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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금리’ 수법에 속지 마라

‘고무줄 금리’ 수법에 속지 마라

▶신용도를 평가받는 대출 상담은 병원에서 건강 진단을 받는 것 이상으로 마음을 불안하게 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두 번쯤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대출은 사업이나 뜻하지 않게 갑자기 목돈이 필요한 때, 재산형성 과정 혹은 주택을 구입하며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경우가 많다. 대출은 크게 신용대출과 담보대출로 나눌 수 있다. 현대 사회는 신용사회기 때문에 대출을 쉽게 받거나 혹은 낮은 금리로 대출 받으려면 평소 신용관리를 잘해야 한다. 대출 받을 때 불필요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한 중요 체크 포인트와 신용관리 방법 등에 대해 알아보자.

◇근저당설정 비용 낼까 말까 =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은행여신거래표준약관 개정을 통해 주택 담보 대출시 근저당설정 비용을 은행에서 부담토록 했다. 이는 5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강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실제 은행에서는 근저당 비용을 고객이 부담하는 경우와 은행이 부담하는 경우 금리 차이를 두고 있다. 따라서 근저당설정 비용을 고민하기 전에 대출 규모와 이자 비용 등 이해득실부터 따져 봐야 한다. 예를 들어 1억원을 대출 받을 경우 근저당설정 비용이 30만원이고 대출 기간이 20년, 금리 차이가 0.1%라면 20년간의 이자는 200만원이 발생한다. 따라서 성향에 따라 목돈을 초기에 내거나 혹은 장기에 걸쳐 이자를 나누어 내는 것 등을 고려해야 한다. 유의할 점은 대출금액이 크거나 추가대출을 고려하는 경우 이자액이 많아지므로 설정 비용을 부담하고 금리를 우대받는 것이 낫다.


TIP 은행 대출시 체크포인트 ■ 주거래 은행을 이용하라 ■ 신용관리에 주력하라 ■ 능력에 맞는 대출 계획 세워라 ■ 마이너스 대출을 잘 활용하라


◇대출 금리 변동 꼼꼼히 따져야 = “현재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는 6.4~6.8%입니다. 단 우리은행에서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3개월마다 바뀔 수 있습니다. 기준금리의 ‘기준’은 내부사정이라 안내해 드릴 수 없습니다.” 은행 대출상담원의 설명이다. 1억원을 빌릴 경우 월 56만원의 이자를 내야 하지만 그 이자가 어떤 기준에 따라 바뀌는지 모르는 채 돈을 빌리게 된다. 정책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정책금리나, 고정금리인지 변동금리인지 불분명한 상품의 경우 은행들은 금리 상승기에는 변동금리를, 금리 하락기에는 고정금리를 적용할 때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또 초기에는 금리가 낮은 듯하나 3개월 후에는 가산금리가 적용돼 오히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꼼꼼히 살펴야 한다.

◇보험 가입하면 대출이 싸지나 = 은행에서 대출 받을 때 보험을 가입하면 금리를 내려 준다는 이야기를 아직도 은행에서 심심치 않게 경험하게 된다. 보험사 직판 상품보다 비용이 더 저렴하다는 설명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선 대출시 보험 끼워팔기 일명 ‘꺾기’는 금융감독원 금지사항이다. 대출 승인이 정상적으로 난 경우인데도 창구 직원은 소비자에게 간혹 이런 끼워팔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대출 승인이 정상적으로 나지 않았나요?” 라고 물어보자. 제 발이 저려 보험 얘기가 쏙 들어 갈 수도 있다. 그리고 은행 판매용으로 별도 설계된 보험상품이라 보험료 비교는 힘들지만 직판상품과 비교하면 10% 정도 비싸다.

◇같은 은행이면 금리도 같을까 = 꼭 그렇지는 않다. 같은 은행이라 하더라도 해당 점포장의 재량으로 약간의 금리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내게 필요한 적금 청약저축, 펀드 등을 가입하면 추가로 금리인하를 받을 수도 있다. 또한 보유차량, 집, 부모봉양, 자녀 수, 직업, 직급, 학력, 근속연수 등을 세심히 이야기하면 금리가 소폭 인하되기도 한다. 주거래 은행을 만든다는 것은 신용도를 높이고 대출 금리를 낮추는 가장 중요한 체크 포인트다. 자기 은행 고객에게 많은 혜택을 주려고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아주 당연한 것이다. 카드 결제, 공과금 자동이체, 급여 이체, 인터넷뱅킹 가입, 카드 신규 가입 등으로 주거래 은행에서 유리한 금리 혜택을 볼 수 있다. 또한 주거래 은행의 예금을 담보로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 또 주식으로도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주식담보 대출시에는 주식에 질권이 설정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마이너스 대출 활용법 = 마이너스 대출은 중도 상환수수료가 없으며 이용기간 동안 사용한 만큼만 이자를 내기 때문에 일반 대출보다 대출 이자를 줄일 수 있다. 장기적인 대출이 아닌 소액 일시 대출은 마이너스 대출로 바꾸는 것이 유리하다. 약정한도는 80~90% 정도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공과금 자동이체가 많아 한도를 넘어서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대출은 통장에서 빠지기 때문에 ‘빚’이라는 생각이 잘 들지 않아 쉽게 쓰는 경우가 많다. 마이너스 대출도 갚아야 할 ‘빚’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신용관리를 잘하라 = 신용대출뿐만 아니라 주택담보대출인 경우에도 신용이 나쁘면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신용관리는 평소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관리해야 한다. 각종 대출 연체, 카드 연체, 자동차할부 연체, 마이너스통장 연체, 의료보험 연체, 국민연금 연체, 벌금 연체 등 별것 아니라고 무심히 생각했던 것으로 신용이 나빠진다. 신용 등급 관리를 위해서는 연체 관리를 잘해야 한다. 신용대출을 받을 때는 신용조회를 하게 되는데, 이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TV에 나오는 사금융권에 전화를 걸어 무심코 본인의 대출 여부를 확인한 것이 큰 오점으로 남아 신용등급이 떨어지거나 2~3년간 신용대출을 받기 힘들 수도 있다. 신용대출을 받을 때는 제1금융권-외국계 은행-카드사-캐피털-파이낸셜-사금융권 순으로 하는 것이 좋다. 조회를 한 횟수도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니 주의해야 한다. 신용대출 상담 때는 은행연합회에 등록이 되어 있는 상담사에게 상담을 받도록 한다. 그래야만 중도에 불필요한 수수료 요구 없이 안전하게 대출 받을 수 있다. 대출 받을 때는 소액 대출을 여러 건 받는 것보다 고액 대출 한 건으로 받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빨리 상환하는 것이 좋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대출은 결국 빚이다. 대출 받기 전에 꼭 생각해야 할 것은 대출금을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방법으로 이자와 원금을 갚아 나갈 것인지를 고려해 본인의 능력과 규모에 맞게 적절히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적절한 대출은 득이 되지만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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