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취업난은 고급인력들에게도 심각한 수준이다. 석사·박사·공인회계사(CPA)·해외 경영학 석사(MBA) 소지자와 사법연수원 졸업예정자 등 고급인력시장에서도 최악의 ‘취업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달 신입사원 원서를 마감한 결과 7백명 모집에 2만6천여명이 몰려 3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중 박사가 1백4명, 석사가 3천2백명이나 됐으며, MBA 등 해외유학파도 4백여명이나 있었다. 우수 인력이 몰리자 현대·기아차는 모집인원을 당초 예정보다 3백명 늘려 7백명을 뽑았다. 금융기관 쪽에도 고급인력이 몰리지만 뽑는 인력은 한정돼 있어 대다수 지원자가 고배를 마신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이 70명 정도의 대졸사원을 뽑기 위해 원서를 접수한 결과 모두 1만2천여명이 지원했는데, 이 중 미국에서 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이 무려 2백명이나 됐으며, MBA 등 해외유학파도 1백50명에 달했다. 30명을 뽑은 LG화재에는 2천4백명이 지원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미국 CPA 자격증 소지자가 1백명이나 되고, 손해사정인 등 보험 관련 자격을 취득한 사람도 많았다”며 “10여명 정도 더 뽑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신입사원을 뽑지 않은 은행 등 금융권은 지원자가 너무 몰리는 탓에 지원자격을 총·학장 추천제로 제한할 방침이다. 이처럼 금융권에 CPA들이 몰리는 이유는 공인회계사 합격자가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공인회계사 합격자는 지난해부터 대폭 늘어나 올해도 1천여명이나 배출됐다. 그러나 회계법인 취업이 가능한 인력은 최대 4백명선으로 나머지 6백여명은 합격을 하고도 수습기관을 찾지 못할 형편이다. ‘자본시장 브레인’으로 대접받으며 잘나가던 공인회계사도 이제는 취업 걱정을 해야 할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회계사 길을 포기하고 다른 자격증으로 눈을 돌리는 합격자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합격자 가운데 30여명은 7급 세무공무원이나 보험계리사 등 다른 자격증 취득시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보통 4∼5년 죽어라 공부해서 어렵게 합격한 이들이 수습받을 곳이 없어 방황한다면 사회적으로 엄청난 낭비인 만큼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법시험 합격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사법연수원생과 군법무관 등 1천여명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올해 판·검사 임용은 예년 수준(2백50명)을 유지하는 반면, 김&장·태평앙 등 이른바 ‘빅4 로펌’들이 지난해보다 채용규모를 20∼30% 정도 줄여, 10명선에서 그칠 것으로 보여 사법시험 합격자들의 취업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최근 모 법무법인에는 취업희망자가 희망연봉 1백만원을 적어내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는데, 돈은 적게 받더라도 취직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법연수원생들의 요즘 처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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