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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차 떠나는 이종대 회장 겸 법정관리인]음대 진학 꿈 버리고 대학교수로 변신

[대우차 떠나는 이종대 회장 겸 법정관리인]음대 진학 꿈 버리고 대학교수로 변신

이종대 회장 겸 법정관리인
‘자동차 구조조정의 달인’으로 이름난 이종대(62) 대우자동차(잔존법인) 회장 겸 법정관리인이 조만간 대우차를 떠나 오는 2학기부터 교직(연세대 경영대학원)에 몸담을 예정이다. 최근 법원에도 사표를 냈다. 그는 지금까지 여러 가지 직업을 거쳤다.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으로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원·하와이대 경제학 박사·중앙일보 논설위원·기아경제연구소장을 지낸 뒤 1998년 기아차 기획총괄사장으로 부임, 기아차 매각작업을 진두지휘하는 솜씨를 발휘해 국내외 자동차업계의 유명인물로 부상했다. 국민일보 사장도 지냈다. 그런 그가 다시 경영인(대우차 회장)에서 교수로 변신하게 된 건 정갑영 연세대 교수와의 인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하루는 정교수 등 연세대 교수들을 만나 대우차·기아차 구조조정 경험담을 얘기했더니 아예 연세대 측에서“그런 귀중한 경험을 썩힐 수는 없다”면서 구조조정론을 강의하는 겸임교수를 제의하더라는 것. 기아차를 살린 그가 2000년 10월에 대우차에 와서 부문별로 능숙하게 쪼개서 파는 수완을 발휘하자, 세상 사람들은 그를 두고 ‘대우차 구조조정의 달인’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정작 대우차 사람들은 그를 다르게 부른다. ‘대우차를 살려낸 화타’라는 얘기다. 부임 직후인 2000년 11월7일 대우차는 부도를 맞았고 곧바로 ‘뇌사상태’에 빠졌는데, 이를 끝내 살려냈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구조조정 작업은 그의 성격과도 무관치 않다. 그는 한마디로 정도와 순리로 똘똘 뭉쳐진 사람이라는 평을 받는다. 소탈한 성격도 트레이드 마크다. 자신의 절절한 심정이 녹아든 글을 들고 그는 종업원에게 직접 호소를 했고, 협력사들을 직접 설득했다. 대우차 식구들에게 직접 이해를 구한 것이다. 대우차 회장으로 있으면서 그가 신경을 가장 많이 썼던 것은 나간 사람들이 사는 문제였다. 그 자신이 신문사에서 쫓겨나 2년간 낭인 생활을 해서 그런지 해고당한 이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퇴직자 취업을 돕는 희망센터도 만들고, 전국 2만7천여개 업체에 대우차 사람들을 써달라는 편지를 직접 보내기도 했다. 취미는 아코디온. 2년 7개월간 이끌어온 대우차 구조조정의 스트레스도 아코디언으로 이겨냈다. 밤 늦게 귀가해도 반드시 30분∼1시간 동안 연주하며 심신의 피로를 풀었다. 은퇴 후 시간이 되면 아예 음대에 진학해서 아코디온을 전공할 참이었다.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 보니 중국 텐진대학에 마침 아코디온과가 있어서 유학까지 염두에 두었다. ‘학생’이 되려다가 갑자기 ‘선생’이 돼버린 이종대 회장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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