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최저 금리 '2%대' 초반인데…정기예금에 뭉칫돈 몰린 배경은?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시중 은행 정기예금으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예금 금리가 2% 초반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금융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은행에 자금을 맡기는 것이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7월 말 기준 944조8600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931조9343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12조9257억원 증가했다. 정기적금도 6000억원 이상 늘었다. 지난 6월 정기예금이 9조원 가까이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현상으로 풀이된다.
7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기본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가장 낮은 상품이 2.05%였다. 신한은행의 ‘쏠 편한 정기예금’과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이 대상이다. 우대금리를 포함한 최고 금리가 2.45% 수준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였다. 2022년 5%대 이듬해에는 3%대 중반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것보다는 낮은 수준이었지만, 시중은행 최처금리보다 높은 수준이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할 때 정기 예금에 돈을 넣어놓은 것이 오히려 손해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예금으로 돈이 몰리는 배경으로는 예금 금리 하락을 앞둔 ‘막차’ 심리가 거론된다. 연내 추가로 기준금리가 내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리가 더 내려가기 전에 지금 목돈을 묶어놔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6월 말 세금 납부나 공공기관 예산 집행 등으로 저금리성 자금이 유출됐지만, 7월 들어 이를 다시 보완하기 위해 기업들이 정기예금에 가입을 늘린 것도 한몫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이밖에 예금자 보호 한도가 5000만원에서 1억 원으로 높아지면서 은행들이 예수금 유출을 우려해 미리 높은 금리 상품을 내놓고 자금 유치에 나선 효과도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신한은행은 지난달 연 최고 금리가 7.7%에 이르는 ‘1982 전설의적금’을 내놨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광복절을 맞아 연 최고 8.15%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을 특판 형태로 내놓을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자산시장 불확실에 따른 ‘안전 피난처’ 찾기 등이 주식, 부동산 등 투자처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정기 예금의 원금 보장 기능이 주목받고 있다고 해석한다. 최근 코스피가 3000을 넘어서는 등 올해 들어서만 30% 이상 상승하면서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렸지만,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와 양도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 강화, 주식을 팔때마다 내는 증권거래세율 인상 등이 주식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정기 예금 증가와 관련해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특히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대한 영향이 본격화하면 다시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은행들도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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