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강남, 분당보다 비싸질듯”
“제2의 강남, 분당보다 비싸질듯”
판교 중대형 아파트 실질 분양가는 분당 시세의 90% 선. 전문가들은 판교가 강남과 가까운 데다 주거환경이 뛰어나다는 점을 들어 이곳 중대형 아파트의 향후 시세를 평당 3,000만~5,000만원 정도로 높게 예상했다. 제2의 강남으로 불리는 판교. 투자자들은 판교 당첨을 ‘로또’에 비유한다. 청약경쟁률은 높지만 당첨만 되면 시세차익을 노려볼 수 있어서다. 8월 30일에 진행되는 판교 2차 분양은 중대형 평형 위주다. 전체 6,846가구 중 약 74%가 38평(공급면적 기준) 이상으로 중대형 아파트다. 예상 분양가격은 평당 1,800만원 안팎이다. 44평형 분양가는 채권을 포함한 실제 분양 금액이 8억1,000만원 선이다. 문제는 투자가치다. 분양 이후 시세차익은 얼마나 될까. 부동산 전문가 5명에게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평균 예상시세는 평당 3,000만원 선으로 1,200만원의 시세차익이 생긴다. 단순히 계산해 보면 44평형 아파트를 8억1,000만원에 구입해서 13억2,000만원에 팔 수 있다. 향후 전망을 가장 좋게 본 전문가는 박병호 한국리츠에셋 사장과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다. 평당 3,000만원에서 5,000만원 사이로 봤다. 적어도 중대형 평형이 분양가보다 두 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사장은 “판교는 경기도 성남시에 있지만 ‘제2의 강남’으로 볼 수 있다”며 “교통으로 보면 강남 도곡동이나 분당보다 낫다”고 덧붙였다. 판교는 판교IC를 중심으로 경부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도로가 만나는 곳으로 강남과 분당 중간 지점이다. 앞으로는 영덕~양재 간 고속화도로와 신분당선도 개통될 예정이다. 특히 신분당선 정거장을 보면 신사-강남-양재-포이-청계(미정)-판교-정자역 순이다. 강남에서 10분이면 판교로 들어갈 수 있다.
고 대표도 비슷한 의견이다. 그는 “판교는 뛰어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고 말하면서 “이번에 분양될 중대형 아파트는 대부분 서판교에 몰려 있다. 서판교는 동판교보다 주거환경이 좋다. 금토산·운중천·남서울CC 등 풍부한 녹지공간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욱 웰빙이 강조되면서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5년 전매제한 규제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5년 이내에 팔 수 없다’는 규제가 가격 지지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매제한 규제가 10년인 중소형 물량보다 유동성도 좋다. 분양 이후 시세도 강남 빅3 중 하나인 도곡동 도곡렉슬 수준으로 봤다. 도곡렉슬은 지난 2003년 평당 1,400만~1,800만원 사이에서 분양됐고 현재 3,000만~4,000만원 선에 거래된다. 그는 “5년 이후에는 판교 44평형이 현재 도곡렉슬 43평형 시세인 18억~20억원 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아파트 시공사가 현대·대림·금호건설 등 대형 건설업체란 점도 가격 상승에 호재”라고 말했다. 이들 건설사가 내세운 주거공간은 ‘고품격 생태주거 단지’다. 대형 건설사가 ‘브랜드’를 걸고 짓기 때문에 믿을 수 있고,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친환경 주거단지란 점에서 투자가치를 높게 봤다. 그는 “평당 3,000만~4,000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너무 높은 기대는 갖지 말라”고 당부했다. 판교 부근인 분당도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데 10년 이상 걸렸기 때문이다. 그는 “판교 역시 강남을 대체할 만한 신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팀장은 판교에 소형 아파트(25.7평 이하) 비중이 크다는 점도 악재로 꼽았다. 집값 가격 상승 요인 중 하나가 소형부터 대형 단지가 골고루 분포돼 있을 때다. 비슷한 예로 소형 단지 위주인 잠원동 시세는 압구정동보다 평균 평당 1,000만원 정도 낮다. 잠원동은 교통·인프라·편의시설이 잘 발달됐지만 압구정에 비해 중대형 비중이 작다. 아무래도 소형 단지 위주인 곳은 가격 상승에 제한이 따른다. 고 팀장은 시세 상승 가능성을 평당 2,500만~평당 3,000만원 선으로 가장 낮게 예측했다. 봉준호 닥스플랜 사장은 “과거 통계를 보면 부동산 경기는 ‘4년 상승 이후 8년 하락하는 주기’를 나타낸다”며 “국내 부동산 시장은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줄곧 올랐기 때문에 2006년부터 2013년까지는 횡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교의 집값은 교통 등 주변 입지여건이 뛰어나지만 경기침체로 강남과 분당 중간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판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현재 강남 중대형 아파트는 평당 5,000만원까지 올랐고 분당은 2,500만원 선이다. 봉 사장은 중간 수준인 4,000만원을 향후 시세로 제시했다.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은 중대형 전매제한이 풀리는 5년 뒤부터 판교의 시세가 분당을 웃돌 것으로 봤다. 5년 후 판교 44평형대 시세는 분당 랜드마크인 파크뷰 48형대 수준으로 점쳤다. 2004년 입주가 시작된 파크뷰는 분양가가 평당 2,000만원을 넘었고 현재 48평형은 14억~17억원대에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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