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은 서울의 차이나타운 1순위”
“연희동은 서울의 차이나타운 1순위”
서울시는 연 600만 명쯤 되는 외국인 관광객을 2010년엔 1200만 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이다. ‘맑고 매력 있는 세계 도시 서울’이라는 구호도 내걸었다. 그렇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서울 하면 무질서하게 들어선 빌딩숲과 흉측한 간판 물결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지난 1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오세훈 서울시장도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이 이구동성으로 볼거리가 없고, 물가가 비싸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애쓴 끝에 세계 도시로 거듭날 밑그림을 그려냈다고 오 시장은 강조했다. 박성현 뉴스위크 한국판 기자가 오 시장의 국제화 전략을 들어봤다.
‘세계 도시’ 서울의 청사진을 말해 달라. 취임 후 줄곧 서울이 세계 10위권의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통과 문화, 첨단시설이 어우러진 도시 말이다. 외국인 투자자 혹은 관광객 입장에서 서울을 투자하고 싶은 도시, 한 번은 가 보고 싶은 도시로 만들려 한다. 어떻게 할 생각인가. 우선 외국인이 서울에서 생활하는 데 느끼는 불편을 최대한 줄여 주려 한다. 이른바 ‘글로벌 존(Global Zone)’이라 해서 외국인이 편하게 생활할 만한 환경을 조성하겠다. 글로벌 존으로 지정된 지역에서는 자녀 교육이나 의료, 언어생활, 경제활동에 이르기까지 특화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어떤 기준으로 어느 곳을 글로벌 존으로 지정할 생각인가. 글로벌 존은 3개 특성화 지역으로 나뉜다. 외국인 집단거주 지역, 외국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지역, 외국인 투자 적격 지역으로 분류된다. 외국인 집단거주 지역으로는 화교가 밀집한 연희동처럼 특정국가 외국인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패션의류시장이 몰린 동대문과 같이 외국관광객이 주로 찾는 명소 또한 출신 국가별로 조금씩 달라 차별화가 이뤄진다. 금융 허브라고 할 여의도 같은 곳은 외국인 투자 적격 지역이라 하겠다. 언제쯤 가시화되나. 지금 글로벌 존을 행정구역상에서 어떻게 잘라야 할지 모의실험이 한창이다. 올 하반기엔 여의도 등 서울 시내 10여 곳을 글로벌 존으로 지정하게 된다. 글로벌 존으로 지정되면 어떤 혜택이 주어지나. 외국인들의 자녀 교육이 원활해지고, 최첨단 의료 서비스를 받으며, 영어로 말하고 일하는 데 하등 어려움을 못 느끼게 하겠다. 그러자면 행정과 세제상의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 외국인이 행정기관에 영어 서류를 제출하더라도 업무가 신속히 처리돼야 한다. 글로벌 존의 도로표지판에는 영어 표기를 먼저 하는 등 외국인 친화형으로 바꾸고, 식당의 차림표도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도 쉽게 알아보도록 행정지도를 하겠다. 글로벌 존에 들어온 외국인 기업이나 주변 편의시설에 주는 세제 지원은 중앙정부의 협조를 받아 추진하겠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누려 보지 못한 생활 또는 사업 환경을 제공해 관광과 투자가 즐거운 서울을 만들고자 한다. 부산, 인천만 해도 ‘차이나타운’ 등 공인된 외국인 특화 지역이 있지만 세계 도시를 지향하는 서울은 예외다. 국제화의 일환으로 외국인 타운 조성을 지원할 의향은? 중국은 관광객 1200만 명 유치의 핵심 대상국이다. 서울시는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타깃 마케팅’에도 중점을 둔다. 차이나 타운 조성 논의는 상당히 깊은 수준까지 진행됐다. 실무적인 몇 가지 문제가 걸려 있다. 예를 들면 지역주민의 동의와 협조가 필수다.