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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의 한국 직접투자 전년 대비 22배나 급증 … 中 기업 ‘한국 공습’주목해야

지난해 중국의 한국 직접투자 전년 대비 22배나 급증 … 中 기업 ‘한국 공습’주목해야

김성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중국은 최근 정부와 기업이 혼연일체가 돼 세계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의 수출 주력 시장·제품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와 경쟁이 확산되고 있으며, 중국 기업의 국내시장 공략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기업은 해외시장 방어에 이어 국내시장 방어라는 ‘이중고’의 새로운 경쟁 환경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2005년 7월 포춘지가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을 살펴보면 국내 기업은 2000년 12개사에서 올해에는 11개사로 6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중국 기업은 같은 기간 6개 기업이 늘어난 16개사가 순위에 들었다. 최근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 시장인 미국에서 한국이 성장 정체를 경험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무선통신기기·반도체·컴퓨터 등 한국이 세계시장을 주도해 온 분야에서 국내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긴장도가 높아지는 것은 해외시장만이 아니다. 원가 경쟁력을 가진 레노버·하이얼사와 같은 중국 기업들의 한국시장 진출이 이어지면서 긴장의 강도가 한층 커지고 있다. 무역상사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통한 기존의 간접 진출이 아닌 직접투자를 통해 한국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중국 기업의 직접투자는 2004년 11억65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5000만 달러)에 비해 22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은 지리적인 인접성과 전자·IT 분야의 테스트 베드라는 점에서 중국 기업으로서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최근 세계 5대 백색가전업체 중 하나이자 중국 최대 가전사인 하이얼은 한국의 가전시장을 ‘어려운 곳을 먼저 점령한 뒤 쉬운 곳으로 진격한다’는 선난후이(先難後易) 전략의 시험무대로 인식하고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가전 분야뿐 아니다. IT·자동차·철강·게임·금융 등 업계 전 영역에서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확산되고 있다. IBM 컴퓨터 부문을 인수한 레노버, 동남아 통신시장을 석권한 화웨이, 중국 1위의 철강업체인 안번철강, 게임업체 스네일 등은 이미 국내시장에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국내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2003년 1월 중국의 둥팡전자가 하이닉스의 LCD 부문(BOE하이디스)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005년 1월에는 쌍용자동차가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됐다. 상하이셩다가 국내 게임개발사인 액토즈소프트의 지분 38%를 확보해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하이얼은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해외로 나가라’는 쩌우추취(走出去)를 기치로 내건 뒤 저리 대출과 신속한 승인 등을 통해 자국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를 독려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기업의 국내시장 공략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제품의 디자인과 품질이 좋아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중국산 제품을 접하는 소비자의 인식은 몇 년 전과 많이 달라졌다. 이런 시점에 더 좋은 품질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면 이를 거부할 소비자는 없을 것”이라는 국내 최대 유통업체 관계자의 말은 국내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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