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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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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구매후기가 생존력…‘비상등’ 켜진 이커머스, ‘리뷰 전쟁’ 벌이는 까닭

산업 일반

최근 이커머스 업계가 진정성 있는 구매 후기를 모으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구매 후기는 배송 전까지 상품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이커머스의 단점을 커버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돕는 역할을 해 업계에서도 공을 들이고 있단 설명이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구매 후기를 남기며 정보를 공유하는 ‘소통의 장’으로도 활용되면서 리뷰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지난 3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8조1201억 규모로 성장세를 지속했지만 증가 폭은 역대 최저를 기록해 현재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여기에 전 세계적 경기 침체 등 악조건까지 더해지며 경쟁은 앞으로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는 차별화된 마케팅 방안으로 리뷰 관련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글로벌 소비자 후기 번역에 동영상 리뷰까지…커뮤니티 기능으로 확장 글로벌 건강 라이프 해외직구 플랫폼 아이허브는 지난 1996년 창립 이후 현재까지 제품을 실제로 구매한 고객만 리뷰를 작성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아이허브 측은 “현재는 이러한 시스템이 당연하지만 이커머스 사업 초창기 때는 리뷰 시스템이 미비했었다”며 “자사는 사업 초기부터 온라인 쇼핑몰에서 소비자가 참고할 수 있는 투명한 구매 후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인지하고 실제 구매 고객으로 작성을 제한하는 후기 시스템을 빠르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아이허브는 현재까지 총 2000만건 이상의 실제 구매자 리뷰 데이터를 축적했다.제품 리뷰 페이지에 서로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는 소비자들이 모이면서 리뷰 시스템은 자연스레 커뮤니티 기능으로 확장됐다. 아이허브는 실시간 질문과 응답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사용자 간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실제 고객이 남긴 후기 속의 진정성 있는 추천·비추천 의견을 참고해 구매할 수 있는 경험에 매력을 느낀 소비자들이 모이며 팬덤을 형성해 브랜드 지지 기반을 구축하는 기회가 됐단 설명이다.이후 한국 고객이 점차 증가하면서 아이허브는 전 세계 고객이 남긴 방대한 양의 구매 후기를 한국어로 번역해 제공하는 한국 맞춤 현지화 서비스를 도입했다. 한국 고객 구매 후기가 많지 않더라도 글로벌 고객의 구매 후기가 등록되어 있을 경우 한국어로 바로 확인할 수 있어 구매 과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11번가는 지난 2019년 업계 최초로 동영상 리뷰만 따로 모은 ‘꾹꾹’ 탭을 론칭했다. 온라인 콘텐츠 소비 경향이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옮겨가는 트렌드에 주목해 이 같은 서비스를 기획했다. 동영상 리뷰는 텍스트나 사진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전달하며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를 유도하기 쉽단 설명이다. 11번가 측은 “현재 하루 약 2만여건의 동영상 리뷰가 게시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위메프는 지난해 5월 앱 안에 ‘유튜브’ 탭을 신설했다. 소비자가 위메프에서 상품을 검색하면 유튜브에 게재된 동영상 제품 리뷰를 위메프 앱 안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는 양질의 제품 정보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고 위메프는 이탈 없이 자사 어플 내에서 바로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소비자와 플랫폼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단 설명이다.구매 후기 남기면 50만원 보상…양질의 리뷰 유치 경쟁 구매 후기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업계는 소비자들이 구매 후기를 남기도록 유도하기 위한 보상 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후기를 작성하고 소통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보상 제도를 마련했다. 