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전정지작업으로 의견을 모아 가지 않으면 지역주민들의 저항에 부닥친다. 글로벌 존 문제를 해결한 뒤에 이 문제는 추후 논의하겠다. 차이나타운으로 염두에 둔 지역이 있나. 연희동 일대를 검토 중이다. 허허벌판에 차이나타운을 건설하진 못한다. 연희동엔 중국인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많은 식당과 쇼핑센터가 즐비하다. 중국 관광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지역이기도 하다. 사실상 후보지로 1순위다. 프랑스인들이 주로 사는 서초구 서래 마을, 이태원의 이슬람 마을, 용산구 한남동 이탈리아 마을 등 자생적 외국인 마을들은 어떻게 육성할 계획인가. 이들은 앞서 말한 글로벌 존의 첫 번째 유형에 해당한다. 필요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하겠다. 앞으로 서울을 찾을 외국인들에게 자신 있게 권해도 좋을 관광명소를 꼽는다면. 서울의 자연산 랜드마크라 할 한강, 남산, 청계천을 통해 서울의 향취를 전하고 싶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이미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남산 명소화 프로젝트’ ‘문화·IT청계천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오랜 문화와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에서 즐길 공간, 여가 공간 확대는 중요하다. 센 강이나 템스 강에서 맛보지 못한 독특한 문화를 한강이 제공한다. 남산만 방문해도 서울이 어떤 도시인가를 느끼도록 하겠다. 청계천 일대를 둘러보면서 한국의 IT파워를 접하게 될 것이다.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안에 변화된 서울을 피부에 와닿게 하겠다. 서울은 숙박요금과 체재비 등 물가가 외국 경쟁 도시들보다 비싸다는 불만이 외국인들에게서 나온다. 서울시 체재비를 20% 이상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숙박요금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호텔 재산세 분리과세와 산업용 전기요금 적용 등 호텔 관련 세제를 개편키로 했다. 호텔 재산세 감면은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관광호텔협회가 지난 6월 30일부터 숙박요금을 20% 내렸다. 또한 낙원동 일대 30개 모텔도 중저가 관광 숙박시설로 지정해 시범운영 중이다. 이를 2010년까지 시내 3889개 모텔의 10%선인 300여 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김포공항을 베이징, 상하이와 셔틀 항공으로 잇는 계획엔 진전이 있나. 김포공항 국제 단거리 셔틀항공 증설은 해외 관광객 1200만 명 유치 목표 달성에 긴요하다. 인천공항 동북아 허브화 정책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추진 중이다. 김포공항 국제선 증설은 최종적으로 중앙정부에서 결정할 사항이다.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중앙정부도 서울시와 인식이 같다. 지난 4월 10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김포공항과 훙차오(상하이) 공항 간의 셔틀노선 신설에 합의했다. 현재 실무협상이 진행 중이라 조만간 운항이 가능하리라 본다. 세계 10위권의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어떤 산업을 키울 생각인가. 10년, 20년 후를 내다보고 지속적인 도시 성장을 견인하는 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취임 후 관광, 컨벤션, 패션·디자인, R&D, 금융·유통서비스, 디지털콘텐트를 서울의 미래를 좌우할 6개 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했다. 서비스 업종이 산업의 87%를 차지하는 서울의 발전전략에 적합한 산업들이다. 단기 목표에 연연하지 않고 지속성장 기반을 다져 가겠다. 서울 한남동에 시장관사를 새로 짓는 중이다. 