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 트래픽 측정 시장은 춘추전국시대
네티즌 행태 분석 자료는 광고의 단가와 위치 결정하는 기준 지난 53년간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 소파에 앉아 TV를 보며 여가를 보내는 사람)가 닐슨 미디어 리서치의 조사 대상이었다. 미국의 독점적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 미디어 리서치(약칭 닐슨)는 그런 사람들에게 맥주를 팔겠다는 광고주용으로 사람들의 TV 시청 습관을 면밀히 조사해왔다. 그러나 요즘 카우치 포테이토는 TV 대신 컴퓨터 앞에 앉아 온라인으로 오락을 즐긴다. 그리고 이런 사이버 공간에서는 닐슨이 네티즌들의 눈동자 수를 계산하는 사업을 지배하지 못한다. 유명한 웹 트래픽(사이트 방문 건수) 분석회사 중 하나인 옴니추어의 최고경영자(CEO) 조슈 제임스는 이렇게 말했다. “인터넷의 닐슨이 되고자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기업이 약 100개나 된다. 경쟁사들이 사방에 도사리고 있다.” 감자처럼 생긴 요다(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웹 트래픽 측정 전쟁이 시작됐도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TV 방송사들이 가장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려는 전쟁인 TV 시청률 측정 전쟁에서는 닐슨이 공식적인 기록 책임자처럼 독점권을 장악했다. 그러나 인터넷 전쟁터에서는 닐슨도 참호 속에 몸을 숨긴 채 컴스코어·히트와이즈 같은 이름의 강적들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 컴스코어와 히트와이즈는 특정 웹사이트의 순방문자(unique visitor: 약칭 UV) 수를 측정·분석하는 회사다. 물론 닐슨은 벼락부자처럼 갑자기 부상한 이런 회사들에 굴복할 생각이 전혀 없다. 닐슨의 모기업인 VNU 그룹은 지난 10월 인터넷 이용률 조사회사인 넷-레이팅스의 나머지 지분 40%(60%는 이미 보유 중이다)를 인수하는 대가로 2억2700만 달러를 제의했다. 네티즌들이 어떤 웹사이트를 방문하고, 그곳에 얼마나 오래 머물며, 방문 도중 무엇을 하는지에 관한 자료 수집을 두고 왜 이렇게 야단법석일까? 간단한 대답은 이렇다. 그런 자료는 곧 돈이기 때문이다. TV의 경우엔 닐슨의 시청률 조사가 광고의 단가와 위치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다. 마찬가지로 인터넷에서는 UV 수가 웹 광고의 비용과 위치를 결정하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그런 자료의 중요성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컴스코어의 CEO 매지드 에이브러햄은 이렇게 말했다. “중요한 점은 네티즌의 행동이다. 그들이 온라인상에서 무엇을 하고, 어떤 상품을 구입하며, 얼마의 돈을 지불하는가 등에 관한 정보가 중요하다.” 이런 정보는 수많은 사람이 이용한다. 예를 들어 인터넷 출판업자, 아마존닷컴 같은 온라인 유통업체, 웹 ‘콘텐트’를 제공하는 미디어 회사, 제2의 마이스페이스를 찾아 헤매는 벤처 자본가 등이다. 최근 CBS 인터랙티브 사장으로 임명된 퀸시 스미스는 이렇게 말했다. “인터넷 자료를 연구개발(R&D) 차원에서 보기 시작하면 우리 회사가 제공하는 콘텐트의 어떤 요소들이 네티즌들에게 인기 있는지를 훨씬 더 잘 알게 된다.” CBS 인터랙티브는 수많은 회사의 분석 도구와 자료를 사용한다. 네티즌들의 인터넷 이용에서 추출되는 자료는 무궁무진하다. 옴니추어의 제임스는 “웹을 통해 온갖 내용을 추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옴니추어는 웹사이트 운영자들에게 실시간 자료를 제공하며 수수료를 받는다. 특정 사이트를 방문하는 UV 수, 그들이 보는 웹 페이지, 그들이 클릭하는 광고 등이다. 그러나 방문자들의 인구통계학적인 세부 내용을 간파하기는 불가능하다. 또 고객 회사들에 경쟁사 웹사이트에서 얻은 비슷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도 불가능하다. 그런 일은 닐슨의 넷레이팅스와 컴스코어 같은 회사들의 영역이다. 이런 회사들은 네티즌들로 구성된 다양한 평가단으로부터 자료를 수집하는데, 이들은 자신의 인터넷 이용 행태를 추적하는 소프트웨어를 컴퓨터에 설치해 놓았다. 이론적으로 이런 평가단은 모든 네티즌의 성향을 반영하도록 구성된다. 조사기관들은 이 자료에서 통계적 추정치를 끌어낸다. 간단히 말해 닐슨의 TV 시청률 조사 방식을 인터넷에 적용한 셈이다. 넷레이팅스와 컴스코어는 이런 방식으로 방문객 수가 가장 많은 웹사이트, 가장 많이 내려받은 비디오 등을 조사한 등급을 매달 제시한다. 주요 웹 트래픽 측정 회사들은 경쟁업체의 결점을 찾아내려 애쓴다. 옴니추어의 측정 방식은 네티즌 수가 아니라 컴퓨터 수를 계산하는 기술에 의존한다. 이런 방식은 UV 수를 중복 계산할 가능성이 있다(예를 들어 동일한 사용자가 직장에서 웹사이트에 접속했다가 다시 집에 가서 접속하는 경우다). 한편 평가단의 조사 자료는 본질적으로 추정치이므로 넷레이팅스와 컴스코어가 측정한 수치는 서로 큰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웹사이트 출판업자들은 지적한다. 야후의 간부인 피터 다볼은 이렇게 말했다. “10개의 상이한 수치 중에서 어떤 숫자가 옳은지를 판단하려면 골치가 아프다. 조사기관들이 각자 나름대로 일관성 있는 방식으로 수치를 제공해줬으면 좋겠다.” 인터랙티브 애드버타이징 뷰로와 미디어 리서치 카운슬 같은 시장 조사기관들은 측정 지침을 만들려고 의욕적으로 노력 중이다. 카우치 포테이토 수를 세는 일처럼 UV 수를 집계하는 일에는 세부사항을 놓치지 않으려고 두 눈을 부릅뜬 채 관찰하는 사이버스페이스의 잠재적 닐슨이 필요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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