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나만의 별장+임대수익' 봇물 이루는 펜션 분양

'나만의 별장+임대수익' 봇물 이루는 펜션 분양

업체에서 광고하는 수익률을 과신하는 것은 금물이다. 객실 가동률이 40% 이상 돼야 10%대의 수익률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강원도 지역에 가족들과 휴가를 다녀온 박모(38)씨는 펜션(고급민박형 전원주택)에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됐다. 뛰어난 자연 환경을 배경으로 아기자기하게 들어선 펜션은 콘도나 호텔 등에 익숙한 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펜션 하나쯤 있다면 휴가 때마다 숙박시설을 구하기 위해 전쟁을 치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이용하지 않는 기간에는 임대수익도 올릴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박씨는 “나만의 별장에 그치지 않고 짭짤한 부수입까지 얻는 부동산 투자상품이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펜션 분양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 여름 분양되는 펜션은 전국적으로 50개 정도로 지난해의 두 배 이상으로 추정된다. 분양 받은 사람이 이용하지 않을 때는 분양업체에서 관리를 맡아 일반 이용객들에게 빌려주고 임대수익을 올리게 해 주는 수익형 상품으로 자리잡으면서다. 정부 규제 영향으로 아파트 분양시장과 재건축시장에서 빠져 나온 부동산 투자자금이 옮겨올 것이란 업체들의 기대도 한몫 한다.

이색 테마 펜션 쏟아져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테마 펜션임을 내세우거나 한데 모아 단지처럼 만든 펜션이 새로운 추세다. 가장 관심을 끄는 테마는 레포츠와 건강.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원길리 클럽휴(21∼70평형 15가구)를 분양 중인 행복한 터는 골프연습장·야외수영장·눈썰매장·온천 등의 부대시설을 갖춰 사계절 레포츠가 가능하도록 했다. 렛츠고펜션은 9홀짜리 미니골프장을 갖춘 펜션 단지 50여개를 강원도 홍천·경기도 용인 등 전국 50여곳에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지을 계획이다. 황토주택 전문업체인 황토빌이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용평리조트 인근에 분양하는 펜션은 황토로 만든 벽돌로 지어진다. 회사 측은 “딱딱한 콘크리트 건물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흙내음 속에서 쉴 수 있게 하기 위해 황토벽돌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분양받는 사람들에게 주말농장 10∼20평을 무료로 나눠준다. 주말농장은 인근 발왕산 7백m 고지대에 위치해 배추·무·감자 등 고랭지 채소를 재배할 수 있다. 제주도 북제주군 구좌읍 세화리 해오름리조트는 기공건강연구소와 약초연구소를 펜션 내에 설치했다. 기공전문가 박정용씨가 이용객들의 척추·체질 등을 봐주고 약초연구소에선 허브·어성초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서울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 이시형 박사를 초청해 건강 강좌도 열 예정이다. 해오름리조트 강경래 사장은 “펜션 공급이 늘면서 주변의 자연 환경 만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테마는 계절적인 한계를 벗어나 일년 내내 고객을 끌 수 있는 매력도 된다”고 말했다. 어린이에 초점을 맞춘 펜션도 있다. 티붐닷컴이 경기도 가평군 대성리에 분양하는 펜션 스위스코티지의 부지 4천7백평 가운데 3분의 1인 1천7백여평이 어린이테마파크로 조성된다. 물놀이장겸 분수대와 8백m 길이의 인라인스케이트장, 2백50평 크기의 실내 어린이놀이터 등을 설치한다. 애완견을 키우는 도시민이 급증하는 데 착안한 펜션도 눈길을 끈다.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쌍용 하이디마을은 애완견과 가족을 위한 펜션으로 애견카페·애견산책로·개썰매코스 등을 펜션단지 내에 설치한다.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산타리조트는 펜션 20개 동을 미국·영국·중국·호주 등 20개 나라의 정취가 풍길 수 있게 짓는다. 영국관 지붕에는 근위병 산타와 중국관은 펜다와 함께 있는 산타, 호주관은 캥거루를 이끌고 있는 산타가 만들어진다.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죽능리에 분양 중인 쟈스트코리아의 홀랜드파크 펜션은 1만3천여평에 50개동이다.기존 생활사박물관·만화박물관에 생태박물관을 추가하고 서바이벌 게임장 등을 만들어 도시민들의 문화와 레포츠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계획이다. 프라임탑이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평촌리에 분양하는 프라임밸리 펜션도 6천8백여평에 64가구를 짓는 대단지다. 단지 안에 18개동 64가구로 구성된다. 프라임탑 오세윤 실장은 “대규모로 지을 경우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출 수 있고 아무래도 소규모보다 고객들로부터 더 많은 관심을 끈다”고 말했다. 이 펜션은 21m 높이의 전망대 카페와 허브농원 등을 갖춘다. 제주도 서귀포시 영남동과 남제주군 남원읍 일대에 들어서는 아르도펜션도 9천여평에 40개동이다. 동별로 평형이 다른 독립된 가구로 지어진다. 주방·욕실 등에 고급 인테리어 마감재를 사용하고 DVD 등 풀옵션 가전제품을 설치해 특급호텔 분위기를 낸다. 주변에 파라다이스·핀크스·나인브릿지·중문 골프장 부킹과 항공권 예약 등을 대신해준다.

