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사랑] 낮에는 숙녀, 밤에는 요부
 | 일러스트 : 조태호 | 미스 코리아 대회나 모델 선발 행사 장면을 TV로 중계할 때 시청하는 남성들에게 “누가 제일 예쁜가?”를 물어보면 각자 제일 예쁘다고 말하는 인물에 현저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조각처럼 완벽한 미녀를 좋아하는 남성이 있는가 하면, CF 모델처럼 개성이 강하면서 성적 매력이 물씬 풍기는 여자에게 마음이 끌린다는 사람도 있다. 나이가 지긋한 남성들에게 물어보면 얼굴이 예쁘다는 것에 점수를 주기보다 섹스를 잘 하는 여자를 만나는 쪽이 더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성적 매력이 풍부한 여자라고 해서 모두 섹스를 잘 하고, 또한 오르가슴에 쉽게 오르는가 하면 꼭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에 관해 의학적 견해를 밝히면 사랑이 없는 섹스에 빠져들거나 자극만을 추구하는 섹스에 몰두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섹스는 차츰 활기를 잃고 빈약해지고 만다. 풍부한 성적 매력의 소유자라는 이미지가 풍기는 섹스 어필은 상품으로서의 성이 아니라 감성이 풍부한 성으로서 일종의 향기 같은 것이다. 그리고 성적 도발 능력이라는 면에서도 자극성이 있다는 의미와도 같다. 그러므로 섹시한 여성이란 말은 여성의 성기가 그로테스크하게 생겼다거나 음란성을 가진 여성이란 뜻은 아니다. 섹스 반응이 좋을 것처럼 기대되는 여자라고 정의할 수 있다. ‘낮에는 숙녀, 밤에는 요부’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남성이 바라는 영원한 여성상일 것이다. 침대에서는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성의 쾌락에 푹 젖어드는 여자…. 남성에게 있어 이런 여성이 매력적인 이유는 여성의 흐트러진 모습이 남성의 해방적인 환희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유럽의 성 과학자들이 연구한 바에 의하면, 여성은 섹스를 체험함에 따라 그 빈도와 더불어 성적으로 성숙해 간다고 한다. 남성의 성적 소질이 천부적으로 유전되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여성이 섹스를 통해 쉽게 오르가슴에 다다르는 것은 첫 섹스에서 거둘 수 있는 성과가 아니며, 많은 섹스를 통해 경험이 쌓이고 쌓인 결과 그것을 집대성하는 능력이 생기고 결국 오르가슴에 이르는 것이다. 여성에게 있어 사랑이 있는 충실한 섹스를 통해 얻는 오르가슴의 체험은 그 자체를 인생의 기쁨에 견줘도 좋을 만큼 주부로서 행복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성의 기쁨을 만끽하고 그 방법을 알고 있는 여성은 신체의 어느 부분에서나 색향이 풍겨 나오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것은 성기의 감각 능력이 민감하게 발전한 결과가 아니고, 어디까지나 성을 해석하는 여성의 정신상의 문제다. 이런 능력의 차이가 여성 섹스의 차별성을 낳는다고 할 수 있다. 많은 남성들이 아내의 완행열차 같은 느린 성감반응을 불평하지만, 여성에게 안정된 성심리 구축을 도모하기 위해 애정이 넘치는 오럴 페팅을 시도하는 남편은 극히 드문 편이다. 체위도 줄곧 남상여하의 정상위만 고집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람의 아내는 섹스의 진정한 행복을 모르는 미개발의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남편들이 아내에게 빈번하게 펠라티오(fellatio, 음경에 대한 구강성교)를 요구하면서도 자신은 아내의 성기를 애무하는 커리링거스(cunnilingus, 여성 성기에 대한 구강성교)는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 미국의 한 조사기관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의 성기를 입으로 애무하는 것이야말로 극진한 애정 표현의 백미인 동시에 여성이 가장 좋아하는 성행위라고 한다. 다양한 테크닉으로 섹스의 영역을 확장할 때, 아내의 성반응도 그 폭이 넓어진다는 것을 남성들은 이해할 필요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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