뷰티 분야 특성상 실제 사용자의 후기가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양질의 리뷰 가치를 크게 봤단 설명이다.CJ올리브영은 기존 우수 리뷰어인 ‘탑리뷰어’의 상위 등급으로 ‘탑리뷰언서’를 신설하고 매년 두 차례 100명의 탑리뷰언서를 선발한다. 이들은 총 6개월간의 활동 기간 동안 매월 4만원 상당의 CJ ONE 포인트를 지급받으며 활동 종료 후에도 50만원 상당의 기념품과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 행사 초대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SSG닷컴도 양질의 구매 후기를 유치하기 위해 힘쓰는 중이다. 세일 프로모션 행사기간 동안 사진 혹은 동영상이 포함된 ‘스페셜 리뷰’를 대상으로 베스트 리뷰를 선정해 SSG머니를 적립하는 등 혜택을 제공하며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는 일명 ‘꿀팁’으로 불리는 사용 후기와 정보를 공유하며 소통하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 고객은 플랫폼이 제공하는 정보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이 주도적으로 공유하고 생산하는 정보를 참고해 구매하는 현명한 스마트슈머로 업계도 이에 맞춰 구매 후기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3.01.24 08:00

3분 소요
“폴로고시 N수생인데 비법 좀”…더 어려워진 ‘폴로 직구’, 언제 뚫리나

산업 일반

“폴로 고시 통과 축하드려요. 합격 비법 좀 알려주세요” 올해도 ‘폴로 고시’ N수생들이 줄을 잇고 있다. 폴로 고시란 폴로 랄프로렌 측이 지난 2020년 블랙프라이데이(블프)를 기점으로 아시아 전역에 공식 홈페이지 결제를 막는 ‘직구(직접구매) 금지’ 조치를 취해 구매가 어려워지면서 생긴 신조어다. 직구 성공이 고시만큼이나 어렵다는 의미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쓰이고 있다. 이 같은 조치에 소비자들은 공식적인 통로가 아닌 편법을 이용해 폴로 직구에 도전하고 있다. 그마저도 해마다 어려워지고 있어 온라인상에서는 ‘폴로 직구 뚫는 법’까지 공유되고 있다. ━ “이제 VPN도 잘 안돼”…자사몰 열었지만 ‘폴로 고시’ 행렬 온라인 카페와 커뮤니티 상에서는 ‘폴로 직구 방법’, ‘폴로 직구 성공 후기’ 등 관련 게시물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네이버의 한 패션·직구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네티즌은 ‘폴로 공홈 직구에 지쳤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네티즌은 “폴로 고시에 계속 실패해서 결국 직구보단 좀 비싸지만 무신사에서 괜찮은 가격대로 구매했다”며 “폴로 직구 성공하는 분들이 너무 부럽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네이버의 한 해외 직구 커뮤니티에 ‘요즘 폴로 직구 되긴 되나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이전엔 가상사설망(VPN)으로 우회 접속하면 됐었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안 된다’는 댓글과, ‘노동절 때 계속 안 되더니 어제 운 좋게 성공했다’는 댓글 등이 달렸다. 폴로 본사 측에서 한국인들의 직구를 막도록 조치한 이유는 폴로 랄프로렌 코리아의 수익 방어를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폴로 랄프로렌이 지난 8월 한국에서 본사가 운영하는 자사몰을 연 것도 한국인들의 수요를 자사몰로 이동시키려는 목적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SSG닷컴 등 직접 계약을 맺은 온라인 사이트에서만 판매됐지만 이젠 ‘폴로 랄프로렌 코리아’ 몰을 통해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폴로 랄프로렌 코리아 측은 “미국 본사에서 직구를 막은 이유에 대해선 공유받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최근 오픈한 자사몰과 관련해선 “직구가 막힌 것과는 연관이 없고 3~4년 전에 플래그쉽 스토어 형태로 자사몰을 오픈했었던 것을 이번에 그랜드오픈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블프 기간 동안 폴로는 해외 직구 가격과 국내 백화점 판매 가격 간에 차이가 큰 편이라 직구족 구매가 가장 많은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블프는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진행되는 대규모 쇼핑 할인행사다. 이 기간 동안 미국 공홈에선 자체 할인을 진행하기도 하고 미국 정가 제품도 국내 백화점보다 30~50% 저렴한 가격에 올라와 많은 구매자가 몰린다. 