외국 공관 관사가 많이 몰린 한남동에 서울시장 관사를 두기보다는 서울시장 관사와 덕수궁 뒤편 주한 미국 대사 관사를 맞바꾸자는 생각이 있다고 전해 들었다. 처음 듣는 얘기다. 하지만 부지 교환은 재미있는 생각이다. 한번 생각해 보겠다. 다만 한남동 관사는 지금 설계에 들어가 있다. (협상 과정 등을 생각한다면) 시기적으로 늦은 감도 없지 않다. 민선 4기 서울 시정 원리로 ‘창의 시정’을 천명했다. 창의 시정의 내용을 설명해 달라. 21세기 글로벌 경쟁 시대엔 그냥 열심히 일만 해서는 부족하다. 남이 하지 않는 걸 찾아 선점해야 세계 도시로 도약하게 된다. 이를 위해 서울시 전 공무원이 창의적인 제안을 자발적이고 지속적으로 내놓자는 얘기다. 자신의 업무역량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는 학습 유전자를 몸속에 배어들게 하고 고효율의 실행력을 만들어야 한다. 도요타 기업의 ‘가이센(改善) 방식’을 보라. 도요타 직원들은 나사못 하나를 돌리더라도 어떻게 하면 어제보다 나은 방식으로 돌릴까 끊임없이 고민한다. 시공무원 정원의 13% 감축도 그런 연장선에 있나. 취임 후 1년 동안 지켜본 결과, 밤낮 없이 일하는 조직이 있는가 하면 인력이 남아도는 조직도 있다.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하자면 이런 불균형 해소가 급선무라고 봤다. 이른바 ‘잉여인력’을 재교육하고, 디자인 분야처럼 새롭게 창출된 분야에 재배치하겠다. 시장으로서 사람을 등용하는 기준은. 시 산하 기관장을 인선할 때는 민간기업의 경영 노하우를 공기업에 접목할 인사를 물색해 왔다. 능력 위주 인사를 해 왔다고 자부한다. 개인 참모를 발탁할 때는 성실성을 주의 깊게 따진다.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 검증이 과열로 치달아 검찰 수사로까지 이어졌다. 예비 후보의 검증은 순기능과 역기능이 다 있다. 본선에서 제기될 문제점을 미리 살펴보는 의미에서 순기능이지만 지금은 역기능이 더 심화됐다. 이쯤에는 적절한 수위 조절이 공당의 바람직한 자세다. 칼로 자르듯 결론이 날 사안이면 충분히 검증해야겠지만 이번 문제들은 오래 끈다고 결론이 날 성질이 아니다. 서울시장으로 보낸 1년은 어땠나. 실감나지 않을 정도로 눈 깜짝할 사이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은 세계 일류도시 서울을 향해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한 때라고 말하겠다. 기초 구축작업이 마무리돼 간다. 요즘은 일에 빠져 재미를 느끼고 몰입해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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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도시’ 서울의 청사진을 말해 달라. 취임 후 줄곧 서울이 세계 10위권의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통과 문화, 첨단시설이 어우러진 도시 말이다. 외국인 투자자 혹은 관광객 입장에서 서울을 투자하고 싶은 도시, 한 번은 가 보고 싶은 도시로 만들려 한다. 어떻게 할 생각인가. 우선 외국인이 서울에서 생활하는 데 느끼는 불편을 최대한 줄여 주려 한다. 이른바 ‘글로벌 존(Global Zone)’이라 해서 외국인이 편하게 생활할 만한 환경을 조성하겠다. 글로벌 존으로 지정된 지역에서는 자녀 교육이나 의료, 언어생활, 경제활동에 이르기까지 특화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어떤 기준으로 어느 곳을 글로벌 존으로 지정할 생각인가. 글로벌 존은 3개 특성화 지역으로 나뉜다. 외국인 집단거주 지역, 외국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지역, 외국인 투자 적격 지역으로 분류된다. 외국인 집단거주 지역으로는 화교가 밀집한 연희동처럼 특정국가 외국인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패션의류시장이 몰린 동대문과 같이 외국관광객이 주로 찾는 명소 또한 출신 국가별로 조금씩 달라 차별화가 이뤄진다. 금융 허브라고 할 여의도 같은 곳은 외국인 투자 적격 지역이라 하겠다. 언제쯤 가시화되나. 지금 글로벌 존을 행정구역상에서 어떻게 잘라야 할지 모의실험이 한창이다. 