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 신화를 쏘다
‘멀티플렉스’ 신화를 쏘다
CJCGV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국내에 도입해 한국의 극장 문화를 통째로 바꾼 기업이다. 전국에 걸쳐 체인망을 구축한 CGV에 연간 3,000만 명의 관객이 찾아든다. CJ엔터테인먼트에서 분사한 CJCGV는 모기업을 넘어서는 실적으로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한국 2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4월 14일 CJCGV는 캐나다의 아이맥스사와 국내 아이맥스 독점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CGV는 2007년까지 서울과 부산 등 6개 아이맥스 영화관을 개관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문을 여는 곳은 오는 12월에 개관할 부산과 인천. CJCGV는 아이맥스 영화관을 멀티플렉스에 이은 또 하나의 도전으로 삼고 있다.
10년 전 CJCGV는 멀티플렉스를 도입하며 ‘극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박동호 현 CJCGV 사장이 팀장을 맡아 4명으로 시작했던 당시 조직의 이름이 ‘극장사업팀’이었던 것을 보면 자신들조차 이런 변화를 예상치 못했던 것은 아닐까.
CJCGV는 지난해 2,169억원의 매출을 올려 344억원의 이익을 냈다. 영화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CGV는 전국 28개 상영관에서 225개의 스크린에 영화를 걸어놓고 있다.
CJCGV의 출발은 그리 화려하지 못했다. 지난 1995년 4월, 제일제당 멀티미디어 사업본부 소속 극장사업팀은 세계를 돌며 투자자를 구했다.
당시 제일제당은 드림웍스 설립 등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의욕을 보였지만,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기에는 국내 실정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었다. 투자자 설득을 위해 1년여를 돌아다닌 끝에 극장사업팀은 호주 빌리지로스쇼와 홍콩 골든하베스트의 투자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자금을 확보하면서 극장사업팀은 96년 ‘CJ골든빌리지’라는 독립법인으로 새 출발했다.
하지만 CGV가 문을 여는 데는 2년여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첫 작품인 ‘CGV강변’ 공사가 한창이던 97년 말 외환위기가 닥쳤다. 소비자들 사이에 “길에 나앉을 판국에 무슨 영화관이냐”는 인식이 퍼지면서 영화산업 자체가 크게 위축됐다. 걸음마도 떼어보지 못하고 주저앉을 뻔했던 CGV는 우여곡절 끝에 98년 4월 CGV강변의 문을 열었다.
11개 상영관을 갖춘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인 CGV강변은 국내 영화관객을 놀라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거의 모든 개봉영화를 한 곳에서 상영하는 영화관도 처음인 데다,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발권시스템 등은 관객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했다.
CGV강변을 발판으로 CJCGV는 점차 몸집을 불려갔다. 99년 인천, 2000년 야탑겳으?등으로 영토를 넓힌 데 이어 이듬해에는 부산에도 진출했다. 해마다 서너 군데씩 새로운 체인점을 오픈한 CGV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28개 영화관을 열었다.
CGV가 성공을 거둔 원인은 ‘새로움’으로 정의할 수 있다. 3~4개월에 한 곳씩 문을 여는 새 영화관은 기존의 CGV와 동일한 시설과 서비스로 꾸며진 곳이 한 군데도 없다. 지역별로 주요 관객층을 철저히 파악해 이들에게 맞춘 시설을 갖춘다. 예컨대 명동CGV는 뒤로 젖혀지는 고급의자에 파우더룸까지 갖춘 여성을 위한 영화관이다. 직원이 지정석까지 안내해주는 서비스도 여성 관객을 위한 특별배려다.
주부 관객이 많은 분당 야탑에는 무료로 운영하는 유아놀이방을, 소득수준이 높고 젊은 관객이 다수인 오리에는 ‘골드 클래스’ 좌석을 설치했다. 마음 놓고 영화를 보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CGV는 팝콘과 오징어나 팔던 ‘구내 매점’ 대신 원스톱 서비스를 지향하는 온갖 시설을 극장 안에 들여놓았다. 이를 통해 관객에게 재미를 제공하고, 수익원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CGV는 부대시설을 통한 수입이 영화표를 팔아 올리는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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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CGV 박동호 사장은 “영화를 보려고 극장을 찾는 관객에게는 영화 콘텐츠의 질이 전부일 것이다. 하지만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고, 엔터테인먼트와 휴식까지 한꺼번에 즐기려는 관객에게는 극장 이상의 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CGV는 올해도 인천 주안과 경남 김해에 새로운 멀티플렉스를 열었다. 2007년까지 70개 상영관에 600개 스크린을 확보하는 게 CGV의 ‘단기’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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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4일 CJCGV는 캐나다의 아이맥스사와 국내 아이맥스 독점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CGV는 2007년까지 서울과 부산 등 6개 아이맥스 영화관을 개관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문을 여는 곳은 오는 12월에 개관할 부산과 인천. CJCGV는 아이맥스 영화관을 멀티플렉스에 이은 또 하나의 도전으로 삼고 있다.
