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은 6조3000억원.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의 주식 가치는 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 2001년 한국로지텍으로 시작한 현대글로비스의 자본금은 12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이후 현대차그룹 계열사 일감을 받아 성장하고, 상장에 성공하면서 기업 가치도 순식간에 불어났다. 그러나 2006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계열사에 1000억원이 넘는 비자금을 조성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되는 가운데 현대글로비스도 연루됐다는 사실이 드러나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2022.01.0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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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올 들어 12월 12일까지 각각 13조원, 14조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IM(IT·모바일) 사업 부진, 현대차는 한국전력 부지 매입 여파와 엔저 영향 탓이 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대장주를 비롯한 상장사들이 녹록하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이런 불황 속에서도 실적 개선으로 주가가 크게 오른 기업들이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707개 상장기업 가운데 올 들어 12월 12일까지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는 기업은 14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14개 기업 중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이 10곳,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이 4곳이다. 시가총액은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는다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회사로 평가 받으면서 동시에 대형주에 포함되기 때문에 기업들에게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올해 시가총액 1조원을 넘은 기업은 게임·식음료·의류·항공등 소비주가 많았다. 14개 기업 중 시가총액 상승폭이 가장 큰 기업은 모바일 게임 업체인 컴투스다. 컴투스 주가는 12월 18일 종가 기준으로 13만7600원이다. 올 들어 430%나 급등했다.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었던 요인은 단연 실적이다. 컴투스의 지난 3분기 매출은 86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1509억원이다. 이런 성장은 송병준 게임빌 대표가 지난해 10월 컴투스 지분 21.37%(주당 3만 2470원)을 700억원에 인수한 이후부터다. ━ 컴투스 주가 올 들어 430% 급등 게임빌은 스마트폰이 출시되기 전부터 해외 시장에 진출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이와 달리 컴투스는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자체 게임을 개발하며 역량을 키워왔다. 송 대표는 게임빌의 플랫폼을 컴투스에 접목시키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경쟁력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그 결과 컴투스에서 개발한 게임인 ‘낚시의 신’과 ‘서머너즈워’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지금은 컴투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송 대표가 컴투스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시장 반응은 그리 신통치 않았다. 2012년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넥슨이 엔씨소프트를 인수했다가 재미를 보지 못한 선례가 있었던 만큼 두 회사간 시너지 효과가 의문스럽다는 의견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컴투스 인수 후 두 회사의 주가는 하락했다. 그러나 이런 우려는 반년 만에 사라졌다. 컴투스의 주가가 오르면서 송 대표의 주식 평가액도 올 들어 1000억원 넘게 늘었다.식음료 기업도 선전했다. 3개 기업이 시‘ 총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삼립식품과 동원 F&B, 무학이다. 삼립식품의 주가는 12월 18일 14만1500원으로 올 들어 50% 가까이 올랐다. 덕분에 시가총액도 지난해 말보다 7100억원이 늘었다. 삼립식품의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것은 윤석춘 삼립식품 사장이 식자재 유통을 강화한다고 발표한 이후부터다. 윤 사장은 집기 비품과 식자재를 도매 유통하던 식품유통 사업부를 지난 7월 1일 별도 자회사로 떼어내 삼립GFS을 설립했다. 삼립GFS는 SPC그룹 계열사로 SPC그룹 관계사인 파리바게뜨와 배스킨라빈스·파스쿠지 등의 6000여 가맹점에 식품 원재료를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더욱 급등했고 10월 23일에는 사상 최고가인 17만8500원을 찍었다.동원F&B는 박성칠 사장의 해외 공략이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3월 경쟁사인 대상에서 동원F&B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박 사장은 중국 참치캔 시장에 진출했다. 동원F&B는 참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로 하고, 그 해 중국 최대 식품 업체인 광명그룹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참치 3종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더불어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양반김의 매출도 오르면서 실적은 더욱 개선됐다. 박 사장이 부임한 2013년 상반기 2%대였던 영업이익률은 올 상반기 4%대로 올랐다.동원F&B은 앞으로도 성장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원F&B는 12월 10일 알래스카의 연어어획회사인 ‘실버베이 씨푸드(Silver Bay Seafoods)’의 지분 12.5%를 2000만 달러(약 217억원)에 인수했다. 