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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 받고 스카우트된 우리홈쇼핑 쇼호스트 유난희씨

억대 연봉 받고 스카우트된 우리홈쇼핑 쇼호스트 유난희씨

“버버리(Bubbery) 핸드백을 판다면 그 회사 사장 이름까지 파악해 놓죠. 요즘 시청자들은 다들 똑똑하기 때문에 어설프게 아는 척했다가는 바로 창피를 당합니다.” 오는 15일 개국하는 우리홈쇼핑의 쇼호스트 유난희(36)씨는 홈쇼핑 관계자들 사이에 철저하게 준비해서 방송에 임하는 것으로 소문났다.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에 관해서라면 누구보다 많이 알아야 많이 팔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그녀는 제작진과 업체가 제공하는 정보뿐 아니라 자기가 직접 자료를 수집해 방송에 활용한다. 덕분에 올해 초 그녀는 2시간 방송 동안 무려 9억원 어치의 상품을 파는 기록을 세웠다. 유난희씨가 세운 또 다른 기록은 국내 쇼호스트 사상 최초로 받은 억대 연봉. 그녀는 LG홈쇼핑에서 우리홈쇼핑으로 스카우트되면서 연봉 1억3천만원에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6∼7천만원을 받기로 했다. 다른 1급 쇼호스트들의 연봉이 5천만원대임을 감안한다면 파격적인 대우다. 우리홈쇼핑측은 이미 홈쇼핑 업계에서는 스타로 알려진 유난희씨를 영입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약한 인지도를 회복한다는 복안이다. 그녀가 이 같은 최고 대우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7년 이상 홈쇼핑 프로그램을 해 오면서 터득한 노하우 덕분. 상품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해 이를 1백% 활용하는 것은 물론 방송의 완급을 조절하고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데도 능숙하다. 아들 둘을 둔 결혼 7년차 주부로서 같은 주부 시청자들의 마음을 잘 읽어낸다는 것도 그녀의 강점이다. 지금은 최고의 쇼호스트 자리에 올라 있지만 사실 유난희씨가 학창 시절부터 꿈꿔왔던 건 아나운서였다. 무려 10번 시험에 응시했지만 매번 낙방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잠깐 케이블TV 시범사업단에서 아나운서 일을 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다는 걸 깨달았을 뿐이었다. 그러다 들어선 길이 쇼호스트. 나이 제한 때문에 아나운서 시험을 더 이상 볼 수 없었던 유난희씨는 95년 개국한 39쇼핑(현 CJ39쇼핑) 쇼호스트에 응시해 합격했다. 그때의 우연한 방향 전환에 대해 그녀는 ‘대만족’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부끄럽기도 했죠. 친구들은 방송인이 됐는데 저만 장사꾼 같더라구요. 근데 지금은 아주 만족합니다. 원래 쇼핑을 좋아하는데 이런 걸 일로 하니 얼마나 즐겁겠어요. 게다가 아나운서는 수명이 짧지만 이 일은 나이 들어서까지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업종 전환에 성공한 셈이죠.” 직장 여성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가사와 일을 병행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유난희씨에게도 있다. 집안 일을 도와주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6살 쌍둥이 아들을 돌보고 남편을 내조하면서 자기 일을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그녀는 무엇이든 오래 담아두지 못하는 자신의 성격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일할 때는 아이들 생각을 까맣게 잊어 버려서 무정하다는 소리도 듣습니다. 그러나 일단 집에 오면 회사 일 생각은 전혀 하지 않죠. 자연히 공사(公私)가 구분됩니다.” 시간이 나면 뭘 하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주저없이 ‘쇼핑’이라고 답했다.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상품을 주문해 제대로 된 상품이 문제없이 배달되는지 확인해 보기도 하고 백화점, 시장, 인터넷 쇼핑몰에서 같은 상품이 얼마에 팔리고 있는지 비교해 보기도 한다. 철저하게 소비자의 입장에 서 봐야 잘 팔리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유난희씨는 현재 전문성을 갖춘 쇼호스트들을 양성하기 위해 서강대방송아카데미에서 직접 강의도 하고 있다. 우리홈쇼핑에 들어온 신인 쇼호스트들도 교육할 계획인 그녀는 가까운 시일 내에 대학원에 진학해 마케팅 관련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고수(高手)의 남다른 노력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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