올 하반기엔 여의도 등 서울 시내 10여 곳을 글로벌 존으로 지정하게 된다. 글로벌 존으로 지정되면 어떤 혜택이 주어지나. 외국인들의 자녀 교육이 원활해지고, 최첨단 의료 서비스를 받으며, 영어로 말하고 일하는 데 하등 어려움을 못 느끼게 하겠다. 그러자면 행정과 세제상의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 외국인이 행정기관에 영어 서류를 제출하더라도 업무가 신속히 처리돼야 한다. 글로벌 존의 도로표지판에는 영어 표기를 먼저 하는 등 외국인 친화형으로 바꾸고, 식당의 차림표도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도 쉽게 알아보도록 행정지도를 하겠다. 글로벌 존에 들어온 외국인 기업이나 주변 편의시설에 주는 세제 지원은 중앙정부의 협조를 받아 추진하겠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누려 보지 못한 생활 또는 사업 환경을 제공해 관광과 투자가 즐거운 서울을 만들고자 한다. 부산, 인천만 해도 ‘차이나타운’ 등 공인된 외국인 특화 지역이 있지만 세계 도시를 지향하는 서울은 예외다. 국제화의 일환으로 외국인 타운 조성을 지원할 의향은? 중국은 관광객 1200만 명 유치의 핵심 대상국이다. 서울시는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타깃 마케팅’에도 중점을 둔다. 차이나 타운 조성 논의는 상당히 깊은 수준까지 진행됐다. 실무적인 몇 가지 문제가 걸려 있다. 예를 들면 지역주민의 동의와 협조가 필수다.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전정지작업으로 의견을 모아 가지 않으면 지역주민들의 저항에 부닥친다. 글로벌 존 문제를 해결한 뒤에 이 문제는 추후 논의하겠다. 차이나타운으로 염두에 둔 지역이 있나. 연희동 일대를 검토 중이다. 허허벌판에 차이나타운을 건설하진 못한다. 연희동엔 중국인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많은 식당과 쇼핑센터가 즐비하다. 중국 관광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지역이기도 하다. 사실상 후보지로 1순위다. 프랑스인들이 주로 사는 서초구 서래 마을, 이태원의 이슬람 마을, 용산구 한남동 이탈리아 마을 등 자생적 외국인 마을들은 어떻게 육성할 계획인가. 이들은 앞서 말한 글로벌 존의 첫 번째 유형에 해당한다. 필요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하겠다. 앞으로 서울을 찾을 외국인들에게 자신 있게 권해도 좋을 관광명소를 꼽는다면. 서울의 자연산 랜드마크라 할 한강, 남산, 청계천을 통해 서울의 향취를 전하고 싶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이미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남산 명소화 프로젝트’ ‘문화·IT청계천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오랜 문화와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에서 즐길 공간, 여가 공간 확대는 중요하다. 센 강이나 템스 강에서 맛보지 못한 독특한 문화를 한강이 제공한다. 남산만 방문해도 서울이 어떤 도시인가를 느끼도록 하겠다. 청계천 일대를 둘러보면서 한국의 IT파워를 접하게 될 것이다.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안에 변화된 서울을 피부에 와닿게 하겠다. 서울은 숙박요금과 체재비 등 물가가 외국 경쟁 도시들보다 비싸다는 불만이 외국인들에게서 나온다. 서울시 체재비를 20% 이상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숙박요금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호텔 재산세 분리과세와 산업용 전기요금 적용 등 호텔 관련 세제를 개편키로 했다. 호텔 재산세 감면은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관광호텔협회가 지난 6월 30일부터 숙박요금을 20% 내렸다. 또한 낙원동 일대 30개 모텔도 중저가 관광 숙박시설로 지정해 시범운영 중이다. 