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으로 간 투탕카멘왕
King Tut-a-Comin'
영국의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3000년 된 무덤을 발견했던 1922년 이래 투탕카멘왕은 끊임없는 소동의 주인공이었다. 관련 인물들에 대한 저주가 예언됐던 그 악명 높은 발굴작업은 할리우드 공포영화의 단골 소재가 됐고, 아르데코(장식미술) 열풍도 낳았다. 이 소년 왕의 미국 순회전시는 1976년에 처음 열렸는데 인기가 대단했다. 사실상 박물관의 초대형 전시시대가 열렸음을 알린 사건이었다. 무덤 속 금은보화를 보겠다며 전례 없는 대규모 군중이 모여들었고, 근처 기념품 가게 금고는 정신없이 돈을 집어삼켰다. 투탕카멘은 학문적 대상인지 단순히 흥행 상품에 불과한지, 언제나 그 구분이 모호했다.
다시금 미국을 휩쓰는 미라 열풍에 동참하려면 시끌벅적한 논란을 각오해야 한다. 2년 동안 4개 미국 대도시에서 열리는 전시 ‘투탕카멘과 파라오의 황금시대’가 LA 카운티 미술관(LACMA)에서 6월 셋째 주 첫 테이프를 끊었지만 정작 비평가들은 혀를 끌끌 찼다. 투탕카멘의 눈부신 공예품 50점이나 이집트 ‘왕들의 계곡’에서 출토된 투탕카멘 친척들의 유물 70점 등의 전시내용 때문이 아니었다.
문제는 전시를 주관하는 비영리 미술관과 영리 목적의 안슈츠 엔터테인먼트 그룹이 맺은 협력관계 때문이었다. 비평가들은 그 제휴가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안슈츠 그룹은 LA에 있는 스테이플스센터 소유주이자 미국에서 둘째로 큰 록 공연흥행 업체로 이번 전시의 기획사이기도 하다. 이집트 정부는 문화재 복원 기금을 모은다는 명분으로 전시장소를 달리할 때마다 500만 달러를 요구했고, 입장권과 기념품 판매 수익의 일부도 요구했다.
안슈츠로서는 상당한 금전적 위험이 예상된다. 그러니 미술관들은 수익 창출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LA 전시의 일반입장권 가격이 30달러라는 얘기다. LA 타임스의 예술비평가 크리스토퍼 나이트는 불쾌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고, 뉴욕 타임스의 한 사설은 최초의 투탕카멘왕 미국 전시를 열었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이번 전시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실에 찬사를 보내며 “이번 전시는 본질적으로, 내용기획이라는 박물관 본연의 역할을 상업회사에 팔아넘긴 셈”이라고 썼다.
글쎄, 꼭 맞는 얘기는 아니다. 이번 전시유물 목록은 이집트 유물부가 조직한 한 위원회가 결정했다(불행히도 1970년대에 환호를 받았던 황금 마스크는 제외됐다). 이번 전시의 미국 측 관리자인 펜실베이니아대 데이비드 실버먼 (이집트학)교수는 이번 전시가 예전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또 ‘유물에 더 많은 상황적 맥락’을 부여한다며 옹호했다. 19세에 죽은 투탕카멘왕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종교적·정치적 격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는 뜻이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투탕카멘은 살해되지 않고 몸에 난 상처의 감염으로 죽었다(컴퓨터 단층 촬영을 통해 투탕카멘의 모습도 재현했다). 실버먼과 미술관 큐레이터들은 전시 설명문의 내용을 확인하고 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쨌거나 중요한 문제는… 손익계산이다. LACMA는 수지를 맞추려면 다른 도리가 없었다며 안슈츠와의 협력을 합리화했다. 안드레아 리치 관장은 “대중에게 이번 전시를 보여주는 일은 일종의 의무라고 본다”고 말했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도 전시 기획사와 수개월에 걸쳐 협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결국 전시를 하지 않기로 했다. 특별전시에는 관람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박물관 정책 때문이었다.
