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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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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에 갇힌 디지털 보험사…“우린 다를 것” 외친 최연소 CEO

보험

국내 보험업계는 디지털 보험사 열풍이 한창이다. 최근 카카오가 손해보험사를 만들자 디지털 보험사에 쏠리는 관심은 더 커졌다. 여기에 국내 굴지에 금융사인 신한금융지주가 올 7월 새롭게 선보인 디지털 손보사 신한EZ손해보험의 행보 역시 큰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바로 이 회사에 지난 5월 대표이사로 내정된 업계 최연소 최고경영자(CEO) 강병관 신한EZ손보 대표는 도전자의 심정으로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강 대표는 적자 일색인 디지털 보험시장에서 새로운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 〈이코노미스트〉가 강 대표를 만나 앞으로 EZ손보가 그려나갈 청사진에 대해 들어봤다. ━ 新금융혁신 입은 디지털 보험사 꿈꾼다 올 7월 출범한 신한EZ손보의 전신은 프랑스계 회사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이다. 올 상반기 기준 원수보험료는 200억원 수준으로 14개 손보사 중 최하위권이다. 54억원의 적자도 냈다. 주력 상품은 자동차보험이지만 현재 이 시장에서도 존재감이 미미한 상태다. 강 대표는 사실상 처음부터 회사를 다져나가야 하는 셈이다. 강 대표는 “소형 손보사라는 점이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이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올라갈 일만 남아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신한금융 쪽에서 제안한 사업전략과 실사자료를 보면서 충분히 승산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신한EZ손보는 총 86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이 중 64명은 기존 BNP파리바카디프손보에서 넘어왔다. 기존 회사가 새 회사로 탈바꿈된 상황이라 안정 속 변화가 필요했다. 또 강 대표는 자신의 전략으로 기존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도 심어줘야 했다. “부임 후 직원 2명씩, 전체 인원과 티미팅을 가졌는데, 직원들이 이전 회사에 대한 울분이 상당했어요. 전신 회사는 해외에서 넘어온 한국법인이라 비즈니스가 일부 사업에 국한돼 있어 직원들이 답답해 했던 것 같아요. 보다 다양한 사업 추진을 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요. 다행히 지난달에 타운홀 미팅을 가지고 여러 전략을 공유한 뒤로 직원들과의 공감대가 상당히 올라간 느낌입니다.” 티미팅 때 직원들은 강 대표에게 날카로운 질문도 던졌다. ‘우리는 언제 돈 벌어서 언제 처우가 좋아질 수 있나’라는 것이다. 기존 온라인 채널을 기반으로한 디지털 보험사들은 오랜 기간 흑자 전환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걱정어린 질문인 셈이다. 그는 “업계에서 말하는 디지털 보험사란 인터넷에서만 보험 상품을 파는 보험사를 말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개념은 디지털 시대를 대비한 보험사“라며 “단순히 판매채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고객 접점 기준에서 디지털로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보험사가 디지털 보험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단순히 인터넷 채널에 국한돼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신한EZ손보가 강점을 보일 수 있는 부분에서는 판매 채널을 가리지 않겠다는 의지다. 그는 특히 최근 금융사 및 핀테크 회사들이 내놓고 있는 금융혁신이 ‘고객 편의’에만 너무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업의 본질은 결국 리스크 관리이므로 이 부분에서 차별화를 주는 것이 진정한 혁신이라는 의견이다. 프로세스 이노베이션(process innovation)이 아닌 프로덕트 이노베이션(product innovation)이 강 대표가 생각하는 디지털 보험사로서 신한EZ손보의 지향점이다. “최근 나오는 금융 혁신서비스를 보면 고객이 이 서비스를 어떻게 하면 쉽고 편리하게 쓰느냐에만 매몰돼있어요. 하지만 저는 금융업의 본질이 리스크 세분화 관리와 안전 거래 보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쉽고 편리한 것은 당장 고객에게 만족을 주지만 너도나도 이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보니 결국 한계가 올 거라고 봐요. 지금 대형은행 앱과 핀테크 앱은 편의성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요. 결국은 프로덕트 이노베이션을 해야 고객에게 진정한 금융혁신을 안겨주는 것이고 이후에 수익성이 따라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IT감각 십분 활용…워런티·임베디드 공략 강 대표는 삼성화재에서 16년 정도 근무했지만 보험보다는 IT전문가에 가깝다. 1977년생으로 업계 최연소 CEO인 그는 포항공대 수학과와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뉴욕대에서는 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삼성화재에서는 글로벌사업부, 해외전략파트, 그룹 미래전략실, 투자관리파트에서 일했다. 특히 전사적인 경영과 리스크 관리 업무에 능통한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신한EZ손보는 지난달 KT, 더존비즈온과 800억원 규모의 신주 인수 전략적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지분을 팔고 실탄을 확보한 셈이다. 특히 협력 업체들이 IT기반 회사들이라는 점에서 신한EZ손보의 향후 행보도 읽을 수 있다. 강 대표는 자신의 IT감각과 전사적인 경영능력을 십분 활용해 신한EZ손보를 특화 디지털 손보사로 키울 계획이다. 강 대표가 현재 회사 주력사업으로 바라보는 시장은 자동차 워런티(보증) ‘고장 수리’ 시장이다. 이미 제조사 중심으로 워런티 시장이 잘 형성돼 있는 국산차가 아닌 수입차 시장을 바라본다. 그는 전기차 인기가 높아지며 이 시장에서 고장 수리 리스크가 더 커질 것으로 확신한다. “미국의 프로그레시브 라는 자동차회사가 있는데 최근 사고율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요. 첨단안전장치들이 장착되면서 사고 자체가 안 나는거죠. 