이를 2010년까지 시내 3889개 모텔의 10%선인 300여 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김포공항을 베이징, 상하이와 셔틀 항공으로 잇는 계획엔 진전이 있나. 김포공항 국제 단거리 셔틀항공 증설은 해외 관광객 1200만 명 유치 목표 달성에 긴요하다. 인천공항 동북아 허브화 정책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추진 중이다. 김포공항 국제선 증설은 최종적으로 중앙정부에서 결정할 사항이다.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중앙정부도 서울시와 인식이 같다. 지난 4월 10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김포공항과 훙차오(상하이) 공항 간의 셔틀노선 신설에 합의했다. 현재 실무협상이 진행 중이라 조만간 운항이 가능하리라 본다. 세계 10위권의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어떤 산업을 키울 생각인가. 10년, 20년 후를 내다보고 지속적인 도시 성장을 견인하는 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취임 후 관광, 컨벤션, 패션·디자인, R&D, 금융·유통서비스, 디지털콘텐트를 서울의 미래를 좌우할 6개 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했다. 서비스 업종이 산업의 87%를 차지하는 서울의 발전전략에 적합한 산업들이다. 단기 목표에 연연하지 않고 지속성장 기반을 다져 가겠다. 서울 한남동에 시장관사를 새로 짓는 중이다. 외국 공관 관사가 많이 몰린 한남동에 서울시장 관사를 두기보다는 서울시장 관사와 덕수궁 뒤편 주한 미국 대사 관사를 맞바꾸자는 생각이 있다고 전해 들었다. 처음 듣는 얘기다. 하지만 부지 교환은 재미있는 생각이다. 한번 생각해 보겠다. 다만 한남동 관사는 지금 설계에 들어가 있다. (협상 과정 등을 생각한다면) 시기적으로 늦은 감도 없지 않다. 민선 4기 서울 시정 원리로 ‘창의 시정’을 천명했다. 창의 시정의 내용을 설명해 달라. 21세기 글로벌 경쟁 시대엔 그냥 열심히 일만 해서는 부족하다. 남이 하지 않는 걸 찾아 선점해야 세계 도시로 도약하게 된다. 이를 위해 서울시 전 공무원이 창의적인 제안을 자발적이고 지속적으로 내놓자는 얘기다. 자신의 업무역량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는 학습 유전자를 몸속에 배어들게 하고 고효율의 실행력을 만들어야 한다. 도요타 기업의 ‘가이센(改善) 방식’을 보라. 도요타 직원들은 나사못 하나를 돌리더라도 어떻게 하면 어제보다 나은 방식으로 돌릴까 끊임없이 고민한다. 시공무원 정원의 13% 감축도 그런 연장선에 있나. 취임 후 1년 동안 지켜본 결과, 밤낮 없이 일하는 조직이 있는가 하면 인력이 남아도는 조직도 있다.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하자면 이런 불균형 해소가 급선무라고 봤다. 이른바 ‘잉여인력’을 재교육하고, 디자인 분야처럼 새롭게 창출된 분야에 재배치하겠다. 시장으로서 사람을 등용하는 기준은. 시 산하 기관장을 인선할 때는 민간기업의 경영 노하우를 공기업에 접목할 인사를 물색해 왔다. 능력 위주 인사를 해 왔다고 자부한다. 개인 참모를 발탁할 때는 성실성을 주의 깊게 따진다.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 검증이 과열로 치달아 검찰 수사로까지 이어졌다. 예비 후보의 검증은 순기능과 역기능이 다 있다. 본선에서 제기될 문제점을 미리 살펴보는 의미에서 순기능이지만 지금은 역기능이 더 심화됐다. 이쯤에는 적절한 수위 조절이 공당의 바람직한 자세다. 칼로 자르듯 결론이 날 사안이면 충분히 검증해야겠지만 이번 문제들은 오래 끈다고 결론이 날 성질이 아니다. 서울시장으로 보낸 1년은 어땠나. 실감나지 않을 정도로 눈 깜짝할 사이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은 세계 일류도시 서울을 향해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한 때라고 말하겠다. 기초 구축작업이 마무리돼 간다. 요즘은 일에 빠져 재미를 느끼고 몰입해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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