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갓 걸음마 뗀 틈새 상품
이제 갓 걸음마 뗀 틈새 상품
저층 고급주택 단지인 타운하우스가 주택시장의 화두다. 규제가 덜한 새로운 상품으로 고급 수요자를 겨냥하고 잇따라 분양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주택시장이 가라앉은 상황에서 ‘틈새상품’인 타운하우스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로 이제까지 고급주택의 대명사로 꼽힌 주상복합아파트의 인기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타운하우스가 고급주택 자리를 넘보고 있다. 하지만 이제 시장에 나오기 시작해 아직 검증되지 않은 만큼 투자성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 같다.
올 들어 용인 등지서 잇따라 분양 타운하우스는 고층 아파트와 대비되는 저층 주택 형태에, 아파트의 편리성을 갖춘 단지를 말한다. 단지를 이루며 커뮤니티 시설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공동으로 관리된다. 저층주택은 아파트가 아닌 4층 이하 건물로, 크게 연립주택형과 단독주택형으로 나뉜다. 연립주택형은 층수가 낮은 아파트인 셈이다. 단독주택형은 흔히 말하는 단독주택 형태와 단독주택·연립주택의 중간 형태가 있다. 중간 형태에는 단독주택을 옆으로 붙인 합벽식 형태와 1개 층을 한 가구가 모두 쓰는 단위세대형이 있다. 타운하우스의 효시로 꼽히는 파주 출판단지 헤르만하우스가 합벽식 형태다. 헤르만하우스는 3층짜리 단독주택을 이었다. 유럽·미국 등 서구의 정통적인 타운하우스 형태로 층간소음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개별적으로 떨어져 있는 단독주택보다 관리하기가 쉽다. 측벽을 두 가구가 같이 쓰기 때문에 건축비도 단독주택보다 적게 든다. 동광건설이 용인 죽전지구에 분양계획을 잡고 있는 68∼74평형 22가구도 합벽식이다.
단위세대형은 동원시스템즈가 용인 동백지구에 선보인 동연재가 대표적인 예다. 3층 건물로 1층 주차장을 제외한 2, 3층을 두 가구가 각각 1개 층씩 쓴다. 같은 면적이더라도 2개 층으로 나뉘는 단독주택에 비해 공간이 넓어 보이고 아파트에 익숙한 수요자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단독주택보다 공사비도 적게 든다. 동원시스템즈 김태동 차장은 “다양한 형태로 꾸밀 수 있다는 점이 타운하우스의 장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연립주택형은 지난해 하남 풍산지구, 판교 신도시 등에서 적지 않게 나왔다. 하지만 단독주택형은 지난해 파주 출판단지 헤르만하우스, 용인 동백지구 세종그랑시아를 통해 선을 보인 데 이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분양된다. 택지지구 외에서도 타운하우스가 잇따라 분양된다. 올해 분양계획이 잡힌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가 500여 가구나 된다. 택지가 공급돼 추가로 나올 물량을 합치면 1300가구에 달한다. 타운하우스에 대한 업체들의 관심도 높다. 정부 규제 등으로 아파트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택지도 부족하자 타운하우스 용지에 몰려들고 있다. 2004년 신청업체가 없어 미분양된 파주 교하지구의 타운하우스 용지 재공급(지난5월)에 33개 업체가 신청했다. 5월 화성 동탄신도시 타운하우스 용지(8개 필지)의 경쟁률은 16대 1이었다. 대형 업체들도 타운하우스 사업에 적극 뛰어들어 롯데건설 등이 택지분양에 당첨되기도 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타운하우스 사업이 아직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틈새시장’으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명 건축가들도 가세 타운하우스는 50∼100평대의 큰 평형 고급주택이다. 우선 업체들은 내로라하는 유명 건축가들을 내세워 외관부터 차별화하고 있다. 한일건설은 용인 양지 루아르밸리의 설계를 프랑스 국가 자문 건축가이자 중국 국제주택소유주 프로젝트를 담당한 프랑스의 건축가 로랑 살로몽에게 맡겼다. 로랑 살로몽은 프랑스의 정통 모던스타일로 타운하우스를 설계하고 고풍스러운 유럽 대정원의 모습을 이 단지에 담았다. 동백지구 동연재에는 한옥 특성이 반영돼 있다. 일본 와세다대 건축학부 교수인 후루야 노부야키가 국내 목조주택 설계의 권위자인 최삼영 가와건축 소장과 손잡고 설계했다. 이들 타운하우스는 독특한 외관 외에 고급 주상복합 못지않은 편의시설·보안 등을 갖춘다. 동백지구 동연재는 커뮤니티 시설로 주민들이 상주하는 전문 매니저의 도움을 받아 파티·기념행사를 할 수 있는 라운지를 갖춘다. 파티·기념행사 등 외에는 주민들이 쉴 수 있는 카페테리아로 활용된다. SK건설의 동백지구 아펠바움은 적외선감지기 등 보안시설을 단지 외곽, 단지 내 도로·사각지역, 각 가구 출입문·발코니·창 등으로 3차에 걸쳐 설치한다. 독특한 외관에 시설·서비스 등의 수준이 높은 만큼 가격은 고가다. 10억∼20억원대다. 분양가가 평당 2000만원을 넘기 일쑤다. 건축비만 평당 1000만원 선이다. 평당 3000만원이 넘어 국내에서 가장 비싸게 분양된 주상복합인 서초구 서초아트자이의 건축비(입주자모집공고 기준)가 최고 평당 1100만원 선이었다. 타운하우스는 최고급 시설을 내세워 고급주택 시장에서 주상복합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주상복합은 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지금처럼 고급스럽게 짓기 어렵다. 정부의 건축비 규제로 평당 700만원 넘게 책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건축비가 20∼30% 낮아지기 때문에 품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신 타운하우스는 규제가 덜하다. 연립주택이나 합벽식·단위세대형은 상한제 적용 대상이어서 품질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지만 단독주택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건축비가 자유롭다. 이 때문에 고급주택이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서 나온다.
