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지놈학 실현 멀지 않았다
맞춤 지놈학 실현 멀지 않았다
The Science Speeds Up 2년 전 인간 지놈 프로젝트로 모든 인간 유전자의 주소가 처음 완성되면서 의학계에는 두 가지 커다란 발전의 무대가 마련됐다. 첫째,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병이나 고혈압처럼 보편적이고 만성적인 질환을 양성하는 유전자를 좀 더 빨리 확인하고, 사람들은 자신의 지놈을 이른 나이에 분석해 위험 가능성을 미리 알게 됐다. 이어 그런 정보로 무장한 우리는 각자의 몸에 맞춘 생활양식을 수용하고, 어쩌면 맞춤 약을 복용하게 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맞춤 지놈학”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한 유전자와 질병을 연계하는 작업은 재래식 기술로 여러 해가 걸릴지 모르며, 한 사람의 전체 지놈을 해독하려면 또 수백만 달러가 소요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장벽은 신속히 무너져 간다. 두 가지 신기술 덕분에 조만간 그 꿈이 현실로 바뀔 전망이다. 바로 최근 출간된 햅맵(HapMap)이라는 데이터베이스와 대량 평행 DNA 염기서열 분석이라는 기술이다. 인간의 지놈은 30억 개의 화학적 염기, 또는 글자가 23쌍의 염색체 위에 나란히 꿰인 형태로 이뤄졌다. 개인적 지놈은 대체로 동일하지만 염기서열 속에 개인의 코드가 바뀔 수 있는 지점이 1000만 개 있다. 폴리모피즘으로 알려진 이런 작은 불일치들이 질병 위험의 중요한 표지일 수 있다. 만만찮은 첫째 난관은 특정한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서 공동의 폴리모피즘을 확인하는 일이다. 미국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을 근거로 모양을 아는 집을 찾는다고 생각해 보라.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해 동쪽으로 가면서 미국의 모든 길거리를 샅샅이 수색해야 한다. 그러나 그 집이 애틀랜타에 있다면 한동안 찾지 못하게 마련이다. 수색 작업을 특정 도시나 동네로 한정한다면 임무는 훨씬 쉬워진다. 여기에서 햅맵이 등장한다. 전 세계 사람들의 DNA 표본을 분석함으로써 과학자들은 최근 인간 지놈의 모든 ‘동네’를 능률적으로 확인하는 폴리모피즘 한 세트를 확인했다. 기본적으로 그런 동네들의 주소라고 할 만한 햅맵은 질병의 연결고리 수색을 빠르고 저렴하게 해준다. 1000만 개 대신 수십만 개의 폴리모피즘만 검사하면 되기 때문이다. 질병 관련 유전자의 후보 동네를 찾는 일은 1단계에 불과하다. 유전자 그 자체를 찾아내고 그것이 신체에서 하는 역할을 파악하려면 그 동네를 정밀 수색해야 한다. 폴리모피즘을 둘러싼 수천만 개나 되는 모든 글자의 염기서열을 분석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 동네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일은 전체 지놈을 대상으로 할 때보다 훨씬 쉽지만 그래도 역시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다행스럽게 염기서열 분석에도 그 나름의 혁명이 일어나는 중이다. 올 가을 연구원들은 비용을 낮추면서도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의 속도를 열 배로 높이는 두 가지 신기술을 공개했다. 하나는 454 라이프 사이언시스 코퍼레이션(코네티컷주 브랜드퍼드)이 개발했고, 또 하나는 워싱턴 대학과 하버드 의대가 공동 개발했다. 긴 DNA 가닥을 수백만 개의 조각으로 잘게 부순 뒤 한꺼번에 글자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일이다. 일단 이 ‘대량 평행’ 염기서열 분석이 완료되면 컴퓨터가 분열된 자료를 하나의 순서로 짜맞춘다. 이 신기술은 아직 재래식 염기서열 분석 같은 정확성은 없으며, 몹시 긴 DNA 염기서열은 취급하지 못한다. 그러나 실리콘칩 마이크로 프로세서처럼 발전을 거듭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고 저렴해질 수 있다. 앞으로 20년 동안 햅맵과 새 염기서열 분석 기술이 합쳐져 과학계와 의료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연구원들은 어떤 유전자가 인간을 병에 잘 걸리게 하는지 파악하게 된다. 혁신적인 연구원은 크게 개선된 진단법과 치료법, 심지어 완치법을 개발할지도 모른다. 의사는 우리의 유전자를 검사하면서 어떤 치료법이 가장 좋고 부작용이 적을지 아는 능력을 얻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병에 취약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많은 사람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총알을 피해야 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Komaroff는 하버드 건강회보 편집장이다. Labaer는 하버드 의대 단백체학 연구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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