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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컴퓨터 분사 밸크리텍“과감한 인센티브로 영업력 극대화”

삼보컴퓨터 분사 밸크리텍“과감한 인센티브로 영업력 극대화”

전문성을 갖춘 베테랑 직원들은 밸크리텍이 승승장구 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24명의 직원들 중 절반 정도가 업계 경력 10년 이상의 실력자들이다.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회의를 하고 있는 밸크리텍 직원들.
“제가 한 번 맡아 보겠습니다. ” 2001년 7월 삼보컴퓨터의 국내 영업을 담당하고 있던 공흥택 본부장은 이홍순 부회장(당시 사장)을 찾아 분사하기로 결정이 난 POS팀을 맡아 보겠다는 의견을 조심스레 건넸다. 연 매출액 4,000억원 이상을 올리던 본부장이 연 매출 36억원에 불과한 회사를 경영하겠다니, 그것도 모회사에서 분사해야 할 중소기업을…. 이부회장은 그의 의견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집중화를 위해 포기하기로 결정된 사업 부문이긴 하지만 POS는 1990년 이용태 삼보컴퓨터 명예회장이 도입했고, 애착을 보였던 사업 부문이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맡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2001년 9월 삼보컴퓨터의 POS팀은 밸크리텍으로 이름을 바꾸고 분사를 했다. 공흥택 사장이 주목한 것은 POS 산업의 가능성이었다. “분사를 하고 나서 첫 회의 때 팀원들을 모아놓고 그랬어요. POS 단말기가 필요한 점포가 290만 개다. 우리에게는 기술이 있지 않으냐.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니 열심히 한 번 일해보자. ” 분사 직전 POS팀의 월 매출은 3억원 정도. 매출에 비해 다소 많은 15명의 연구인력과 영업직원이 일하고 있었으니, 적자는 불 보듯 뻔한 것이었다. 직원 대부분이 10년 이상 이 분야에서 일한 사람들이고 경력 5년차 직원이 막내였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것이 회생의 열쇠가 됐다. 기술력과 영업 노하우를 고스란히 가져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POS 시장은 IBM·후지츠 등 내로라하는 회사들이 이미 장악하고 있는 상태였다. 제품의 질에는 자신이 있었으나 국내 영업망 구축이 시급했다. 여기서 ‘영업통’인 공사장의 수완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그가 도입한 것은 인센티브제도의 활성화. 순익이 목표보다 많으면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뛴 만큼 받는다’는 보상체계가 자리를 잡자 개인들의 역량이 달라지기 시작합디다. 작은 조직은 개개인의 기량이 한눈에 드러나 보인다는 특징이 있죠. ” 공사장이 지분의 30%를, 직원이 35%를 각각 소유하다 보니 조직에 대한 직원들의 충성도도 높아졌다. 회사의 일이 곧 내 일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영업이 활발했던 것은 아니다. 분사를 하고 난 뒤 내리 3분기 동안 영업이익률이 내려갔다.“자연스럽게 몸을 낮춰야 하는데, 그게 안 되는 것 같더군요. 삼보 아래 있을 때 한 번 방문하면 됐다면 이제 세 번, 네 번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죠.”능력 있는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직원들을 다독거렸다. 더불어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도 개척했다. 밸크리텍은 분사 2년 만에 외산 POS 기업들을 제치고 국내 POS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137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17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출액이 늘어나는 속도는 완만하지만 연간 8% 정도의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분사 뒤 5년 동안 ‘삼보’라는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분사 1년6개월 만에 삼보의 딱지를 뗐다. POS 시장에서 ‘삼보’보다 ‘밸크리텍’이라는 브랜드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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