박 사장은 연어를 참치에 이은 ‘국민 수산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참치캔과 양반김 등에 이어 냉동식품(만두)·육가공(햄)으로 제품 라인을 늘리고, 연어캔 시장도 확대 되면서 장기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락앤락·포스코ICT 등 10곳은 ‘1조원 클럽’ 밖으로 부산 경남지역 소주 업체인 무학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주가가 많이 올랐다. 올 들어 12월 18일까지 50%가 뛰었다. 무학은 저(低)도 소주인 ‘좋은데이’를 앞세워 수도권 진출에 나서며 수도권 소매점 입점이 빠르게 증가했다. 최근에는 서울 홍대 등을 중심으로 ‘좋은데이’의 순한 소주 마케팅을 펼치며 인지도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식음료주가 불황 속 돌파구로 투자 규모를 늘리는 등 여러 노력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결과”라고 말했다.올 한 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린 금융 업종에서도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로 주가가 크게 오른 곳이 있다. 메리츠금융지주와 계열사인 메리츠종금증권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3월 조정호 회장이 복귀한 후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조 회장은 복귀와 함께 지주회사 설립 3주년인 만큼 최고 금융 전문그룹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메리츠자산운용 사장에 미국의 글로벌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였던 이정복사장을, 메리츠증권 증권영업 총괄 사장으로 자본시장 전문가인 최희문 사장을 영입했다. 또 금융 업황이 어려울 때 투자를 늘려 계열사들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며 7월 말에는 사재 115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말 6400원 이었던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12월 18일 8860원으로 올랐다. 이 밖에 반도체 관련장비업체인 원익IPS와 이오테크닉스도 반도체 시장 호재로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이와 달리 부진한 실적 탓에 올 들어 ‘1조원 클럽’에서 탈락한 기업도 여럿 있다. 포스코ICT·락앤락·CJ헬로비전·스카이라이프 등 총 10곳이다. 밀폐용기업체 락앤락은 올 들어 12월 12일까지 시가총액이 6500억원으로 급감했다. 중국 판매 감소로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락앤락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21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3%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9.9% 감소했다. 락앤락 전체 매출 중 60% 이상은 중국 시장에서 나온다. 락앤락 제품은 중국에서 판촉물과 선물로 각광을 받았다. 실제로 락앤락의 중국 선물용 특판(기업간 거래) 시장 매출은 전체 중국 매출 중 30% 안팎을 차지한다. 그러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출범 이후 중국 정부가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관료와 기업 간 선물·기념품 등 지급을 일체 금지했다. 이 때문에 중국 도소매 시장이 위축 되면서 실적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락앤락 주가는 올 들어 12월 18일까지 20% 넘게 하락했다.미디어 업체인 CJ헬로비전과 KT스카이라이프 시가총액도 5000억원 이상 떨어졌다. 올해 미디어 관련주는 전반적으로 국내외 광고 경기 침체, 방송 플랫폼 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다. 유료방송 대표주인 KT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과 IPTV 결합상품인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약정 만료 가입자가 증가한데다, 케이블 TV와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심해졌다. CJ헬로비전도 강원방송 인수에 따른 비용과 무료 서비스 방송인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프라 투자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CJ헬로비전과 KT스카이라이프의 12월 18일 주가는 연초 이후 각각 49%, 33% 급감했다.전문가들은 국내외 경기 침체와 실적 하락으로 기업들이 힘을 쓰지 못했다고 입을 모은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계속되는 경기 부진으로 일부 소비재 기업 등 경기를 덜 타는 기업 중심으로 그나마 성장했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미국 경기회복 등의 영향으로 올해보다는 업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허 부사장은 “해외 여행객 증가와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수혜가 가능한 하나투어와 실적이 호전되고 있는 고려제강 등이 내년에 시총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시가총액 톱 10 기업은 - 한국전력 순위 오르고 현대모비스 떨어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707개 상장사 가운데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시가총액 부동의 1~2위를 차지했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은 각각 10조원 넘게 빠졌지만 순위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지난해 3위였던 현대모비스는 올해 7위로 내려앉았다.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3년래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대모비스 자리엔 지난해 5위였던 SK하이닉스가 이름을 올렸다. 중국 내 롱텀에볼루션(LTE)폰 수요와 애플 신제품 판매 호조에 따라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매출 4조 3120억원, 영업이익 1조301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분기 연속 1조원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전년 대비 시가총액이 8조원 늘었다. 