제한된 수요, 낮은 환금성은 걸림돌 타운하우스는 이제 시장에 갓 나온 ‘걸음마’ 단계의 상품이어서 기대 못지않게 불확실성도 크다. 가격이 워낙 비싸 수요가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앞으로의 집값 전망이 불투명해 자금 부담이 큰 아파트 대형 평형도 잘 팔리지 않고 있는데 낯선 상품에 수요자들이 얼마나 관심을 갖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올 들어 분양을 시작한 타운하우스들의 계약이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에 비해 막상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기존 주택시장 침체가 발목을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타운하우스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 대부분이 고가의 집을 갖고 있는데 기존 집이 팔리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쉽게 계약하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들 타운하우스가 도심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입지 여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커뮤니티시설 등 상품성은 좋아도 50억원 이상의 일부 재력가만 살 수 있는 데다 출퇴근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고 문화시설 등이 부족한 외곽 지역에 들어서 있어 수요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분양업체들은 수요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고층생활에 염증을 느끼는 초고층 주상복합 거주자들과 외국 타운하우스 생활 경험이 있는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등의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세종건설 박기주 부장은 “계약자 대부분이 고층을 떠나고 싶어 하는 초고층 주상복합 거주자들이고 쾌적하고 널찍한 마당을 갖춘 단독주택은 가족 중심의 생활 패턴에도 맞는 주거형태”라고 강조했다. 주택시장의 주요 상품인 아파트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아 환금성이 떨어져 집값 상승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하지구 헤르만하우스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1년간 5% 올랐다. 지난해 1월 1일 기준 공시가격이 3억4400만원에서 올 1월 1일 기준으로는 3억6000만원이 됐다. 지난해 1년간 파주 아파트 가격은 49% 뛰었고 공시가격만 보더라도 출판단지 인근 교하지구 32평형이 1억7000만원에서 2억2900만원으로 35% 올랐다. 드림사이트코리아 이광훈 사장은 “공급량이 늘어 가구수가 많아지면 충분한 환금성을 갖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타운하우스 투자성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실수요 입장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 들어 용인 등지서 잇따라 분양 타운하우스는 고층 아파트와 대비되는 저층 주택 형태에, 아파트의 편리성을 갖춘 단지를 말한다. 단지를 이루며 커뮤니티 시설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공동으로 관리된다. 저층주택은 아파트가 아닌 4층 이하 건물로, 크게 연립주택형과 단독주택형으로 나뉜다. 연립주택형은 층수가 낮은 아파트인 셈이다. 단독주택형은 흔히 말하는 단독주택 형태와 단독주택·연립주택의 중간 형태가 있다. 중간 형태에는 단독주택을 옆으로 붙인 합벽식 형태와 1개 층을 한 가구가 모두 쓰는 단위세대형이 있다. 타운하우스의 효시로 꼽히는 파주 출판단지 헤르만하우스가 합벽식 형태다. 헤르만하우스는 3층짜리 단독주택을 이었다. 유럽·미국 등 서구의 정통적인 타운하우스 형태로 층간소음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개별적으로 떨어져 있는 단독주택보다 관리하기가 쉽다. 측벽을 두 가구가 같이 쓰기 때문에 건축비도 단독주택보다 적게 든다. 동광건설이 용인 죽전지구에 분양계획을 잡고 있는 68∼74평형 22가구도 합벽식이다.
