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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붕주 LG유통 백화점 부문장··· “유럽의 쇼핑거리 백화점에 옮겼죠”

권붕주 LG유통 백화점 부문장··· “유럽의 쇼핑거리 백화점에 옮겼죠”

권붕주 LG유통 백화점 부문장
지난 11월1일 개점 8주년을 맞아 새롭게 단장한 LG백화점 부천점. 리뉴얼 공사를 진두 지휘한 권붕주(46) LG유통 백화점 부문장은 개장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요즘도 매장을 둘러보느라 분주하다. 그는 2년 전 허승조 LG유통 사장으로부터 할인점과 다른 백화점 경쟁사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찾으라는 ‘특명’을 받았다. “할인점은 제품의 질이나 서비스 수준이 백화점을 따라오죠, 백화점 간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죠. 질적인 면에서는 롯데·신세계·현대라는 백화점 빅3에, 가격 면에서는 대형 할인점에 경쟁력이 한참 뒤지는 LG백화점으로서는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그때부터 권부문장은 우리보다 유통업이 발달한 미국과 일본을 8, 9차례 오갔다. 미국에서는 선진유통의 변화를, 일본에서는 백화점의 생산성을 배웠다. “백화점에는 창문이 있어서는 안 된다. 시계도 없어야 한다. 20년 전 처음 백화점 일을 시작할 때 배웠던 마케팅 공식들이 하나도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요. 미국이나 일본은 소비자 위주로 모든 마케팅이 변모했더군요.” 어정쩡한 위치에 있던 LG백화점이 단순히 가격인하 정책으로는 실패할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쇼핑몰 개념의 백화점’. 백화점을 과거 확 트인 공간에서 쫓기듯 쇼핑하는 것보다는 한 매장씩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각각의 매장은 독립적으로 분리했고, 곡선형으로 만들어 유럽이나 미국의 쇼핑거리처럼 꾸몄다. 권부문장은 “길거리 느낌이 나는 벤치나 이정표 등도 편안한 쇼핑을 할 수 있게 치밀하게 계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백화점 부천점을 리뉴얼하면서 매장 곳곳에 휴식공간을 늘렸다. 평당 생산성보다는 좋은 쇼핑환경을 선택한 것. 연간 200억원의 매출 감소를 감수해야 하지만 백화점 1층의 3분의 1을 고객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바꿨다. 황금의 자리로 분류되는 1층 상당 부분에 케이크 전문점·꽃집 등을 들였다. “몇 개 경쟁사들이 와 보고는 이렇게 하면 생산성이 낮아 망할 거라고 비아냥거려요. 하나는 알고 둘을 모르는 소리죠. 장기적으로 고객의 발걸음은 LG백화점으로 향할 것입니다. ‘기분 좋은 쇼핑’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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