지난해 시가총액 9위였던 한국전력은 4위로 올랐다.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 매각 성공과 배당 확대 기대감에 주가는 올 들어 30% 넘게 올랐다.시가총액 10위 안에서 순위 변동은 있었지만 ‘톱10’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기업은 없었다. 10위권 진입을 목전 앞에 둔 기업은 있다. 바로 SK텔레콤이다. 지난해 13위였던 SK텔레콤은 현재 11위로 올라섰다. SK텔레콤은 LTE 가입자가 늘고 지난 10월 정부의 단말기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개정으로 마케팅 비용 등이 줄면서 주가가 올랐다. SK텔레콤의 3분기 매출은 4조67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최근 정부가 주주환원 활성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배당성향이 높은 SK텔레콤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린 것도 시가총액이 늘어난 배경이다.
2014.12.2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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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식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돈냄새’가 아니라 ‘빵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고공행진 하는 삼립식품 주가를 빗댄말이다. 지난해 주식시장 개장일(1월 4일)의 삼립식품 주가는 2만5700원에 불과했다. 2012년 초주가는 1만원대였다. 하지만올 4월 11일 기준 주가는 7만8700원으로 뛰었다. 1년 만에 3배, 2년 만에 7배 이상으로 오른 기록적인 주가 상승이다.주가는 기업의 종합적인 실력을 반영한다. 삼립식품 주가가 크게 오른 배경은 바로 실적. 실제로 지난해 실적이 공시된 올해 2월 28일 하루 만에 주가가 7.5%나급등하기도 했다.지난해 3월 5일 취임한 윤석춘(55) 삼립식품 사장은 사상 최초로 삼립식품을 매출 1조원 기업 반열에 올려 놓았다. 지난해 삼립식품의 매출은 1조662억원이다. 2010년 2677억원이었던 매출이 불과 4년 만에 무려 4배 이상으로 커졌다. 주가 1년 만에 3배 이상 급등특히 식품사업 부문 매출이 덩치 확대에 큰 기여를 했다. 식품소재 사업 부문은 2012년 1848억원에서 지난해 3353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커졌다. 소재용빵·빵가루·냉동생지·면·소스·맥분 등을 생산하던 식품소재 부문의 사업 품목을 윤석춘 사장이 햄·소시지 등으로 확대하면서다.적극적 인수·합병(M&A) 역시 매출 1조원 돌파의 비결로 꼽힌다. 삼립식품은 2012년말 제분기업 ‘밀다원’과 2013년 육가공 전문기업인 ‘알프스식품’을 각각 자회사로 편입했다.특히, 밀다원은 SPC그룹이 2008년 인수해 지난해 매출 1400억과 영업이익 169억원을 기록하며, 삼립식품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 향후 SPC그룹의 글로벌 진출에 따라 밀다원의 실적 전망이 밝다. 또한 ‘설목장’, ‘지리산山水’ 브랜드를 통해 유가공·생수사업을 확대해 매출을 늘릴 수 있었다.주력 사업인 제빵 부문에서는 신제품을 대거 출시했다. 신제품은 출시 족족 속칭 ‘대박’을 쳤다. 삼립식품은 우리나라 불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보고 전략적으로신제품 ‘실키단팥빵’을출시했다. 기존 93g에서 105g으로 중량을 늘렸지만 가격은그대로 1000원을 유지했다. 덕분에 후속작 출시가 이어지는 등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더불어 스테디셀러인 호빵과 호떡 제품군의 매출도 10~20% 성장세가 지속됐다.단순히 덩치만 키운 게 아니다. 삼립식품의 실적은 영업이익률 성장세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삼립식품의 지난해 영업이익증가율은 무려 215%. 이코노미스트 2014년 100대 기업 조사에서 종합 1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비결이다.CJ에서 경험을 쌓은 윤석춘 사장은 제일냉동식품 마케팅팀장, CJ제일제당 신선BU장, CJ씨푸드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윤사장은 2012년 삼립식품 총괄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삼립식품 영업이익이 200% 이상 증가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 받고 있다. 성과를 인정한 SPC그룹은 윤석춘 대표를 올해 3월 1일 대표이사 부사장에서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발령 했다.삼립식품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는 주력인 제빵사업 이외에도 다양한 사업 진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점도 꼽힌다. 샤니의 영업양수도 이전 삼립식품은 빵가루·스낵 등 제빵사업 부문 비중이 최대 80%를 차지했다.하지만 영업양수도 이후 제빵 외 사업 부문 비중을 높이며 수익다각화에 성공했다. 식자재·건강식품·밀가루 등 기타사업 부문과 프랜차이즈·휴게소 사업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이밖에도 블랙박스 전문업체 ‘다본다’ 제품을 유통하기도 하고, 올 주주총회에서는 신재생에너지·환경사업을 정관에 추가하기도 했다. 향후 청주공장 등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력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제빵 사업 비중 줄이고 신사업 늘려올해 윤석춘 대표의 목표는 두 가지다. 첫째, 식자재 사업 강화다. 우선 급식·케이터링 사업을 확대한다. 더불어 계열 제분회사인 밀다원은 밀가루 생산뿐 아니라 프리믹스시장까지 제품군을 확장한다. 동시에 육가공 전문기업인 알프스식품을 통해 고급 육가공 제품을 개발해 새로운 유통채널을 구축할 계획이다.둘째, 글로벌 분야 사업 강화다. 베트남·인도네시아·미얀마 등 동남아시아와 인도에서 제빵 사업을 전개하고, 사업다각화를 통해 수출도 확대할 계획이다. 더불어 해외 기업과 제휴·M&A를 활발히 진행한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윤석춘 대표는 “한국을 대표하는 제과제빵기업으로 성장한 삼립식품이 향후 국내 시장을 넘어서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4.05.1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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