미래에는 결국 사고 리스크보다는 고장 수리 리스크가 더 대두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사물인터넷(loT)이 적용된 렌탈 가전제품 같은 것에도 고장 리스크 워런티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강 대표는 임베디드 보험 활성화 계획도 밝혔다. 임베디드 보험은 비보험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서비스에 보험상품·서비스가 내재돼 ‘비보험 기업에 의해’ 제공되는 보험이다. 쉽게 말해 여행사가 항공티켓을 판매할 때 여행자보험을 내재해 판매하는 식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판매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이득이다. 그는 “상품 판매 시 자체 판매 채널보다는 스타트업이나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할 생각”이라며 “향후 규모가 큰 핀테크들과 협업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2022.11.10 06:10

4분 소요
신한금융, BNPP카디프손보 자회사 편입 승인…“비은행 성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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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은 9일 오후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BNPP카디프손해보험(카디프손보)의 자회사 편입을 최종 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1월 손해보험업 신규 진출을 위한 카디프손보 인수를 발표했으며 지난 5월에는 CEO 후보로 업계 최연소인 40대 강병관 전 삼성화재 투자관리파트 부장을 내정한 바 있다. 신한금융은 이번 손해보험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사로서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One-Shinhan 관점의 그룹사 협업을 바탕으로 생활 밀착형 보험 상품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신한금융은 카디프손보의 유상증자 및 사명변경도 추진할 예정이며 향후 스타트업 등 외부와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사업영역이 다각화된 디지털 기반의 손해보험사를 선보일 계획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카디프손보의 자회사 편입은 그룹의 비은행부문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성공적인 M&A를 바탕으로 성장해온 신한금융은 더욱 강화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일류 금융그룹으로의 발전을 가속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2.06.09 16:54

1분 소요
신한손해보험 출범, 가시화…신한의 ‘디지털손보사’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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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의 ‘보험 포트폴리오 강화’ 마지막 퍼즐조각이 맞춰질 분위기다. 다음주 신한금융의 BNP파리바 카디프손해보험 인수 본인가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자회사 편입이 승인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제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어떤 방식으로 BNP파리바 카디프손보를 ‘디지털 손해보험사화’ 할지 관심이다. ━ 본인가 승인 앞둔 신한금융…손보 강화 나선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8일 정례회의에서 신한금융의 BNP파리바 카디프손보 자회사 편입과 관련해, 대주주 적격성, 사업 계획 타당성 등을 심사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당국의 승인 인가가 나는 대로 BNP파리바 카디프손보의 사명을 ‘신한손해보험’으로 변경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의 대주주 적격성과 사업계획 등의 부분에서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 이변이 없는 한 금융당국이 이를 승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0월 말, 프랑스 BNP파리바그룹과 BNP파리바 카디프손보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신한금융은 BNP파리바 카디프손보 지분 94.54%를 인수했고, 잔여 지분 7.46%는 신한라이프(신한생명 시절)가 보유 중이다. KB금융과 치열한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보험 포트폴리오 강화가 절실하다. 올 1분기 KB금융 보험계열사의 총 순이익은 1990억원을 기록한 반면 신한금융은 1524억원의 순익을 냈다. 지난해 실적을 봐도 두 금융지주 간 보험 계열사 순익은 KB금융이 약 2000억원 앞섰다. 이는 KB금융이 KB손해보험·KB생명·푸르덴셜생명 등 보험사 3곳을 소유한 반면, 신한금융은 신한라이프가 유일한 보험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이 BNP파리바 카디프손보를 인수해 서둘러 손보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이유다. 2004년부터 국내 영업을 시작한 프랑스계 BNP파리바 카디프손보는 기업보험 등을 주로 취급하는 소형 손보사다. 그동안 독일 에르고(ERGO), 프랑스 악사(AXA)에 인수됐던 BNP파리바 카디프손보는 2014년 BNP파리바로 재매각된 바 있다. 주인이 여러번 바뀌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BNP파리바 카디스손보는 국내 손보시장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도 적자를 기록했으며 직원 수는 70명대에 불과하다. ━ 경쟁 치열해질 디지털손보사 시장, ‘신한 특색 필요해’ 신한금융은 이달 BNP파리바 카디프손보의 디지털 전환 적임자로 강병관 전 삼성화재 투자관리파트 부장을 낙점했다. 강 신임 사장 내정자는 1977년생으로 포항공대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뉴욕대에서 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삼성화재에 입사한 뒤 글로벌을 포함한 대외 제휴 및 투자 전략 수립, 전사 경영 및 리스크 관리 업무를 맡아왔다. 특히 그는 삼성금융 계열사별 인오가닉(Inorganic) 전략 수립 및 삼성금융네트워크 디지털 통합플랫폼 구축 실무를 담당했다. 