공홈을 통하면 많게는 국내 백화점 판매가의 반값 수준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지나치게 비싼 국내 리테일가…소비자 ‘분통’ 합리적인 가격으로 폴로 직구를 해오던 소비자들은 폴로 랄프로렌 본사에서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한국 IP를 통한 접속을 막아두자 편법을 이용해 제품을 구매하기에 나섰다. 이미 온라인상에서는 몇 년 전부터 ‘폴로 직구 뚫는 법’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현재 온라인상에서 확산하는 ‘폴로 직구 방법’에는 크게 4가지 단계가 있다. 모두 아시아 고객이 아닌 것처럼 조작해 구매를 시도하기 위한 것으로 ▲VPN(가상사설망)을 통해 우회 접속, ▲비회원으로 구매, ▲배송대행지(배대지) 주소 변경, ▲페이팔(Paypal)로 결제하는 방법이다. 먼저 ‘VPN’을 통해 우회 접속을 해야한다. VPN은 컴퓨터 IP주소를 변경해주는 프로그램으로 IP주소 설정을 한국에서 미국으로 변경해 미국 IP주소로 변경해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다. ‘비회원 주문’으로 아시아인임을 드러내지 않고 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다음은 ‘배대지’라 불리는 배송대행지 주소를 아시아 국가가 아닌 다른 국가로 변경해 주문하는 방법이다. 배대지는 해외직구를 할 때 직배송이 안 되는 해외쇼핑 사이트에서 중간 배송지 역할을 하는 물류업체를 말한다. 아시아 국가에서의 주문임을 모르게 하기 위해 배대지 주소 사이에 점을 찍거나, 임의로 띄어쓰기나 특수문자를 넣어주는 방식 등으로 조작해 결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결제 단계 시에는 ‘페이팔’로 결제해야 한다. 폴로 랄프로렌 측이 아시아 지역에서 발행한 신용카드로 결제되는 주문 건은 모두 취소되도록 조치한 것을 뚫기 위해서다. 페이팔은 미국의 온라인 전자결제 시스템으로 이를 활용하면 결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도 100% 성공을 보장할 수 없고, 그마저도 방법이 해마다 어렵고 복잡해지자 국내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평소 폴로 브랜드를 애용해 직구를 자주 했었다는 한 소비자는 “2년 전까지만 했어도 폴로 직구를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는데 최근 몇 번 실패한 이후부턴 아예 시도조차 하고 있지 않다”며 “직구는 포기했고 구매대행 쇼핑몰 등에서 조금 비싼 가격에 구매하고 있는데, 차라리 이 방법이 정신은 편하다”고 전했다. 최근 폴로 고시를 통과했다는 또 다른 소비자는 “폴로 고시를 여러 차례 치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내심’과 ‘기다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지나치게 비싼 국내 리테일가를 좀 완화해 미국 공홈과의 가격 차이가 어느 정도 좁혀지면 구매가 번거롭지 않은 자사몰로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옮겨오지 않겠냐”고 말했다. 국내 리테일가에 대해 폴로 랄프로렌 코리아 측은 “본사 공식홈페이지 가격이 국내보다 저렴한 것은 맞지만 직구를 할 때 세금과 관세까지 붙으면 국내와 아주 큰 차이는 나지 않을 것”이라며 “괌이나 하와이, 미국 아울렛 등에서 아동복의 경우엔 몇 천원에도 구매가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본사 가격이 훨씬 저렴한 것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오해하고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최근엔 고환율로 직구보다 국내에서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고, 블랙프라이데이가 아닐 때는 본사 정가와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2022.10.29 09:00

4분 소요
[단독] 올해 ‘블프’에도 ‘폴로 직구’ 막혀…해외 직구족 “뿔났다”

산업 일반

올해도 위 사진과 같은 ‘폴로 공식홈페이지(공홈) 구매성공’ 화면을 보기 힘들 전망이다. 해외 직구족의 필수템으로 꼽혔던 폴로 랄프로렌의 해외 직구가 지난해에 이어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이하 블프)에도 금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폴로 랄프로렌은 지난해 블프 기간을 기점으로 직구족들의 공홈 결제를 막았다. 이는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취해진 조치다. 업계와 폴로 랄프로렌 코리아에 따르면 폴로 해외 직구는 오는 11월26일부터 진행되는 미국 블프 기간에도 금지된다. 미국 블프는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쇼핑 할인행사다. 이 기간 미국 오프라인 매장마다 최대 80~90% 할인 상품을 내놓고 있어 특히 직구족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질 때다. 올해 블프를 앞두고도 직구족들 사이에선 폴로 직구 금지령이 풀리길 기대하는 분위기가 많았다. 