10년 전 CJCGV는 멀티플렉스를 도입하며 ‘극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박동호 현 CJCGV 사장이 팀장을 맡아 4명으로 시작했던 당시 조직의 이름이 ‘극장사업팀’이었던 것을 보면 자신들조차 이런 변화를 예상치 못했던 것은 아닐까.
CJCGV는 지난해 2,169억원의 매출을 올려 344억원의 이익을 냈다. 영화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CGV는 전국 28개 상영관에서 225개의 스크린에 영화를 걸어놓고 있다.
CJCGV의 출발은 그리 화려하지 못했다. 지난 1995년 4월, 제일제당 멀티미디어 사업본부 소속 극장사업팀은 세계를 돌며 투자자를 구했다.
당시 제일제당은 드림웍스 설립 등으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의욕을 보였지만,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기에는 국내 실정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었다. 투자자 설득을 위해 1년여를 돌아다닌 끝에 극장사업팀은 호주 빌리지로스쇼와 홍콩 골든하베스트의 투자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자금을 확보하면서 극장사업팀은 96년 ‘CJ골든빌리지’라는 독립법인으로 새 출발했다.
하지만 CGV가 문을 여는 데는 2년여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첫 작품인 ‘CGV강변’ 공사가 한창이던 97년 말 외환위기가 닥쳤다. 소비자들 사이에 “길에 나앉을 판국에 무슨 영화관이냐”는 인식이 퍼지면서 영화산업 자체가 크게 위축됐다. 걸음마도 떼어보지 못하고 주저앉을 뻔했던 CGV는 우여곡절 끝에 98년 4월 CGV강변의 문을 열었다.
11개 상영관을 갖춘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인 CGV강변은 국내 영화관객을 놀라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거의 모든 개봉영화를 한 곳에서 상영하는 영화관도 처음인 데다,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발권시스템 등은 관객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했다.
CGV강변을 발판으로 CJCGV는 점차 몸집을 불려갔다. 99년 인천, 2000년 야탑겳으?등으로 영토를 넓힌 데 이어 이듬해에는 부산에도 진출했다. 해마다 서너 군데씩 새로운 체인점을 오픈한 CGV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28개 영화관을 열었다.
숫자로 본 CJCGV |
225 3월 말 기준으로 CJCGV는 전국 28개 상영관에서 225개의 스크린을 확보하고 있다. 서울에만 8개 상영관에 70여 개 스크린이 있고, 인천 ·경기에는 이보다 많은 9개관에 80여 개의 스크린이 몰려 있다. 1억 지난해 10월 CJCGV는 누적관객 수 1억 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1998년 4월 최초의 멀티플렉스 상영관인 ‘CGV강변’이 문을 연 지 7년6개월 만의 일이다. 3 최근 문을 연 CGV용산 ·상암 ·오리 등 3개의 상영관은 프리미엄 상영관인 ‘골드 클래스’를 갖췄다. 항공기의 퍼스트 클래스를 그대로 옮겨놓은 인테리어와 140도로 펼쳐지는 침대형 좌석을 마련한 곳이다. 전용라운지에서는 간단한 식사와 음료도 제공된다. |
주부 관객이 많은 분당 야탑에는 무료로 운영하는 유아놀이방을, 소득수준이 높고 젊은 관객이 다수인 오리에는 ‘골드 클래스’ 좌석을 설치했다. 마음 놓고 영화를 보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CGV는 팝콘과 오징어나 팔던 ‘구내 매점’ 대신 원스톱 서비스를 지향하는 온갖 시설을 극장 안에 들여놓았다. 이를 통해 관객에게 재미를 제공하고, 수익원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CGV는 부대시설을 통한 수입이 영화표를 팔아 올리는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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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CGV 박동호 사장은 “영화를 보려고 극장을 찾는 관객에게는 영화 콘텐츠의 질이 전부일 것이다. 하지만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고, 엔터테인먼트와 휴식까지 한꺼번에 즐기려는 관객에게는 극장 이상의 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CGV는 올해도 인천 주안과 경남 김해에 새로운 멀티플렉스를 열었다. 2007년까지 70개 상영관에 600개 스크린을 확보하는 게 CGV의 ‘단기’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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