‘뭉쳐야 잘된다’ 대단지 펜션 확산 신원종합건설도 강원도 평창군에서 1만8천여평의 부지에 1백6가구를 짓는다. 옥외 스파시설·전망대·별자리 관측대·주말농원 등을 갖춘다. 전원아이엔지가 경기도 가평군 금대리에 분양하는 아이엔지펜션리조트는 3만평 부지에 60평형 70개동이다. 펜션 투자에는 분양 절차 등에 대한 정부 규제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만큼 함정이 많다. 아파트처럼 분양 받은 뒤 시공업체가 부도나더라도 공사를 보증해 주는 보증제도가 없다. 부지를 확보하지 않고 미리 분양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굿모닝시티 상가 분양 사건에서 보여지듯 안전성이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잣대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분양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분양업체들은 모델하우스를 만들거나 완공 후 분양하는 등 사업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우선 시행사부터 따져봐야 한다. 아파트 등에 비해 펜션은 사업 규모가 작아 시행 경험이 많지 않은 중소형 업체들이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개발에 필요한 인·허가를 제대로 받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을 서두르는 업체가 있기 때문에 현장 확인이 필수다. 인·허가가 미비할 경우 사업 자체가 어려워지거나 사업지연이 불가피하다. 현장 확인 때는 공사 진행에 필수적인 전기 인입이 가능한지, 용수공급은 원활한지, 진입도로가 확보됐는지 등을 점검해 봐야 한다. 또 주변 개발내용을 관공서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업체들은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확정되지 않은 개발계획 등을 확실한 것처럼 과대포장하기도 한다. 업체에서 광고하는 수익률을 과신하는 것은 금물이다. 객실 가동률이 40% 이상 나와야 10%대의 수익률이 나오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미 들어선 펜션들과 앞으로 입주예정 현황 등을 파악해 공급과잉 우려는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특정한 계절에 국한되지 않는 사계절 관광지라든가 여행사를 끼고 있어 관광객 유치에 유리한 업체일 경우 객실가동률이 올라갈 수 있다. 김영태 드림사이트코리아 차장은 “저금리의 영향으로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생각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지만 자기 사업인 만큼 철저한 수익률 분석과 현장 확인 등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평행선 그리는 ‘의정갈등’...고래가 싸우자, 새우는 울었다

2‘검은 반도체’ 김 수출 역대 최고기록 달성…10억달러 수출 청신호

3이복현 "상법 개정보다 자본시장법 개정이 합리적"

4롯데, 해외 부실면세점 철수 검토…케미칼, 자산매각 추진

511월 기록적 폭설에 車사고 60% 급증…보험료 인상 조짐

6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4년만에 승인…통합 LCC도 출범

7이재명 “‘국장’ 떠나는 현실...PER 개선하면 ‘코스피 4000’ 무난”

8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 2년 만 수장 교체…신임 대표는 아직

9상법 개정 되지 않는다면 “국장 탈출·내수 침체 악순환 반복될 것”

실시간 뉴스

1평행선 그리는 ‘의정갈등’...고래가 싸우자, 새우는 울었다

2‘검은 반도체’ 김 수출 역대 최고기록 달성…10억달러 수출 청신호

3이복현 "상법 개정보다 자본시장법 개정이 합리적"

4롯데, 해외 부실면세점 철수 검토…케미칼, 자산매각 추진

511월 기록적 폭설에 車사고 60% 급증…보험료 인상 조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