폴로 랄프로렌 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블프 기간에도 공홈을 통한 직구는 막혀 있을 예정”이라며 “당분간은 이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직구가 금지된 배경에 대해선 확답을 피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본사 측에 문의해 놓은 상태로 현재로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전했다. ━ 폴로 코리아 수익 방어? 가품과 뒤바꾸는 중국인 때문? 업계에선 폴로 공홈 직구가 막힌 이유에 대해 다양한 관측을 내놓는다. 우선 폴로 랄프로렌 코리아의 수익 방어다. 폴로 직구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폴로 코리아 측이 수익을 지키기 위해 미국 본사에 제안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폴로는 블프 기간동안 인기 브랜드 상위권에 늘 올라갈 만큼 국내 수요가 많은 브랜드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국내 백화점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점과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는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또 블프 기간 동안 폴로는 해외직구 가격과 국내 백화점 판매 가격 간에 차이가 큰 편이라 직구족 구매가 가장 많은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기간 동안 미국 공홈에선 자체 할인을 진행하기도 하고 미국 정가 제품도 국내 백화점보다 30~50% 저렴한 가격에 올라와 많은 구매자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공홈을 통하면 많게는 국내 백화점 판매가의 반값 수준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또 다른 브랜드도 블프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직구를 중단했다”면서 “코리아 법인 측에서 블프 기간동안 직구족 구매 증가로 매출이 크게 늘지 않는다는 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직구가 금지된 또 다른 이유는 가품 우려다. 온라인 일각에서는 일부 중국 소비자들이 공홈을 통해 제품을 대량 직구한 뒤 가품과 바꿔 반품을 보내고 현지에서 진품을 되파는 등 부작용이 적잖았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하지만 이에 대한 진위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 직구 뚫는법부터 성공후기까지…편법으로 구매나선 소비자 폴로 직구의 공식적인 통로가 막히면서 온라인상에서는 ‘폴로 직구 뚫는 법’이 공유되고 있다. 편법을 이용해 아시아 고객이 아닌 것처럼 조작해 구매를 하는 방법이다. 각종 직구 커뮤니티와 개인 블로그 글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알려진 구매 방법 순서는 총 4단계다. 첫번째로 ‘VPN(가상사설망)을 우회해 접속하는 방법’이다. VPN은 컴퓨터 IP주소를 변경해주는 프로그램으로 IP주소 설정을 한국에서 미국으로 변경해 미국 IP주소로 변경해 공식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다. ‘비회원 주문’으로 아시아인임을 드러내지 않고 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다음은 ‘배송대행지 주소를 조작해 주문하는 방법’이다. 흔히 ‘배대지’라 불리는 배송대행지는 해외직구를 할 때 직배송이 안 되는 해외쇼핑 사이트에서 중간 배송지 역할을 하는 물류업체를 말한다. 폴로도 미국 배대지를 통해서 구매가능하기 때문에 아시아 국가에서의 주문임을 모르게 하기 위해 배대지 주소임을 숨기고자 조작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배대지 주소 사이에 점을 찍거나, 임의적으로 띄어쓰기나 특수문자를 넣어주는 방식 등으로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페이팔로 결제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페이팔은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미국의 온라인 전자결제 시스템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발행한 신용카드로 결제되는 주문건은 모두 취소되도록 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이다. 편법 직구에 성공한 한 소비자는 “배대지 주소에 점을 찍고 대문자 소문자 숫자를 써가면서 하니 구매에 성공했다”면서 “숫자 1도 소문자 l로 몇개 바꾸고, 페이팔 결제로 하니 됐다”고 팁을 전했다. ━ 미국 백화점 홈페이지 통한 직구도 막혀…폴로는 아울렛이 답? 여러가지 편법이 거론되고 있지만 100% 성공을 보증하진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블프 기간 이후부터 온라인상에는 직구 성공 글이 여럿 올라오고 있지만 지난 11월8일 부터는 ‘페이팔 결제도 먹히지 않는다’는 실패 글도 게재됐다. 