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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약 껍질 틈새시장의 강자

알약 껍질 틈새시장의 강자

써큐란, 화이투벤, 콘택, 폰탈…. 이들은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캡슐형 의약품이다. 제조사도 다르고 약의 기능도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서흥캅셀(종목코드: 008490, www.suheung.co.kr)에서 만드는 캡슐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캡슐이란 쉽게 말해 알약의 껍질로, 약의 변질을 막아주고 섭취와 흡수를 용이하게 한다. 1973년 서흥화학공업주식회사로 시작한 서흥캅셀은 캡슐 종합 제조업체다. 캡슐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드 캡슐은 가루약을 담고 있는 것이고, 소프트 캡슐은 액체 또는 현탁제를 담고 있는 것이다. 하드 캡슐은 콘택이나 화이투벤을, 소프트 캡슐은 써큐란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 회사는 이런 캡슐 생산은 물론 캡슐 충전(캡슐에 약을 넣는 기술)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투자 포인트 □ 하드 캡슐과 소프트 캡슐 국내 시장점유율 85%와 37% 차지 □ 베트남 공장 신설로 동·서남아시아 본격적인 진출 □ 충북 오송공장 신설로 생산량 2배 이상 증가 예정 □ 신사업 건강식품 분야에서도 꾸준한 매출 기대
현재 국내 하드·소프트 캡슐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지난해 말 기준 하드 캡슐 점유율은 85%, 소프트 캡슐 점유율은 40%다. 동아제약, 보령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국내 내로라하는 제약회사들이 주 고객이다. 충전 분야 또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주환 서흥캅셀 사장은 “현재 우리 회사는 시간당 20만 개의 하드 캡슐을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며 “다른 업체와 비교해 30% 이상 많은 양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하드 캡슐의 불량률이 1PPM(100만 분의 1) 정도”라며 “경쟁업체 불량률보다 10배가량 적다”고 품질에 대한 자긍심을 표출했다. “30년 동안 한 우물만 파왔던 결과”라는 것이 양 사장의 설명이다.
현재 이들 제품은 모두 부천 송내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는데 내수시장과 글로벌 시장이 매출의 반반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해외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베트남에 공장을 건립 중이다. 양 사장은 “올해 말 베트남 공장이 완공되면 동남아시아는 물론 인도, 파키스탄 등 서남아시아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에서 태국으로 캡슐을 수출하면 20%의 관세가 붙는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수출하는 비용은 2%에 불과하다. 양 사장은 여기서 얻는 수익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 경우 매년 1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서흥의 미래를 만드는 또 다른 축은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이곳에 추진 중인 공장은 내수시장과 일본시장 공략용이다. 2010년 착공할 계획인데 송내공장의 2배 이상 생산 규모다. 미래 성장동력을 개발하는 일 또한 활발하다. 1988년부터 시작한 건강기능식품은 현재 CJ, LG, 동원F&B 같은 대형 식품회사와 다국적 기업인 NSE를 파트너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2003년부터 시작한 페인트볼 사업 또한 성장세가 뚜렷하다. 페인트볼은 예비군 훈련시 가상전투나 서바이벌 게임에 쓰이는 총알로, 소프트 캡슐 제조기술을 응용한 것이다. 현재 국내시장은 물론 미국, 유럽, 호주 등 전 세계 2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여기서 발생한 매출은 50억원. 하지만 순이익은 거의 ‘0원’에 가까웠다. 진입비용이 많았던 것이다. 양 사장은 “올해는 매출 대비 이익률을 5%로 생각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서흥캅셀의 매출은 822억원(영업이익 113억원)이었다. 올해 목표는 매출 948억원(영업이익 133억원)이다. 박희정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약부문과 건강기능식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양 사장은 “공장 건립이 완공되고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되는 2009년이 5대양 6대주에 서흥이라는 이름을 찍을 원년”이라며 “이때 목표 매출은 1000억원 이상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흥캅셀은 1990년 3월 상장했다. 상장가는 1500원. 현재 주가는 6490원(4월 10일 종가, 액면가 500원)이다. 건강기능식품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주가의 상승탄력이 강했던 2005년을 기점으로 2006년 1월에는 1만2850원(종가 기준)을 기록한 적도 있었다. 지난해 서흥캅셀의 현금 배당액은 총 24억870만원이었다. 액면가 500원 대비 45%인 225원을 주주들에게 현금배당 한 것이다. 양 사장은 “앞으로도 주주의 이익을 고려한 배당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널리스트 분석


갈수록 안정적인 성장 보일 것
서흥캅셀의 주 수요처는 제약업체다. 제약산업은 중기적 관점에서 보면 인구의 고령화 추세에 따라 향후에도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한 산업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드 캡슐의 국내 가격은 개당 3.82원, 제약업체로부터 원료를 충전해 다시 납품하는 소프트 캡슐은 개당 18원에 불과하다. 이러한 낮은 제품가격은 상대적으로 고정비 부담이 높은 장치산업적 특성을 띠게 하며 생산성 및 수율, 가동률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서흥캅셀의 하드 캡슐과 소프트 캡슐은 시장지배적 위치에 있다. 특히 기계장치의 수율이 99.4%에 이를 정도로 자동화 설비의 뚜렷한 우위를 보유하고 있는 중이다. 이 기업의 원가경쟁력은 향후 소프트 캡슐과 건강식품에서 제약사 및 식품사의 아웃소싱 물량 확대를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실적추이를 보면 지그재그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2005년 대폭적인 외형 및 이익 신장, 2006년에는 외형 감소와 이익 급감, 2007년 대폭적인 이익 신장이라는 패턴이었다. 2005년과 2006년 실적은 건강식품부문 매출 급증에 따른 후유증과 투자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볼 때, 2007년 7.1%의 성장과 영업이익률 13.8%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실적 추세로 판단된다. 서흥캅셀의 전략은 글로벌 시장개척이다. 베트남 공장은 원가 우위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동남아시아 시장을 담당하고, 본사 하드 캡슐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가시장에 주력할 수 있어 수익성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서흥재팬 외에 향후 유럽시장도 공략할 계획으로 이미 주요 다국적 제약사에 샘플 납품도 진행되고 있어 점진적인 수출 물량 증가가 가능할 전망이다. 서흥캅셀은 2008년 추정 BPS가 9676원이지만 현 주가는 6490원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실적 증가세 및 성장전략을 감안할 때 BPS 1배 수준인 9000원대 주가 형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박희정 키움증권 기업분석팀장·hjpark1118@kiw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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