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근 김미파이브 사장
| 오형근 김미파이브 사장 | 각종 무술 고단자들이 4각의 링에서 무차별 가격으로 피가 튀고 관절이 꺾이는 혈전을 벌이는 이종 격투기는 좀 ‘살벌한’ 경기다. 그런데 시원한 생맥주 한 잔이나 스테이크를 썰면서 이런 ‘원초적 본능’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서울에 생겼다. 서울 코엑스 단지 내 오크우드 호텔 지하 1층에 자리잡은 ‘김미파이브’. 지난해 12월19일 문을 연 이곳은 이종 격투기와 비어홀·레스토랑을 섞은 세계 최초의 신개념 엔터테인먼트 이벤트 공간이다. “월드컵 때 거리로 몰려나온 국민들을 보면서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죠. 다들 보셨다시피 화끈한 국민 아닙니까. 사실 우리 사회에 스트레스 풀 만한 곳이 술집 빼놓고 어디 있습니까? 프로 선수들은 뛸 장소가 있어서 좋고, 고객들은 스트레스 해소할 수 있어 좋지요.” 오형근(48) 사장은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직접 와보면 다들 생각이 달라진다”면서 “처음에는 얼굴이 파랗게 질리던 여성 고객들이 다시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30일 김미파이브 특설 링 주변의 좌석은 거의 빈자리 없이 꽉 찼다. 30대 초반의 한 여성 고객은 “첫 게임은 너무 무서워 보지 못했지만 둘째 게임은 거의 다 봤다”며 “무서우면서도 재미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천평 공간에 1천2백석의 좌석을 갖춘 이곳을 오픈하는데 1백억원 가까운 자금이 들었다는 오사장은 “세계적으로 격투기를 엔터테인먼트화한 곳이 없어 모든 것을 처음 만드느라 꽤 고생했다”고 털어놨다. 전례가 없다 보니 사업이 잘 될까 하는 고민도 많았다. 오는 1월15일까지 한 달여 동안을 시험 오픈 기간으로 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행히 출발이 순조로워 요즘에는 잠이 잘 오는 편이다. “2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의 연령대들이 주고객입니다. 의외로 여성 고객들이 많아요. 주로 전문직종에 근무하는 분들 같은데 30대 초반 여성들이 자주 오는 편입니다. 남녀 비율은 6대 4 정도 됩니다.” 오사장은 이런 고객층을 위해 격투기 경기 앞뒤로 전인권 같은 가수들의 라이브 콘서트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현재 김미파이브에서는 매일 이종 격투기 경기가 열리고, 일요일에는 프로 레슬링 경기가 열린다. 하루 치러지는 경기는 2∼3게임이다.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한 뒤 제약업계에서 20여년을 근무했던 오사장은 지난 1995년 케이블TV인 한국스포츠TV 출범에 참여한 이후 지금까지 관련된 일들을 해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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