해외직구 소비자들이 막혀 있는 공홈 대신 찾았던 미국 맨하탄의 백화점 ‘메이시스(Macys)’ 공홈에서도 현재 기준으로 구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폴로 직구를 애용했다는 한 소비자는 “폴로 제품은 국내 백화점에서 구매하기엔 너무 비싸다”며 “이젠 아울렛 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소비자는 “직구를 포기하고 각종 커뮤니티에 현지 구매대행 의뢰글을 남기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선 지난친 국내 리테일가를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폴로가 미국 현지에서나 저렴하지 국내로 들어오면서 각종 유통 비용이 붙기 때문에 국내 리테일가는 지나치게 비싸다”면서 “리테일가 20만원 짜리 제품을 할인에 각종 쿠폰까지 넣으면 8만원에 직구가 가능하다보니 더 열과성을 다해 직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차이가 어느정도 좁혀지면 국내 소비자들도 번거로운 과정 없는 리테일 구매를 더 소비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2021.11.18 06:00

4분 소요
[독립서점은 독립할 수 있을까?] 지역 커뮤니티의 사랑방 역할로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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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대화, 토론회 등으로 단골 모아…대형서점·인터넷서점 영업이익률도 주춤 지난 7월 5일 저녁 7시 광화문 교보문고에는 사람들이 서가의 책만큼이나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사람들의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은 어디였을까? 서점을 먹여 살린다는 영어 학습서 코너나 정가의 80%로 공급하는 출판사의 효자 인문학 서적 코너, 시대의 화두 힐링 서적을 모아놓은 서가도 아니었다. 교보문고가 2015년 5만년 이상이 된 카우리 소나무로 만든 대형 테이블 근처가 공간 대비 가장 북적였다. 100명이 앉을 수 있다는 이 대형 책상에는 책을 서너권씩 가져다 놓고 노트에 필기까지 하는 직장인들, 엄마 손을 잡고 와서 동화책으로 보이는 알록달록한 책 몇 권을 펴놓고 있는 꼬마들이 가득했다.최인아 전 제일기획 부사장이 2년 전 선릉역 근처에 연 최인아책방에서는 책을 산 사람들에게 커피와 같은 음료를 20% 할인해준다. 음료를 시키면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와 서점을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다. 최인아 대표는 “(사람들이) 책을 사지 않고 공짜로 읽는 습관이 있다”고 말했다.삼성역 신세계 스타필드 코엑스에 지난해 문을 연 별마당도서관은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아름다운 곡선형 대형 서가를 갖추고 있다. 8만권의 장서가 손이 닿지도 않는 곳까지 아름답게 진열된 이곳은 무료로 책을 읽는 도서관이다. 운영하는 곳은 영풍문고다. 대형서점 영풍문고의 유니폼을 입고 영풍문고에서 본 익숙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인테리어를 제외하면 교보문고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별마당도서관을 찾은 사람들 수는 개관 1년이 된 지난 5월 기준으로 2100만 명이었다. 주변 상권은 다시 활기를 띠었다. 기술이든 구매자와 판매자든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플랫폼이라고 크게 정의한다면, 별마당도서관은 스타필드 코엑스의 핵심 플랫폼이다. 별마당도서관 플랫폼을 찾은 사람들은 인근 상점들로 이동해 소비를 시작한다. 하지만 별마당도서관은 서점을 하거나 출판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그다지 내켜 하지 않는 공짜 독서 습관을 길러주는 곳이다. ━ 서점가 고전에도 독립서점 숫자 늘어 지난 6월 27일 찾아간 역사책방은 서촌의 한적한 골목길에 있다. 5월에 문을 열어 두 달이 채 안 된 곳이다. 역사책방 서가 곳곳에는 이 책들이 판매용이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있었다. 백영란 역사책방 대표는 “사람들이 책을 그냥 읽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인터넷서점은 10% 할인을 해주는 데 작은 책방들은 도매상을 끼고 있어 할인을 해주기 어려우니 도서 정가제를 더 강력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현재 서점 시장은 대형서점 위주의 사실상 독과점 체제”라며 유통 다변화를 주장했다.