최근에는 삼성화재의 디지털손보사 설립을 위한 국내외 플랫폼 기업과의 합작 추진 등 손해보험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신한금융 측은 “국내외 유수의 기업과 합작을 통한 디지털손보사 설립, 해외 손해보험시장 지분투자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강 내정자의 경험과 전문성은 향후 카디프손보 변화에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은 내부적으로 BNP파리바 카디프손보의 디지털손보사 전환을 추진하면서도 구체적인 밑그림은 그룹사 정식 출범 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아직은 디지털손보사로의 전환과 향후 계획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 신규 상품 등 세부내용은 정해진 바가 없다”며 “인가가 완료되고 BNP파리바 카디프손보가 신한금융 그룹사로 정식 출범한 이후 상세 전략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 하반기 BNP파리바 카디프 손보에 신규 증자를 추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비용을 디지털 전환 및 신규 상품 개발 투자용도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의 디지털손보사로 출범한 하나손보는 특색있는 단기 보장 상품인 원데이 보험을 내세워 MZ세대 가입자를 크게 늘렸다. 하나손보는 하나금융이 수백억원대 적자를 내던 더케이손보를 인수해 2020년 출범시킨 회사로 주력 상품이었던 자동차보험 대신 여행, 레저 등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보장받는 ‘원데이 보험’에 집중하며 손실 규모를 줄였고 지난해에는 170억원의 순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신한금융도 특색있는 디지털보험 출시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디지털손보시장 경쟁이 점차 치열해질 전망이라 BNP파리바 카디프손보의 성공 여부는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 하반기에는 카카오페이의 디지털손보사가 상품을 출시한다. 거대 플랫폼 카카오를 등에 업은 카카오손보사는 기존 디지털손보사보다 시장에 주는 파급력이 더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민아 자동차보험’으로 불리는 퍼마일자동차보험이 가입자 60만명을 돌파하며 순항하고 있는 캐롯손해보험도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향후 상품 다변화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또 하나손보는 신임 김재영 대표를 중심으로 올해 디지털 기반 B2B2C(기업 간 전자상거래(B2B)와 기업 대 소비자 전자상거래(B2C)를 결합한 형태의 전자상거래)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등 기존 대형사들도 디지털손보사에 대항한 디지털 상품 라인업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B2C시장은 카카오의 파급력이 셀 것으로 보이면서도 기존 대형사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나올 디지털손보사들은 기업금융시장을 함께 노리며 수익성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2.06.03 06:06

4분 소요
BNPP카디프손보 인수한 신한금융, 디지털손보사 전환 적임자로 강병관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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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2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강병관 전 삼성화재 투자관리파트 부장을 BNPP카디프손해보험 인수추진단장 겸 사장 후보로 내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1월 손해보험업 신규 진출을 위한 카디프손보 인수 발표 후 현재 자회사 편입에 대한 금융당국의 인가를 진행 중이다. 이날 추천된 강병관 내정자는 당국의 본인가 이후 사장으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강 내정자는 1977년생으로 포항공대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뉴욕대에서 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삼성화재에 입사한 뒤 글로벌을 포함한 대외 제휴 및 투자 전략 수립, 전사 경영 및 리스크 관리 업무를 맡아왔다. 또한 삼성금융 계열사별 인오가닉(Inorganic) 전략 수립 및 삼성금융네트워크 디지털 통합플랫폼 구축 실무를 담당했다. 최근에는 삼성화재의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한 국내외 플랫폼 기업과의 합작 추진 등 손해보험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자경위 관계자는 “많은 금융회사가 디지털 손해보험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공 사례는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외 유수의 기업과 합작을 통한 디지털 손보사 설립, 해외 손해보험시장 지분투자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내정자의 경험과 전문성은 향후 카디프손보의 변화에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2.05.13 10:53

1분 소요
‘이 맛에 보험사 인수하지’...신입생 효과 톡톡히 본 금융지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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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대 금융지주사들이 실적 잭팟을 터트리며 함박웃음을 지은 가운데, 지난 몇년 간 새로 합류한 보험 계열사들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의 3300억원 순익이 더해지며 KB생명 적자분을 메우는 데 성공했다. 신한금융지주의 신한라이프는 희망퇴직 비용이 반영되며 순익이 줄었지만 일회성 비용을 제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는 기존 계열사인 하나생명 실적이 하락했지만 더케이손보를 인수해 새로 출범시킨 하나손보가 올해 적자를 털어내며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했다. ━ 푸르덴셜 합류 든든한 KB…올해 ‘통합 효과’ 기대하는 신한 “인수합병(M&A)과 관련해 국내외 기업들을 두루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생명보험 쪽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보강할 것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2017년 말, 기자간담회에서 생보사 인수를 예고했고 2020년 9월 업계 ‘알짜 생보사’였던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는 데 성공했다. 