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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 구매후기가 생존력…‘비상등’ 켜진 이커머스, ‘리뷰 전쟁’ 벌이는 까닭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 증가폭 역대 최저
리뷰 관련 서비스 강화, 동영상 리뷰 탭도 신설
양질 후기 유도하기 위한 보상 시스템 마련도

최근 이커머스 업계가 진정성 있는 구매 후기를 모으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 CJ올리브영]
[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최근 이커머스 업계가 진정성 있는 구매 후기를 모으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구매 후기는 배송 전까지 상품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이커머스의 단점을 커버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돕는 역할을 해 업계에서도 공을 들이고 있단 설명이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구매 후기를 남기며 정보를 공유하는 ‘소통의 장’으로도 활용되면서 리뷰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8조1201억 규모로 성장세를 지속했지만 증가 폭은 역대 최저를 기록해 현재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여기에 전 세계적 경기 침체 등 악조건까지 더해지며 경쟁은 앞으로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는 차별화된 마케팅 방안으로 리뷰 관련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소비자 후기 번역에 동영상 리뷰까지…커뮤니티 기능으로 확장

글로벌 건강 라이프 해외직구 플랫폼 아이허브는 지난 1996년 창립 이후 현재까지 제품을 실제로 구매한 고객만 리뷰를 작성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사진 아이허브 캡처]
글로벌 건강 라이프 해외직구 플랫폼 아이허브는 지난 1996년 창립 이후 현재까지 제품을 실제로 구매한 고객만 리뷰를 작성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아이허브 측은 “현재는 이러한 시스템이 당연하지만 이커머스 사업 초창기 때는 리뷰 시스템이 미비했었다”며 “자사는 사업 초기부터 온라인 쇼핑몰에서 소비자가 참고할 수 있는 투명한 구매 후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인지하고 실제 구매 고객으로 작성을 제한하는 후기 시스템을 빠르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아이허브는 현재까지 총 2000만건 이상의 실제 구매자 리뷰 데이터를 축적했다.

제품 리뷰 페이지에 서로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는 소비자들이 모이면서 리뷰 시스템은 자연스레 커뮤니티 기능으로 확장됐다. 아이허브는 실시간 질문과 응답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사용자 간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실제 고객이 남긴 후기 속의 진정성 있는 추천·비추천 의견을 참고해 구매할 수 있는 경험에 매력을 느낀 소비자들이 모이며 팬덤을 형성해 브랜드 지지 기반을 구축하는 기회가 됐단 설명이다.

이후 한국 고객이 점차 증가하면서 아이허브는 전 세계 고객이 남긴 방대한 양의 구매 후기를 한국어로 번역해 제공하는 한국 맞춤 현지화 서비스를 도입했다. 한국 고객 구매 후기가 많지 않더라도 글로벌 고객의 구매 후기가 등록되어 있을 경우 한국어로 바로 확인할 수 있어 구매 과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11번가는 지난 2019년 업계 최초로 동영상 리뷰만 따로 모은 ‘꾹꾹’ 탭을 론칭했다. [사진 11번가 캡처]
11번가는 지난 2019년 업계 최초로 동영상 리뷰만 따로 모은 ‘꾹꾹’ 탭을 론칭했다. 온라인 콘텐츠 소비 경향이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옮겨가는 트렌드에 주목해 이 같은 서비스를 기획했다. 동영상 리뷰는 텍스트나 사진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전달하며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를 유도하기 쉽단 설명이다. 11번가 측은 “현재 하루 약 2만여건의 동영상 리뷰가 게시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위메프는 지난해 5월 앱 안에 ‘유튜브’ 탭을 신설했다. 소비자가 위메프에서 상품을 검색하면 유튜브에 게재된 동영상 제품 리뷰를 위메프 앱 안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는 양질의 제품 정보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고 위메프는 이탈 없이 자사 어플 내에서 바로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소비자와 플랫폼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단 설명이다.

구매 후기 남기면 50만원 보상…양질의 리뷰 유치 경쟁

CJ올리브영은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후기를 작성하고 소통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보상 제도를 마련했다. [사진 CJ올리브영]
구매 후기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업계는 소비자들이 구매 후기를 남기도록 유도하기 위한 보상 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후기를 작성하고 소통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보상 제도를 마련했다. 뷰티 분야 특성상 실제 사용자의 후기가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양질의 리뷰 가치를 크게 봤단 설명이다.

CJ올리브영은 기존 우수 리뷰어인 ‘탑리뷰어’의 상위 등급으로 ‘탑리뷰언서’를 신설하고 매년 두 차례 100명의 탑리뷰언서를 선발한다. 이들은 총 6개월간의 활동 기간 동안 매월 4만원 상당의 CJ ONE 포인트를 지급받으며 활동 종료 후에도 50만원 상당의 기념품과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 행사 초대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SSG닷컴도 양질의 구매 후기를 유치하기 위해 힘쓰는 중이다. 세일 프로모션 행사기간 동안 사진 혹은 동영상이 포함된 ‘스페셜 리뷰’를 대상으로 베스트 리뷰를 선정해 SSG머니를 적립하는 등 혜택을 제공하며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는 일명 ‘꿀팁’으로 불리는 사용 후기와 정보를 공유하며 소통하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 고객은 플랫폼이 제공하는 정보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이 주도적으로 공유하고 생산하는 정보를 참고해 구매하는 현명한 스마트슈머로 업계도 이에 맞춰 구매 후기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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