이런 상황 속에서도 개인이 운영하는 동네책방인 독립서점은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어났다. 2018 한국서점편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일반서점 숫자는 2050개로 2년 전보다 3.2% 줄어든 1984개였고, 대형서점은 감소세에서 2년 만에 303곳으로 20곳이 더 생겼다. 하지만 동네서점 관련 콘텐트를 만드는 퍼니플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7월 현재 전국에서 운영되는 독립서점은 모두 257개며, 6개월 동안에만 무려 31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 국세청의 2016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연간 폐업률은 70%고, 폐업률이 극도로 적은 도매업이 7%를 넘는 수준이다. 퍼니플랜 조사에 따르면 2015년 9월부터 2년 동안 폐업한 독립서점이 17개로 폐업률이 6.1%였다. 다만, 터줏대감 격이던 곳이 최근 매물로 나오고, 독립서점이 문을 닫는 과정을 담은 책까지 나오면서 독립서점 생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독립서점 중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아왔던 북바이북은 최근 판교지점을 폐쇄하고 나머지 서점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경영난 때문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김진양 북바이북 대표는 기자에게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공지한 것처럼 지금 정신이 좀 없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독립서점이 늘어나는 건 한국만의 얘기는 아니다. 통계 업체 스테이티스타에 따르면 미국의 서점 수는 2004년 3만8539개에서 2012년에는 2만8335개로 급감했다. 그러나 독립서점 수는 2009년 1651곳에서 2012년에 1900곳으로로 늘어났고 2017년에는 2321개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런 증가세에도 독립서점 대표들은 막상 문을 열고 보니 경영이 너무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독립서점 측이 경영난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건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에도 인터넷서점이 10% 할인을 하기 때문에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대형서점이나 도서관 등에서 책을 공짜로 보는 습관 때문에 사람들이 책을 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일종의 차선책으로 저자와의 대화나 각종 문화 프로그램, 음료 판매를 할 수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 미국에서도 독립서점 붐 일어나 그렇다면 대형서점과 온라인서점의 경영현황은 어떨까? 교보문고와 예스24의 매출과 영업이익률을 보면 서점 자체가 설자리를 잃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교보문고 기업설명회(IR) 자료를 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 5000억원대에 영업이익률 1~2%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엔 매출 5450억원에 영업이익률 55억원을 기록했다. 한국경제신문의 2015년 6월 기사를 보면 교보문고의 문구 부문 매출이 1200억원대다. 출판사나 도서도매상이 서점에 공급하는 책의 단가는 정가의 20~30% 수준이고, 일부는 반품이 되지 않는다. 문구 부문의 마진이 이보다 적진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대형서점에서 책만 팔았다면 적자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그렇다면 온라인서점 부동의 1위 예스24가 도서 시장의 이익을 모두 가져가는 걸까? 예스24의 매출액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2015년을 제외하면 줄고 있다. 2014년 매출 4576억원에 영업이익이 34억원이었던 예스24는 2017년 매출 7000억원(예상치)에 영업이익 34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1%대 영업이익률이다. 온라인서점은 책 정가의 10%까지 할인이 가능하다.독립서점들이 힘든 이유는 ‘동네책방’이어서가 아니라 ‘서점’이기 때문이다. 2014년 개정된 도서정가제에 따라서 인터넷서점 매출이 늘기는 했지만 영업이익은 떨어졌다. 대형서점에서도 주력 상품은 일반적으로 알려졌듯 문구 등 기타 상품이 아니라 도서 판매였다. 서점 자체가 어려운 건 우리나라에서 책은 그다지 인기 있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 관광부가 지난해 말 실시한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1년 간 책을 한 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인 독서율은 종이책의 경우 성인 65.3%, 학생 94.9%였다. 