이어 올해 4조4000억원대 순익으로 리딩금융 자리를 수성한 KB금융 내에서 보험 계열사인 KB손해보험(3020억원), 푸르덴셜생명(3360억원), KB생명(-466억원)의 총 순이익이 약 6000억원을 기록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의 중심 역할을 해냈다. 특히 푸르덴셜생명은 남성 설계사 조직을 중심으로 탄탄한 보장성보험 판매 라인업을 구축해, 매년 안정적인 실적을 내온 생보사다. 지난해부터 KB금융 실적에 푸르덴셜생명 순익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며 리딩금융 수성에 힘을 보탰다. 향후 KB생명과 통합설도 제기되는 등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을 중심으로 효율적인 생보 라인업 구축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조 보험 효자’ KB손보는 원수보험료와 손해율, 영업손익 지표가 전년 대비 모두 개선되며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다. 순익은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KB손보는 2017년 3300억원의 순익을 낸 이후 2020년(1640억원)까지 순익이 감소세를 보여왔다. 다만 KB생명(-466억원)은 KB금융의 자회사 13곳 중 유일하게 적자를 내며 불효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법인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3916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한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통합비용과 희망퇴직 비용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특별히 실적이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 신한라이프는 3분기까지 4019억원의 누적 순익을 기록하다 4분기 희망퇴직 등 비용이 발생하며 102억원의 손실을 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희망퇴직으로 약 8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4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며 “이를 제외하면 전년 수준의 이익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KB금융과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오렌지라이프가 가세한 신한라이프의 실적이 향후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양사 통합 이슈가 있었던 만큼 신한라이프의 진정한 성적 시험대는 올해가 될 전망이다. 또한 신한금융이 지난해 말 인수한 BNP파리바 카디프손보를 향후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카디프손보는 공시 기준, 지난해 3분기까지 60억원의 손실을 냈다. ━ 하나손보 흑자 전환 성공, 우리금융, 보험사 인수 나설까 하나금융 보험 계열사의 희비는 엇갈렸다. 하나생명은 지난해 243억원의 순익을 내며 전년 대비 실적이 8.6% 감소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이 수백억원대 적자를 내던 더케이손보를 인수해 2020년 출범시킨 하나손보는 지난해 207억원의 순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자동차보험 뿐만 아니라 여행, 레저 등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보장받는 ‘신생활 보험’으로 MZ세대 공략에 나섰고 디지털 보험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의 올해 시선은 인수·합병(M&A)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2조5900억원의 순익을 내며 역대 최고치를 냈지만 3조원대 순익을 낸 하나금융을 따라잡고 NH농협금융의 추격을 따돌리려면 증권사나 보험사 인수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경우 지난 몇년 동안 외국계 회사들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는 분위기”라며 “외국계 회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 AIA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이 잠재적인 인수 후보로 꼽히지만 당장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년간 증시 호황 덕에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모두 호실적을 냈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보장이 없다”며 “비은행 강화 측면에서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보험사 인수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보도 예전 실적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농협생명과 농협손보의 지난해 순익은 1657억원, 8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0%, 85% 증가했다. 특히 NH농협생명은 지난 2015~2016년, 1500억~1600억원대(농업지원사업비 공제 후) 순익을 냈지만 2017년 순익이 1000억원대 아래로 하락하더니 2018년에는 1141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해외 채권투자부문 손실과 환변동 헷지 비용 증가가 주 원인이었다. 생보사 자산 규모 4위사(2018년 기준)의 실적치고는 실망스러운 수치였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증시 호황 속 투자수익이 상승했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중심으로 전 영업채널의 수익 증대에 집중하며 1000억원대 순익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2.02.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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