이러한 윤리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LA 전시의 예매 실적은 대단하다. 사실 대중이 이런 유물을 관람할 기회는 흔치 않다. 그리고 평상시에 미술관을 다니지 않던 사람들도 전시를 보러 간다. “웬만해선 투탕카멘왕을 당해내지 못한다”고 자위 하와스 이집트 고대유물위원회 위원장은 말했다. 그는 이 유물들을 다시 한번 해외에서 전시하도록 이집트 정부를 설득했다. “투탕카멘왕은 그 자체로 신비이자 마법이다.” 그리고 3000년이 지난 오늘에도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영국의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3000년 된 무덤을 발견했던 1922년 이래 투탕카멘왕은 끊임없는 소동의 주인공이었다. 관련 인물들에 대한 저주가 예언됐던 그 악명 높은 발굴작업은 할리우드 공포영화의 단골 소재가 됐고, 아르데코(장식미술) 열풍도 낳았다. 이 소년 왕의 미국 순회전시는 1976년에 처음 열렸는데 인기가 대단했다. 사실상 박물관의 초대형 전시시대가 열렸음을 알린 사건이었다. 무덤 속 금은보화를 보겠다며 전례 없는 대규모 군중이 모여들었고, 근처 기념품 가게 금고는 정신없이 돈을 집어삼켰다. 투탕카멘은 학문적 대상인지 단순히 흥행 상품에 불과한지, 언제나 그 구분이 모호했다.
다시금 미국을 휩쓰는 미라 열풍에 동참하려면 시끌벅적한 논란을 각오해야 한다. 2년 동안 4개 미국 대도시에서 열리는 전시 ‘투탕카멘과 파라오의 황금시대’가 LA 카운티 미술관(LACMA)에서 6월 셋째 주 첫 테이프를 끊었지만 정작 비평가들은 혀를 끌끌 찼다. 투탕카멘의 눈부신 공예품 50점이나 이집트 ‘왕들의 계곡’에서 출토된 투탕카멘 친척들의 유물 70점 등의 전시내용 때문이 아니었다.
문제는 전시를 주관하는 비영리 미술관과 영리 목적의 안슈츠 엔터테인먼트 그룹이 맺은 협력관계 때문이었다. 비평가들은 그 제휴가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안슈츠 그룹은 LA에 있는 스테이플스센터 소유주이자 미국에서 둘째로 큰 록 공연흥행 업체로 이번 전시의 기획사이기도 하다. 이집트 정부는 문화재 복원 기금을 모은다는 명분으로 전시장소를 달리할 때마다 500만 달러를 요구했고, 입장권과 기념품 판매 수익의 일부도 요구했다.
안슈츠로서는 상당한 금전적 위험이 예상된다. 그러니 미술관들은 수익 창출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LA 전시의 일반입장권 가격이 30달러라는 얘기다. LA 타임스의 예술비평가 크리스토퍼 나이트는 불쾌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고, 뉴욕 타임스의 한 사설은 최초의 투탕카멘왕 미국 전시를 열었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이번 전시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실에 찬사를 보내며 “이번 전시는 본질적으로, 내용기획이라는 박물관 본연의 역할을 상업회사에 팔아넘긴 셈”이라고 썼다.
글쎄, 꼭 맞는 얘기는 아니다. 이번 전시유물 목록은 이집트 유물부가 조직한 한 위원회가 결정했다(불행히도 1970년대에 환호를 받았던 황금 마스크는 제외됐다). 이번 전시의 미국 측 관리자인 펜실베이니아대 데이비드 실버먼 (이집트학)교수는 이번 전시가 예전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또 ‘유물에 더 많은 상황적 맥락’을 부여한다며 옹호했다. 19세에 죽은 투탕카멘왕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종교적·정치적 격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는 뜻이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투탕카멘은 살해되지 않고 몸에 난 상처의 감염으로 죽었다(컴퓨터 단층 촬영을 통해 투탕카멘의 모습도 재현했다). 실버먼과 미술관 큐레이터들은 전시 설명문의 내용을 확인하고 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쨌거나 중요한 문제는… 손익계산이다. LACMA는 수지를 맞추려면 다른 도리가 없었다며 안슈츠와의 협력을 합리화했다. 안드레아 리치 관장은 “대중에게 이번 전시를 보여주는 일은 일종의 의무라고 본다”고 말했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도 전시 기획사와 수개월에 걸쳐 협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결국 전시를 하지 않기로 했다. 특별전시에는 관람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박물관 정책 때문이었다.
이러한 윤리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LA 전시의 예매 실적은 대단하다. 사실 대중이 이런 유물을 관람할 기회는 흔치 않다. 그리고 평상시에 미술관을 다니지 않던 사람들도 전시를 보러 간다. “웬만해선 투탕카멘왕을 당해내지 못한다”고 자위 하와스 이집트 고대유물위원회 위원장은 말했다. 그는 이 유물들을 다시 한번 해외에서 전시하도록 이집트 정부를 설득했다. “투탕카멘왕은 그 자체로 신비이자 마법이다.” 그리고 3000년이 지난 오늘에도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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