단독형 타운하우스 투자시 조심할 점 - 10억원 넘는 고가임을 유념해야 - 아파트보다 집값 상승률 낮아 - 수요자 시장 작아 환금성 떨어져 - 주상복합아파트보다 수요층 얇아 |
유명 건축가들도 가세 타운하우스는 50∼100평대의 큰 평형 고급주택이다. 우선 업체들은 내로라하는 유명 건축가들을 내세워 외관부터 차별화하고 있다. 한일건설은 용인 양지 루아르밸리의 설계를 프랑스 국가 자문 건축가이자 중국 국제주택소유주 프로젝트를 담당한 프랑스의 건축가 로랑 살로몽에게 맡겼다. 로랑 살로몽은 프랑스의 정통 모던스타일로 타운하우스를 설계하고 고풍스러운 유럽 대정원의 모습을 이 단지에 담았다. 동백지구 동연재에는 한옥 특성이 반영돼 있다. 일본 와세다대 건축학부 교수인 후루야 노부야키가 국내 목조주택 설계의 권위자인 최삼영 가와건축 소장과 손잡고 설계했다. 이들 타운하우스는 독특한 외관 외에 고급 주상복합 못지않은 편의시설·보안 등을 갖춘다. 동백지구 동연재는 커뮤니티 시설로 주민들이 상주하는 전문 매니저의 도움을 받아 파티·기념행사를 할 수 있는 라운지를 갖춘다. 파티·기념행사 등 외에는 주민들이 쉴 수 있는 카페테리아로 활용된다. SK건설의 동백지구 아펠바움은 적외선감지기 등 보안시설을 단지 외곽, 단지 내 도로·사각지역, 각 가구 출입문·발코니·창 등으로 3차에 걸쳐 설치한다. 독특한 외관에 시설·서비스 등의 수준이 높은 만큼 가격은 고가다. 10억∼20억원대다. 분양가가 평당 2000만원을 넘기 일쑤다. 건축비만 평당 1000만원 선이다. 평당 3000만원이 넘어 국내에서 가장 비싸게 분양된 주상복합인 서초구 서초아트자이의 건축비(입주자모집공고 기준)가 최고 평당 1100만원 선이었다. 타운하우스는 최고급 시설을 내세워 고급주택 시장에서 주상복합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주상복합은 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지금처럼 고급스럽게 짓기 어렵다. 정부의 건축비 규제로 평당 700만원 넘게 책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건축비가 20∼30% 낮아지기 때문에 품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신 타운하우스는 규제가 덜하다. 연립주택이나 합벽식·단위세대형은 상한제 적용 대상이어서 품질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지만 단독주택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건축비가 자유롭다. 이 때문에 고급주택이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단독주택형 타운하우스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서 나온다.
제한된 수요, 낮은 환금성은 걸림돌 타운하우스는 이제 시장에 갓 나온 ‘걸음마’ 단계의 상품이어서 기대 못지않게 불확실성도 크다. 가격이 워낙 비싸 수요가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앞으로의 집값 전망이 불투명해 자금 부담이 큰 아파트 대형 평형도 잘 팔리지 않고 있는데 낯선 상품에 수요자들이 얼마나 관심을 갖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올 들어 분양을 시작한 타운하우스들의 계약이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에 비해 막상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기존 주택시장 침체가 발목을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타운하우스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 대부분이 고가의 집을 갖고 있는데 기존 집이 팔리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쉽게 계약하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들 타운하우스가 도심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입지 여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커뮤니티시설 등 상품성은 좋아도 50억원 이상의 일부 재력가만 살 수 있는 데다 출퇴근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고 문화시설 등이 부족한 외곽 지역에 들어서 있어 수요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분양업체들은 수요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고층생활에 염증을 느끼는 초고층 주상복합 거주자들과 외국 타운하우스 생활 경험이 있는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등의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세종건설 박기주 부장은 “계약자 대부분이 고층을 떠나고 싶어 하는 초고층 주상복합 거주자들이고 쾌적하고 널찍한 마당을 갖춘 단독주택은 가족 중심의 생활 패턴에도 맞는 주거형태”라고 강조했다. 주택시장의 주요 상품인 아파트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아 환금성이 떨어져 집값 상승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하지구 헤르만하우스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1년간 5% 올랐다. 지난해 1월 1일 기준 공시가격이 3억4400만원에서 올 1월 1일 기준으로는 3억6000만원이 됐다. 지난해 1년간 파주 아파트 가격은 49% 뛰었고 공시가격만 보더라도 출판단지 인근 교하지구 32평형이 1억7000만원에서 2억2900만원으로 35% 올랐다. 드림사이트코리아 이광훈 사장은 “공급량이 늘어 가구수가 많아지면 충분한 환금성을 갖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타운하우스 투자성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실수요 입장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MBK, 10년 내 고려아연 팔까…경영협력계약 ‘기한’ 명시 없어
2GS리테일 4세 허서홍 시대 열린다...오너가 세대 교체
38억 아파트, 6700억으로 '껑충'…손해만 봤다, 왜?
4이재현 CJ 회장 “마지막 기회 절실함” 당부…인사 이틀만에 소집
510조 대어 놓친 韓조선, ‘원팀’ 물꼬 튼 한화오션·현대重
6한동훈 "가상자산은 청년들의 희망, 힘겨루기 할 때 아냐"
7오데마 피게, 서울 첫 플래그십 스토어 그랜드 오프닝
8“초당 25개 판매”…무신사, ‘무진장 블프’ 6시간 만에 300억 매출
9"내 돈 갚아"...빚 독촉, '1주일에 7번'으로 제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