학생들 독서율이 높은 건 참고서 등 학습서 때문이다. 전자책(e북)의 경우는 성인이 10% 남짓, 학생이 27% 정도였다. 다만 e북은 사실상 무료로 보는 이들이 많았다. 성인이 연간 e북 구매에 쓰는 돈은 5000원, 학생이 쓰는 돈은 3000원이었다. 연평균 도서 구매량은 성인과 학생 모두 5권을 넘지 않았다. 성인 독서율은 1994년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지만, 종이신문의 구독 급감과는 다르다. 70%대를 유지하다가 2011년, 2015년 60%대로 떨어졌다. 성인들이 동네서점에서 책을 산 비율은 10.6%였다. 대형서점이 38.5%, 인터넷서점이 23.7%이었다. 책은 인기 있는 상품도 아니고, 이익도 박하며, 시장의 이윤을 특정 지배적 사업자가 가지고 갈 수도 없다.독립서점의 강점은 오히려 이들이 할 수밖에 없다고 한 커뮤니티 기반의 각종 문화활동이다. 저자와의 대화나 토론회 등이 사실은 독립서점의 존재 이유일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뉴욕의 유명했던 독립서점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가 다시 문을 열었다는 기사에서 독립서점의 강점을 지역 커뮤니티에서 찾았다. 신문은 작가이자 독립서점 주인들의 말을 인용해 “지역에 거주하는 작가가 대형서점에서 자신의 저서를 본다면 행운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독립서점에서 자신의 책을 발견한다면 지역 주민들의 선택에 담긴 열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진정한 이웃이 되는 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독립서점의 장점으로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네에서 쇼핑하기’ 운동과 같은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단순히 베스트셀러를 추천해주는 게 아니라 책 마니아인 지역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서 깊이 있는 책 추천과 같은 큐레이션을 꼽았다. 지난해 번역 출간된 에서는 서점 직원이 손님이 읽고 싶을 만한 책을 찾아서 직접 건네주는 핸드셀링을 독립서점의 장점으로 꼽고 있다. “다른 사람의 손에 책을 쥐여주면서 ‘저는 이 책이 정말 좋아요. 아마 당신 마음에도 들 거예요’라고 말하는 순간 핸드셀링이 일어난다. 딱 맞는 책을 고르기보단 그런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핵심이다.”서촌에 사는 작가들의 책을 모은 코너를 만든 역사책방의 백영란 대표는 서촌에 사는 단골들이 무슨 책을 사갔고, 어떤 책에 관심이 있더라는 얘기를 했다. 최인아 대표도 두 시간 가까이 얘기를 나누면서 500명이 넘는 북클럽 회원들이 오프라인 책 토론모임에 보이는 열정, 책모임에 자주 오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얼마나 똑 부러지게 자기 생각을 풀어내는지, 회원들이 저자와 함께 어떤 얘기를 나누는지 얘기했다. 실제로 독립서점 오너들은 만나면 일단 단골 얘기부터 시작한다. 대형서점이나 온라인서점이 할인율과 총알배송, 쿠폰을 적극적으로 얘기하는 것과는 다르다. 최인아 대표는 독립서점이 책이라는 매개체로 사람들을 이어주는 플랫폼이라고 했다.옷을 사는 데보다 책을 사는 데 돈을 더 많이 쓴다는 이진희 TV조선 기상캐스터는 1주일이면 3번 이상 독립서점을 찾는다. 집 근처 서점을 가기도 하고 연남동 등 독립서점이 모여있는 곳을 일부러 찾아가 책을 사고, 주인과 대화를 나눈다. 이진희 캐스터는 왜 굳이 비싸고 책 종류도 많지 않은 곳에서 책을 사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대형서점에 가면 어쩐지 서점에 이끌려서 책을 고르는 느낌을 받는다. 책방주인과의 대화도 빼놓을 수 없는 (독립서점의) 매력이다. 연남동에 있는 자주 가는 서점 리스본에는 이별을 한 사람들이 많이 간다고 한다. 나도 서점 주인인 정현주 작가와 얘기를 하다가 책을 추천 받아 읽고 힐링이 되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나는 이런 공간이 좋아서 동네책방이라는 공간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서라도 자주 간다.” ━ 아마존의 영구 무료 배송 소문 7월 6일 오전 인터넷 커뮤니티들마다 아마존에서 해외직구를 했던 네티즌들의 경험담이 잇따라 올라왔다. 아마존에서 90달러 이상 물건을 구매하니 한국에도 배송을 무료로 해준다는 내용이었다. 미국 2위의 대형서점 보더스를 파산으로 몰고갔던 그 아마존이다. 일시적이 아니라 영구적으로 무료 배송을 할 것이라는 아직까진 근거 없는 추측도 나온다. 국내 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 사이에 끼어있다가 이제 아마존의 참전 소식까지 듣게 된 우리 독립서점은 정말 독립할 수 있을까? 책이라는 플랫폼으로 단단히 묶인 지역사회 혹은 마니아들의 공동체에 독립서점의 운명이 달려있다.

2018.07.1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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